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8)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8화(18/300)
◈ 제18화
9. 증명했다 – 2
에이스윈의 검뿐만 아니라 C반 공격대원들도 뒤져 그들의 아티팩트까지 전부 강탈하고 챙겨 온 밧줄로 모두 묶었다.
상황이 정리되자 이안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먀네. 아까 한 거 다시 해 봐.”
“먀아아아!!”
그가 요청에 옆에서 꼬리로 장난을 치던 먀네가 울었다.
그 기운을 감지한 이안은 작게 웃었다.
“이거 은근히 도움이 되겠네. 키르케. 이거 디스펠이지?”
마법적 기운을 무효화시키는 힘.
지금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 태양의 기운을 나눠 줘 성장시키면 그 힘이 더 강해질지도 몰랐다.
<예. 파이본 대륙, 이디트 칠대 왕국, 볼사드 세계관의 마법 무효인 디스펠과 같은 효과입니다.>
<상세 정보는 2레벨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안은 먀네를 안아 들었다.
그것이 좋았는지 먀네는 이안의 손에 몸을 비볐다.
“먀먀먀~.”
솜털처럼 부드러운 털을 비비적거리던 먀네는 다시 이안의 다리에 앉아 꾹꾹이를 시작했다.
-콰아아앙!!
하늘로 불덩어리 하나가 치솟았다.
훈련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를 본 하륜은 털썩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바, 박바레. 나 좀 부축해…… 줄래? 업어 주면 더. 쿨럭! 후. 좋고.”
“그러지 뭐.”
하륜이 수호진을 부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아는 박바레는 순순히 그를 업었다.
위디아도 윌디를 업고 있었다.
아니, B반의 모든 마법사들이 같은 반 공격대원들의 부축을 받고 있었다.
그 정도로 수호진을 부수는 일은 고된 일이었다.
“와. 수호진 부수는 거 엄청 힘드네.”
“망할 놈들 같으니라고.”
마치 성벽을 두드리는 기분이었다.
어찌나 단단하던지 도끼날이 완전히 나가 버렸다.
투덜거리는 발라를 향해 윌디는 빙긋 웃었다.
“그래도 이겼잖아요.”
“그러게 말이야.”
그녀는 옆으로 온 블랜치를 보았다.
그의 손에는 C반의 깃발이 들려 있었다.
지금까지 어떤 반도 손에 넣지 못했던 깃발이다.
그걸 협력전투 최하위였던 자신들이 손에 넣는 날이 올 줄이야.
윌디는 깃발을 쓱 만져보았고 그걸 보며 오에리나도 싱글거렸다.
“그나저나 이안이 잘 버텼나 보네?”
“그의 실력이라면 당연하겠죠. 자. 그럼 돌아갈까요?”
그들이 결집지로 모이자 C반 교관 블랙우드는 흡사 똥이라도 씹은 것처럼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있었다.
그에 반해 아란세는 볼까지 상기된 채 잔뜩 흥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B반은 협동 전투에서 늘 하위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늘 1위를 차지하던 C반을 이겼으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흐뭇해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쪽에서 깃발을 든 이안이 터벅터벅 걸어오자 더욱 흐뭇해하며 웃었다.
아란세가 기뻐하는 동안 그를 향해 블랜치는 달려가 힘껏 끌어안았다.
“친구여! 고생했다!”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런데 허리에 그건 뭐냐?”
블랜치는 이안의 허리를 보았다.
그의 허리에는 못 보던 검이 들려 있었다.
“전리품.”
이안은 윌디와 하륜에게 아까 받았던 아티팩트를 돌려주고 새로 얻은 것을 보여 주었다.
“……이건 또 어디서 났어요?”
“전리품.”
“어. 음…… 그걸 뺏다니…….”
분명 C반 공격대원들의 것이리라.
윌디는 떨떠름해하며 그가 보여 주는 아티팩트를 확인했다.
“그리 귀한 건 아니네요. 마법도 하급이고 사용 횟수도 얼마 안 남아서 기껏해야 개당 5골드 남짓?”
그건 아까 쉬며 키르케에게 들었던 거다.
이안은 용돈 벌이다 생각하며 주섬주섬 아티팩트들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그를 향해 그래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걸 다 빼앗은 거야?”
“안 되나?”
“안 될 건 없다만 원한 살 텐데. 거기에 그 검까지…….”
“내가 남 원한 두려워할 사람으로 보여?”
애초에 원한 사는 걸 두려워했다면 그렇게 마찰을 일으키지도 않았을 거다.
“야. 그런데 어떻게 된 거냐?”
“그냥 다 한 방에 끝냈어.”
이안이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하자 B반 생도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이안!!”
“고생했어!!”
“야~ 내가 협력 전투에서 C반을 이기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이번 승리의 주역은 역시 이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약 그가 혼자서 깃발을 지켜 내지 못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테니까.
심지어 상태를 보라.
상처는커녕 싸운 흔적도 없지 않은가.
이 정도면 압살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때 그들에게 아란세가 다가왔다.
“모두 고생 많았다!!”
똥 씹은 표정의 블랙우드를 힐끔거리며 아란세는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오늘 저녁은 내가 마을에서 고기 사 줄 테니 배부르게 먹고 마시도록!!”
기뻐하며 그가 외쳤지만 B반 생도들은 냉정하게 답했다.
“밥은 따로 먹죠. 불편하니까.”
“야야. 끝났다. 가자.”
“수업 외 부분의 지시는 받지 않습니다.”
“이안! 아까 싸우면서 좀 느낀 게 있는데 한판 뜨자!”
자기 할 말들만 하며 빠르게 해산하는 그들의 모습에 아란세는 뻘쭘해했다.
“저 말도 지지리 안 듣는 놈들을 어떻게 움직이게 한 거냐?”
이안이 반의 중심이 된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교관에게도 저러는 놈들을 이안은 어떻게 컨트롤하고 따르게 한 것일까.
아란세가 진지하게 묻자 그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토끼한테 고기 줘 봐야 좋아하겠습니까?”
“어? 그래? 야! 오늘은 채식이다! 내가 샐러드로 쏠게!!”
하지만 B반 생도들은 아무도 그의 외침에 답하지 않았고 아란세는 무척이나 무안해했다.
“거 농담인데 좀 받아줄 것이지.”
* * *
협력 전투가 끝나고 며칠 후 이안은 신청한 교양 수업을 위해 아침부터 아카데미의 별관으로 향했다.
별관의 지하 1층에 있는 교실에 들어가자 꽤나 많은 생도들이 있었다.
이안이 들어오자 대부분 생도들의 관심이 그에게 쏠렸다.
협력 전투에서 항상 하위권이던 B반이 그 C반을 이겨 버렸다.
그 중심에 이안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만큼 다들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저게 이안인가?”
“생각보다 작은데?”
“더럽게 강하다길래 난 또 괴물처럼 생긴 줄……. 그런데 저 고양이는 뭐야? 완전 귀엽다.”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안은 무시했다.
그가 빈자리에 앉자 옆자리에 아는 얼굴이 앉았다.
“던전 탐사학을 듣다니. 현명한 선택이다.”
그래진의 표정은 밝았다.
이안의 실력을 확인했기에 그는 더 확신하고 있었다.
“뛰어난 모험가가 되기 위해서는 던전을 자주 다녀야 하지. 던전에는 많은 아티팩트들이 있어.”
“그거 구해 오면 네가 연구하고?”
“그래. 비싸게 사 줄 테니까 얻는 거 있으면 넘겨줘. 아니면 연구만 하고 돌려주지.”
“너희 집 부자냐?”
“어디 가서 돈 없다는 소리 들어 본 적은 없어.”
“어디 명문가인가 봐?”
“대륙 서부에서 우리 가문 모르는 곳은 없어.”
그래진이 웃으며 말했을 때 교실의 문이 열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자 자. 수업 시작할게요.”
짙은 녹발의 여성이 밝은 목소리로 말하며 들어왔다.
경장 차림을 한 그녀는 엘프의 특징인 긴 귀를 까딱거리며 생글거렸다.
“지난번 수업 때 파울로 던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죠? 자. 그럼 그래진 생도님? 복습 겸 해서 파울로 던전에 대해서 말씀해 보시겠어요?”
이안의 옆에 앉아 있던 그래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유창하게 파울로 던전의 특징과 등장 몬스터에 대해서 설명하자 그녀는 흐뭇해했다.
“역시 훌륭하군요. 예. 파울로 던전은 대륙 서부에서 꽤나 유명한 곳이죠. 애시드 슬라임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기에 금속 무기의 사용이 힘든 곳입니다.”
그녀는 빠르게 칠판에 애시드 슬라임의 특징에 대해서 적었다.
“애시드 슬라임의 상대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처음 듣는 이안도 요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수업은 능숙했다.
그렇게 두 시간여 동안 깔끔하게 이론 수업을 끝낸 그녀는 나가려는 이안에게 다가갔다.
“당신이 이번에 중도 신청한 이안 생도님인가요?”
“그렇습니다.”
“제 소개부터 다시 할게요. 발렌타인 사르디입니다. 보시다시피 엘프죠. 첫 수업인데 어땠나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그녀는 이안의 옆에 있는 그래진을 가리켰다.
“저에게 물어보시든가 그래진 생도님에게 배우도록 하세요. 아. 그리고 우리 오늘 실습 가는 것은 아시나요?”
그건 못 들었다.
이안이 고개를 젓자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전달이 안 됐나 보군요. 정 뭐하면 이번에는 빠져도 좋아요. 학기 중에 세 번만 참석하면 되니까요.”
“실습지가 멉니까?”
“아뇨. 마차로 두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던전입니다. 그리 어려운 던전이 아니니까 부담 갖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다만…….”
이안이 던전 탐사학을 따로 배웠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 만큼 주의할 점은 꽤나 많았다.
“던전에는 함정들이 꽤 있답니다. 그리고 몬스터들도 많고.”
“그렇군요.”
“이번 실습은 1층의 탐사뿐이에요. 1층에서는 슬라임과 스켈레톤만 나와 꽤 쉽답니다.”
1층만을 돌며 좁은 곳에서의 전투법, 그리고 함정 발견과 해체법을 익힌다.
발렌타인이 설명하자 그래진은 이안을 잡았다.
“같이 가자. 어려운 게 있다면 내가 설명해 주지.”
“부담된다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혹시 바라디스 영지 쪽은 안 갑니까?”
“그쪽에는 커티드 유적이 있긴 한데…… 유적 연구학 수업을 들으시면 다음 학기쯤에 갈 생각이에요. 관심 있나요?”
바라디스 영지의 달의 신전에 관심이 있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밝게 웃었다.
“그럼 다음 학기 때 꼭 신청해 주세요. 그리고 출발은 자정에 모여서 가니까 참가하실 거라면 자정 전까지 아카데미 정문 앞으로 나와 주세요.”
* * *
본수업을 위해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그래진은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이번에 실습 때 가야 하는 던전의 이름은 보빌드 던전이다.
보빌드라는 A급 모험가가 반년 전 발견한 던전이고 현재 3층까지 탐사가 되었단다.
“던전은 일반적으론 던전의 핵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몬스터가 나타나지.”
“재생하는 건가?”
“그렇다고 보면 될 거야. 던전은 대부분 영맥을 이용해서 핵을 구축해.”
이후 핵이 영맥을 이용해 몬스터를 계속 소환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래된 던전일수록 귀한 아티팩트를 발견할 수 있어.”
“왜?”
“영맥을 오래 장악하려면 좋은 아티팩트가 필요하거든. 또 영맥의 기운을 오랫동안 받아들인 핵이 가진 마력도 버텨야 하고.”
“오호…….”
“그리고 오랫동안 만들어져 있던 핵은 좋은 아티팩트를 만드는 재료이기도 해.”
“비싸겠네.”
“그런 거 모으면 나한테 넘겨. 좋은 값에 사 줄게.”
“몬스터 재료는 안 받아?”
“아. 그건 좀.”
마법적 가치가 있는 재료라면 받겠지만 어지간한 몬스터 재료는 그에겐 쓸모가 없다.
그래진의 말에 이안은 아쉬워했다.
“트롤의 세 번째 눈도?”
“그건 또 어디서 구한 거야? 그건 성물을 만들 때 자주 쓰이니까 태양신전에 가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