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99)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99화(199/300)
◈ 제199화
100. 분란을 위해서 – 1
“그런데 넌 여기 왜 온 거냐?”
“그러는 단주님께서는 제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
단주는 이안에게 붙어 있던 먀네를 들었다.
그와 몇 번 같이 다녔기 때문일까?
먀네는 단주의 품에 얌전히 안겼다.
“바깥에서 일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요?”
“그래. 너도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몬스터들이 이상해.”
<현재 미얄 산맥을 제외한 대륙 각지에서 몬스터들이 결집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몬스터 웨이브가 구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까와 같은 상황인 건가?’
<그렇습니다.>
“몬스터들이 한곳에 모이는 현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 그래. 너도 아냐?”
“대충은요.”
사실 방금 키르케 덕분에 알았다.
그동안 연구하느라 바빠서 신경 안 쓰고 있었다.
키르케도 특별한 상황 아니면 그의 연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보고를 하지 않는 편이고.
“그래. 요 근래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고. 특히 무인의 숲 같은 중립지대 근처에서 말이야.”
“하지만 미얄 산맥에서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만.”
미얄 산맥도 대표적인 중립 지역이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마법사들에게도 확인해 봤는데 모르겠다고 하니까.”
“혹시 이런 거 갖고 있지 않았습니까?”
전에 박바레에게 받은 뿔을 꺼내자 단주는 고개를 저었다.
“몇 곳은 있었지만 모두 그런 건 아니더군.”
“악의는요?”
“그것도.”
어떤 곳에는 악의가 남아 있기도 했지만 또 어떤 곳은 아니기도 했다.
‘키르케. 어떻게 생각해?’
<주인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은 악마나 몬스터에 의한 포교 아닙니까?>
‘그래.’
몬스터들이 꼭 한곳에 처박혀서 사는 것은 아니다.
먹이를 찾아 헤매기도 하고 토벌을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치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떠돌이라고 하며 그들은 다른 몬스터 무리를 발견하면 그곳에 흡수되거나, 혹은 지배권을 빼앗기도 했다.
‘악마가 몬스터 무리에게 루벨린에 대한 신앙을 주입시켰다. 그리고 그 신앙을 주입받은 몬스터들이 주변을 돌며 다른 몬스터들에게 전파한다. 그 신앙이 자리 잡은 곳에는 이 문양이 있다. 뭐 이런 거 아니겠어?’
<저 역시 주인님의 생각과 같은 의견입니다.>
‘몬스터들의 신앙을 받아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최소한 몬스터들을 결집시킬 수는 있겠지요.>
<또한 종교를 이용하여 몬스터들을 결집하여 하나의 문명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세계에서 몬스터들은 빼앗는 자들이다.
스스로 생산하지 않고, 타인의 것을 빼앗는다.
그것이 식량이든 장비든 생명이든.
그리고 몬스터라는 같은 범주에 있지만 서로를 증오하며 먹이로 삼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결집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마법사들은 몬스터들이 신앙을 갖게 된 것 아닌가 추측하고 있더라. 그리고 진짜라면 심각한 이야기라고 하더군. 그들이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던데…….”
“그러겠죠.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인간들보다 강하니까.”
“그래. 오러나 마력을 쓸 수 없거나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자들은 그들보다 약하지.”
그런 몬스터들이 하나의 세력이 된다면?
그리고 현재의 세계를 공격한다면?
“신앙을 중심으로 모인 몬스터들이 세계의 모든 생명을 죽인 이후에 자결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럼 악마들이 원하는 멸망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주가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얄 산맥에서 그런 짓을 못하는 이유는 저 때문이겠군요.”
“어쨌든 악마들은 널 최대 경계 대상으로 삼고 있으니까. 뭐, 몬스터들이 알아서 이동해서 그곳에도 세력을 이뤄 주길 바라겠지만. 아무튼 이거. 좀 골치 아픈 일이 될 것 같다.”
단주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진짜 별놈들이 나와서 까불고 다니는구만.”
“하하. 어쩔 수 없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내성의 문에 도착했다.
단주를 본 내성의 문지기들이 문을 열어 주자 내부가 보였다.
확실히 외성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문제는 그들의 신앙에 인간이나 이종족들이 감화될 수도 있다는 거겠군요.”
“그렇게 될까? 너무 나간 것 아냐?”
“무지한 자들은 쉽게 휩쓸립니다. 당장 몬스터마저도 신으로 모시던 자들이 있었잖습니까.”
“흠…… 뭐 틀린 말은 아니군.”
그때 건물 한쪽의 입구에서 누군가가 튕겨 날아왔다.
“으아아악!!”
커다란 덩치의 남자였다.
그가 자신에게 날아오자 이안은 그를 받아 내고 옆으로 휙 던졌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인간은 좀 그런 면이 있잖아. 사소한 모략에 휘말리고, 사소한 시비에 이성을 잃기도 하지. 지성은 뒀다가 스튜에 넣어 먹으려는 걸까? 한심하기는.”
부서진 문에서 나온 것은 갑옷을 입은 붉은 머리의 여인이었다.
거스트 수준으로 덩치가 큰 그녀는 인상을 쓰며 자신의 배틀액스를 들었다.
“다시 한번 말해 봐라. 자식아.”
“크아악! 카린! 힘만 센 무식한 년이 숲지기만 믿고 까불다니!! 오늘 블러드 데블을 완전히 부숴 버리겠다!”
“작열파의 간판을 오늘 내리게 해주지!!”
배틀액스를 든 여인과 무투가 남자가 서로 부딪친다.
그것을 보며 단주는 차가운 비웃음을 던졌다.
“저들이 싸우는 이유도 간단해. 적당한 헛소문을 흘려 보내는 것으로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거지.”
“잘 아시는군요. 검화단에서 한 일입니까?”
“아. 우리는 아니고.”
그는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하얀 도복을 입은 채 팔짱을 끼고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어설픈 자는 무인의 숲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그렇군요.”
그사이 카린이라 불렸던 배틀액스의 전사가 남자의 목을 베었다.
그의 목이 뚝 떨어지자 그녀는 씩씩거리다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녀 역시 아까 그 무투가의 공격을 맞은 것이다.
갈비뼈가 나간 것처럼 보이는 카린을 향해 하얀 도복인들이 다가갔다.
다들 숨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들이 하나둘씩 나오자 카린은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새끼들이…….”
“흐흐흐. 카린. 이걸로 끝이다.”
그걸 지켜보던 단주는 검자루를 잡았다.
“이안. 잠깐 여기 있어라.”
“개입하실 생각이십니까?”
“검화단과 블러드 데블은 연합 관계니까. 이럴 때 빚을 만들어 두는 것이 낫지.”
둘러싸인 카린을 향해 단주가 걷자 이안은 어깨를 으쓱이며 함께 걸었다.
“네가 낄 필요 없다.”
“그래도 같이하면 빨리 끝나겠죠.”
“쓸데없는 짓을.”
하지만 말리지는 않는다.
단주와 이안이 다가오자 백의도복인들은 움찔하며 긴장했다.
“……검화단에서 왜 이번 일에 개입하는 거지?”
“화이트 캐슬은 전부터 거슬렸거든. 그리고 숲지기 그 노인네에게 이것저것 받을 것이 있으니까.”
천천히 단주가 검을 겨눈다.
그걸 본 카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제길! 이 빚은 반드시 갚지!”
“너처럼 약해 빠진 녀석이 갚을 수 없으니까 나중에 노인네에게나 말해.”
차갑게 대꾸한 그가 전투를 준비한다.
그걸 지켜보던 이안은 손을 들었다.
<프레데온의 대마법. 뢰정인을 사용합니다.>
이안의 손 위에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그 마법진이 구성된 순간 백의도복인, 내성에서도 강한 클랜인 화이트 클랜의 클랜원들의 얼굴 앞에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헉?!”
“뭐, 뭐야?! 이건!”
“무인의 숲에서 마법을 쓰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습니까?”
“그럴 리가.”
“그럼 빨리 끝내도록 하죠.”
이안은 마법을 발동시켰다.
그의 손에 있던 마법진에서 빛이 터져 나온다.
-쾅! 쾅! 쾅! 쾅! 쾅!
수십 발의 빛이 허공으로 쏘아지자 백의도복인, 화이트 캐슬의 클랜원들은 긴장하며 오러를 피워 올렸다.
하지만.
-쾅!!
그들의 오러로는 허공에서 떨어진 빛을 막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새겨진 마법진에 도장이라도 찍히듯, 수십의 빛은 화려하게 빗발치며 그들을 추격했다.
“제길!!”
한 명이 잽싸게 몸을 피했다.
하지만 이미 찍힌 마법진은 그를 따라 움직였고 떨어지던 빛의 방향을 바꿨다.
“유도까지?!”
그것이 그의 유언이 되었다.
순식간에 수십 명을 압살한 이안은 가볍게 손을 털었다.
“가시죠.”
“……넌 여전히 참…….”
“괴, 굉장하네. 당신 뭐야? 아, 아니. 뭡니까?”
“이안 브랜든입니다.”
“……할아버님께서 말씀하신 그? 와…… 진짜 압도적이네. 아. 소개가 늦었군요. 전 카린 발자크. 무인의 숲 서열 1위 클랜인 블러드 데블 클랜의 제 3대 대장입니다.”
“반갑습니다.”
둘이 인사를 나누자 단주는 담담하게 카린을 가리켰다.
“지금 블러드 데블 클랜도 아까 말한 그 현상을 조사 중이다.”
“뭐. 몬스터들이 모이는 현상? 음. 안 그래도 지금 우리 클랜에서 한 가지 알아낸 것이 있는데…….”
카린은 볼을 긁적거리다가 한숨을 쉬었다.
“이걸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군요.”
“뭔데 그러십니까?”
“몬스터들이 문자를 썼습니다. 이상한 점토판 같은 것을 만들더라고요.”
“……그거 재밌는 얘기군요. 한번 볼 수 있겠습니까?”
이안의 요청에 카린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검화단은 무인의 숲 내성 가장 안쪽에 거점을 두고 있었다.
꽤나 크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그걸 보던 이안이 시선을 돌리자 단주는 다른 쪽으로 눈을 피했다.
“검 말고는 필요 없다더니. 전 검화단은 노숙하는 줄 알았습니다.”
“검화단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건물이지.”
그가 변명하듯 말하는 사이 옆 건물에서 카린이 점토판 몇 개를 가지고 나왔다.
“이게 무슨 문자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적학회 쪽에 문의해 봤지만 그들도 모른다더군요.”
<진리에 접속 중입니다.>
<해석이 완료되었습니다.>
<해석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뭐. 몬스터들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자여야 할 테니까.’
아무도 모르는 문자라고 하더라도 진리를 통한다면 번역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키르케는 빠르게 진리에서 정보를 얻어 와 점토판의 내용을 확인하고 말했다.
<그들의 신의 이름이 얼굴 없는 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달의 교단의 교리는 아니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달을 따른다는 것만으로도 반드시 문제가 생기겠지요.>
현재 대륙에는 태양과 달의 교단이 있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인간들은 태양 교단을.
또 대다수의 이종족들은 달의 교단을 따른다.
그 둘은 서로에게 큰 불만 없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면서 세계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몬스터들이 따르는 신앙에 달이 포함되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분쟁을 노리는 거군.’
<그렇습니다.>
<태양과 달의 교단이 서로 반목하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서로를 미워하게 만들며 힘을 약화시키려 할 겁니다.>
‘이번에는 머리를 좀 쓰고 있군. 뭐 하는 놈인지 얼굴이 궁금하네. 루벨린일까?’
<현재 레벨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안이 피식 웃었을 때.
멀리서 카린과 같은 갑옷을 입은 이들이 달려왔다.
“카린 대장!!”
“뭐냐?”
“케플론 대장이 보낸 전보입니다!”
그녀는 그들이 준 종이를 보고 이를 갈았다.
“이런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새끼들이!”
“무슨 일입니까?”
의아해하는 이안에게 카린은 싸늘하게 말했다.
“무인의 숲에서 북쪽에 있는 코웰도 협곡에 마을이 하나 있는데. 그 마을을 몬스터들이 공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마을에서 인신 공양을 했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