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7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73화(173/300)
◈ 제173화
87. 조금만 더 합시다 – 1
검성의 검격에 연구자들이 쓰러진다.
그들 중 살아남은 것은 단 세 명뿐.
검성은 그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엘프 마법사의 목에 검을 가져갔다.
“여기서 뭘 했지?”
“마, 마, 마, 말했잖습니까. 그게 저기 사람들을 구하고자…….”
검이 목의 살갗에 파고든다.
그럼에도 그가 입을 다물자 이안은 검성을 당기며 눈을 번뜩였다.
<칠색 마안 – 홍의 강제를 사용합니다.>
“끄아아아악!!”
“사실대로 말해 봐. 여기서 뭘 했지?”
혼이 짓눌리는 고통 때문일까?
그는 결국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곳에서 그들이 자행한 연구는 단순했다.
루린괴 거래해 버섯 인간들의 통제권을 일부 얻어냈다.
그러며 그를 돕고 악마의 힘이 담긴 버섯을 사람에게 접목시키면 어떻게 될까라는 연구였다.
“이, 이 버섯은 아주, 아주 강력한 힘을 지녔……. 끄아아악!!”
“그건 알아. 정제해서 마약으로 쓴다는 것도 알고.”
“그…… 그러니 그것을 이용해서…….”
펠레 영지에서 만들어지는 마약의 주성분은 이 버섯이다.
그렇다면 버섯을 정제해 복용하는 것이 아닌.
이 자체가 사람에게 심어진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
혹시 버섯의 힘을 이용해서 계속적으로 마약이 투여되는 상태가 되는 것 아닐까?
그 상황에서 이성을 유지하게만 할 수 있다면 강력한 전사들이 완성될지도 몰랐다.
그 실험을 이곳에서 하고 있었단다.
“그리고…… 으으…… 그 과정에서 버섯 인간의 통제법도 완전히 빼앗을 수 있게 되면…… 으…….”
버섯 인간을 통제할 수 있게되고 저들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즉 자기들이 다른 사람들을 살리려 한 것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안은 피식 웃으며 연구실을 둘러보았다.
이곳 역시 바깥처럼 마약을 제조 및 개량하기 위한 설비들도 있었다.
“맞는 말이네.”
“그, 그렇지요?”
“처맞는 말이라는 게 문제긴 하지만.”
-콰득!!
이안은 그의 머리를 후려쳐 부숴 버린 후 나머지 두 명의 연구자들을 보았다.
죽은 자신의 상사를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보던 그들은 빠르게 무릎을 꿇었다.
“제,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어요!”
살려 달라 애원하는 그들에게 검성은 검을 들었다.
그녀는 검을 휘두르기 전 이안을 보았다.
“……죽여도 되겠습니까?”
‘키르케. 연구 보고서는 어디 있지?’
이 또한 실험이라면 정리한 보고서가 있을 거다.
이안이 묻자 키르케는 탐색해 바로 보고했다.
<벽 안쪽 금고에 있습니다.>
키르케의 보고대로 벽을 부수고 금고 안에서 보고서를 꺼냈다.
꽤나 많은 자료를 대충 훑어본 이안은 검성에게 그중 일부를 넘겼다.
“마약이나 버섯 인간도…… 그리고 그 버섯도 이들이 실험하고 연구했다는 거군요.”
이 정도면 더 이상의 심문은 의미가 없다.
검성은 다시 이안을 보았다.
저들을 죽이고 싶다는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그가 흔쾌히 허락하자 검성은 검을 휘둘렀다.
몸 전체에 검격을 날려 죽는 그 순간까지 고통받게 한 그녀는 그들의 가슴에 검 한 번씩을 찌른 후 몸을 돌렸다.
저 상처면 폐에 피가 차며 질식사할 것이다.
그들이 최대한 고통받으며 죽게 만든 검성은 씩씩거리며 살아남은 이들을 보았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흐느끼듯 말했다.
“대륙에서 가장 강한 네 명 중 하나라고 하지만…… 전, 전 정말 하찮군요.”
자신이 이안처럼 할 수 있었다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저기 쓰레기처럼 버려진 이들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도 못하면서 뭐가 대륙 최강이고 뭐가 검성이란 말인가.
자신의 무력감을 느끼며 그녀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어쨌든 이번 일은 칠대 죄악의 탐욕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니. 이 죄는 그자에게도 묻는 것이 낫겠군요.”
이안은 아직 다수의 버섯이 붙은 채 신음하는 이들에게 다가갔다.
“저들을…… 구할 수 있습니까?”
검성은 검을 꽉 쥐었다.
만약 이안이 안 된다고 한다면 자신의 손으로 끝내 주려는 모양이었다.
“할 수 있다고 했잖습니까.”
“……다행입니다. 그런데 이안 님. 어떻게 이들의 치료를 하실 수 있는 겁니까? 그리고 이런 일이 익숙해 보이시는데…….”
혹시 다른 곳에서도 이런 끔찍한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녀의 질문에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있긴 했죠.”
<물론 다른 차원이지만 말입니다.>
그녀에게 가볍게 대꾸한 이안은 살기 위해 저항하고 있는 이들의 치료를 시작했다.
실험체가 되어 잡혀 있던 이들을 모두 구했다.
버섯에 잠식당했던 이들은 꽤나 피로해 보였지만 목숨 자체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들의 상태를 체크해 본 검성은 이안에게 말했다.
“저들을 데리고 일단 대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시죠.”
“하아. 악마들이 이렇게까지 하다니……. 운이 좋았습니다. 만약 몰랐다면 이곳에서 계속 이런 일이 있었을 테니…….”
“그러게 말입니다.”
탐욕의 게헤른과 손을 잡은 펠레 백작가에서 질투의 루린을 속여 그를 실험체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그를 잡아 이곳에 가둬 두고 버섯을 배양했다.
이후 루벨린이 발동시킨 수정구로 카엔이 펠레 백작가를 공격했고.
루린을 봉인해야 할 위토산 펠레 백작이 악몽의 꽃의 먹이가 되었다.
그 결과 봉인이 풀린 루린이 이 난리를 쳐 버렸다.
즉.
이 모든 일이 악마와 관련된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발점을 따진다면 역시 루벨린과 탐욕의 게헤른이겠군요.”
이안이 정리해 말하자 검성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정말 쓰레기 같은 자식입니다.”
“인정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안은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
“혹시 그자들과 관련된 정보가 있습니까?”
“글쎄요…… 크라울리와 손을 잡고 구악마라는 자들과 싸워 갔지만. 제가 쫓는 자는 음욕의 케신인지라.”
탐욕과 관련된 악마에 대해서 아는 것은 거의 없었다.
“아. 탐루인이라는 재능상인은 압니다만.”
“그건 이미 소멸했으니까 됐습니다.”
“음. 어쩌면 황제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어? 그렇습니까?”
“아주 예전. 리치 크레센트를 황제가 쓰러트린 적이 있습니다.”
“아. 그건 저도 압니다.”
황제가 제국을 나온 적이 단 세 번 있었다.
첫 번째는 검성과 싸우기 위해.
두 번째는 숲지기와 싸우기 위해.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리치 크레센트를 잡기 위해서였다.
“그때 그에게 들었는데 리치 크레센트가 탐욕의 악마 게헤른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는 예전부터 게헤른을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탐욕을 잡기 위해서 그를 유인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패한 모양이군요.”
“예. 탐욕과 관련된 악마들을 잡고, 그들을 고문하며 방법을 찾았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탐욕을 오랫동안 쫓고 있었으니…….”
그라면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검성이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황제는 왜 그를 찾는답니까?”
“개인적인 일입니다. 복수죠.”
“복수라. 무슨 복수입니까?”
“글쎄요? 거기까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건 황제만 알고 있는 일이니……. 그리고 저희 셋은 서로에게 좋은 감정이 없습니다.”
그러니 딱히 그런 개인사에 대한 질문도 안 했다.
그러니 알고 싶다면 직접 물어보는 것이 나을 거다.
검성은 가볍게 설명한 후 말했다.
“자. 그럼 나가시죠.”
그녀가 생존자들을 데리고 올라가자 이안은 실험실을 둘러본 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천마신공 태양의 장.
홍염.
그의 손에서 쏘아진 불길이 내부를 모두 불태워 버린다.
그것을 지켜보던 이안은 그대로 걸어 올라가 마약 제조 공장의 모든 것을 태워 버렸다.
불타오르는 성을 둔 채 이안과 검성은 살아남은 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아직 남은 버섯 인간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 둘이 지키는 이들에게 손댈 수는 없었다.
그렇게 성을 빠져나오자 블리만과 코헨, 크라울리, 그리고 검성의 제자인 예린이 아이들을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아!! 사제님!!”
블리만과 코헨은 그들이 데리고 온 이들을 보고 기뻐했다.
그들 역시 두 용병을 향해 달려가 안겼다.
그들이 감동의 제회를 하는 사이 크라울리는 이안에게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칠대 죄악끼리도 사이가 안 좋나?”
“응? 응. 그렇지. 애초에 악마들끼리 사이가 좋을 리가 있나.”
“그래? 아무튼 질투의 루린이 탐욕의 게헤른에게 당했다더군.”
이안이 루린에게 들었던 얘기를 해 주자 크라울리는 코웃음을 쳤다.
“게헤른이 좀 교활하고 야비하긴 하지.”
“그놈. 지옥에 있겠지?”
“아쉽게도 말이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옥에 있던 것을 확인했어. 그리고 음욕의 케신도 마찬가지지.”
그들이 나오게 만들려면 그들을 따르는 악마들을 차근차근 제거해야 한다.
검성이 자신과 손을 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설명한 크라울리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이제 칠대 죄악도 단둘밖에 남지 않았나.”
그 둘이 사라진다면 지옥의 악마들도 함부로 세계를 멸망시키니 마니 떠들지는 않을 거다.
크라울리가 씩 웃었을 때 키르케가 담담하게 보고했다.
<거스트가 오고 있습니다.>
‘왜?’
<지원군을 이끌고 왔습니다.>
전에 생존자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탈출했던 그들이 움직인 모양이다.
언덕 너머에서 꽤나 많은 기사들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당황하며 움츠러들었다.
“같은 편이니까 걱정하지 마라.”
“그, 그치만요.”
“먀네.”
“먀아아~.”
이안의 어깨에 있던 먀네가 소녀에게 안겼다.
그 폭신함과 부드러움 때문일까?
소녀를 비롯한 아이들의 불안감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사이 선두에 있던 거스트가 빠르게 달려왔다.
“역시나 살아 있었군.”
“고작 이 정도로 죽을 리 없지. 그리고 저쪽도 어느 정도는 해결해 놨어.”
“그래? 굉장하네.”
쓰게 웃은 그녀는 생존자들을 둘러보았다.
그 중 크라울리와 눈이 마주치자 인상을 찡그린 그녀는 검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신이 왜 여기 있지?”
“패왕. 오래간만이네요.”
빙긋 웃은 그녀는 자신의 제자인 예린을 불렀다.
이쪽 일도 끝났으니 계속 여기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이안에게 다가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저들을 구해 주셔서.”
가볍게 인사 한 그녀는 제자와 함께 다른 곳으로 가 버렸다.
그녀가 가는 것을 본 크라울리도 따라가자 이세는 고민했다.
“아직은 질 테니까 뽑지 마시죠.”
“쩝. 그래도 검성인데…… 대륙 최강의 반열 중 하나인데…….”
“그 반열 중 하나가 눈앞에도 있잖습니까.”
이안이 웃으며 말하자 이세는 고개를 저었다.
“이 칼도 받았는데 어떻게 너랑 싸우냐? 됐다. 아무튼…….”
이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스칼렛 왕국뿐만 아니라 대륙에서 큰 난리가 날 뻔했는데. 그걸 막았군.”
그의 말에 이안은 씩 웃고 걸어갔다.
순식간에 멀어진 그를 보며 거스트는 어깨를 으쓱였다.
“저 녀석도 보통은 아니라니까…….”
* * *
일을 마치고 이안이 복귀하자 그가 준 보고서를 확인해 본 라키드는 한숨을 쉬었다.
“그런 일이 있었나.”
“예. 그런 일이 있더군요.”
라키드는 얼굴을 쓸어 만졌다.
다행히 이안이 가 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엄청난 일이 터질 뻔했다.
주변 사람을 버섯 인간으로 만드는 괴물이라니.
“그나저나 네가 이렇게까지 잘 해 줄 줄은 몰랐는데. 아무리 칠대 죄악과 관련된 일이라지만…….”
“선물이라고 해 두죠.”
“선물?”
의아해하는 라키드에게 이안은 씩 웃었다.
“앞으로 왕이라는 가시밭길을 걸을 사람을 위해 덩굴 하나 치워 주는 작은 선물.”
그가 말하자 라키드는 신음하다가 답했다.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는데.”
“……확 가서 다시 문제 일으킬까 보다.”
투덜거리는 그를 향해 라키드는 빙긋 웃었다.
가벼운 농담을 하긴 했지만 라키드는 이안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