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9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93화(193/300)
◈ 제193화
97. 상품이 있어야 잘하지 – 1
키르케의 보고대로 당장 제국 쪽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수호자나 다른 이들이 제국에서 특별한 정보를 얻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보 파악 못하는 곳에서 일 터지는 일은 종종 있지 않았는가.
특히나 프레돈 아카데미와 연계되고 있는 다른 기관이나 지역의 정보는 얻을 수 있지만 제국 쪽의 정보는 얻기 힘들다.
그러니 갈 수 있을 때 한번 가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너 안 바쁘냐? 갈 수 있겠어?”
이안은 방학 내내 연구와 개발만 했었다.
그것과 관련된 기관들은 상당히 많았다.
당장 그가 만든 워프용 팔찌를 추가 제작하는 것만 해도 그렇다.
심지어 마탑이나 연금술사 길드에서는 지금도 계속해서 이안에게 연구를 위해 러브 콜을 날리고 있을 정도였다.
“괜찮습니다.”
“그래? 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거겠지.”
어쨌든 아카데미 입장에서도 이안이 생도로 제국에 가 준다면 감사할 일이다.
그가 있으면 프레돈 아카데미의 위엄을 쉽게 보일 수 있으니까.
“그리고 몇몇 귀족가에서 나한테 요청이 들어오더라.”
“뭡니까?”
“티탄 팔아 달라더군.”
얼마 전에 라키드가 다른 왕족의 파티에 참석했었다.
그때 티탄이 그를 호위하기 위해 나왔었고 그 위력을 다들 보았다.
덕분에 마스터의 호위를 원하는 귀족들 중에서도 티탄을 요청하는 이들이 꽤나 있었다.
“안 판다고 하시죠.”
“한 대에 몇십만 골드는 낼 것 같던데?”
“지금은 다른 걸 만들어야 해서요.”
“그래?”
티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안뿐이니 그가 싫다고 하면 그만이다.
아란세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고 잠시 후.
계단에서 윌디와 위디아가 내려왔다.
“혼자서 뭐 해요?”
“그냥 앉아 있는데.”
“야. 할 것 없으면 밥이나 먹으러 갈까? 우리 나가서 먹을 건데.”
위디아가 웃으며 말하자 이안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
“어? 진짜 가게?”
“뭐야. 그냥 물어본 거냐?”
“바쁘다고 할 줄 알았지.”
그때 블랜치와 박바레가 내려온다.
그들도 같이 먹으러 가기로 했나 보다.
이안이 참가한다는 말에 박바레는 신기해하며 물었다.
“안 바빠?”
“딱히?”
“그래? 그럼 가자. 오늘 내가 사기로 했으니까.”
“네가 왜?”
“훗. 이번에 용돈이 늘어났거든.”
밖으로 나가며 박바레는 싱글거렸다.
방학 때 집에 가서 영지에 있는 몬스터들을 처리했단다.
아카데미에서 배우고 훈련한 것을 활용해서 영지 내 몬스터 서식지 몇 곳을 박살 내 놨더니 집에서도 기뻐하며 용돈을 올려 주었다.
“아. 그리고 몬스터 잡다 보니까 좀 이상한 게 있더라고.”
박바레는 품에서 작은 뿔 하나를 꺼냈다.
“야가라는 몬스터인데. 너도 알지?”
야가는 난쟁이를 닮은 몬스터로 인간뿐만 아니라 몬스터도 공격해서 아이들을 빼앗아 와 뜯어 먹는 잔혹한 괴물이다.
심지어 교활함만으로 따진다면 어지간한 A급 몬스터들보다 훨씬 뛰어난 데다가 번식력도 강해 금방 수가 늘어난다.
고블린 수준으로 작은 몬스터이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큰 피해를 입히는 몬스터로 분류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발견하면 반드시 박멸해야 하는 몬스터 중 하나로 아카데미에서도 가르치고 있었다.
“으. 그거 진짜 싫다. 예전에 야가가 늘어나서 마을 하나를 공격한 걸 봤었는데.”
위디아가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몸서리치자 박바레는 씩 웃었다.
“아무튼. 걔들은 이상한 주술 같은 것들도 막 쓰는 놈들이라서 상대하기 힘들었지.”
방학이 거의 끝나 갈 무렵 그들을 발견했다.
그렇기에 박바레는 기사들을 이끌고 바로 공격했고 그들을 끝으로 영지내의 몬스터 헌팅을 마무리 지을 수있었다.
“야가의 주술사로 보이는 놈이 이걸 동물 뼈로 만든 제단에 두고 뭔 의식을 치르고 있더라고.”
그가 준 뿔을 받아 본 이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엉성하고 어설픈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루벨린의 문양입니다.>
전에 세레스티아가 줬던 블랙 오거의 가죽에 있던 문양과 흡사하다.
이안은 뿔을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야가들이 이걸 가지고 있었다고? 그리고 의식?”
“응.”
야가들이 그런 식으로 의식을 치른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 뿔이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닐까 싶어서 가지고 아카데미로 왔다.
그리고 그런 특별한 것을 쉽게 알아내는 이안에게 보여 준 것이다.
“넌 뭔지 알겠냐?”
“응.”
“오. 역시 이안. 뭔데?”
“이거 루벨린이라고. 악마들의 신의 문양이야.”
“……오, 오우. 생각보다 더 특별하잖아? 그런데 왜 야가들이 악마의 신을 위해서 제사를 지내지?”
박바레가 중얼거리자 잠자코 듣던 위디아가 손가락을 튕겼다.
“야가들이 악마를 따르는 것 아닐까? 걔들 하는 꼴을 보면 진짜 끔찍하잖아. 걔들이 악마의 종속 뭐 그런 거 아닐까 싶은데.”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니에요. 야가는 속성으로 따진다면 악보다는 혼돈에 가까워요.”
현재까지 판명된 야가의 특성에 대해서 윌디가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카데미에서 연구한 결과 야가들은 피아 구분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 종족만을 중시 여기며 다른 종족은 적으로 삼는 놈들이다.
“좀 옛날 일이긴 한데요. 야가들이 악마를 공격해서 소멸시킨 적도 있다고 해요.”
“악마를?”
“예. 아카데미에 있는 기록 중에 하나인데. 상급생도들이 악마를 처치하기 위해 나가서 현계시켰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현계한 악마가 부상을 입고 도망쳤을 때 야가의 소굴에 떨어졌다고 한다.
“그 악마를 야가들이 처참하게 뜯어 잡아먹었다고 하더군요.”
“와. 그게 된다고?”
“현계해서 실체를 가지게 되면 가능하죠. 이안도 그런 식으로 소멸시키잖아요?”
윌디가 설명하자 블랜치는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윌디. 별걸 다 알고 있네?”
“더 많은 것을 아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녀는 힐끔 이안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뿔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듯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뭔 생각을 그렇게 하냐?”
“아니. 좀 궁금해서.”
“어? 너도 모르는 게 있어?”
“나라고 다 아는 건 아니야. 아는 것만 아는 것뿐이지.”
이안은 뿔을 다시 박바레에게 돌려주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나보다는 네가 갖고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그래? 그럼 잘 쓸게. 고맙다. 야.”
“뭐 이런 걸 가지고.”
* * *
바깥에서 식사를 마치고 이안 일행이 아카데미로 돌아왔을 때는 해가 저물어 있었다.
그들이 방으로 돌아가자 이안도 방으로 향했다.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래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야! 이안! 진짜 이거 준다고?!”
그는 크레믈린의 검과 스왈로우의 창을 보며 감격하고 있었다.
유적 탐사가들에게 있어서는 꿈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저 둘이다.
당연히 그래진으로서는 기뻐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건 어디서 난 거야?”
“인어 왕국에 갔다가 얻었지. 난 필요 없는 거니까 하나는 너 가져.”
“다른 하나는?”
“글쎄다. 아무튼 하나 가져가.”
이안이 말하고 침대에 앉자 그래진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후로 이런 고민은 처음이었다.
다음 날이 되자 눈을 뜬 이안은 그래진을 보았다.
크레믈린의 검과 스왈로우의 창을 그는 뜬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너 뭐 하냐?”
“답이 안 나오네. 으…….”
결국 밤새 고민해 봤지만 이렇다 할 답이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핏발 선 눈으로 검과 창을 보던 그가 고개를 젓고 벽에 등을 기댄다.
그걸 보고 피식 웃은 이안은 밖으로 나갔다.
늘 하는 아침 명상을 끝내고 돌아와 씻은 후 생도복으로 갈아입은 이안은 여전히 고민하는 그래진을 툭 쳤다.
“안 가냐? 오늘 입학식인데.”
“으…… 가야지.”
하루 종일 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진이 뚱한 표정으로 준비를 끝내고 나왔을 때는 다른 생도들도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쟤는 왜 저래?”
“엄청난 고민 중이란다.”
“또 쓸데없는 고민하는 것 같은데.”
하륜은 그래진을 힐끔 본 후 이안에게 서류를 넘겼다.
솔트 대상단의 상행 경로와 거래하는 귀족들의 명단이었다.
“아버지께서 너한테 가져다주라시더라.”
인어들에게 받을 진주를 거래하기 위한 대상들이다.
이안은 내용을 훑어본 후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석 세공 쪽은 없네?”
“어? 보석 세공도 맡기려고? 그건 그냥 아카데미에서 하는 게 낫지 않냐?”
아카데미에서도 세공술을 가르친다.
물론 인챈트를 위한 세공 수준이라서 사치품용 세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세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여기서 할 줄 알았다.
거기에 이안의 실력은 어지간한 세공사보다 낫지 않은가.
“내가 매번 세공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이건 솔트 후작가에서 맡아주지?”
“아니 그래도 세공 쪽이 돈이 꽤 남잖아.”
“됐어. 그건 솔트 후작가에서 맡아서 처리해 줘. 정 뭐하면 남는 이익금을 보내 주든가.”
“흠…… 일단 아버지께 보고드릴게.”
이안과 하륜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잠자코 듣던 윌디가 다가왔다.
“이안. 레일로드 설치 문제 때문에 아버지께서 나중에 식사 같이하자고 하셨어요.”
“언제?”
“조만간 아카데미로 오겠다고 하시네요.”
“아. 맞다. 야. 윌디. 솔트 후작가에서도 레일로드 설치에 투자한다고 하더라. 그 날짜에 맞춰서 우리 아버지도 모시려고 하는데. 날짜 정해지면 말해 줘.”
“아버지는 그냥 이안의 시간에 맞추자고 하시던데요?”
윌디와 하륜이 바라보자 이안은 일정을 빠르게 계산하고 말했다.
“십 일 안에 만나는 게 낫겠네.”
“어? 너무 빠르지 않냐?”
“시간이 없어. 그때 아니면 교류전 후에나 가능하겠는데?”
“왜? 제국 아카데미 가는 건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잖아. 너 할 일 많냐?”
“그런 건 아니고. 제국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 좀 걸릴 거야.”
그 말을 더 이해할 수 없었다.
제국 아카데미까지는 게이트 타고 가면 금방인데 왜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일까.
의아해하는 둘에게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개학식장에 도착하자 카르지드가 나와 있었다.
그는 꽤나 뿌듯해하며 아카데미의 생도들을 바라보았다.
생도들의 수가 꽤나 늘어나 있었다.
그만큼 아카데미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단상에 올라간 그는 상급 B반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곳의 대표 자리에 서 있는 이안을 향해 씩 웃어 준 그는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프레돈 아카데미의 개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루한 개학식이 끝나고 생도들은 모두 교실로 복귀했다.
서로 떠들며 얘기를 나누는 사이 문이 열리며 아란세가 들어왔다.
“다들 알겠지만 이번 교류회는 우리가 가기로 되었다.”
생도들이 잠자코 바라보자 아란세는 미소지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저번에 제국 아카데미에서 그 정도로 훈련을 했으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것이 교관 회의의 결정이다.”
저번에 제국 아카데미에서는 스칼렛 왕국의 레드 시티에서부터 이곳까지 오는 훈련을 했었다.
적어도 그들보다는 못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아란세의 말에 생도들은 술렁거렸다.
“아니 그런 무식한 훈련법을 쓴다구요?”
“참고로 말하자면 이안도 괜찮다고 한 훈련이다.”
생도들은 이안을 보았고 그는 당당하게 시선을 받았다.
“물론 개인전이다.”
“……아니 네가 꼈는데 개인전을 한다고? 이길 수가 없잖아.”
“난 참가 안하는 훈련이야. 그리고 호화 상품 있으니까 노력해 봐.”
“뭔데?”
블랜치가 의아해하자 이안은 탁자를 톡 쳤다.
“티탄 하나 만들어 주지.”
그 말에 모든 생도들이 열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