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6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61화(161/300)
◈ 제161화
81. 특별한 악몽 – 1
“라키드다!!”
“잡아라!!”
거리를 걸을수록 통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골목마다 병사들이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막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안 일행은 그딴 건 관심 없다는 듯 대로를 통해 바로 귀족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을 발견한 이들이 덤벼들었고.
“같잖은 놈들이.”
손속에 정 따위는 두지 않는 이안과 단주, 아란세는 가차 없이 그들을 베어 넘겼다.
그렇게 이동해 커다란 광장에 도착하자 단주는 마지막 적을 베고 말했다.
“이제부터 진짜가 나오겠군.”
지금까지는 일반 잡졸에 불과했지만 이제부터는 좀 다를 거다.
단주의 말대로 그들이 광장에 들어선 순간 광장 주변으로 정예병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안 일행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짓이냐!!”
거친 외침과 함께 거구의 남자가 나타났다.
스무 명의 기사들을 이끌고 나온 그를 본 엘단은 다급히 외쳤다.
“소트베 남작!! 그만하게나!!”
“엘단 백작님?! 왜 거기 계십니까?!”
엘단과 아는 사이인가 보다.
소트베는 어이없어하며 무기를 겨눴다.
“이번 일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고나 계십니까?!”
그리고 척 라키드에게 검을 겨눴다.
“라키드 스칼렛!! 저자가 이번 일의 배후자입니다!!”
엘단은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어디서 저런 얘기를 듣고 온 것일까.
황당해하는 그에게 소트베는 단호하게 말했다.
“라키드 스칼렛은 왕위에 욕심을 품고 아이스빈 백작가와 결탁하여 자신의 형과 부모를 해친 자입니다!”
“아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엘단이 해명하려고 하자 이안은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어차피 해명해 봤자 쓸데없는 소리만 할 거다.
그럴 바에는 자신이 나서는 것이 나았다.
새파랗게 어린 소년이 나오자 소트베는 이를 갈았다.
그가 건방지다고 외치려고 할 때 부관이 다급히 그를 잡았다.
“이, 이안입니다! 이안 브랜든입니다!!”
“이안…….”
그제야 소트베는 침을 꿀꺽 삼켰다.
눈앞에 있는 자는 어리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녔다.
그러니 최대한 주의해야 했다.
“이안 브랜든 남작. 당신 역시 스칼렛 왕국의 귀족이라면 이쪽으로 오는 것이 어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이라더니 말은 참 잘하네. 됐고. 라키드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어디 있나?”
“키스에 대한 심문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곧 모든 것을 토설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정확한 증거 따위는 없다는 거네?”
“흥!! 하지만 라키드 외에 이런 일을 할 자가 누가 있단 말인가!”
“할 놈들이야 찾아보면 많지. 난 지금 가장 이득을 보고 있는 놈이 제일 의심스럽다.”
현 상황에서 제일 이득을 보는 자.
귀족원의 귀족들을 억류하고 수도를 통제하고 있는 수도 경비대 대장인 카엔 라필드.
그가 제일 의심스럽다.
이안의 말에 엘단이 동의하자 소트베는 고개를 저었다.
“카엔 자작님께서 그러실 리 없지!”
“난 라키드도 그런 짓을 할 리 없다고 생각해. 뭐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철컥.
이안은 그에게 검을 겨눴다.
아니, 그뿐만 아닌 그를 따르는 기사들과 병사들에게 검을 겨눴다.
“단순하게 명령으로 끌려온 것이라면 그냥 물러나고, 내 앞길을 막으려고 한다면 남아라.”
-쿠우우웅!!
말이 끝난 순간 이안의 몸에서 막대한 기운이 퍼져 올랐다.
소트베도 마스터인지라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
온몸이 저렸다.
몸의 근육이 긴장되어 차후 입을 부상에서 장기들을 보호하려고 한다.
그저 검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긴장이 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긴장감이 최고조에 도달했을 때 이안이 검을 살짝 틀었다.
“반드시 죽여 줄 테니까.”
그의 짧은 한마디에 공포에 질린 병사들이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아니, 그들만이 아니었다.
기사들 중에서도 이탈자가 생기고 있었다.
“멍청이들!! 이만큼이나 있다면 이안이라고 하더라도 잡을 수 있다!!”
“세상에. 나는 그냥 구경만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남의 제자 함부로 건드리려고 하다니.”
단주와 아란세가 나섰다.
그들의 손에 오러 블레이드가 만들어지자 엘단은 입술을 깨물었다.
“소트베 남작!! 비켜라!!”
“그럴 수 없습니다! 엘단 백작님!! 얘들아!! 쳐…….”
천마신공 파천의 장.
어검.
이안의 검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빛살처럼 빠르게 날아간 검은 단번에 소트베의 목을 날려 버렸고.
그 순간 그를 따르던 기사들이 움직였다.
“와아아아!!”
마스터는 아니지만 익스퍼트 최상급은 되어 보이는 이들이 많다.
그들이 덤벼드는 것을 보며 엘단과 라키드는 안타까워했다.
저들 모두 스칼렛 왕국의 국력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생겼구나.
“이안! 저들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이안!! 부탁이다! 죽이지 마라!!”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 주는데 예의상 그럴 수는 없지요.”
이안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자신의 힘을 알면서도 덤비는 저들의 용기와 투쟁심.
그리고 저 저항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그렇기에 그는 양손을 들어 올렸다.
<수라계 수라마왕의 수라파황무를 사용합니다.>
-우지끈!!
들어 올려진 이안의 손이 광장의 돌바닥에 내리꽂혔다.
그 순간 원형으로 바닥이 터져 나가며 달려오는 이들을 덮친다.
막대한 기운의 폭발이 끝났을 때.
광장에서 서 있는 이들은 이안 일행들뿐이었다.
그래도 둘이 저리 요청하는 만큼 그냥 기절만 할 정도로 힘조절은 해뒀다.
하지만 더이상 전투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 쯤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괴, 괴물…….”
광장 바깥에 있던 병사들 중 누군가가 중얼거린다.
그것을 들은 이안은 씩 웃으며 돌아온 검을 회수하고 말했다.
“더 덤비고, 더 저항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와라.”
하지만 나서는 이들은 없었다.
“후, 후퇴하라!!”
결국 광장을 둘러싸고 있던 병사들이 물러났다.
삽시간에 그들이 멀어지자 이안은 아쉬워하며 입맛을 다셨다.
“쩝.”
“야. 이안. 방금 그건 뭐냐?”
단주는 신기해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저 일격이었을 뿐인데 넓은 광장이 말 그대로 개박살이 나 버렸다.
“오러를 사용한 건가?”
“비슷합니다.”
“나중에 나한테도 한번 써 다오. 한번 겪어보고 싶군.”
“그러죠. 자. 갑시다.”
이안은 앞서 걷다가 고개를 돌렸다.
라키드는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왜 그러고 계십니까?”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평화를 바랐다.
그 평화를 바라고자 아카데미로 갔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 것인가.
“국왕 자리 따위에는 관심 없었는데…….”
라키드가 주먹을 꽉 쥐며 토해 내듯 중얼거리자 엘단은 그를 잡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 가장 어울리는 것은 라키드 왕자님이십니다.”
“하지만 엘단 백작님…….”
“라키드. 한 가지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당신이 국왕이 되지 않는다면 스칼렛 왕국은 분명 분열되고 내전이 벌어질 겁니다.”
이안의 말에 아란세와 엘단은 동의했다.
현 사태의 주범이라 생각되는 카엔이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 정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는 분명 가짜 왕족을 내세울 것이고.
그것을 비난하거나, 혹은 자신도 가능할 것이라며 가짜 왕족을 내세운 귀족들이 나타날 거다.
그리고.
그것은 스칼렛 왕국의 붕괴이며 거대한 내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되면 많은 백성들이 피해를 입는다.
“이안. 너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일이겠죠.”
그 말에 라키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평화를 부르짖는다고 하더라도 지금 자신이 멈춰 있으면 더 큰 피해가 생긴다는 것은 안다.
그러니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난 지금…….”
“당신이 칼 들 일 없을 거니까 걱정 마시죠. 길은 제가 열어줄테니.”
“네가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당신 죽게 두기 싫어서? 그리고 지금 싸울 수도 없잖습니까.”
라키드가 징계 중인 것은 안다.
그러니 대신 싸워주는 것 뿐.
이안이 가볍게 말해 안심시켰을 때 키르케가 보고했다.
<주인님.>
<무 대륙과 연결된 차원석의 소유자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1세대 악몽의 꽃의 숙주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키르케의 보고대로 아주 불쾌한 기운이 접근하고 있었다.
이안은 슬쩍 고개를 들었다.
한 무리의 기사들과 함께 큰 키의 중년인이 걸어오고 있었다.
수도 경비대의 갑옷을 입은 선두의 남자는 이안 일행을 보자 씩 웃었다.
“이거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군. 이안 브랜든 남작. 그리고 죄인까지 직접 압송해 오시다니.”
“이게 압송해 오는 걸로 보이나?”
“여기까지 데려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리 생각한다네. 아무튼…….”
그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러자 수도 경비대의 정예 기사들이 이안 일행을 둘러쌌다.
“하. 이 떨거지들은 정말.”
단주가 짜증 섞인 어조로 검을 잡자 아란세도 인상을 찡그렸다.
이번에 온 자들은 확실히 보통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마스터나 4, 5서클의 마법사들까지 포함된 수도 경비대 최고 전력들이었다.
“자. 죄인 라키드를 데리고 이리로 오게. 이안 남작. 아니. 이안…….”
카엔은 히죽 웃었다.
“백작.”
“호오?”
“귀하 정도 되는 실력을 지닌 분이 남작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우스운 일이지. 그러니 제안하지요.”
말투가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는 하대였지만 이제는 백작으로.
자작인 자신보다 더 윗줄로 챙겨 주겠다는 것을 증명하는 표시였다.
“기존 아이스빈 백작령을 그대에게 드리겠습니다. 아이스빈 백작가는 반역자와 공조하여 스칼렛 왕국을 무너트리려 하였지요.”
“그래서?”
“그런 만큼 그들의 영지는 몰수이며 아이스빈의 피를 가진 이들은 모두 처단해야 합니다.”
반역자의 말로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니까.
그렇기에 그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고 나면. 스칼렛 왕국은 당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습니다. 그럼 당신이 굳이 아카데미에 있을 필요도 없겠지요.”
카엔은 양팔을 벌리며 여유롭게 웃었다.
“어떠십니까? 저와 함께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오…… 저 구질구질한 욕망. 정말 마음에 드네.”
잠자코 지켜보던 크라울리가 한마디 하자 이안은 웃었다.
그리고 검을 휘둘렀다.
천마신공 파천의 장.
허공검.
-서걱!!
일격에 카엔의 목이 떨어진다.
모두가 침묵하자 단주는 떨떠름한 어조로 말했다.
“……야. 그. 내가 말하긴 좀 그렇지만 너무 막무가내 아니냐?”
“막무가내이긴 한데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닌지라.”
이안의 말에 다들 의아해했다.
그리고.
목이 잘린 카엔의 시체에서 은은한 빛이 뿜어지고 있었다.
“저, 저게 뭐야?!”
그의 시체가 허공에 나타난 작은 틈을 통해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남은 것은 작은 수정구 하나뿐.
그리고.
그 수정구가 빛남과 동시에 틈에서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저게 뭐냐?!”
덩굴이었다.
무수히 많은 가시투성이 덩굴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방금 전까지 밝았던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악몽이 시작됩니다.>
카엔이 죽고 그에게 기생하고 있던, 이미 만개한 악몽의 꽃이 악몽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었다.
“이안!! 이게 뭐냐?!”
아란세가 당황하며 외치자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준비들 하시죠.”
“무슨 준비……. 헉.”
이곳은 레드 시티다.
그런데.
“어째서 저게?!”
-철컥! 철컥!
어둠 속에서 기계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가디언이다.
잊힌 도시에만 있어야 할 가디언이 왜 여기 있단 말인가.
아란세는 가디언을 보며 덜덜 떨었다.
그처럼 갑작스러운 것에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히이익!!”
“뭐야!! 너! 죽었잖아! 왜!!”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악몽의 꽃이 이 주변에 있는 이들의 악몽을 강제로 현실로 구현화시켜 버린 것이다.
레드 시티의 광장은 순식간에 악몽에 뒤덮이며 모두에게 공포의 존재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악몽의 존재 중 이안은 크라울리의 앞에 있는 자를 보며 감탄했다.
“와. 저건 또 뭐야?”
이곳에 있는 수많은 악몽 중 단 하나.
크라울리의 악몽만이 가장 이질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