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26)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26화(126/300)
◈ 제126화
63. 놀랄 얘기들 – 2
탑에서 내려오니 꽤나 많은 탐험가들이 이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들 보나?”
“아니. 차원 문을 왜 닫아!!”
“그걸 닫으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고!”
잊힌 도시의 탑에서 얻을 수 있는 아티팩트들은 꽤나 가치있는 것들 뿐이다.
그런 것을 이제 못 구하게 생긴 것이니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들을 빤히 보던 이안은 다 죽여버릴까 하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것도 없고 계단만 있는 5층에 가본 사람.”
분노하던 탐험가들 중 몇몇이 손을 들었다.
그들을 보며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차원문 안 닫으면 여기도 그렇게 된다.”
그 한마디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모두를 조용하게 만든 이안은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인접한 가디언을 불러옵니다.>
두번째 환골탈태를 통해 탐색 범위가 넓어진 키르케가 가디언을 찾았다.
그 중 하나를 지배한 키르케는 바로 가디언을 이동시켰다.
땅이 울린다.
무언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걸 들은 탐험가들은 당황했다.
“뭐, 뭐야!?”
-우웅! 철컥! 철컥!
가디언의 접근에 놀란 탐험가들이 무기를 들었지만 가디언은 탐험가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저 이안의 앞에 와 몸을 눕힐 뿐이었다.
-콰득!!
그리고 스스로 장갑을 뜯어내버린다.
가장 약한 부분인 마력석을 드러내자 그는 마력을 흡수하고 말했다.
“이정도면 증거로는 충분하지 않나?”
마도국의 가디언은 그들의 후예인 마탑에서조차 다룰 수 없는 마도국만의 병기다.
즉, 저 가디언을 다루기 위해서는 마도국의 유산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네가 마도국의 유산을 손에 넣었단 말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런데 왜 차원 문을 닫은 거지? 탑의 유산을 손에 넣었다면 당신이 탑에서 아티팩트를 얻는 것이 더 유리한 것 아닌가?”
다른 탐험가들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마도국의 유산을 얻었다면 탑을 돌아다니기 더 편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탑의 차원 문을 닫아버린 것을 다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을 향해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까 말했잖냐. 탑을 그냥 내버려 두면 이 대륙도 불모의 땅이 된다고. 그럼 너는 이 대륙이 그곳처럼 되길 바랐다는 거냐?”
이안이 쏘아붙이자 그 탐험가는 입을 다물었다.
그 이후로 나머지 탐험가들이 물었지만, 이안은 가뿐하게 그들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간단하게 모두의 입을 다물게 한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렇듯 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고 이 세계를 구하려 한 나한테 뭐가 어째? 탑을 멋대로 닫아?”
이안이 몰아가자 처음 소리쳤던 탐험가들은 시선을 피했고 다른 탐험가들은 그들에게서 자리를 벌렸다.
“돈밖에 모르는 너희의 피는 무슨 색이냐? 혹시 황금색인가? 한번 베어서 확인해보고 싶네.”
그가 빈정거리자 탐험가들은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럼. 나에게 해야 할 말이 있지 않나?”
“으, 으음.”
“고맙…… 다?”
탐험가들 입장의 솔직한 심정은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따지러 온 자신들을 공격하는 대신 차분하게 설명까지 해주는 모습에 몇몇은 최강자 반열에 속하는 셋과 이안이 다르다는 것까지 느꼈다.
“그럼 각자 할 일 하러 가자고. 탑의 다른 세계는 원래 세계로 돌아갔어. 하지만 차원수나 마도국의 가디언들은 남았다. 잊힌 도시의 위험은 해결해야지.”
“으음…….”
“왜. 그냥 가게?”
“그건…… 아니지?”
“그럼 여기서 뭐하냐?”
탐험가들은 군소리하지 않고 해산해버렸다.
그 모습에 이세는 가볍게 박수를 쳤다.
“굉장하군. 아까까지만해도 당장 너를 잡으러 가니 마니 떠들던데.”
“그럼 아까 올라 오신게 저 잡으러 오신 겁니까?”
“그럴리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널 보호하려고 온 것이지.”
누가 누굴 보호한다는 건지.
어쨌든 일은 끝났으니 됐다.
이안이 가방을 챙겨들고 나가자 단주가 그의 뒤를 따랐다.
“어디로 가나?”
지금쯤이면 아카데미의 상급 승급 시험도 끝났을거고 개학도 했겠지.
“일단 아카데미에 돌아가려고 합니다.”
* * *
겨울 방학 내내 치뤄진 아카데미의 승급시험이 끝났다.
예상했던대로 중급 B반 전원은 무리없이 상급으로 승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안이 결국 아카데미를 떠났군요.”
윌디가 중얼거리자 아란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휴학이라고 하지만 그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레돈 아카데미에 이름이 남아 있으니 상급 B반의 인원으로 남겨도 된다.
그래도 그가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거 자식. 인사나 하고 갈 것이지.”
“너무 그러지 마라. 다시 온다고 했으니까.”
상급 기숙사의 로비에 둘러 앉아 있던 생도들은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승급시험을 훌륭하게 성공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나와보니 그가 없었다.
하륜은 맥빠진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안이 바깥으로 나간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야. 아카데미는 그 녀석에게 너무 좁을테니까.”
대륙 각지에 있는 나라들의 지원을 받는 프레돈 아카데미라 할지라도.
이안이라는 거물에게는 너무나도 좁았다.
“당장 검성이나 숲지기, 황제와 비견된다고 할 정도인데.”
“어쩌면 더 강할 수도 있고.”
그래진이 한마디 하자 다들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작년 초에 합류한 그는 어느새 너무 큰 존재가 되어 있었다.
시무룩해져 있는 생도들을 둘러보며 아란세는 억지로 박수를 쳤다.
“자자. 너무 그러지들 말고. 상급 생도가 되었으니까 너희들에게도 이제 임무가 주어질거다.”
하지만 이제 막 상급에 올라온 이들에게 단독으로 다짜고짜 임무를 줄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기존의 상급 생도나 몇몇 교관들이 처음의 임무는 따라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내가 가기로 했지. 이번 임무는 스칼렛 왕국…….”
“스칼렛 왕국이요?”
“거기 아카데미랑 적대하는 것 아닌가요?”
“요새 은근슬쩍 손을 내미는 곳이 많더라고.”
그리고 스칼렛 왕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아카데미와 관계를 끊은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낸 것이 있는데 아까워서라도 못 끊을 것이다.
이번에 가는 것은 아카데미와 아직 약간의 선을 대고 있는 스칼렛 왕국의 영지 중 하나다.
“아하.”
아란세의 설명을 들은 생도들이 납득했다.
그들에게 빙긋 웃어보인 그는 품에서 서류 하나를 꺼냈다.
“스칼렛 왕국의 바데스 자작령이다. 그곳에서 실종사건이 발생한다는군. 단순 인신매매인지 몬스터의 소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이다.
다들 갸웃거리는 사이 하륜이 손가락을 튕겼다.
“거기 브랜든 영지를 산 곳 아냐?”
“아!”
이안이 전에 지나가듯 말했던 것을 생도들은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그와의 추억이 떠오른다.
다들 시무룩해지자 아란세는 결국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언제까지 애들처럼 그럴 것이냐!”
“저희 아직 성인식 안치뤄서 애들인데요.”
발라가 말했지만 아란세는 못 들은 척 하고 다시 소리쳤다.
“너흰 이제 상급 생도다! 졸업하면 바로 남작위도 받을 수 있을 정도라고! 언제까지 이안에게만 매달릴 생각이냐!”
“으음.”
“그렇긴 하지만…….”
“언제나 너희의 곁에 이안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졸업하고 나서도 그럴거냐?!”
아란세가 버럭 외쳤을 때.
뒤에서 무뚝뚝한 목소리가 들렸다.
“옳으신 말씀.”
“봐라! 이안도 이렇게 말…… 응?”
고개를 끄덕인 아란세는 말하려다가 휙 고개를 돌렸다.
상급 B반 생도들의 기숙사 로비의 문 앞에.
언제 왔는지 이안이 특유의 무뚝뚝한 얼굴로 서 있었다.
“너 언제 왔냐!?”
다들 반가움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어디 갔다 온거에요?!”
그들의 인사를 받아준 이안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윌디를 향해 무덤덤하게 말했다.
“잠깐 세상을 구하고 왔지.”
“또 이상한 허세를…… 아무튼 잘 왔어요. 휴학 끝내는 거에요?”
그녀가 활기차게 웃으며 묻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래저래 바쁠듯.”
“왜? 해야 할 일이 있어?”
“일이야 많지.”
“아. 그거 아쉽네. 너랑 같이 임무 가나 했더니만.”
블랜치는 대놓고 아쉬워했고 다른 생도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들에게 고개를 저은 이안은 하륜에게 물었다.
“그런데 레일라 어딨냐? 그 폐건물에 지금 마탑이 건설되고 있던데.”
“어제 늦게 쯤인가? 더 조사할 것이 없다면서 돌아갔어.”
“바라디스 백작령?”
“아니. 베리단 자작령. 너 오면 와달라고 하던데? 뭔가 발견한게 있는 것 같다고.”
헬리드와 함께 간 모양이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리려 하자 하륜이 제안했다.
“마침 잘 됐네. 이안. 같이 가자.”
이번 임무의 목적지는 파인 자작이 다스리는 바데스 영지다.
그리고 그 바데스 영지에서 조금만 더 가면 헬리드가 살고 있는 베리단 자작령이다.
어차피 거기까지 게이트 써야 하니 갈 때 같이 가는게 낫지 않겠나.
그의 제안에 이안은 잠시 생각해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고.”
“크흠. 이거 든든하구만.”
“임무 같이 할 생각은 없어. 나 할 일 있다니까.”
“에이.”
그들과 간단하게 이야기를 마치고 이안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중급 생도일때보다 더 넓어진 방에 들어가자 그의 뒤로 그래진이 들어왔다.
방에 있는 소지품들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이번 역시 그래진과 같이 쓰게 된 모양이다.
“왜 또 너랑 같은 방이냐?”
“제비뽑기의 신께서 가호하셨지.”
그래진의 간단한 대꾸에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 벌컥 문이 열렸다.
“이안! 안자지!?”
“그동안 뭐 하고 온 건지 얘기 해줄래요?”
윌디와 오에리나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 외에도 하륜과 박바레, 위디아도 들어왔다.
넓어진 방에 들어 온 그들은 빠르게 다과회 준비를 하자 이안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다들 거기 앉아봐라. 끝내주는 얘기를 해주지.”
“뭔데?”
“어디 갔다 온건데 그렇게 말해?”
“잊힌 도시의 탑에 갔다 왔어.”
“그건 들었어. 거기서 뭐 구한 거 있냐?”
그래진이 눈을 빛내며 묻자 이안은 옆에 둔 검을 꺼내 휙 던졌다.
전에 쓰던 검과 다른 검을 받은 그는 검집에서 꺼내보고 의아해했다.
“이게 뭔데?”
“용사의 검 프로토 타입.”
“……응? 그게 왜 거기 있어?”
다들 궁금해 하자 이안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리고 용사 소환의 흔적도 있었지.”
“……어?”
“용사 프레돈 이비안은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그 용사의 검과 그 검도.”
한순간 침묵이 감돈다.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헛소리 말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가 이안이니 거짓말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게 진짜야?”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냐?”
“으으으음…….”
“쟤는 아무렇지 않게 되게 충격적인 얘기를 한다니까.”
다들 투덜거리자 이안은 한가지 더 말했다.
“그리고 판데모니움이 뭐하는 곳인지도 찾았어.”
“오! 그래!? 어딘데?!”
과거 헤이스팅스와 관련되었다던 의문의 조직.
또한 폐건물에 있던 연구일지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들이 기대하자 이안은 역시나 무뚝뚝하게 답했다.
“세상을 무너트리고자 하는 칠대 죄악들과 그들을 따르는 악마들의 모임. 아. 이제는 육대 죄악이겠군. 하나는 내가 잡았으니까.”
생도들은 아까보다 더 길게 침묵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침묵을 블랜치가 맥 빠진 목소리로 깨버렸다.
“쟤는 매번 저렇게 사람 놀라게 하는 얘기만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