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70)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70화(170/300)
◈ 제170화
85. 생존자 – 2
이안이 버섯 인간을 잡는 사이 위드론이 화살을 쏘았다.
한 방씩 맞을 때마다 버섯 인간들이 픽픽 쓰러지지만 수가 많다.
하지만 이쪽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이 전투를 피하고 우회해 생존자들을 치려 하자 위드론은 당황했고 이세는 검을 들었다.
“이곳의 모든 것이여!! 얼어붙어라!!”
그의 검에 새겨진 마르잔나의 문양이 번뜩이자 막대한 한기가 몰아친다.
한기 때문일까?
달려오던 적들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이런 방법이?!”
“네 어깨 위에 있는 건 투구걸이가 아니다. 어이!! 올라가!”
버섯 인간들이 얼어 느려지는 사이 볼칸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목책 안으로 들어갔다.
이정도면 되었다 싶은 이안은 손을 들었다.
순간 수많은 마법진이 그의 손에 만들어졌고 그와 동시에 이안은 시동어를 말했다.
“윈드.”
이세가 만들어 낸 한기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던 적들이 막대한 바람에 몰려 한곳으로 뭉쳐진다.
결국 날아가 버린 그들이 한곳에 모여들자 그는 손가락을 겨눴다.
<무스펠의 꺼지지 않는 불을 사용합니다.>
-화르르르르륵!!
불길의 폭풍이 몰아친다.
막대한 화염 속에서 버섯 인간들이 완전히 타 버리자 이세는 숨을 토해 냈다.
“허억…… 헉…….”
마르잔나의 인챈트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쓰는 것은 이세다.
생각보다 저들의 힘이 강해서 얼리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그가 숨을 헐떡거리는 사이 적들을 모조리 태워 버린 이안은 무스펠의 불씨를 없애 버렸다.
그것을 지켜보던 위드론은 가볍게 박수 쳤다.
“역시 대단하네.”
“별거 아닙니다.”
“그럼 이안. 바로 탈출하려하는 데 도와주겠나?”
“일단 저들과 얘기부터 좀 해 봅시다. 트롬베 마을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니까요.”
이안과 이세, 위드론이 복귀하자 목책 안쪽에 있던 이들은 안도했다.
“다행입니다.”
“갑자기 불길이 치솟길래 뭔 일인가 했습니다.”
“이안이 한 거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볼칸. 어떻게 된 거냐?”
“어. 음. 대장.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저들은 누구고?”
“몰라. 오다가 합류해서 같이 온 것뿐이니까.”
“그래? 그럼 지금 물어보자고.”
위드론이 다가가 묻자 여기사는 한숨을 쉬었다.
“후. 난 펠레 기사단의 로니 위카리다.”
“로니? 얼마 전에 토름베 마을 경비대장이 된 기사잖아?”
“그래.”
“경비대장쯤 된다면 저기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뭐라도 아는게 있나?”
“글쎄. 나도 정확하게는 알지 못해.”
“아는 부분이라도 설명해 봐. 우린 아예 모르니까. 아. 그리고 거기 너희는 생존자들 치료 좀 하고.”
위드론의 요청에 세미라미스와 거스트, 트린미어는 살아남은 이들을 살폈다.
트롬베 마을에서 탈출하느라 다친 것인지 다들 여기저기 부상을 입었다.
그들이 치료받는 것을 본 로니는 자신이 아는 부분에 대해서 말했다.
“트롬베 마을은…… 사실 펠레 백작령에서 마약을 만들던 곳이다.”
“여기서 그거 모르는 사람 없어.”
이안이 딱 잘라 말하자 로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있는 이들에 비하면 새파랗다 싶을 정도로 어린 사람인데 뭐 저렇게 당당한가 싶었다.
“이안 브랜든이다.”
“헉.”
깜짝 놀란 로니는 뒷걸음질 쳤다.
그런 그녀를 향해 위드론은 인상을 구겼다.
“빨리 얘기나 계속해 보시지?”
“으음……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하나. 그래. 트롬베 마을의 중심에는 내성이 있지. 거기 지하에 마약 제조 공장이 있다.”
“거기에 뭐가 있지? 어떤 방식으로 마약이 만들어지는데?”
“공장까지는 나도 들어가지 못해. 그리고 작업자들도 위토산 백작님께서 직접 선발한 이들만 들어가고.”
그녀가 하는 일은 성을 지키고, 또 마을을 지키는 것뿐.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위토산 백작님께선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에 들어가셨지.”
“그런데?”
“하지만…… 백작님께서 갑자기 실종되시고 그분께서 가시지 못하게 된 이후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지.”
원래는 위토산이 갔다 온 사흘 후 제조된 마약이 지하실에서 올라온다.
그런데 그가 오지 않게 되고 사흘 후.
올라와야 할 마약이 올라오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자 마을에 자주 오는 오카스 용병단이 찾아왔어.”
그리고 꽤나 거칠게 말했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왜 물건을 보내지 않느냐고.
“무슨 소린지 몰랐기에 우리는 그냥 돌아가라고 했지만…….”
그들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경비대와 오카스 용병단이 충돌했고, 내성에 침입을 허락했단다.
“그러고 나서 폭발이 일어났어.”
“오카스 용병단에서 펠레 백작령의 마약을 가져가고 있었지. 어이. 거스트!!”
이안이 부르자 다가온 거스트는 사정을 듣고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우리 수호자들도 그 부분을 쫓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그 과정에서 다른 수호자들도 당한 것이 아닌가 싶군.”
“그럼 그게 수호자들이었나? 어쩐지 인수인계 보고서에 지난 몇 달간 잠입하려는 놈들이 많았다더니.”
로니가 어이없어하자 거스트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튼 오카스 용병단에서 마약 제조 공장에 들어가자마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지?”
“그래.”
“뭔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은 없나?”
“말했잖아. 난 경비만 맡아서 아는 것은 없어.”
“그럼 촌장은? 그라면 뭔가 알 것 같은데.”
“촌장은 제일 먼저 그 버섯 인간이 되어 버렸어.”
그 폭발이 일어나고 부상을 입었던 촌장이 난폭하게 변했다.
그를 잡아 두고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하루가 지나자마자 촌장이 버섯 인간으로 변했다.
그것을 확인한 로니는 불안감을 느끼고 빠르게 부하들과 생존자들을 이끌고 성을 탈출했다.
그리고 성 밖에 있는 백성들의 탈출을 도왔다.
“힘들었지. 버섯 인간들이 내뿜는 푸른 가루를 많이 들이마시면 버섯 인간이 되어 버리니까. 그 가루는 토름베 마을을 거의 뒤덮고 있었거든.”
“많이 마셔야한다?”
“응. 조금 정도는 괜찮더라고. 다만 몸이 마비되어버려.”
“그나마 다행이네.”
“아. 그리고 성에서 생존자들을 찾아가며 알아낸 건데 버섯 인간들은 강력한 한기를 만나면 움직임이 느려져.”
그녀는 한쪽을 가리켰다.
아까 함께 탈출한 마법사 중 하나인 톨반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었다.
“다행이지. 톨반이 아이스 에이지를 쓸 수 있어서.”
주변의 기온을 낮춰 얼려 버리게 하는 마법인 아이스 에이지.
그것을 이용해서 몇 번이나 위기에서 벗어났는지 모른다.
“또 아이스 에이지가 발동되는 상황에서는 그 푸른 가루들도 퍼지지 않았어.”
그녀는 자신이 아는 것을 최대한 말해 주었다.
그것을 들은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성내에 이제 살아남은 사람이 없는 건가?”
“글쎄. 한 곳 확인하지 못한 곳이 있어. 마을 중심에 있는 신목의 신전. 거길 확인 못 했지.”
태양이나 달의 교단이 아닌, 이 지역에서 오래전에 숭배했던 신목의 교단이 있었다.
뭔 일이 나면 그곳으로 모이는 마을 사람들의 특성상 그쪽에 고립된 생존자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쪽으로 가서 생존자들을 확인하고 합류하려 했지만…… 그 근처에는 버섯 인간들이 너무 많았어.”
아무리 아이스 에이지로 적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그쪽으로는 가지 못했고 난감해하던 찰나 볼칸과 합류해 일단 함께 있던 생존자들만 데리고 탈출했다고 한다.
“그들이 과연 살아 있을까?”
위드론이 중얼거리자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트롬베 마을까지는 아직 탐색 범위가 아니라 확인할 수 없었다.
어차피 그쪽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확인해 보려면 가 봐야 하니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봐야겠군.”
“어이. 이안. 탈출부터 해야지.”
거스트가 잡자 이안은 이세를 가리켰다.
“한기를 이용하면 탈출할 수 있다고 들었잖아.”
“그렇긴 하지만…….”
“거기에 이세 단장님도 계시니 더 문제가 없겠지.”
그뿐인가.
트린미어도 아이스 에이지를 비롯한 얼음 마법 정도는 다수 쓸 수 있다.
그러니 그들이 나선다면 자신이 없어도 탈출 정도는 가능한 것 아닌가.
이안의 말에 위드론은 인상을 찡그렸다.
“젠장.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어이. 트린미어. 도울 거냐?”
“그래야겠지?”
결국 이안 홀로 트롬베 마을로 가는 쪽으로 결정되었다.
그 외 나머지는 생존자들을 이끌고 탈출하기로 결정했다.
일단은 길목까지는 같이 가기로 결정하고 그들은 바로 산을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몇 차례 다수의 버섯 인간들을 만났지만 이안 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다.
‘키르케.’
<주변에 존재하는 버섯 인간은 없습니다.>
<버섯에 감염된 몬스터가 몇 있기는 합니다만 이 전력이면 충분히 물리칠 수 있습니다.>
키르케의 보고를 받은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세미라미스가 다가왔다.
“이안 성도님. 만나자마자 이별 같아서 아쉽네요.”
“돌아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예. 빠른 시일 내에 아카데미에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세미라미스가 인사하자 이세는 고민하다가 이안에게 다가갔다.
“어이.”
그리고 그의 검을 휙 던졌다.
마르잔나, 그리고 로키의 힘이 담긴 검이다.
자신에게 있어서는 이제는 보물이나 다름없는 검인데도 그는 약간 아쉬워할 뿐이었다.
“그게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마르잔나의 인챈트도, 그리고 로키의 힘도 이안 덕분에 얻은 것이다.
그러니 그가 위험한 곳에 가는데 가져가게 해야 하지 않겠나.
버섯 인간 상대는 트린미어면 됐다 생각한 그가 배려하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아이스 에이지.”
이안의 손에서 떠오른 마법진이 뭉쳐진다.
그와 동시에 꽤 넓은 범위에 서리가 내릴 정도의 한기가 몰아쳤다.
“아…… 너 마검사였지.”
“……이럴 수가. 마법사보다 강한 마법을 쓰는 마검사라니…….”
이안의 아이스 에이지를 보고 톨반은 시무룩해졌다.
그런 그에게 거스트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국의 유산을 얻었는데 저 정도는 쉽겠지. 자. 그럼 이안. 살아서 돌아와라. 저들을 보내는대로 지원하러 오마.”
거스트와 위드론을 선두로 생존자들이 멀어지자 이안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저들이 탈출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일까?
멀리서 진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적성개체 버섯 인간 50개체가 접근 중입니다.>
<탈출하려는 이들을 잡으려는 듯 보입니다.>
“그럼 막아야지.”
이안은 아무렇지 않은 걸음으로 그들을 향해 걸었다.
그들 이후로도 몇 차례 만난 버섯 인간들을 쓰러트리며 걸어 언덕 위에 도착하자 이안은 콧방귀를 뀌었다.
언덕 아래의 꽤나 넓은 마을에는 무수히 많은 버섯 인간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푸른 포자들이 깔려 길을 막고 있었다.
“탈출 루트 찾아봐.”
어쨌든 생존자를 만나면 데리고 나와야 할 것 아닌가.
트롬베 마을을 탐색 범위로 설정한 키르케는 빠르게 루트를 조사했다.
<가장 안전한 경로는 서문입니다.>
<그곳의 지하 통로에 포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인님의 마법으로 포자를 날리면서 진행 시 최단 경로는 남문입니다.>
“그럼 남문 쪽으로 가는 게 낫겠군. 생존자 위치 탐색해 봐.”
<현재 마을 내 신목의 신전에 57명의 생존자가 존재합니다.>
<성의 중심 지하에 생존자 21명이 존재합니다.>
<신목의 신전은 식량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그 외 특이 사항은?”
-키릭. 키리리릭!!
이안을 눈치챈 것일까?
비틀거리며 걷던 버섯 인간들이 이안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을 향해 이안이 검을 뽑았을 때.
키르케는 자신이 파악한 특이 사항을 보고했다.
<검성 티엘 칼리가 신목의 신전 생존자 중에 존재합니다.>
그 말을 들은 이안은 웃었다.
“그럼 얘들 잡고 가도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