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98)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98화(198/300)
◈ 제198화
99. 달의 후예들 – 2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한 이안을 향해 말론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뭐 어쨌냐는 듯한 그의 시선에 그는 결국 한숨을 쉬었다.
“하아.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어디까지 얘기했지요……. 아. 그렇죠. 저희와 블루문이 한 계파였다는 것까지 말씀드렸었지요.”
말론은 실버문의 클랜장에게만 전해지는 이야기를 꺼냈다.
“저희 실버문과 블루문은 원래 달의 후예라는 이름을 쓰는 클랜이었습니다.”
무인의 숲이 만들어지고 몇 년이 지났을 때였다.
한 무인이 무인의 숲에 나타났다고 한다.
“그는 빠르게 무인의 숲을 평정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숲지기의 자리를 얻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 숲지기가 어느 날 갑자기 미쳐 버린 것이다.
“미쳐 버린 그는 주변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요?”
“수많은 무인들이 그를 막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가 쓰러졌고, 그가 가지고 있던 막대한 힘들을 무인들이 나눠 갔다고 했다.
“그의 무기, 갑옷, 육체, 또한 오러 연공법이나 무술서 등. 많은 것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피는 보았지요.”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무인들은 싸웠다.
그리고 그중에서 승리하여 육체 강화법을 얻은 사람이 바로 실버문의 초대 클랜장이었다.
“초대 클랜장께서는 육체 강화법을 이용해서 클랜을 키워 나가셨지요.”
초대 클랜장은 현명했고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다양한 기운을 한데 모아 강화시키는 육체 강화법을 손에 넣은 것만으로 무인의 숲에서도 강력한 클랜으로 키워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며 마찰이 일어났지요.”
육체 강화법은 다양한 기운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몬스터를 이용하자는 계파와 그것은 안 된다는 계파의 싸움이 벌어졌다.
“그리고 몬스터를 이용하자는 계파는 결국 일을 일으켰습니다.”
달조차 뜨지 않은 밤.
동문들을 베어 넘기며 많은 것을 가지고 떠났다.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이 바로 블루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남은 이들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저희의 신검인 문라이트 소드를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클랜장과 차기 클랜장도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며 구전으로 전해져야 할 것들이 유실되었다.
많은 것을 빼앗긴 실버문은 점차 힘을 잃어 갔고 결국 이렇게 밀려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차분하게 클랜의 역사를 설명하자 이안은 팔짱을 끼며 생각했다.
‘루벨린이나 악마랑은 관련이 없는 건가?’
<실버문에서 악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 야가는 뭡니까?”
“으음. 그건 전전 대 클랜장께서 시험하시던 것입니다. 실버문의 부흥을 위해서 육체 개조를 시험했는데…… 뭐. 결과는 그렇습니다.”
반쪽도 채 남지 않은 육체 개조법을 부활시키기 위한 실험을 위해 야가를 이용했다.
하지만 결국 폭주가 일어났고 그 실험을 하던 이들이 모두 죽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만한 것은 마스터 수준에 다양한 몬스터의 힘을 지닌 야가는 그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결국 그 석실 자체를 봉인하고 훈련장을 폐쇄시켰다고 한다.
이안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왜 실버문의 훈련장에 몬스터들이 모여 있는 겁니까? 그리고 이 문장은 왜 거기 있었고요?”
이안이 묻자 말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말론과 대화를 마치고 실버문 클랜에서 나온 이안은 거리를 걸으며 생각했다.
‘루벨린의 문양이 똑같은 곳에서 두 번이나 발견되었다. 이게 무슨 의미라고 생각해?’
<첫 번째. 그 땅에 뭔가 있다는 것입니다.>
‘고작 키메라 하나, 그리고 그 석실 따위가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다고 키메라 제작법이 중요한가?
이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키메라 제조법이 원래 형태였다면 가치가 있겠지만 석벽에 있는 수준은 실패작만 만들게 될 것이다.
그가 부정하자 키르케는 두번째 가설을 언급했다.
<두 번째. 누군가가 그곳에 인위적으로 자리를 잡게 하는 것입니다.>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그 일을 그 키메라, 그리고 실버문에게 떠넘길 수 있을테니까요.>
‘그나마 거기에 더 무게를 실을 수 있겠군. 무인의 숲 내에 악마의 기운은 없나?’
<예.>
그건 무인의 숲에 처음 왔을 때 확인한 것이다.
그렇기에 키르케는 바로 답했고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외부에서 들어왔거나, 혹은 무인 중에 계약 없이 악마와 손 잡은 놈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거겠지.’
<두 번째 의견이 더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무인들은 힘을 얻기 위해서는 뭐든지 하잖습니까.>
키르케가 그걸 언급하자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건 조사해 보자고. 그리고 지금은 그것보다 다른 것에 더 신경을 써야겠지.”
가볍게 말한 이안은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곳의 문을 걷어찼다.
-와지끈!!
문이 열리자 수십명의 무인들이 머리를 땅에 가져간 채 공포에 질려 덜덜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앞에서 엎드려 있던 건장한 중년인은 아까 전 이안을 봤던 이들의 신호를 받고 다급하게 외쳤다.
“이, 이안 백작님!! 저, 전 트라카드 클랜의 클랜장으로…… 아까의 일은 사죄드리겠습니다!”
상대가 단순한 내성의 무인 정도라면 목숨 걸고 싸워 볼 만하겠다.
이기면 내성으로 들어갈 기회를 얻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는 무인의 숲의 정점인 숲지기와 동급 취급을 받는 자 아닌가.
심지어 외부인이라 싸워 이겨도 큰 이득이 없었다.
물론 명성은 얻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명성 얻겠다고 죽을 생각은 없기에 그는 현실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바로 사과.
그냥 납작 엎드리기로 한 것이다.
“말뿐인 사과는 바라지 않아.”
“무, 물론 말뿐인 사과는 아닙니다!”
그는 허둥거리며 준비한 주머니를 넘겼다.
안에는 금화가 잔뜩 들어 있었다.
“약소하지만 이것으로나마 이안 백작님의 분노가 가라앉기를 바랍니다.”
저항을 포기하고 굴복을 택했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겠지.
이안은 주머니를 가방에 넣은 후 몸을 돌렸다.
그가 나왔을 때 골목에서 한 무리의 무인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저기 있다!!”
“뭐야? 저건.”
“자칼 클랜입니다!!”
뒤따라 나온 트라카드 클랜에서 외치자 골목을 달려온 자칼 클랜의 무인들은 무기를 들었다.
“제길!! 이안이 트라카드 클랜과 손을 잡았구나!”
“빌어먹을 새끼들! 해보자 이거지?!”
“응?”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이안이 바라보자 트라카드 클랜장은 난감해했다.
“저희와 자칼 클랜이 적대적이긴 합니다만…….”
처음 무인의 숲에 와서 자칼 클랜을 짓밟았다.
그리고 시장에서도 짓밟았다.
그 때문에 자칼 클랜에서 이안이 자기들의 라이벌인 트라카드 클랜의 요청을 받고 온 것이라 하는 모양이다.
“어르신을 모셔라!!”
자칼 클랜원들이 길을 막았다.
그들을 향해 이안은 신기해하며 검을 잡았다.
“요새 내 앞길 막는 놈들이 거의 없는데.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니 참으로 반갑다.”
“이, 이안! 이안 백작!! 당신이…….”
-짜아악!!
자칼 클랜원 하나가 나서며 외치자 이안은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한 대 맞은 그가 날아가 바닥을 구르고 기절하자 다들 긴장했다.
손을 움직이는 것은커녕 나서는 것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존댓말 써라.”
“……이안 백작님. 아무리 백작님이라고 하지만 무인의 숲에서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것. 용납할 수 없습니다.”
“여기는 강자존이라면서?”
이안은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한 걸음 더 내디뎠다.
그것을 본 자칼 클랜원들이 주춤거리며 물러났을 때.
자칼 클랜의 다른 클랜원들과 함께 한 노인이 당당하게 다가왔다.
“호옷. 홋홋홋. 네가 이안이라는 애송이냐?”
비쩍 마른 노인이었다.
지팡이 하나를 든 채 하얀 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그는 이안이 바라보자 씩 웃었다.
“독왕. 베힌드라고 한다.”
<대륙 내에 이름난 독학자 중 하나입니다.>
<독을 자유롭게 다루며 숲지기 루네 발자크와 원수 관계입니다.>
<숲지기의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독을 실험하기 위해 수천 명에게 인체 실험을 시행한 미친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숲지기와 사이 안 좋나 보지?”
“홋홋홋. 그놈과는 예전부터 사이가 나빴지. 그놈과 나, 누가 더 많은 파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매번 시비가 걸렸거든. 그 판가름을 내야지.”
“그런데 왜 여기 와서 그러냐? 숲지기는 지금 무인의 숲에 없는 것 같은데.”
“호옷 홋홋홋! 내가 숲지기가 되려면 그를 따르는 클랜부터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무인의 숲의 규칙에 따라 클랜에 들어가야 하고. 그래서 적당한 놈들을 내 제자로 삼았지.”
자칼 클랜에 몸을 의탁하고 그들을 이끌어 숲지기의 클랜인 블러드 데블을 무너트린다.
그리고 숲지기의 목을 딴 후에 자신이 무인의 숲을 접수하겠다.
그것이 베힌드의 생각이었다.
“아무튼 그 전에. 이름이 조금 알려진 건방진 애송이를 내 발밑에 무릎 꿇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베힌드는 빙글 지팡이를 돌린 후 이안에게 겨눴다.
그 순간 지팡이에서 푸른 오러가 치솟는다.
그것이 점차 검게 물들어 가자 자칼 클랜원들은 환호했다.
“나왔다!”
“어르신의 포이즌 오러!!”
지팡이에 담겨 있는 독을 오러에 섞는 것이다.
이젠 저 오러와 부딪치는 것만으로도 독이 퍼져 나갈 테니 이안이라고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자칼 클랜원들이 기뻐하며 외치자 트라카드 클랜원들은 자연스럽게 이안을 응원했다.
“제길!! 이안 백작님!”
“저딴 미친 늙은이에게 지지 마십시오!!”
트라카드 클랜원들과 자칼 클랜원들이 응원한다.
그들 사이에 낀 이안은 의기양양한 베힌드를 보며 말했다.
“단주님. 이건 제 일이니까 끼지 마십시오.”
그 말에 베힌드는 몸을 돌리며 독기 섞인 오러를 휘둘렀다.
건물의 지붕에서 허공을 날아 온 오러를 피해낸 검은 옷의 가면인, 검화단 단주는 낮은 어조로 말했다.
“넌 왜 여기 와서 이러고 있냐? 무인의 숲에 왔으면 검화단으로 바로 올 것이지. 네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면 저놈 같은 미친놈들이 엄청나게 덤벼들 거다. 대충 끝내고 가자.”
트라카드 클랜처럼 현실적인 클랜도 있지만 무인의 숲에는 위아래 안 가리는 미친놈들이 많다.
당장 베힌드나 자칼 클랜과 같은 놈들이 있지 않은가.
특히나 외성에는 실력 파악 못하는 놈들도 많으니 귀찮은 일 피하려면 빨리 내성으로 들어오는 것이 낫다.
단주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베힌드는 어이없어하며 지팡이를 비틀어 잡았다.
“……호옷홋홋홋!! 이 베힌드를 앞에 두고 그런 여유…….”
그는 말을 전부 꺼내지 못했다.
“으, 으아?!”
“어, 어르신!!”
떨어진 머리가 말을 할 수는 없었으니까.
목이 떨어진 그에게 이안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어느새 뽑은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그럼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