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96)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96화(196/300)
◈ 제196화
98. 남의 동네서 싸우지 마라 – 2
이안은 언덕 밑을 내려다보았다.
레드시티 수준으로 넓은 성
그리고 그 성 바깥에는 민가로 보이는 꽤나 많은 집들이 있었다.
저기가 바로 대륙에서 힘을 추구하는 자들이 모이는 곳.
바로 무인의 숲이었다.
<무인의 숲은 외성과 내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나누는 기준은?’
<결국은 세력의 크기지요.>
무인의 숲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강자인 것은 아니었다.
내성에 있는 조직.
무인의 숲에서는 클랜이라 불리는 각 조직에서 배운 제자들이 외성에 새로운 클랜을 설립한다.
그리고 그 클랜이 성장해 내성에 자리를 잡는 식으로 무인의 숲은 순환되고 있었다.
<물론 내성이 외성보다 훨씬 좋습니다.>
이안은 언덕을 내려가며 키르케의 설명을 들었다.
무인의 숲 역시 프레돈 아카데미처럼 대륙에서 중립 구역에 속한다.
어떤 나라도 무인의 숲에 명령을 내릴 수 없고, 기사나 군대를 보낼 수 없다.
그리고 무인의 숲의 최강자를 증명하는 숲지기의 지시만을 우선적으로 여긴다.
<물론 모든 무인들이 숲지기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무인의 숲에 공통적으로 내려오는 규칙은 하나, 강자존이었다.
무인의 숲에 속한 자들은 숲지기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 강력한 권한만큼 숲지기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숲지기는 모든 도전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숲지기는 어떤 암습에도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오로지 무력의 증명.
그것만이 숲지기가 될 수 있는 기준이라 할 수 있었다.
그 기준 때문에 무인의 숲에서는 힘있는 무인과 클랜들이 숨죽이고 숲지기에게 도전하려 하고 있었다.
<많은 것이 변질되었지만 무림의 가장 중요한 규칙만큼은 남아 있군요.>
<숲지기의 자리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상황 봐서 한번 해 봐야겠네.’
키르케의 제안을 웃으며 넘긴 이안은 그대로 외성 쪽으로 향했다.
목책조차 없는 외성의 끝에 도착했을 때.
허름한 건물에 앉아 있던 노인 하나가 웃으며 이안에게 말을 걸었다.
“하늘이 내린 육체로군!! 굉장한 재능을 지녔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한쪽 발을 절며 다가왔다.
그리고 품속에서 몇 권의 책을 꺼냈다.
“무인의 숲의 무인이 되고자 하는 자네에게 내 좋은 것을 적정한 가격에 넘겨주지. 자 자. 이것 보게나.”
일종의 무술서로 보인다.
이안은 노인이 준 것들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소드 댄스, 쓰리 카운터 소드, 갓 블로우라…….”
“그것 말고도 많지. 어떤가? 한 권에 딱 일만 골드만 받겠네. 아주 적정 가격이야.”
그가 내민 책을 이안은 가볍게 훑어보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그냥 낙서나 다름없었다.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따라하면 흉내 정도는 낼 수 있겠지만 중요한 오러운용 같은 것은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
만약 멋모르고 이것들을 익힌다면 운 좋으면 시간 낭비, 운 나쁘면 내장이 진탕이 되어 반신불수, 혹은 죽어 버릴 것이다.
“물론 지금 돈을 못 내겠다면 가진 것으로 교환도 괜찮지. 그 고양이와 검이면 이 두 권을 줄 수 있겠군. 어떤가? 이런 것을 보고 우리는 기연이라고 하지. 자네는 기연을 만난……. 컥!!”
이안은 노인의 목을 잡아챘다.
가볍게 그를 들어 휙 던진 이안이 지나가자 바닥을 구르던 노인이 외쳤다.
“이런 빌어먹을 새끼가!! 얘들아!!”
그의 외침에 골목에서 덩치 큰 이들이 나왔다.
몽둥이나 칼로 무장한 그들이 히죽거리자 노인은 거칠게 외쳤다.
“저 새끼 두들겨 패고 가진 것 다 빼앗아!! 특히 저 검이랑 고양이! 비싸 보인다!”
“흐흐. 사이먼 노인네가 또 호구 하나 물었나 보군.”
“자칼 클랜에게 저항한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뼈저리게 알게 해 주지.”
“무인의 숲은 강자만이 모든 것을 가진다. 즉, 약자인 너는…….”
-서걱!
떠들던 남자의 목이 떨어졌다.
모인 이들은 이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아무것도 없던 그의 손에 검이 들려 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발검에 허공을 넘어 베는 검격이라니.
이안을 치기 위해 모였던 이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다들 이 한 번으로 눈치챘다.
눈앞에 있는 소년이 엄청난 고수라는 것을.
-서걱!! 서걱!! 서걱!
또다시 보이지 않는 쾌속의 검격이 이어진다.
그것에 맞은 이들의 목이 뚝뚝 떨어지자 노인은 덜덜 떨었다.
“귀, 귀, 귀, 귀하, 귀하신 부, 분을 모, 몰라뵙…….”
그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노인의 목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으니까.
간단하게 길을 막는 이들을 제거한 이안이 다시 걷기 시작하자 그 광경을 본 이들은 기겁하며 물러났다.
“괴, 괴물…….”
“자, 자칼 클랜을 건드리다니.”
“하지만 저 녀석의 검술은 내성 무인의 검술 수준인데…….”
아무리 외성 쪽을 주름잡고 있는 자칼 클랜이라고 하더라도 그를 당해 낼 수 있을까?
그렇게 외성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이안은 성큼성큼 걸었다.
“꺄아아악!!”
“이, 이러지 마십시오! 제발! 제발!”
“어이! 외성에서 장사를 할 거면 자칼 클랜에게 상납금을 바쳐야지!!”
“하, 하지만 지난주에 상납금은 바쳤는데…….”
“그건 나이트 아울 클랜에게 바친 거잖아!”
“이제 외성의 주인은 자칼이라고!”
지난주에 내성에 입성한 나이트 아울 클랜의 뒤를 이어 자칼 클랜이 외성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니 상납금도 다시 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이 신나게 가게를 부수자 주인은 다급하게 주변의 무인들을 보았다.
“제, 제발 도와주십시오! 제발!”
그 말을 들은 몇몇 무인들이 나섰다.
하지만 자칼 클랜의 무인들보다 약했기 때문일까?
몇 대 맞고 나가떨어질 뿐이었다.
그렇게 난장판이 된 길을 보며 이안은 키르케에게 물었다.
‘숲지기가 그 오크를 발견했다는 곳이 어디지?’
<무인의 숲 동쪽의 파디크 언덕입니다.>
<저들을 지나쳐 우회전하여 직진하다가 크사렌의 잔에서 좌회전한 후 계속 가시면 됩니다.>
<워프하시겠습니까?>
‘그리 멀지도 않은데 그냥 걸어가자.’
지금 자칼 클랜에서 깽판을 치고 있는 자리를 지나쳐야 한다.
이안은 그들을 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
“비켜.”
가게를 부수고 종업원을 치던 자칼 클랜원들은 이안을 힐끔 보았다.
그가 입은 옷이나 가진 검.
그리고 가방 안에 있는 먀네를 본 이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어디 귀한 집 도련님이신가 본데?”
“이안 브랜든이라고 하지.”
“뭐야? 그 병신 같은 이름은.”
“귀족인가 보지? 하하. 가끔씩 있지. 무인의 숲에 무인 고용하러 오면서 귀족임을 드러내는 놈이.”
그들은 히죽거리며 이안에게 다가와 말했다.
“어이. 꼬마 도련님. 여긴 무인의 숲이라고.”
우락부락한 근육에 험상궂은 인상을 한 남자들을 빤히 보던 이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이름 듣고 이렇게 반응하는 놈들은 또 오래간만이네.”
“일단 그 좋은 옷과 검, 그리고 비싸 보이는 고양이부터 내놔 보실까?!”
“어디 좀 귀한 집 자식인가 본데. 하. 바깥의 힘은 여기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둬야지!”
-우드득!! 우득!!
자신에게 다가온 이를 향해 이안은 가볍게 손을 휘둘렀다.
거기에 맞은 두 명의 목이 기묘한 방향으로 꺾여 버렸다.
그 충격적인 광경에 이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했다.
“잘 통하네.”
“이런 미친!!”
이곳에 있던 자칼 클랜의 무인들이 모두 달려왔다.
수는 열 명.
가장 약한 자도 유저 수준은 되어 보인다.
“감히 자칼 클랜을 건드…….”
천마신공 파천의 장.
혈천장.
이안은 가볍게 손을 들어 크게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그의 손에서 창과 같은 붉은 기운이 솟구쳤다.
“헉!!”
그 비명이 유언이 되었다.
쏟아져 나온 붉은 기운은 단번에 그들의 심장을 꿰뚫어 버렸다.
순식간에 열 명을 제거한 이안은 경악하는 이들을 보다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난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들 계속해. 아. 그리고 아까 그놈들이 나 찾으면 이안 브랜든이라고 전해 주고 여기서 동쪽으로 갔다고 해.”
그리고 언제나처럼 여유롭게 걸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자칼 클랜 외에 딱히 그에게 시비를 거는 이들은 없었다.
큰 문제 없이 목적지에 도착한 이안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숲지기가 한번 쓸고 난 이후로 정리가 된 것인지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먀아아…….”
그때였다.
이안의 가방에 얌전히 있던 먀네가 나직하게 울며 그의 가방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숲 쪽을 향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이안은 빠르게 먀네의 뒤를 쫓았다.
숲을 가로질러 더 안쪽에 들어가자 숲길이 있었다.
그곳에는 비슷한 옷을 입은 몇몇 소년 소녀들과 그들을 인솔하는 것으로 보이는 무인 두 명이 있었다.
“제길!! 야가 새끼들!!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크르르르……!!”
“카으윽……! 큭!”
그런 그들을 수십은 되어 보이는 몬스터들이 포위하고 있었다.
야가다.
아이를 노리는 그들을 향해 무인 두 명은 봉을 겨누고 있었지만 수적 열세가 너무 심했다.
“카윽! 카카카카카!!”
기묘한 울음을 터트리며 야가 하나가 뛰어올랐다.
그것을 중년 남성 무인이 봉을 휘둘러 튕겨 냈을 때 다른 곳에서 야가가 덤벼들었다.
“이야압!!”
아이 중 하나가 들고 있던 검을 휘두른다.
그것에 방해받고 튕겨 나간 야가는 노란 눈을 번뜩였다.
또다시 달려든 야가 둘을 막은 여성 무인은 다급하게 외쳤다.
“아, 아버님!”
“금방 돌아갈 수 있을 거다! 걱정하지 말렴! 드레자 사범! 제자들을 데리고 어서 가도록 해!!”
“하지만 아버님!”
“어서!!”
죽음을 각오하고 야가들을 끌어들이려는 모양이다.
그의 봉에 푸른 오러가 맺히자 드레자라 불린 젊은 여사범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봉을 꽉 잡았다.
그때였다.
“먀아아아!!”
먀네가 튀어 나가 야가 하나의 머리를 박살 내 버렸다.
그 뒤로 수풀 속에서 걸어 나온 이안은 검을 들었다.
스스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모든 야가들의 목을 따 버린 검이 검집으로 되돌아오자 이안은 멍하니 자신을 보는 이들에게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어…… 예? 아. 예.”
야가를 일격에 죽여 버린 고양이.
홀로 검을 움직이게 하는 소년의 정체를 알 수 없어 그는 자신도 모르게 경계했다.
“이 근처에 몬스터의 서식지가 있습니까?”
“어…… 여기서 더 위쪽으로. 저희 실버문 클랜의 옛날 훈련장에 야가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 소개가 늦었습니다. 실버문 클랜의 클랜장. 말론 보리스입니다.”
“혹시 그들이 있던 곳에 이런 문양이 있지는 않았습니까?”
이안은 전에 박바레에게 받았던 뿔을 보여 주었다.
그걸 본 클랜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거기 있었습니다!”
“왜 거기에 야가들이 자리 잡았습니까? 그리고 실버문의 옛 훈련장이라니. 뭔가 관련된 것 아닙니까?”
“그, 글쎄요.”
“아무튼 알겠습니다. 뭔가 걸리는 것이 있다면 다시 찾아가지요.”
이안은 그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걸었다.
그가 멀어지자 실버문의 클랜장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대체 무슨…….”
내성의 무인일까?
아무튼 덕분에 살았으니 다행이다.
그는 제자들과 드레자 사범을 이끌고 무인의 숲으로 향했다.
그들이 외성 바깥쪽에 도착했을 때.
한 무리의 무인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얼마 전 외성의 주인이 된 자칼 클랜이었다.
“빌어먹을!! 찾아!!”
“그자를 찾아야 해!!”
“어이!! 이봐!! 혹시 이런 사람 못 봤나?”
안하무인에 언제나 오만하고 자신만만해하던 자칼 클랜원들의 표정은 핼쑥해져 있었다.
거기에 안색도 창백하다.
그 모습에 의아해하던 그에게 자칼 클랜원은 품에서 꺼낸 종이를 보여 주었다.
“어? 이 사람.”
“봤나?!”
“저기 숲에서…… 실버문의 옛 훈련장에 가신다고 했는데.”
“이런 젠장! 빨리 가! 빨리!!”
자칼 클랜원들의 행동에 그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런데 그가 누구길래…….”
“빌어먹을!! 이안 브랜든이다!!”
이안 브랜든.
악마 학살자로 알려진 최강의 넷 중 하나.
어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소년이 이안이었을 줄이야.
깜짝 놀란 실버문 클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늘께서 도우셨구나. 다행이다. 자 자. 얘들아. 가자꾸나.”
설마 거기서 그 이안이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 줄 줄 누가 알았겠나.
기뻐한 그는 제자들과 자신의 딸이며 사범인 드레자를 데리고 실버문 클랜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딱딱히 굳었다.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그곳에 서 있는 것은 아까 만났던 소년, 이안 브랜든이었다.
그리고 그는 더없이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당신. 블루문과 무슨 사이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