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52)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52화(152/300)
◈ 제152화
76. 내가 먹었다 – 2
“이, 이안.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이 펜던트가 가진 마력에 취한 거야.”
이안이 심드렁하게 대꾸하자 그녀는 당황했다.
그런 아티팩트가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가 이럴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윌디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쩌려고요?! 다 죽이려고요?! 거기에…….”
마력에 홀린 것은 광산의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블랜치와 위디아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당황한 윌디가 말리려 하자 이안은 그녀를 살짝 밀어냈다.
“안 죽여.”
“그럼 먀네가 한 것처럼 할 거예요?”
“비슷해. 귀나 막고 있어.”
<동방 대륙 소림 72예 파마법. 사자후를 사용합니다.>
“정신 차려!!”
사자후는 파마의 기운도 있지만 상대의 정신을 차리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 펜던트의 마력에 홀려 저렇게 움직이는 것뿐이라면 사자후 한 번으로 간단하게 정신을 차리게 할 수 있었다.
그의 입에서 거대한 외침이 울려 퍼지자 윌디는 귀를 꽉 막았다.
귀를 막아도 얼얼할 정도의 고성이 끝났을 때.
주변에 서 있던 이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다.
“뭐, 뭘 어떻게 한 거죠?”
“그냥 정신 좀 차리게 소리쳤을 뿐이지.”
“아…… 그럼 위험한 건 아니겠죠?”
“며칠은 귀가 멍멍하겠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았다.
그럼 된 것 아닌가.
이안이 시큰둥하게 대꾸하자 윌디는 자신의 품에 들어와 있는 먀네를 꼭 안았다.
“먀아~.”
“그런데 그게 도대체 뭔가요? 저도 저런 아티팩트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이안. 뭐 아는 것 없어요?”
“이거? 다른 차원을 엿보게 해 주는 아티팩트.”
평이한 어조에 담긴 놀랄 만한 이야기에 윌디는 입을 쩍 벌렸다.
웜의 처리와 사자후의 여파 때문에 광산에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정신을 차린 이들과 함께 저택으로 복귀하고 늦은 점심식사까지 끝나자 위디아는 인상을 찡그렸다.
“으…… 아직도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귀 좀 아픈게 죽는 것보다야 낫긴 한데. 윌디는 왜 멀쩡해?”
블랜치는 윌디를 보았고 그녀는 쓰게 웃었다.
만약 먀네가 아니었다면 자신도 저들처럼 귀를 잡고 신음하고 있었을 것이다.
“고마워. 먀네.”
“먀아~ 먀먀~.”
먀네 덕분에 저 고통을 겪지 않게 되었으니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윌디가 준 고양이용 간식을 옆에 잔뜩 둔 먀네는 기뻐하며 울었다.
그렇게 먀네가 간식을 먹는 사이 이안은 테이블 위에 놓인 천 뭉치를 툭툭 쳤다.
“이거 내가 가져가도 괜찮겠지?”
“원래 영지에서 발견된 모든 것은 영주의 것이니까…… 아버지의 허락이 있어야 할 거예요.”
물론 크롬이 그걸 반대할 것 같지는 않았다.
거기에 사람을 홀리게 하는 위험한 물건인 만큼 더 옆에 두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가 사정을 설명하려는 순간 크롬과 에민, 그리고 숲지기가 들어왔다.
광산 안에 있던 숲지기를 제외한 둘 역시 사자후의 여파에 휘말렸기에 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일단 감사를 해야겠군.”
“별말씀을.”
“아니. 자네가 아니었다면 저걸 얻겠다고 다들 피 튀기며 싸웠을 테니까.”
크롬은 천 뭉치 쪽은 보지도 않았다.
저 안에 있는 것이 8서클의 마력을 뛰어넘는 힘을 지닌 아티팩트라는 얘기는 윌디에게 들었다.
하지만 저 정도 되면 보물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볼 수 있었다.
빨리 처분해 버리는 것이 가문을 위해 낫다는 것쯤은 그도 안다.
“8서클 이상의 마력이라…… 저도 한번 보고 싶군요.”
숲지기는 신기해하며 천 뭉치를 바라보았다.
그의 반응에 에민은 식은땀을 흘렸다.
“보실 거면 영지에서 나가서 보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물론 이안이 있으니 저 아티팩트에 홀린다 하더라도 정신을 차릴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한번 홀렸다가 풀려나는 데 이렇게 귀가 아픈데 또 걸리면 그 고통을 다시 겪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하. 알겠네. 이안 생도님. 그걸 아카데미에서 열어 보실 겁니까?”
“원하신다면 지금 보여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그 말에 숲지기를 제외한 모두가 반대한다.
그들에게 씩 웃어 보인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다들 반대하는데 억지로 보자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니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 보여 주시는 것은 어떠신지…….”
“어차피 저희도 복귀하려면 게이트 쪽으로 가야 합니다. 거기에 인적이 드무니 거기서 보여 드리지요.”
“감사합니다.”
숲지기가 고개를 숙이자 이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든 여기서 볼일은 다 봤으니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이안이 천 뭉치를 챙겨 드는 것을 본 크롬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프레디시안 백작가가 자네에게 또 큰 빚을 졌군.”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아니, 아니. 그걸 어떻게 신경을 안 쓰나. 내 이 빚은 반드시 갚도록 하겠네.”
어떻게 갚아야 할지는 차차 생각해봐야겠지만.
진지해보이는 크롬에게 이안은 빙긋 미소 지어 주고 대답 없이 나갔다.
저택 앞에는 이미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얘들아. 언제든지 놀러 와도 된단다. 방학 때든 학기 중일 때든.”
에민이 웃으며 배웅하자 위디아와 블랜치는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이 그걸 지켜보고 있을 때 숲지기가 다가왔다.
“혹시 무인의 숲에 오실 생각 없으십니까?”
“무인의 숲이 악마와 싸웁니까?”
“그건 아닙니다. 저희는 무를 구도하는 곳으로.”
“그럼 됐습니다.”
그 대답이면 되었기에 이안은 숲지기의 제안을 딱 부러지게 거절하고 밖으로 나갔다.
* * *
게이트 근처에 도착하자 그들은 게이트에 타는 것이 아닌 숲길로 빠졌다.
어느 정도 나와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이안은 품에서 천 뭉치를 꺼냈다.
“야. 우리도 빠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먀네 있으니까 괜찮아.”
“먀아아~.”
먀네는 아예 윌디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럼에도 괜히 방해될까 싶었던 이들이 뒤로 물러나자 이안은 천 뭉치를 열었다.
그 순간 막대한 마력이 흘러나왔다.
“오호.”
이안도 그렇지만 숲지기도 펜던트의 마력에 홀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신기해하며 천 뭉치 안의 펜던트를 볼 뿐이었다.
“굉장하군요. 전에 마탑에서 봤던 지배의 목걸이보다 더 강한 마력이 담긴 것 같은데……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시죠.”
이안이 허락하자 숲지기는 펜던트를 꺼냈다.
그리고 이리저리 만져 보더니 가운데에 있는 장식을 꾹 눌렀다.
-찰칵!
낮은 소리와 함께 펜던트 안쪽이 열린다.
그 안에 고정되어 있는 것은 하나의 붉은색 보석이었다.
“이거…… 정말 굉장하군요. 이 보석이 펜던트에 담긴 마법을 발동시키기 위한 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겠죠.”
“이걸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런 보물을 노리는 자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매번 가지고 다니실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렇다고 아카데미에 둘 것인가?
여러모로 그에게 귀찮은 일만 생길지도 모른다.
“원하신다면 제가 맡아 둘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귀하께서 원하실 때마다 돌려 드리지요.”
숲지기는 호의를 담아 말했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걸로 뭔가 하실 생각이십니까?”
“예. 먀네. 이리 와 봐.”
“먀아~.”
먀네가 움직이려 하자 셋은 먀네와 함께 이안 쪽으로 다가왔다.
그들을 본 이안은 펜던트에 끼워져 있는 보석을 꺼냈다.
그리고 그 보석을 손에 쥐고 보석에 담겨 있는 마력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무슨……?”
“먀아아아!!”
그가 마력을 흡수하자 먀네는 가볍게 울었다.
흡수되며 흘러넘치는 마력이 역류하고, 다시 흡수하고.
그 과정을 몇 번이나 거쳤을 때.
-쩌정!!
<6서클을 완성하였습니다.>
단번에 서클을 두 개나 늘렸다..
물론 이 정도 마력을 가지고 고작해야 6서클이라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
이 몸으로 그 정도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 만한 일이었다.
“이제 됐습니다.”
“뭘…… 하신 겁니까?”
“마력 추출 썼습니다.”
아티팩트의 마력을 추출하여 자신의 서클을 늘리는 기술.
그의 대꾸에 윌디는 아까워하며 펜던트를 보았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막대한 마력을 보이던 펜던트는 핵을 잃어 그 힘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안. 그걸로 다른 차원을 볼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깝지 않나요?”
차원에 관련된 것은 마탑에서도 애타게 찾는 것 중 하나다.
저걸 마탑에 가져다주면 많은 것을 받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이안은 늘 그랬던 것처럼 시큰둥한 반응만 보일 뿐이었다.
“마탑에서 나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어쨌든 펜던트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했으니 됐다.
게이트를 쓰지 않는다는 숲지기는 인사하고 돌아갔고 이안 일행은 바로 아카데미로 복귀했다.
“벌써 갔다 왔어? 당신들이 맡은 임무. 패왕 거스트마저 참가해야 할 일이었다면서?”
아카데미 입구에서 이안 일행을 반긴 것은 새롭게 생도회장이 된 로위나였다.
처음 그들에게 주어진 의뢰는 프레디시안 백작령의 조사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게 설마 칠대 죄악과 관련된 일일 줄이야.
상급 B반 생도들의 보고를 전해받고 혹시 몰라 태양교단과 달의 교단에 추가 요청할까 했었는데.
설마 이렇게 빨리 해결하고 돌아올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끝냈다고?”
“응.”
“그, 그래. 고생했네.”
빨리 끝내고 빨리 복귀했다는데 뭐라고 하겠나.
로위나가 대꾸하자 블랜치는 그녀에게 물었다.
“생도회장님. 다른 곳의 임무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이제 시작된 지 얼마 안지나서 잘 모르겠지만. 별다른 연락이 없으니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아.”
그럼 됐다.
정 힘들면 지원 나갈까 했던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났다.
“아무튼 다들 고생했어.”
크롬이 적어 준 확인서를 받은 로위나는 가져 온 서류철에 넣었다.
그녀가 돌아가려 하자 이안은 담담하게 물었다.
“혹시 악마와 관련된 의뢰나 정보 같은 거 들어온 적 있나?”
“그런 건 아직……. 왜? 악마 관련된 의뢰는 전부 너한테 넘겨줬으면 해?”
그럼 로위나로서는 환영이었다.
악마와 관련된 의뢰는 대부분 골치 아픈 안건들뿐이니까.
그러니 무적의 이안이 전담해 준다면 생도회장으로서 무척이나 편해진다.
“일단 정보는 최대한 모아 줬으면 하네. 아카데미에서 관련 기관과 나라에 공문 날릴 수 있지?”
“물론이지. 좋아. 바로 공문 제작할게.”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그녀가 가버리자 블랜치는 이안의 등을 툭 쳤다.
“야. 오늘 저녁 회식 어때? 다들 고생했잖아?”
“다들이라기보다는 이안만 고생한 것 같은데…….”
“나도 딱히 고생하지는 않았는데.”
“그럼 그냥 넘어가죠.”
회식 싫어하는 윌디가 한마디 하자 블랜치는 시무룩해졌다.
그런 그를 먀네가 달래고 있을 때.
아카데미 본관으로 마법사 하나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허억! 허억! 이, 이안 생도! 이번에 프레디시안 백작령에서 얻었다는 그 펜던트!! 좀 볼 수 있겠는가?!”
아카데미 마탑 지부의 마법사다.
6서클에 도달한 증거인 황금 휘장을 가슴에 단 그가 다급하게 묻자 이안은 펜던트를 꺼내 내밀었다.
“오…… 오오오!! 이 펜던트!! 차원 술식이……. 오오…… 이 마법진. 이 보존 상태라니! 이것이 있으면 마탑의 비원이……. 응?”
펜던트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노마법사는 이안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왜 마력이 안 느껴지나? 내가 듣기론 굉장한 마력이 담겨 있었다고 했는데.”
의아해하는 그에게 이안은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그건 제가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