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69)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69화(169/300)
◈ 제169화
85. 생존자 – 1
위드론은 이안 일행을 데리고 숲길을 걸었다.
멀쩡한 길을 두고 왜 그곳으로 데려가나 싶어 하며 거스트가 묻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 대꾸했다.
“그 길의 끝 쪽에는 아까 그놈과 비슷한 놈들이 많아.”
“그리고 그거 악마 같았는데.”
“어. 맞아. 그리고 그 버섯에 당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야.”
그는 힐끔 거스트를 보았다.
“그리고 그중에는 자길 수호자라 밝힌 자들도 있더라고.”
거스트는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에 차 부들부들 떠는 그녀를 보던 위드론은 한숨을 쉬었다.
“저 지랄이 난 건 한 며칠 전의 일이다.”
펠레 백작령의 요청에 따라 위드론 용병단은 토름베 마을을 호위하기 위해 찾았다.
“토름베 마을은 말이 마을이지 거의 도시 수준이야. 다들 알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마약을 재배한다는 것쯤은 알아.”
“아. 그래? 그럼 됐고. 아무튼 그 뿐만 아니라 몬스터도 많아서 용병이나 사냥꾼들이 많아.”
그리고 몬스터 처치를 명목으로 아예 거주를 해 버리는 용병들도 꽤나 된다.
그런 이들에게서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들까지 치면 일개 마을 수준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거의 직할령 수준으로 사람이 많은 곳인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지더라고.”
마약을 제조하던 내성에서 의문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폭발과 함께 아까 저 버섯 인간이 내뿜던 파란 가루가 성 내부에 퍼져 나갔다.
“그리고 일은 다음 날 시작되었어.”
성에 있다가 폭발에 휘말려 부상당한 사람들이 변했다.
몸에 파란 가루가 달라붙어 있던 이들이 서서히 공격적으로 변해 간 것이다.
“난리가 났지. 치료받던 이들이 갑자기 날뛰기 시작한 거니까. 어쨌든 우리에게 들어온 의뢰는 토름베 마을의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었으니 그들을 제압했지.”
그리고 제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쳐 날뛰는 놈들에게서 사람들을 보호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들이 갑자기 고통스러워하더니 변하기 시작한 거다.
광기에 미쳐 날뛰던 놈들의 머리가 점차 버섯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푸른 포자를 내뿜었고 그 포자에 당한 다른 이들도 버섯 인간으로 변해갔다.
위드론은 성큼성큼 걸으며 말을 이었다.
“거기서 생존자들을 데리고 탈출한 우리는 이 근처에 생존자들을 위한 기지를 마련했어.”
“왜 멀리 도망가지 않았지?”
위드론 정도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여길 빠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사람들을 이끌고 도망칠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도 아직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트린미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위드론은 어깨를 으쓱였다.
“첫 번째. 관도라든가 산길, 그 외 여기저기에 저놈들이 서성거리고 있어.”
“그래도 잡을 수 있잖아.”
“한두 놈이면 쉬운데 떼거지는 힘들지. 그리고 두 번째. 나나 우리 애들만이라면 험지를 지나서라도 탈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하지만 다른 생존자들은 어쩔 것인가.
그들은 제대로 된 싸움도 할 줄 모르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그 사람들을 다 버리고 우리끼리만 도망치라고?”
“보호하면서 도망칠 수 있지 않나?”
“아까 봤잖아. 내구도도 강한 데다가 힘도 보통이 아냐. 거기에 그 이상한 포자 같은 것을 내뿜는데 거기에 당하면 몸이 굳고 최악의 경우 버섯 인간이 되어 버려.”
위드론이 퉁명스럽게 말하자 트린미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만한 것은 쟤들이 토름베 마을 영역에서 그리 멀어지지 않는다는 것 정도지. 저런 놈들이 바깥으로 퍼지면 아주 생지옥이 펼쳐질 텐데.”
저들의 이동 범위는 최대로 치더라도 아까 이안 일행이 있던 곳 정도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상으로는 나가지 않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곧장 돌아가 버린다.
“그리고 들어오는 자들은 공격하지 않지만 나가려는 자들은 어떻게든 추격해 못 나가게 하더라고. 사람이든 몬스터든.”
그런 만큼 싸우지도 못하는 이들을 데리고 모험을 할 수도 없었다.
위드론이 할 수 있는 일은 부하들 몇몇을 탈출시켜 바깥에서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뿐이었다.
“용병이 그런 일까지 할 줄은 몰랐네.”
“선입금받아서 하는 거야.”
이세가 놀라며 말하자 위드론은 퉁명스럽게 답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와중에 그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
“……놈들이다.”
그가 가리킨 곳에 머리가 버섯이 된 자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복장 중 가슴 부분을 본 이세는 위드론에게 눈을 돌렸다.
그들의 갑옷 가슴 부분에 있는 문양과 위드론의 문양은 같은 것이었다.
즉.
저들은 위드론 용병단의 용병이었다는 이야기다.
“뭐. 우리 애들이라고?”
위드론은 아무렇지 않게 말한 후 활을 들었다.
-핑!! 핑!!
그의 시위가 튕겨 날 때마다 한 명씩 쓰러진다.
과거 자신의 부하였던 이들의 시체를 위드론은 싸늘히 바라보았다.
“저렇게 되면 이미 죽었다고 봐야지. 지금은 산 사람 살리는 게 더 중요해.”
그 말만 한 채 위드론은 계속 걸어가 버렸다.
걸어올라가는 그의 등은 어딘지 씁쓸해보였다.
산 중턱에 도착했을 무렵 거스트는 위드론을 잡았다.
“궁금한 게 있는데. 당신은 어떻게 저걸 일격에 잡은 거지?”
“어…… 이게 활이 좀 특제라서.”
그는 자신의 활을 보여 주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지만 트린미어가 감탄할 정도로 강력한 마력이 담겨 있었다.
“이게 뭐지?”
“예전에 잊힌 도시의 탑에서 얻은 건데. 이건…….”
“슬레인저. 잊힌 도시의 탑 2층 사막지대에서 쓰는 동족의 활이라는 건데. 사용자와 같은 종족은 아무리 맞혀도 피해를 입힐 수 없지만 다른 종족에게 맞히면 반드시 치명상을 입히는 활이지.”
이안이 설명하자 위드론은 깜짝 놀랐다.
설마 그가 이것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떻게 알았어?”
“본 적 있던 활이니까. 그런데 별걸 다 가지고 있군요.”
“하하. 우리는 할 일 없을 때는 매번 그 탑에 갔었지.”
그때 얻은 활이다.
하지만 오러의 소모율이 높아 딱히 쓸 일이 없어서 몬스터와 싸워야 할 일이 있을 때만 가지고 다녔다.
“토름베 마을에는 몬스터의 침입이 잦아서 가지고 왔는데…….”
설마 이 활로 자신의 부하였던 자를 죽이게 될 줄은 몰랐다.
“뭐. 이 활에 쓰러지는 것을 보면 다른 종족이라고 봐야겠지.”
“난 좀 다른 의견인데. 결국 저들은 버섯에 의해서…….”
트린미어가 학설들을 떠들자 위드론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그렇게 걸어 올라가자 목책이 보인다.
목책 위에 있던 용병들은 거스트를 보자 손을 흔들었다.
“오~! 대장!! 뭐야? 생존자들 또 찾아왔어?”
“야!! 그냥 생존자가 아니야!! 우리를 여기서 나가게 해 줄 수 있을 만한 지원군을 데리고 왔다고!!”
위드론은 이안을 보며 히죽 웃었다.
“가능하지?”
“어렵지는 않겠죠.”
이안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곳에서 저 사람들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위드론은 목책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들을 보았다.
다들 목숨만 챙겨서 겨우 살아난 사람들이었다.
그들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주인님.>
<산 밑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탐지되었습니다.>
키르케가 탐색 결과를 보고하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드론.”
“음? 왜. 아. 정보 필요하지? 이 근처에서…….”
“누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는 바로 부하들에게 외쳤다.
“전투준비해!!”
목책이 닫힌다.
두려워하는 생존자들을 동굴 쪽으로 보낸 그는 부하들이 상자로 구멍을 막자 이안 일행에게 외쳤다.
“힘들겠지만 막아 내자고!”
“막을 수 있겠나? 저들 하나하나가 꽤나 강하다면서?”
“마스터쯤 됐으면서 불만 갖지 말고!”
위드론이 외치자 목책 위로 올라가 살피던 거스트는 망원경을 내리며 떨떠름하게 말했다.
“……저렇게 많은데?”
“이런 젠장.”
산으로 올라오는 버섯 인간들은 백이 넘었다.
힘 역시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들은 부딪치는 나무마저 박살 내 가고 있었다.
“대장!! 저놈들 앞에 생존자들이 있습니다!”
“볼칸 부단장입니다!! 역시 살아 있었어요!!”
그는 황급히 망원경을 들고 웃었다.
버섯 인간들에게 쫓기는 생존자 무리를 이끄는 것은 위드론 용병단의 부단장인 볼칸이다.
도시에서 일이 터졌을 때 안쪽에서 사람들을 구조하다가 실종되었다.
이후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다니.
“역시! 이안!! 좀 도와 다오!!”
위드론은 목책 밑으로 뛰어내렸다.
그가 달려가자 이안은 먀네를 세미라미스에게 넘겼다.
“성도님! 위험합니다!”
“앞으로 더 위험한 일도 해야 합니다.”
가볍게 말한 이안도 밑으로 뛰어내렸다.
그걸 보던 이세는 인상을 쓰다가 목책에서 뛰어내리며 외쳤다.
“어이! 패왕! 트린미어! 너희는 여기서 사람들 지켜!”
그의 외침에 거스트와 트린미어, 세미라미스는 일단 남기로 했다.
그렇게 목책에서 빠져나온 셋은 곧장 숲을 향해 달렸다.
“저기다!!”
숲에서 조금 내려오자마자 사람들이 보였다.
여기사 하나와 남용병 하나.
그리고 마법사 하나가 생존자들을 데리고 산을 오르고 있었다.
“헉…… 헉…….”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힘겹게 달리는 생존자들을 보내며 거구의 용병. 볼칸은 도끼를 크게 잡았다.
“울어라!! 번개여!!”
발할라에서 얻은 뇌격의 도끼를 휘두르자 전격이 뿜어진다.
달려오던 버섯 인간들이 그것에 맞고 튕겨 나갔지만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계속되는 전격은 그들의 진행을 막아 생존자들이 도망치게 하고 있었다.
“사람들 데리고 가!!”
“하지만 볼칸!! 당신은!”
“그럴 여유 없다!!”
볼칸은 다시 도끼를 휘둘렀다.
오러를 마력으로 바꿔 강력한 전격 마법을 쓰게 해 주는 뇌격의 도끼에서 계속 전격이 뿜어진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오러를 계속 소모하는 탓인지 그의 코에서는 코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볼칸 아저씨!”
“빨리 가!! 짐!! 빨리!!”
-끼릭!! 끼리리릭! 끽!
전격의 벽을 앞에 둔 버섯 인간들은 멀어지는 생존자들을 보았다.
그리고.
결국 그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지지지직!!
몇몇 버섯인간들이 전격을 몸으로 때우는 사이 나머지 버섯 인간들이 그 틈을 통해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그걸 본 볼칸은 이를 갈았다.
“이런…… 젠…….”
그때였다.
한 대의 화살이 버티던 버섯 인간에게 꽂혔고 그가 쓰러지며 다른 버섯 인간들이 전격에 휩싸였다.
그걸 본 볼칸이 기뻐한 순간.
“이안!! 지금이다!!”
뒤쪽에서 뛰어오른 한 소년, 이안이 볼칸 쪽으로 떨어졌다.
“너, 넌…….”
그가 검을 뽑자 볼칸은 당황하며 외쳤다.
“저놈들은 단순한 검술로는 잡을 수 없어!! 얼마나 단단한 놈들…….”
그때 빠져나온 버섯 인간 하나가 달려들었다.
그를 향해 이안은 검을 휘둘렀다.
“그냥 내구도가 높을 뿐이잖아.”
-서걱!!
그의 일격에 버섯 인간의 머리가 떨어진다.
“그럼 강하게 베면 그만이지.”
그의 검격에.
오러조차 버텨내던 버섯 인간들이 가볍게 베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