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5)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5화(15/300)
◈ 제15화
8. 견제자들 – 1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C반의 생도들은 이안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야!! 다들 모여!!”
블랜치와 하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이 외치자 그들의 뒤로 B반의 생도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당장이라도 패싸움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뭣들 하는 거냐!!”
아란세의 우레와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가 서슬 퍼런 눈으로 노려보자 에이스윈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저 잠시 다툼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아카데미 생도 간에 사소한 시비로 싸워선 안 된다는 것을 모르나?!”
“죄송합니다.”
아란세는 이안을 보았다.
“넌 할 말 없나?”
“저 자식은 저뿐만 아니라 저희 B반, 그리고 교관님까지 모욕했습니다.”
“뭐?”
이안의 입에서 나온 것은 에이스윈 같은 사죄가 아니었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제 성적을 지적하는 모욕을 저지르더군요. 일개 생도 나부랭이가.”
이안은 양팔을 벌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에이스윈. 넌 실기 시험의 결과를 지적하고 사기라고 말했다. 그건 B반 생도들의 노력과 실력을 비하한 것이다. 고작해야 뇌물이나 받는 놈들에게 B반 생도들이 졌다는 이야기니까.”
“그런…….”
“또한 필기 점수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감독관이었던 아란세 교관님과 하운드 교관님의 실력을 의심한 거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에이스윈은 아란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지만 이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거기에 실언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날 겁박하려 했지.”
그리고 그의 뒤를 가리켰다.
에이스윈의 뒤에는 C반의 생도들이 모여 있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B반에 대한 도전이고, 나아가 B반 담당 교관이신 아란세 교관님을 능멸하는 행위다.”
실제로 에이스윈은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말이라는 게 해석하기 나름 아닌가.
이안이 몰아가자 안 그래도 그들의 행동에 기분 나빠 하고 있던 B반의 생도들은 바로 으르렁거렸다.
“그러니까 말이야.”
“이안이 잘해서 통과한 것뿐인데 사기? 사기는 무슨. 거기에 떼거지로 몰려온 거 보소.”
“극혐이다. 진짜.”
B반의 생도들이 기다렸다는 듯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반응에 C반의 생도들은 이를 갈았다.
“그만. 지금까지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에이스윈. 내가 너를 잘못 보고 있었군.”
“아닙니다! 교관님!!”
억울했다.
그런 의도도 아니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동경하는 아란세에게 왜 그런 짓을 하겠나.
“어쨌든 허가받지 않은 개인 대련 및 싸움은 용납할 수 없다. 하고 싶다면 절차를 밟아라.”
아란세가 거칠게 경고하고 가 버리자 에이스윈은 이안을 노려보았다.
“입은 화를 부르는 구멍이라고 했잖냐.”
“……네놈에게도 화가 찾아가겠지.”
그가 내뱉듯 말하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대환영이다.”
그 비웃음에 C반 생도들은 이를 갈았고 B반 생도들은 무기를 가볍게 까딱거렸다.
일이 커졌다.
생도들끼리의 시비가 반 대항전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C반 생도들이 에이스윈과 함께 물러가자 B반 생도들은 이안에게 외쳤다.
“야! 이안! 잘했어!”
“안 그래도 이번 실기 성적 가지고 C반 자식들이 수군거리는 게 마음에 안 들었거든!”
이번 실기에 페널티가 가미되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다.
다른 때에는 교관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몇 가지 변수 때문에 탈락자가 많은 것뿐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C반 놈들은 자기들 멋대로 떠드는 게 꽤나 거슬렸었다.
B반의 생도들이 말하자 이안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네.”
“뭐…… C반과는 원래 사이가 안 좋았으니까. 잘됐지. 이번 기회에 밟아 주자고.”
“어차피 수업은 따로 듣는데? 그냥 습격하자고? 그럼 반드시 참석하지.”
<아카데미 내 습격하기 좋은 곳은 서쪽 구역의 폐건물 지대. 남쪽의 마구간 지역. 북쪽의 미얄 산맥 입구입니다.>
키르케가 습격하기 좋은 곳을 나열하자 그래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 그런 게 아니라 며칠 후에 협력 전투가 있거든. 마침 잘됐군. 다들 모여 봐. 얘기 좀 해 보자.”
그는 생도들을 이끌고 기숙사의 회의실로 향했다.
모두 모이자 그래진은 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C반 놈들이 협력 전투는 항상 최고점인 거 알지?”
협력 전투는 일종의 깃발 쟁탈전이다.
진지를 구축하고 그 진지의 깃발을 빼앗는 것으로 승부를 가리는 훈련이다.
“며칠 후에 있을 협력 전투 상대가 C반으로 결정됐어.”
“어? 그래? 원래 D반 아니었나?”
“일정 조정 때문에 바뀌었다더라.”
B반 생도들이 놀라자 그래진은 고개를 끄덕여 주고 말을 이어 나갔다.
“C반에는 재가 성직자들이 많아. 그래서 수비는 우리보다 강해.”
협력 전투는 결국 깃발을 누가 먼저 빼앗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그들이 작정하고 수호진을 펼친다면 어지간한 공격은 먹히지 않는다.
그사이 에이스윈을 필두로 한 공격대의 공격으로 협력 전투에서 C반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그놈들 코를 눌러 주자고. 소대 전투학 점수 내가 높은 거 알지? 작전은 내가 짜겠어. 다들 따라 줘.”
그래진이 말했지만 B반 생도들은 시큰둥했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래진. 왜 네가 나서는 거냐? 누가 보면 네가 대푠 줄 알겠어?”
생도 중 하나가 불만스럽다는 듯 말하자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반응에 그래진은 한숨을 쉬었다.
B반은 마법사가 네 명이나 있고 개인 전투력이 강한 생도들이 많다.
하지만 그게 다다.
다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만큼 협력이 잘 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그래진의 작전을 따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래진과 자존심 싸움을 하긴 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합리적으로 봐도 그래진의 의견이 옳기에 하륜은 그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B반 생도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가웠다.
“하륜. 난 네가 나서는 것도 별로야. 난 너 대표로 인정 안 하니까.”
“넌 그냥 성적 높아서 대표직 맡은 거잖아?”
“애초에 우리가 누구 지시 받으면서 움직이는 성향은 아니지. 하던 대로 하자고.”
“난 공격대 아니면 싫어.”
“누가 할 소리를.”
“공격대에 넣어 주면 따르지.”
히죽거리며 B반의 생도들이 멋대로 말한다.
의견 통일 따위는 개나 줘 버린 그들을 향해 그래진은 고개를 저었다.
“이 망할 놈들…….”
이번에 외부의 적이 생겨서 그걸로 뭉쳐지나 했더니만.
역시나 B반 생도들은 말을 지지리도 듣지 않는다.
“이 박바레 님이 너희를 승리로 이끌어 주지. 나만 믿고 따라와라. 발라. 넌 수비나 하고.”
“꺼져. 등신아. 내가 수비 같은 걸 왜 하냐? 너나 해.”
다들 자기들이 돋보이고자 공격대에 나서려 한다.
자기가 공격대가 되면 이길 수 있다 떠드는 그들에게 이안은 차분하게 말했다.
“깃발은 나 혼자 지켜도 되니까 전원 공격대 해. 대신 만약 깃발 못 뺏으면 각오들 하고.”
“어이. 이안. 혼자서 C반의 공격대를 전부 막아 내겠다고? 무리다.”
거기에 이안은 이번 일로 에이스윈의 표적이 되었다.
최악의 경우 그가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그래진이 말렸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C반 공격대에 에이스윈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
“그렇긴 하지만…….”
“걔나 나나 서로 원한이 있으니 여기서 해결해야지.”
그의 말을 들은 생도들은 히죽거렸다.
“그렇게 자신할 정도의 실력이 되나 몰라.”
“난 나보다 약한 놈의 명령은 받지 않거든. 공격대는 하겠지만 말이야.”
생도들이 무기를 드는 것을 보며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험해 볼까?”
이안과 B반 생도들이 서로를 보자 그래진은 벌컥 화를 냈다.
“적당히들 해!! 너희 전부 이안과 싸우겠다는 거냐?!”
“싸울 수 있다잖아.”
이안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은 생도들이 말했다.
그들 대부분은 졸업 후 이안을 자기 가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이들이었다.
“실력을 정확하게 알아야 스카우트 조건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건 린치나 다름없었다.
룸메이트고, 또 눈여겨보고 있던 친구가 부상을 입게 놔둘 수는 없었다.
빠르게 머리를 굴린 그래진은 다급하게 말했다.
“C반의 인원은 총 스물둘. 그중 재가 성직자를 포함한 수비대 여섯 명을 기반으로 적들을 끌어들이는 전법을 쓰지.”
그들을 제외하면 공격대는 열여섯 명이다.
C반에 마법사는 없으니 일단 마법사는 아예 참가도 하지 마라.
그래진의 의견에 마법사들이 별말 없이 물러났다.
“공격대가 이동하면서 조우하는 적을 생각한다면 여섯 명은 더 빠질 거다.”
지금까지 협력 전투 때의 통계를 언급하자 남은 생도 중 여섯 명이 떨떠름해하며 빠졌다.
하지만 이렇게 빼도 아직 열 명이나 된다.
아무리 이안이라도 가능할까?
그를 위해서 그래진은 핑계를 대며 몇 명 더 빼려 했다.
“그만해. 그래진.”
“우리가 린치를 할 정도로 무식한 줄 아냐? 적당하게 하고 끝낼 거야.”
남은 생도들이 기분 나빠 하며 화를 내자 그래진은 이안을 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만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
‘여기까지군.’
결국 그래진은 물러났고 이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훈련장으로 가자고.”
B반 전원이 훈련장으로 향했다.
아카데미의 훈련장은 마침 비어 있었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빠진 인원들이 훈련장의 입구를 닫았다.
“이안. 먀네를 맡길래요?”
“먀아~ 먀~.”
이안에게서 떨어지기 싫은 듯 먀네는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안은 먀네를 말을 건 윌디의 손 위에 올려 주고 훈련장에 있는 봉을 챙겨 들었다.
깃대를 대체하기 위한 무기였다.
“훈련용 무기지만 맞으면 아프다는 것은 기억해라.”
“누가 할 소리를.”
무려 열 명이다.
그것도 중급에 속하는 오러 유저가 무려 열 명.
그들은 이안을 둘러싼 후 싱글벙글 웃었다.
“협공은 안 할게.”
“해도 되는데?”
“사실 못하거든.”
자기 실력에 자부심이 있다 보니 친하게 지내더라도 전투 부분에 있어서 협력은 어지간해선 안 한다.
블랜치나 발라, 하륜 정도로 성격이 좋은 이들이 아니라면 협공 따위 제안도 안 하고 어지간해선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셋은 장외로 빠져 있었다.
“훗. 얘들아! 쳐라!!”
대충 준비가 되자 박바레는 손을 들며 거칠게 외쳤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뭔데 신호하냐?”
“까불지 마라. 박바레.”
“넌 찌그러져 있어.”
냉정한 대꾸에 시무룩해진 박바레를 향해 웃으며 생도들은 하나둘씩 이안에게 다가갔다.
<다수를 제압하기 위한 봉술로 무 대륙 소림의 나한봉법을 추천합니다.>
<전투 예지 및 전황 보고를 시작합니다.>
열 명이나 되는 적을 상대하기 위한 서포트를 시작하려 하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 금방 끝낼 거니까.’
순간 그의 봉이 움직였고 모두의 눈이 크게 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