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3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33화(133/300)
◈ 제133화
67. 추천해 줄 수 있을까? – 1
이안은 바로 던전을 빠져나가 그 앞에서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크아아아!!”
다양한 몬스터들이 접근한다.
고블린, 오크, 트롤 오거.
그 외에 곤충형 몬스터라든가.
평소라면 서로를 잡아먹기 바빴겠지만 몬스터 웨이브의 현상 때문인지 그들은 그저 이곳을 향해 달리고만 있었다.
“키르케. 서포트해.”
<전투 예지를 시작합니다.>
일천에 가까운 몬스터들을 마주하며 이안은 검을 들었다.
몬스터 웨이브를 해결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많은 몬스터들은 결국 이안 하나를 감당해 내지 못했다.
“몬스터 웨이브치고는 좀 작네.”
<주인님의 기준에 적을 뿐입니다.>
원래 이 정도면 남작가 수준의 작은 영지 하나는 며칠 안에 쑥대밭이 된다.
어쨌든 어렵지 않게 그들을 잡고 잠시 기다리자 숲에서 한 남자가 걸어왔다.
눈자위가 검고 귀족 예복을 입은 남자였다.
철저하게 악의를 숨겨 겉으로만 보면 누구도 악마라는 생각을 못할 정도였다.
“이거 놀랍군. 인간이 이 정도의 힘을 쓸 수 있을 줄이야. 검성과 숲지기 이후로 몬스터 웨이브를 막은 자는 없었는데.”
“황제는?”
“아. 그자는 몬스터 웨이브는 안 막으니까. 웨이브를 이끄는 중심만 잡고 나머지 몬스터는 놔두지.”
남자는 검성과 숲지기뿐만 아니라 황제도 봤었던 모양이다.
그들에 대한 평가를 마친 남자는 어깨를 으쓱인 후 가볍게 인사했다.
“대악마 탐루인이라고 한다.”
칠대 죄악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들처럼 강한 악마.
과거 유스타치오가 봉인한 악마인 볼쉐처럼 대악마의 반열에 속한 그는 웃었다.
“그나저나 이거 걸작이군. 소문으로 듣기는 했지만 정말 ‘그’ 이안 브랜든이 이 정도나 되다니.”
이안이 말없이 응시하자 그는 낄낄 웃으며 한 걸음 걸었다.
“난 또 수호자 그 버러지들이 만들어 낸 사기라고만 생각했는데 말이지.”
“아. 그래?”
“그런데 ‘그’ 이안 브랜든이 이렇게까지 강해지다니.”
“쓸데없는 소리는 됐고. 야. 너 나 아냐? 재능상인이 날 안다는 건 우리가 구면이라는 얘긴데.”
히죽 웃은 탐루인은 양팔을 벌렸다.
“그래.”
그리고 싸늘한 표정으로 입술을 핥았다.
“내가 네 재능을 빼 갔다.”
이안은 웃었다.
설마 이놈이 그놈일 줄이야.
“그런데도 이 정도라니. 훌륭하군. 이래서 인간은 대단하단 말이지. 그만큼 재능을 빼갔는데도 이정도라니. 자. 다시 한번 나에게 재능을 팔…….”
<칠색 마안 – 청의 폭발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더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없었다.
-콰아아앙!!
청색 불길과 함께 폭음이 터져 나온다.
탐루인의 몸이 폭발에 휘말리고 넝마가 되어 튕겨 날아간다.
즉사 수준의 피해를 입었는데도 웃음을 터트린 탐루인의 몸에서 악의가 흘러나왔다.
<대악마 탐루인이 현계합니다.>
계약자의 죽음이 대악마를 현계시키자 이안은 또다시 눈을 번뜩이고 물었다.
<칠색 마안 – 주황의 부정을 사용합니다.>
“나는 질문에 답하지 않는 너를 부정한다. 칠대 죄악은 왜 너처럼 계약자를 통해 현계하지 않지?”
칠대 죄악도, 탐루인도.
둘 모두 대악마 취급을 받는다.
그런만큼 탐루인이 저렇게 현계하는 것을 보면 저번처럼 굳이 의식을 치를 필요도 없을 텐데.
이안이 묻자 그는 실실 웃었다.
“답은 간단하다. 그놈들은 특별하니까.”
네 개의 뿔을 지닌 악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쥐를 닮은 탐루인은 더욱 커진 네 장의 날개를 펼쳤다.
“특별? 무슨 소리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갈 놈들인데 특별하지. 뭐. 우리의 신에게 힘을 받았다고 잘난 척하던 두 놈은 이미 수호자 놈들에게 당한 것…….”
“나야.”
“……뭐?”
“내가 잡았다고.”
씩 웃은 이안은 마안을 풀었다.
그리고.
“그리고 너도 잡을 거고. 물론 바로 잡지는 않을 거다.”
<칠흑의 세계의 칠흑왕의 결계를 사용합니다.>
이안의 그림자에서 검은 기운이 일렁거리며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칠흑의 세계에서 탐루인은 당황했다.
“이, 이게 무슨……?”
어둠에 완전히 갇혔다.
이것이 일종의 결계라고 생각한 그는 입을 크게 벌리며 포효했다.
“이까짓 거!!”
네 개의 뿔에서 황금색 전격이 피어올랐다.
전격으로 주변을 밝히며 어둠 속에서 빠져나가려는 그에게.
이안은 옅은 비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얘가 겪은 절망을.”
그리고 한 걸음 걸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을 너도 맛봐야 하지 않겠냐?”
“……웃기지 마라!! 이안 브랜든!!”
어둠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탐루인은 그에게 달려들었다.
막대한 악의와 전격을 흩뿌리며 날아오는 그에게 이안은 주먹을 쥐었고.
이 빙의체의 기억에 있는 끝없는 절망을 상기하며 타작을 시작했다.
-퍼억!!
탐루인의 몸을 잡아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
그대로 바닥을 구른 그는 피를 토하며 헐떡거렸다.
대악마의 상징이며 자랑인 뿔 중 셋이 맞다가 부러졌다.
온몸은 터지고 부었으며 날개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저항도 소용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저 맞을 수밖에 없는 절망을 경험하고 있었다.
주춤거리며 기어 물러나던 탐루인은 두려워하며 물었다.
“너…… 너 도대체…… 뭐, 뭐냐.”
대악마.
상급 악마보다 위이고 계급으로만 따진다면 칠대 죄악과 동급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대악마다.
그런 대악마가 어린아이처럼 제대로 힘조차 쓰지 못하다니.
헐떡거리는 그에게 다가간 이안은 발을 움직였다.
-퍼어억!!
“커억!!”
또다시 몇 바퀴 구른 그는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뭐냔 말이다!!”
-파지지지직!!
전격이 날아들었지만 검격 한 번에 흩어져 버린다.
그것을 보자 공포가 찾아온다.
두렵다.
이길 수 없다.
도망가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미 쓸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썼다.
마법도, 악마의 힘도.
심지어 날개를 펼치고 어둠 속에서 한없이 날아 도망쳐 보았지만 결국 다시 이안에게 손쉽게 잡힐 뿐이었다.
“제, 젠장.”
“자. 그럼 이제 슬슬 질문의 시간이다. 칠대 죄악이 특별한 이유는?”
“그건…….”
“말하기 편하게 해 주지.”
<칠색 마안 – 홍의 강제를 사용합니다.>
“끄아아악!!”
대악마라고 하더라도 혼이 짓눌리는 고통을 쉽게 버텨 내지는 못했다.
고통을 호소하며 뒹구는 그를 이안은 벌레라도 보듯 내려다보다 다시 걷어차 버렸다.
“으아아악!!”
육체의 고통뿐만 아니라 혼의 고통까지.
두 곳에서 전해지는 끔찍한 고통에 탐루인은 몇 차례나 포효했다.
그렇게 얼마나 당했을까?
혼과 육체가 완전히 넝마가 되고 나서야 그는 결국 입을 열고 말았다.
“그…… 그놈들은 우리의 신께서 힘을 부여한 특별한 일곱이라는 것뿐! 그, 그 외에는 모른다! 자기들이 왜 칠대 죄악이 된 것인지 그들조차 모르니까!!”
“네놈들의 신이라. 그자는 어디에 있지?”
“그건…… 나, 나도 모……. 아아악!!”
또다시 혼을 건드려 보았지만 탐루인은 답하지 않았다.
그 말은 진짜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을 짓밟는 그를 노려보던 탐루인은 결국 아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가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쓸 만한 정보들이 꽤 있었다.
대충 정보를 모두 듣고 마안을 풀자 탐루인은 헐떡거리며 애원했다.
“살려…… 살려 다오. 나, 날 살려 주면 내가 악마들을 잡아서 너에게…….”
<세계의 검을 사용합니다.>
이안이 검을 들어 올리자 탐루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개자식!! 전부 말했…….”
말한다고 살려 준다는 얘기는 안 했다.
이안은 욕설과 저주를 퍼붓는 그를 베어 소멸시킨 후 칠흑왕의 결계를 풀었다.
“이거 일이 재밌게 흘러가네.”
<확인된 정보를 종합하고 검증 후 보고할까요?>
“응. 현재 가능한 선에서라도 좋으니까 정리 한번 해 보자고.”
<첫 번째. 탐루인의 증언에 따르면 헤이스팅스와 손을 잡은 판데모니움의 악마는 그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래. 뭐. 이제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탐루인은 탐욕의 밑에서 재능의 별을 만드는 재능상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헤이스팅스는 재능의 별을 만들어 보내 주는 자 중 하나였다.
<두 번째. 악마들의 움직임이 바뀌었습니다.>
악마들의 초기 목적은 잊힌 도시의 탑을 폭주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세상의 모든 존재를 죽이는 것으로 멸망을 부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에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안이 차원 문을 곱게 닫아 버려 이젠 그 방법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다음은 세계관이 부족한 이 세계가 자연스럽게 멸망하는 것을 기다리는 거였지.”
<그렇습니다.>
탑의 폭주 계획이 의미가 없어졌다.
그렇기에 그들은 2안인 대기를 택하려 했다.
이미 이 세계는 세계관을 전부 사용했다.
그러니 내버려 둔다면 머지않아 세계가 붕괴하고 멸망할 것이다.
현 대륙의 수준으로는 또다시 차원 문을 열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악마들이 모르는 것이 있었지요.>
<바로 주인님입니다.>
이미 이 세계는 이안의 수집 대상이 되어 수집되고 있었다.
그런 이상 아무리 기다려도 멸망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예상과 다른 움직임을 악마들도 빠르게 눈치채 버렸다.
“그러니 세 번째 방법을 택했다?”
모든 생명을 죽여 멸망을 가속화시키는 것.
그러니 이제부터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악마들의 총공세가 시작될 거다.
<또한 지옥문을 만들 수 있는 재능의 별 또한 보유량이 많지 않지요.>
<그들은 다시 재능의 별을 모으려 할 겁니다.>
<발록 제단 같은 것을 또 만들 수도 있습니다.>
탐루인의 말에 따르면 발록 제단을 만든 것은 탑의 폭주에서 겨우 살아남은 마도국 마법사들이 만든 것이었다.
폭주하기 시작한 탑은 제 기능을 쓸 수 없다.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결국 세계관을 더 받아들이지 못하게 될것이고, 그것을 걱정하며 그들은 다시 차원 문을 만들려 했었다.
하지만 고위 마법사들은 모두 차원 문의 폭주에 휘말려 죽었다.
결국 방법을 찾지 못한 그들에게 악마들이 유혹한 것이다.
제단을 만들고 가능성의 별을 이용한다면 차원 문을 만들 수 있다고.
결국 거기에 속아 넘어가 만들어진 것이 바로 발록 제단이었고.
그것을 통해 얻은 재능의 별로 차원 문이 만들어지긴 했다.
다만 그것은 세계관이 아닌 악마들을 토해내는 차원의 문이었지만.
그런 식으로 악마들이 이번에도 활동할 가능성은 분명 있었다.
“그때랑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나? 수호자도 있고, 아카데미로 들어오는 정보도 있으니 그런 대규모 공사정도는 내가 알아보고 막을 수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또 태양교단에서 난리치고, 악마들과 협력해줄 자들도 줄었을테니 걔들도 드러나기 쉬운 방법은 안 쓰겠지.”
<그렇다면 가장 쉬운 방법인 전쟁을 이용하겠지요.>
전쟁이 나면 고아뿐만 아니라 부랑자도 많이 생긴다.
그런 만큼 그들을 여유롭게 잡아 와 재능을 탈취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그들 입장에선 지금 하나의 재능의 별도 아쉬울 테니까요.>
<수단과 방법 따위는 가리지 않을 겁니다.>
이번에 탐루인이 재능의 별을 회수하러 온 것도 그것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키르케와 이야기를 나누며 상황을 정리한 이안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
바데스 자작령의 기사들과 함께 아카데미 쪽 사람들이 오고 있었다.
그들을 지켜보던 이안은 씩 웃었다.
“전쟁이라…… 어디서 전쟁이 날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키르케는 진리를 통해 정보를 확인 후 보고했다.
<제국에서 오스넨과 키리슈난이 벌일 내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