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90)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90화(190/300)
◈ 제190화
95. 이동 기술의 혁명 – 2
아카데미의 서쪽 지구.
이제는 연구 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아직도 많은 폐건물이 있었다.
저 건물들도 전부 철거 후 새로운 연구실이나 시약 제조실이 지어질 예정이었다.
“뭐 만드는 게 참 많네요.”
발렌타인이 중얼거리자 누아브는 꼬리를 흔들었다.
“그자는 만드는 걸 이상하게 좋아하는……. 헉!”
누아브가 고개를 들었다.
발렌타인 역시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었고 둘은 기겁했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었다.
“설마 유성 낙하?!”
하늘에서 거대한 바위가 떨어지고 있었다.
한번 사용되면 그 일대는 완전히 박살 낸다는 최강, 최악의 마법인 유성 낙하가 시전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빌어먹을!!”
누아브는 이를 갈았다.
그의 주변으로 수많은 바위가 치솟으며 떨어지는 유성을 막으려고 했고 발렌타인 역시 실피론을 불러내 바람으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어?”
떨어지던 바위의 속도가 점차 늦어진다.
그리고.
폐쇄되고 철거될 예정인 한 건물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우지끈!!
그 여파로 건물이 무너진다.
하지만 유성 낙하의 피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하찮다.
“뭐, 뭐야?! 저거!”
아카데미에 남은 교관들과 연구 개발동에 있는 이들까지 나와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고, 공격 준비!!”
저것이 무엇인지 모르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외치자 다들 무기를 뽑았고 그사이 바위가 갈라졌다.
-쩌적! 쩍!!
갈라진 바위가 열리며 계단이 만들어지자.
그곳에서 두 명과 한 마리 고양이가 걸어 나왔다.
“……이안?”
그 안에서 나온 이안은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왜 일 안하고 다들 모여 계십니까? 하시던 연구는 끝났습니까?”
모인 사람들은 이안에게 설명을 듣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게 다른 차원의 아티팩트? 뭐 그런 거다?”
“예.”
“그럼 넌 이걸 어떻게 조종한 거냐?”
아카데미의 상급 인챈트학 교관인 하스텐이 묻자 이안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마도국의 유산요.”
“아.”
하긴 마도국의 탑도 다른 차원과 관련되었다.
심지어 다른 차원을 탑 내에 구현하지도 않았는가.
그러니 저것을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아니 마도국의 유산에 그런 것들도 있단 말인가?! 도대체 우리 선조님들의 한계는 어디였지?!”
마탑에서 파견 나온 마법사 중 하나이며 마탑의 로드 중 하나인 케이먼은 덜덜 떨었다.
이런 엄청난 아티팩트마저도 다룰 수 있다니.
점점 마도국의 유산에 탐이 난다.
“자네! 언제쯤 마탑에 학파를 만들 생각인가?”
“지금은 좀 그렇죠.”
“아니 왜?!”
“저 아직 아카데미 생도입니다.”
아카데미도 아직 졸업 못 한 생도가 무슨 학파를 만드나.
이안이 웃으며 말하자 케이먼은 기가 막혔다.
지금 이런 업적들을 달성하면서 생도라고 뺀다는 것이 말이 되는 얘긴가.
“안 될 건 또 뭡니까?”
“그, 그야 그렇지만.”
“자꾸 이런 식으로 보채시면 확.”
“아, 보채다니.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하나! 하하하!! 난 그냥 자네가 좀 더 높은 곳에 있길 바랄 뿐이야. 하하하하!”
마탑에 들어가 학파를 만들지 말지는 이안이 결정하는 것이다.
그가 만약 졸업한 이후에 마음을 바꿔 마탑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리고 학파도 세우지 않는다면?
그럼 마도국의 유산은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 꼴은 절대 볼 수 없는 케이먼은 애써 웃으며 그의 비위를 맞췄다.
“아무튼 다들 모이신 김에 잘됐습니다. 저거 겉 부분을 좀 떼어 내죠.”
“어…… 알겠네. 어이!! 할 일 없는 놈들 다 모여!!”
케이먼이 외치자 마법사들이 달라붙었다.
그들이 따개비와 바위, 조개나 산호 같은 것을 떼어 내는 사이 발렌타인은 누아브와 함께 이안에게 다가갔다.
“대단하시네요. 정말. 정말 굉장한 유물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저기. 이안 생도님. 나중이라도 좋으니까 저기 내부를 보여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중까지 갈 것 있습니까? 지금 들어가서 보시죠.”
이안이 허락하자 발렌타인은 신나 하며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라다가 이안의 뒤에 서 있는 검성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이분은 누구십니까?”
“검성입니다.”
“아 그렇구……. 네?”
검성.
대륙에서 가장 강한 네 명 중 하나라 불리는 자.
검성과 이안을 번갈아 바라본 발렌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저도 검성님을 뵌 적이 있어요. 비록 먼발치지만. 하지만 검성님께서는…….”
그녀는 노파다.
아카데미 생도라고 봐도 될 정도로 저렇게 어리지 않다.
“검성 맞습니다. 세계수의 열매를 복용했다더군요.”
“……어. 정말요?”
주춤거리던 발렌타인이 뒤로 물러나자 검성은 빙긋 웃었다.
“티엘 칼리라고 합니다.”
“이, 이안 생도님? 정말인가요?”
“예.”
“아니 그런데 왜 검성께서 여기……?”
“저거 찾다가 만났습니다.”
“아…… 그렇구나…….”
놀람의 연속이라서 더 놀랄 힘도 없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안은 마법사들이 작업하고 있는 함선을 가리켰다.
“안 들어가실 겁니까?”
“드, 들어가야죠.”
비틀거리며 발렌타인이 들어가고, 그 외에도 몇몇 마법사들이 눈치를 살피며 다가왔다.
그들 외에 구경하고 싶다는 이들 모두에게 허락해 준 이안은 검성에게 말했다.
“그럼 바로 솔트 영지로 가실 겁니까?”
“예. 그래야지요.”
“같이 가시죠. 저도 가야하니까.”
그녀를 데리고 게이트까지 도착했다.
솔트 영지로 향하는 게이트의 생성을 위해 기다리던 그녀는 이안이 따라 올라오자 의아해했다.
“이안 님께선 왜 오시는 겁니까?”
“저도 의뢰 때문에 솔트 영지에 간 것이니까요. 일 끝났으니 마무리 지어야죠.”
이안이 대꾸하자 그녀는 쓰게 웃었다.
“그 작은 의뢰가 여기까지 연결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작지 않았을겁니다.”
게이트가 열린다.
그곳을 통과해 전에 봤던 에메랄드 비치의 게이트에 도착하자 이안과 검성은 곧장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서 기다리고 있던 헤라인은 이안이 오자 웃으며 그를 반겼다.
“어서 오게나. 일은 잘되고 있나? 그러고 보니 아까 바다가 붉게 물들었었는데.”
“예. 그러겠죠. 아. 그리고 트레인 발트 호의 선원들은 모두 구했습니다.”
“정말인가?!”
“사정은 이렇습니다.”
벨린에 의해서 트레인 발트 호의 선원들이 홀렸다.
그녀의 노예로서 지배되고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헤라인은 한숨을 쉬었다.
“세상에나. 악마가 다른 곳에 있었나 보군.”
“뭐 태양교단의 성력이 깃드는 곳은 육지뿐이니까요. 거기에 모든 무인도들도 성지로 만든 것은 아니니까.”
“그렇군. 태양교단에 의뢰해서 다른 무인도들도 성지화시키도록 해야겠네.”
“예. 그러시는 게 나을 겁니다. 일단 그 근처에 있는 악마들은 모두 해치웠으니 걱정 마시죠.”
“그래? 잘해 주었네. 그럼 아카데미에 요청한 의뢰는 이걸로 끝이군.”
이안이 돌려준 패를 받은 그는 의뢰 확인서에 도장을 찍어 주었다.
그것을 그가 받아 가자 헤라인은 이안의 옆에 있는 검성을 가리켰다.
“그리고 같이 다닐 다른 사람이라도 만난 건가? 하하. 자네에게 아주 잘 어울릴 정도로 참으로 아름다우시구만.”
“그런 사이 아닙니다.”
이안이 딱 잘라 부정하자 검성 역시 고개를 저었다.
서로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울리긴 뭐가 잘 어울리나.
둘이 대놓고 부정하자 헤라인은 무안함을 감추려는 듯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 그럼 자네에게 잘 어울릴 만한 영애를 내가 소개…….”
“괜찮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벌써?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좀 쉬었다가 가는 것이 어떤가? 다른 생도들도 지금 쉬고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다른 애들에겐 연구할 것이 있어서 제가 아카데미로 복귀했다 말씀해 주십시오.”
헤라인은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다시 한번 잡아 보려고 했지만 그는 여전히 냉정하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냥 전에 약속하신 것이나 좀 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거야 당연히 하겠지만…….”
“그럼 됐습니다.”
이안이 그대로 몸을 돌려 가 버리자 헤라인은 쓴 입맛만 다셨다.
“거참 바람 같은 녀석이로고.”
마을에서 나오자 이제 서로 각자 갈 길을 가게 되었다.
검성은 이안을 보며 빙긋 웃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예.”
헤라인 때와 마찬가지로 이안은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
그가 멀어지는 것을 지그시 응시하던 검성은 어깨를 으쓱이고 항구로 향했다.
그리고.
항구에서 신나게 떠드는 생도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같은 생도지만 확실히 다르군. 뭘까? 그자는.’
짧은 의문을 남긴 채.
그녀는 에메랄드 섬으로 향하는 배를 타고 그대로 가 버렸다.
* * *
아카데미로 돌아오니 함선에 붙어 있던 것들의 정리가 끝나 있었다.
처음과 다르게 아름다운 은색으로 반짝이는 함선을 카르지드 학장까지 와서 구경하고 있었다.
“아. 이안. 어디 갔다 오는 건가?”
“잠깐 솔트 후작령에 다녀왔습니다.”
의뢰 확인서를 들어 보이며 그가 말하자 카르지드는 함선을 가리켰다.
“저게 뭔가? 아까 대충 설명은 들었지만…….”
“다른 차원의 함선입니다. 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시죠.”
“아니. 어떻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이안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까 스크랜다 교관과 다른 드워프들이 말하던데. 저 함선이라는 것의 표면. 재질이 용사의 검과 같은 것 같다는데…… 맞나?”
맞다.
용사의 검과 이안의 검.
둘 모두 네오 티타늄 합금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저 함선 역시 네오 티타늄 합금으로 외장을 두르고 있었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카르지드는 탄성을 터트렸다.
“그게 정말인가?! 굉장하군!! 그럼 앞으로 용사의 검을 몇 자루나 더 만들 수 있다는 얘긴데…….”
“어떻게 만드시려구요?”
이안이 웃으며 묻자 카르지드는 입을 다물었다.
“어. 음. 자네는 불가능한가?”
“가능은 하지만 만들 생각 없습니다.”
“왜?”
“제 검은 이미 있으니까요.”
이안이 허리에 있는 검을 들어 보이며 말하자 카르지드는 아쉬워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하기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시킬 수도 없고, 시켜서도 안 되는 것이다.
카르지드는 그저 아쉬워만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사이 안에 들어갔던 이들이 나온다.
다들 얼굴이 꽤나 상기되어 있었다.
“세상에. 어떤 재질인지도 모르겠고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연구! 연구가 필요하다!!”
마법사들은 이안을 보았다.
저것을 조작하여 가져온 것이 이안이니 이번에도 또 연구를 하게 해 줄 것 아닌가.
흥분감에 상기된 그들을 향해 이안은 여유롭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이번 방학 때는 좀 많이 바쁠 겁니다.”
그 말에 연구자들은 기뻐했다.
“그럼 이번에 만들 것은 뭔가?”
“저 티탄보다는 더 나은 거겠지? 응?”
“저런 재료가 있으니 말이야!”
“티탄보다야 낫겠죠.”
“뭔데? 뭔데?”
궁금해하는 그들에게 이안은 여유롭게 대답했다.
“영맥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게이트입니다.”
그의 말에 마법사들은 완전히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