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3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31화(131/300)
◈ 제131화
66. 너였냐 – 1
월영보를 써서 달려 바데스 자작령 인근에 도착하자 이안은 짧게 중얼거렸다.
“기억에 있는 곳이네.”
<빙의체 이안 브랜든이 과거 몇 차례 간 적이 있는 곳입니다.>
브랜든 남작가는 과거 바데스 자작가로부터 많은 돈을 빌렸었다.
그리고 돈을 갚겠다는 증명을 하겠다며 이안을 인질로 몇 번 보냈었다.
그때마다 그는 바데스 자작령의 한 마을, 이곳 롤피단 마을에서 몇 달 정도 머물렀었다.
딱히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브랜든 남작가에서도 이안을 바데스 자작 측에서 죽이기를 바랐고.
바데스 자작 측에서도 돈 갚으라고 데려왔는데 그들이 신경도 안 써서 제대로 돌보지 않았으니까.
결국 사이에 낀 이안만 크게 고생했었다.
안 좋은 기억을 상기한 그는 고개를 젓고 꽤 커다란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아란세 교관님과 애들은?”
<롤피단 마을 북쪽에 있는 카딕 산의 던전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큰 부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5인의 추가 포로와 함께 잡혀 있습니다.>
“뭐. 보빌드 던전 같은 거라고 봐야 하나? 생명 연장을 위해 잡았다든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세계의 언데드는 산 자를 증오할 뿐 그들의 생명을 취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임무는 정확하게 어떤 거야?”
<바데스 자작령에서 고스트 및 밴시가 출현하고 있습니다.>
<바데스 자작령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에 요청된 의뢰는 그 조사와 해결입니다.>
“범인은? 리치 칼테그인가?”
<정확하게는 그의 부하들입니다.>
“목적은?”
<현재 레벨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키르케와의 대담을 마친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산길을 걸었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던전의 입구다.
그때 검은 옷의 여인들 네 명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히. 이히히히히…….”
“힛! 히힛!”
“아하하하…….”
“흑흑…… 흐흐흑…… 흑…….”
웃거나, 울거나.
뒷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섬뜩한 여인들이었다.
이안이 그녀들을 빤히 보고 있을 때쯤.
여인들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우드드득!!
머리가 180도로 돌아간다.
고개를 완전히 돌려 등 쪽을 본 그녀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히죽 웃었고.
<천축의 삼장. 소청팔부진언을 사용합니다.>
이안은 입을 열었다.
“옴 살바 지바나 가아나리 사바하.”
“꺄아아아악!!”
진언 한 방에 밴시들이 정화되었다.
그녀들이 소멸되자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밴시라. 그럼 여기도 흑마법과 관련된 곳이라는 얘기겠군.”
<리치는 흑마법을 익힌 자만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흑마법과 관련된 자겠지요.>
“그럼 사람을 납치한 이유가 흑마법을 위한 제물로 쓰기 위함일까?”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아까 그 고스트들은 시작에 불과했다.
올라갈수록 좀비라든가, 혹은 구울이라거나.
고스트나 밴시.
좀비 오크나 고블린 같은 흑마법의 부산물들인 언데드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그들을 짓밟으며 계속 진행해 동굴 앞에 도착하자 먀네가 가방에서 뛰어내렸다.
“먀아아아!!”
그리고 동굴을 보며 대놓고 기분 나빠 하고 있었다.
털을 곤두세운 먀네가 하악질을 하자 이안은 키르케에게 물었다.
“여기에도 악의가 느껴지는데? 그런데 지금까지보다는 좀 약하다?”
탑의 천축과 베리단 자작령에서 만들어진 악의의 땅.
하지만 지금까지 느꼈던 것들보다는 조금 약한 감이 없잖아 있다.
“어쨌든 기분 나쁘고 더러운 곳이니 그냥 둘 수는 없겠다.”
<길 안내를 시작합니다.>
“먀네. 가자.”
동굴을 향해 하악질을 하던 먀네가 뛰어 다가왔다.
가방이 아닌 어깨 위로 올라간 먀네는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마쳤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 조금 내려가자 누군가가 뚫어 놓은 벽의 구멍이 보였다.
발자국을 보아하니 생도들과 아란세의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확인해 본 이안은 계단 쪽으로 내려가 보았다.
그러자 제대로 된 던전의 모습이 드러났다.
예전에 봤던 보빌드 던전과 유사한 형태다.
“키르케.”
<던전을 탐색합니다.>
<탐색이 완료되었습니다.>
<비밀 방과 함정의 위치를 파악하였습니다.>
키르케가 던전을 분석하는 사이 이안은 던전 내부의 마력에 인상을 찡그렸다.
전에 보빌드 던전은 달의 기운이 섞여 있기라도 했지.
이곳은 대놓고 악의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 꽤나 불쾌했다.
<적성 개체 구울 2체가 접근 중입니다.>
“크르르르…….”
몸 여기저기가 뜯어지고 비틀어진 채.
반쯤 썩은 긴 팔의 괴물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잊힌 도시에서 만났던 데들리 클로와 비슷한 형태의 괴물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팔을 들어 올렸다.
“카아아악!!”
“캬아아앗!!”
천마신공 태양의 장.
쌍룡휘.
검에 담긴 기운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순식간에 붉은 용의 형태가 된 기운이 두 구울을 쓸어버린다.
시체조차 남지 않고 까만 재가 되어 버리자 이안은 키르케에게 물었다.
“포로와 애들 위치는?”
<지하 3층입니다.>
<현재 위치에서 남서쪽으로 더 진행해야 합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걸었다.
중간중간 언데드 몬스터들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들을 해치우며 계속 진행하던 와중.
첫 갈림길에서 먀네가 갑자기 뛰어내려 한쪽을 보며 울었다.
“먀아! 먀!”
“먀네. 왜 그러냐.”
“먀먀먀!”
<먀네가 가리키는 곳에 달의 교단 사제의 시체가 있습니다.>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던전 내의 악의에 의해 시체가 언데드화될 거다.
먀네는 그것을 걱정하는 듯싶었다.
“가 보자고.”
<시체의 주변에 고스트가 존재합니다.>
“알아.”
이안은 성큼성큼 걸었다.
가는 도중에 몇 가지 마법 함정이 나타났지만 이미 키르케에게 전부 걸렸다.
그 역시 눈치챘기에 어렵지 않게 함정을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흑흑흑…….”
“아아아…….”
“흐흐흑…… 흑…….”
마지막 함정을 지나자 구석에서 고스트 셋이 시체 하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몸을 눕히며 시체를 조종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사제의 시체라 그런 것일까?
고스트들은 쉽게 시체의 몸을 차지할 수 없었다.
“꺄아아악!!”
한 고스트가 이안을 보자 비명을 내질렀다.
그 신호에 벽에서 다른 고스트들 몇몇까지 튀어나온다.
“아하하!”
“이히히히히!!”
“꺄악! 꺄아아악!”
<사울로 신성국의 제례 의식을 시작합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모든 것은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하리라.”
이안의 기도문이 입에서 흘러나오자 방금 전까지 그의 몸을 빼앗으려 기뻐하던 고스트들이 굳었다.
그들이 주춤거리며 물러나자 이안은 한 걸음 내디뎠다.
“거룩하신 온 누리의 위대한 분께서 하늘과 땅에 가득한 그 영광을 뿌리시니.”
“꺄아아악!”
“아아악!!”
“비록 그대를 따르는 자식이 아닐지라도 그대의 영광 안에 보호받으리라.”
고스트들이 흩어진다.
그들의 몸 전체가 소멸하며 사라지는 사이 이안은 시체의 앞에서 의식을 마쳤다.
“그대의 안식에 축복이 있기를.”
비록 사울로 신성국의 제례 의식이지만 신성함은 마찬가지이니 문제는 없을거다.
적어도 몇 달 정도는 이 시체를 건드릴 수 있는 언데드 따위는 없겠지.
의식을 마친 이안은 시체를 살펴보았다.
여우 수인으로 보이는 사제의 복부에 꽤나 커다란 상처가 있었다.
그의 시체를 제대로 추슬러 준 이안은 품에서 떨어진 작은 책을 발견했다.
“뭐야?”
<달의 교단 사제 에울의 일기장입니다.>
<내용을 확인하시겠습니까?>
“해 봐.”
일기장을 가방에 넣으며 그가 말하자 키르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울은 오래전부터 리치 칼테그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겨우 칼테그가 숨어 있는 곳을 발견했지만 그는 어쩐 일인지 전보다 훨씬 강해져 있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모험가들과 전사들을 고용해 함께 이 싸움을 끝내겠다.
그리 적혀 있었다.
“그거 말고 도움 될 만한 것 없나?”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이 일기장을 달의 교단 본단에 가져다주면 성물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아우트 사제님에게 줘야겠군.”
이안은 다시 길을 찾아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여긴 보빌드 던전 같은 그런 거 없겠지?”
<있어도 문제없지 않습니까?>
“아니. 있었으면 해서.”
그럼 1층만 돌파하면 끝 아닌가.
이안이 웃으며 말하자 먀네는 계단을 향해 몸을 옮겼다.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니 아쉽게도 그런 일은 없는 듯 보인다.
“잡힌 사람들은 아직 무사하지?”
<생명에 지장은 없습니다.>
그럼 됐다.
이안은 먀네를 쫓아 2층으로 내려갔다.
<2층의 형태는 움직이는 미궁입니다.>
1층보다 훨씬 기분 나쁜 악의가 느껴지는 데다가 마력 또한 짙다.
벽 자체가 움직이며 이곳을 돌아다니는 이들을 지치게 만들려는 형태로 보인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인 후 검을 들었다.
“키르케. 포로로 잡힌 사람들 위치 위를 지정해.”
<목적지를 변경하였습니다.>
키르케가 방향을 지정하자 그는 천천히 검을 당겼다.
천마신공 파천의 장.
난신.
-콰과과과광!!
쉽게 갈 수 있는데 굳이 움직이는 미궁까지 길 찾아가며 통과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검에 담긴 막대한 기운이 미궁의 벽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단번에 목적지까지의 벽을 부숴 버린 이안은 파괴된 벽을 넘어 직선으로 걸었다.
<아란세를 비롯한 아카데미 인원들이 탈출에 성공하였습니다.>
<포로들이 탈출에 성공하였습니다.>
<포로들이 던전을 탈출하는 중입니다.>
“역시 그냥 잡힌 건 아니었네. 하여튼 무모하기는. 여기서 얼마나 멀지?”
<현재 위치와 그리 차이 나지 않습니다.>
“그럼 여기서 내려가면 된다는 거네.”
검을 돌려 역수로 잡은 이안은 바닥에 내리꽂았다.
단단한 돌바닥을 그의 검은 마치 치즈라도 꿰뚫듯 가볍게 뚫어 버렸고 이안은 내공을 불어넣었다.
천마신공 파천의 장.
지뢰진.
-우드드드득!!
바닥이 파괴되며 그의 몸이 흔들렸다.
가볍게 중심을 잡고 있는 사이 결국 바닥이 완전히 꺼져 버렸다.
-쿠우웅!!
지뢰진으로 바닥을 파괴하고 밑에 떨어지자 키르케가 보고했다.
<3층에 도착하였습니다.>
<전방에 포로들이 존재합니다.>
“이게 무슨……. 어?! 너!!”
아란세였다.
이안을 보고 당황한 그가 외쳤을 때쯤.
뒤에서 포로들을 추스르던 윌디가 외쳤다.
“이안! 뒤에 조…….”
-서걱!!
“……심하고 있었네요.”
소란을 듣고 달려온 것으로 보이는 구울 한 마리를 베어 버린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