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72)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72화(172/300)
◈ 제172화
86. 먹고 먹히고 – 2
“흡!!”
이안의 검격에 버섯왕의 다리가 잘려 나갔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다리가 만들어지자 키르케는 짧게 보고했다.
<일반 개체와 비교하여 회복력이 강합니다.>
‘계속 분석해 보자고.’
<절단면에서 포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격받을 시 포자를 발생시켜 주변을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키르케의 보고와 함께 안개 같은 포자가 퍼진다.
그렇기에 이안은 검을 들었다.
<클라운 왕국 바람폭군의 풍왕벽을 사용합니다.>
그의 검에 바람이 깃들기 시작한다.
태풍과 같은 강력한 바람은 주변으로 퍼지고 있는 포자를 한 번에 모아 버렸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마을의 건물들이 부서지기는 했지만 사람도 없으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쿠오오오오오!!
거센 바람에 의해 포자가 퍼지는 것이 막히자 버섯왕은 풍왕벽을 깨기 위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거센 바람은 그의 주먹을 가볍게 튕겨 내 버릴 뿐이었다.
“자 자. 아직 테스트 남았다. 다음은…….”
<2차 테스트.>
<속성 내성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풍왕벽에 막힌 것에 당황하는 버섯왕을 향해 이안은 검을 겨눴다.
순간.
그의 몸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고 그것은 곧바로 버섯왕에게 날아들었다.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그 테스트 결과를 키르케가 수집하는 사이 버섯왕은 거의 넝마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은 배출 시험이네. 저기에 칠대 죄악 질투의 루린이 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이즈리얼 신성 세계의 다중 투척술을 사용합니다.>
이안은 근처에 있는 벽을 후려쳤다.
무너져 내린 벽의 파편 중 하나를 주워 들자 파편에 은은한 신성함이 담겼다.
“내가 던진 돌에는 위대한 분의 뜻이 담기리니. 그것은 혼탁함을 지우는 별이 되리라.”
그가 기도문을 외우자 주변에 있던 돌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손에 들려 있는 돌처럼 신성함이 깃든 순간.
이안은 들고 있던 돌을 냅다 던져 버렸다.
-콰과과광!!
백여 개의 돌이 유성우처럼 버섯왕에게 꽂힌다.
그 충격에 버섯왕이 털썩 주저앉자 이안은 감탄했다.
“오. 이건 안 통한다? 그럼 다음.”
<사울로 신성국의 구마 의식을 시작합니다.>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하는 버섯왕에게 뛰어 올라간 이안은 머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그들이여. 위대한 분의 권능으로 떠나게 해 주소서.”
악의를 감지하고 그것만을 떼어 내는 구마 의식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버섯왕은 고통스러워할 뿐 루린을 토해 내지 않았다.
“다음.”
<사울로 신성국의 성지 의식을 시작합니다.>
이안의 허리에서 나온 검이 움직인다.
그것이 바닥에 신성한 문양을 그리자 그는 바로 성지 의식을 시작했다.
막대한 신성력이 흘러나오자 버섯왕의 몸에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됐다.”
그리고 그 균열에서 네 개의 뿔을 가진 한 남자가 튀어나왔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를 내려다보던 이안은 발을 들어 머리를 걷어찼다.
“커억…….”
그제야 숨을 토해 낸 남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이안의 발이 그의 가슴을 밟고 있었다.
“질투의 루린. 맞지?”
“크윽…… 넌…… 넌 누구냐…….”
“이안 브랜든.”
칠대 죄악.
질투의 루린을 짓밟은 채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거 뭐냐?”
“……크으윽…… 윽…… 탐욕…… 탐욕의 게헤른이…….”
“음?”
“그놈이…… 그놈이 날 속이고……!!”
루린은 숨을 헐떡거리며 사정을 설명했다.
잊힌 도시의 탑에 있는 차원문이 닫히기 전 탐욕의 게헤른이 자신을 찾아와 한 가지를 제안했다.
세계가 멸망하고 그 자리를 악마들이 차지할 때.
진정한 지배자가 누가 될지를 결정해야 할 거다.
그때를 대비해서 힘을 모아 놔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게헤른은 재능의 별을 내밀며 제안했다.
가능성의 집합체를 이용한다면 악마들도 힘을 강화시킬 수 있다.
세계를 돌며 자신의 부하들이 재능의 별을 만들고 있고, 이것을 더 나눠 줄 테니 자신을 도우라고.
다른 칠대 죄악들이 자신보다 위에 올라가는 것은 싫었던 루린은 게헤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것이 실수였다.
“그놈이!! 그 빌어먹을 개자식이!!”
그와 약속한 곳에서 현계한 순간 그를 맞이한 탐욕을 따르는 악마들과 인간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자신을 봉인한 후 악마의 힘을 뽑아 뭔가 이상한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간이라. 누구랑?”
“모른다!! 건방지고 같잖은!! 멸망해 마땅할 인간 나부랭이 따위 알아서 뭐 하겠나!!”
<탐욕의 게헤른과 펠레 백작가가 손을 잡은 모양이군요.>
‘그러겠지. 아무리 펠레 백작가라고 하더라도 칠대 죄악을 저렇게 봉인해 둘 수는 없을 테니까.’
결국 질투의 루린은 그들에게 잡힌 채 힘만을 빼앗겼다고 한다.
하지만 루린도 가만히 있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흐…… 흐흐…… 머저리들. 내 힘을 빼 가서 이상한 것을 키웠다고? 후후후…… 멍청이들. 칠대 죄악이 그렇게 쉽게 당할 줄 알았나 보지? 결국 그것들은 내 힘. 나만이 다룰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지배해 내 권속으로 만들 수 있었지.”
“아. 그럼 이 폭발은 네가 일으킨 거냐?”
“그래.”
자신을 봉인해 두기 위해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봉인을 위한 의식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그 의식을 치러야 할 놈이 오지 않았다.
그것이 기회였고 루린은 놓치지 않았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럼 그냥 탈출하지 왜 저기 있었냐?”
“난 힘을 되찾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릴 처지가 아니었지. 뭐든 흡수해야 했다.”
포자를 이용해서 버섯 인간을 만들고 그들을 자신이 지배해서 그 힘을 흡수한다.
그동안 빼앗겼던 힘을 모두 되찾을 때까지 그렇게 숨죽이고 있었을 뿐이었단다.
“그래서 악마도 버섯 인간이 되었던 거구만. 버섯 인간을 받아들일수록 숙주의 힘을 얻기 쉬웠을 테니. 좋아. 게헤른. 그놈 어디 있나?”
“그 빌어먹을 새끼는 지옥에 처박혀 있겠지. 자기 몸은 엄청나게 생각하는 자식이니까.”
“부를 방법은?”
“그 교활한 놈은 자기 부하들이 다 죽어야 세상에 나올거다.”
“루벨린에 대해서는 아나?”
“우리의 신…… 못 뵌 지 오래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잘 가라.”
“응?”
루린은 의아해했지만 이안은 어느새 세계의 검을 만들어 내었다.
“자, 잠깐! 너. 탐욕과 적 아닌가?! 그렇다면 나와 힘을 합…….”
합칠 생각 없다.
이안은 빠르게 그의 목을 날려 소멸시켜 버린 후 버섯왕을 보았다.
질투의 루린이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버섯왕은 그 위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루린이 빠진 것 때문인지 더욱 본능적으로 움직이며 푸른 포자를 내뿜고 있었다.
‘치우자.’
테스트도 다 했고 볼 것도 다 봤다.
거기에 루린에게 정보도 얻었고.
더 이상 버섯왕의 가치는 없었다.
<무스펠의 꺼지지 않는 불을 사용합니다.>
그의 손가락에 남은 불씨가 하늘거리며 날아가 버섯왕의 몸을 완전히 태운다.
“윈드.”
그리고 남은 포자마저도 바람으로 모아 같이 태워 버린 이안은 풍왕벽을 해제했다.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풍왕벽 바깥에 있던 이들은 그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안이 상대하겠다고 가더니 혼자서 거대한 버섯 인간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바람이 불어 시야를 가리고 나서 얼마 후 거대 버섯 인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건 어디 갔습니까?”
검성의 질문에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태워 버렸습니다.”
버섯왕이 소멸되었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안은 검성과 함께 버섯왕이 나온 성으로 향했다.
반쯤 부서져 있는 성에는 지하와 연결된 커다란 구멍이 있었다.
“이거 그냥 가면 위험하겠군요.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지 않길 잘했습니다.”
주변에는 파란 포자가 잔뜩 남아 있었다.
그것들을 보며 검성이 휙 밑으로 뛰어내리자 이안은 그녀를 따라갔다.
버섯왕이 나오며 부순 것처럼 보이는 흔적들 속에는 마약을 제조하기 위한 도구들이 꽤나 있었다.
그중에서 몇 가지를 확인해 보던 이안에게 검성이 말했다.
“여기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검성이 한쪽 벽을 가리킨다.
그곳으로 다가간 이안은 벽을 툭툭 쳐 보았다.
확실히 안이 비어 있는 것이 비밀 벽으로 보인다.
-와지끈!!
그녀의 검격 한 번으로 벽이 갈라지며 통로가 나왔다.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다.
“여기 잡혀간 이들이 있는 걸까요? 하지만 살펴보니 끌려간 흔적 외에 안정적인 걸음도 있는데.”
“그러겠지요.”
이안이 담담하게 말하자 검성의 표정이 굳었다.
“이 시설과 관련된 자들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겠죠.”
그를 응시하던 검성은 걸음을 더욱 바삐 놀렸다.
밑으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자 그 밑에 철창에 갇혀 있는 버섯 인간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들이 푸른 포자를 내뿜으며 철창을 넘어 공격하려 했지만 꽤나 단단했는지 그들의 힘으로도 뚫을 수 없었다.
그들을 보던 검성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눈에 노기가 감돌고 있었다.
거칠게 걸어간 그녀는 철창을 지나 끝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굳게 닫혀 있는 철문이 있었다.
“열어라.”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답변은 없었다.
하지만 안쪽에서는 분명히 인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서걱!!
검성의 검이 번쩍였다.
오러가 담긴 검이 철문을 베어 넘긴 순간.
그녀는 안쪽을 훑어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안쪽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몇몇 어른들이 버섯을 가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버섯과 몸이 융합된 부분을 잘라 내려 하고 있었다.
넓은 공동의 한구석에는 실험의 실패로 죽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실패작들 사이에는 버섯이 심어져 아직도 의식이 남은 아이들이 신음하며 살려 달라 애원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분노가 서려 있다.
그걸 보던 내부의 멀쩡한 학자들과 마법사들은 황급히 변명을 시작했다.
“우, 우리는 이, 이 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을 사, 살리기 위해서…… 이, 이 아이들을 치, 치료하고 있는 중인데…….”
그사이 이안은 버려진 실패작들 사이에서 아직 살기 위해 저항하며 신음하는 소년에게 다가갔다.
몸 여기저기에 이식된 버섯에 생명력을 빨리고 있던 그를 잡은 이안은.
<무 대륙 일월신교의 정화술을 사용합니다.>
달의 기운을 사용해 버섯과 접합된 부분을 얼려 버렸다.
그리고 단번에 버섯을 뽑아내고 그 상처를 태양의 기운으로 치료했다.
“아…… 으?”
신음하던 소년이 정신을 차렸다.
고통을 호소하던 그가 일어나자 사람들은 기겁했다.
“헉!!”
“어, 어떻게?! 어떻게 한 거지?!”
“우리가 몇 번이나 실험을 해도 한번 버섯을 이식시키면 되돌릴 수 없…….”
“……실험이라고.”
검성의 싸늘한 목소리에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간단하게 그를 치료한 이안은 당황한 연구자들에게 말했다.
“검성. 아직 변화하지 않고 죽지 않은 이들의 치료는 제가 가능합니다.”
그 말을 들은 검성의 살의가 연구자들에게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