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01화(201/300)
◈ 제201화
101. 덤벼드는 놈들 – 1
새까맣게 타 버린 그가 축 늘어지자 이안은 부서진 벽 너머에 있는 이들을 보았다.
“히익.”
“너희. 이 작자와 같이 온 거지? 누구냐.”
<무인의 숲 내성에 위치한 서열 7위의 클랜인 백경 클랜입니다.>
<블러드 데블과 검화단을 습격하여 내성 내의 위치를 올리려 하였습니다.>
<최근 폭발왕 카를을 받아들여 무인의 숲에서 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인님께서 무인의 숲에 오신 것을 듣고 명성 획득을 위해 습격했습니다.>
“……이안 브랜든! 이번 일은 무인의 숲의 일! 당신은 끼어들지 마시오!”
“누구한테 명령이지?”
-서걱!
어느새 뽑힌 이안의 검이 허공을 그었다.
그와 동시에 나섰던 무인의 목이 떨어졌다.
그걸 본 단주는 감탄했다.
“아. 저건 진짜 탐나는 기술이라니까.”
물론 단주도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안처럼 정확하고, 또 예리하게는 할 수 없다.
그가 입맛을 다시는 사이 이안은 나머지 백경 클랜원들을 보았다.
“덤빌 놈들 있으면 계속 덤벼.”
“……이안 백작!! 당신이 왜 블러드 데블을 돕는 것이지? 숲지기와 손을 잡은 것인가?!”
“딱히 그와 손을 잡은 건 아닌데.”
“그런데 어째서 무인의 숲의 행사에 끼어드는 것인가!!”
그가 거칠게 외치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다시 검을 허공을 향해 그었고 그의 목이 떨어졌다.
“내 마음이다. 왜. 그리고 덤빈게 누군데 그딴 소리를.”
“히이익!”
한 번에 한 명씩.
백경 클랜원들의 목이 떨어진다.
“남 밥 먹는 데 와서 시비 걸었으면 죽을 각오정도는 한 것 아닌가?”
“제길!! 후, 후퇴하라!”
결국 저항을 포기한 백경 클랜원들이 도망친다.
그들이 가는 것을 지켜보던 이안이 검을 들어 올리자 카린은 그를 잡았다.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안 백작님. 저희 쪽에서 해결하겠습니다.”
이안은 힐끔 그녀를 보고 검을 다시 검집으로 밀어 넣었다.
그걸 지켜보던 블랜치와 윌디는 감탄했다.
아카데미에서도 그렇지만 무인의 숲에서도 이안은 여전히 가차 없었다.
“너 여기 오래 있으면 저런 놈들이 계속 달라붙겠다. 그리고 그러면서 무인의 숲 무인들이 진짜 절반은 죽을 것 같고.”
단주가 한마디 하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그의 미소를 본 단주는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의 폭발로 식당은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이 판국에 여기서의 식사는 더 이상 무리다.
“검화단으로 가자. 그리고 카린. 이차 습격이 있을 텐데 막을 수 있겠나?”
“흥. 이 정도는 막을 수 있어.”
“그래? 그럼 알아서 하라고.”
단주가 무너진 틈을 통해 나가자 블랜치와 윌디는 이안을 보았다.
넌 어쩔 거냐는 의미가 담긴 시선을 받은 이안은 곧바로 손짓했다.
“너희는 지금 출발하는 게 낫지 않나 싶은데.”
이번 일은 어떻게 하게?”
“아니 그걸 떠나서 이안 혼자 괜찮겠어요?”
“이거 조사하려고 이번 훈련에 참가 안 하는 거야. 그리고 이동도 내가 마음먹으면 너희보다 빨리할 수 있고.”
“흠. 그렇다면 괜찮긴 한데.”
“그리고…….”
이안은 자신의 팔찌를 들었다.
그것을 툭툭 조작하자 홀로그램과 같은 빛이 떠올랐다.
“헉? 뭐야?”
“테스트 기능 중 하나. 설명서 안 봤냐?”
“어. 아직 안 봤지.”
고개를 끄덕인 홀로그램을 조작하자 블랜치와 윌디의 팔찌에도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와…… 이건 또 뭔데?”
“장거리 의사 전달 기능이지. 아직 개량이 안 돼서 장문은 힘들겠지만. 단문 정도는 전달 가능해.”
“범위가 어느 정도인데?”
“아마 제국까지는 가능할걸? 내려가면서 이것과 비슷한 상황 발생하면 그거 눌러 줘. 내가 그쪽으로 갈 테니까.”
“좋네.”
“다른 애들도 알면 좋을 텐데요.”
윌디가 신기해하며 팔찌를 바라보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애들한테 다 전달됐을 거야.”
“그래? 그럼 다행이네. 일단 알았어. 아. 그런데 단주님한테 한 수 배운다는 건…….”
“그건 내가 전해 주지. 나중에 아카데미에서 배워.”
“그래야 하나. 야. 아무튼 너도 몸조심해라.”
“그리고 먀네도 조심하고요.”
“먀아아~.”
먀네가 인사해 주자 윌디는 먀네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그사이 블러드 데블에서도 이야기를 듣고 말을 준비해 놓았다.
“이렇게 보내려니 아쉽네.”
“언젠가 또 만날 수 있겠죠. 그럼 가 보겠습니다.”
블랜치와 윌디가 말을 타고 멀어진다.
그걸 지켜보던 이안은 카린에게 인사한 후 검화단으로 들어갔다.
꽤나 고풍스러운 건물 내부에 들어가자 몇몇 가면인들이 이안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들의 인사를 받아 주며 단주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는 몇 가지 책을 꺼내 놓았다.
“뭐 하십니까?”
“몬스터들이 인신 공양을 했던 기록이 있나 찾아보고 있다.”
“없을 겁니다.”
“그래도 모르잖냐. 검화단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이다. 그러니…….”
<없습니다.>
진리에 접속해 기록 여부를 확인한 키르케가 보고하자 이안은 쓰게 웃었다.
말해도 듣지 않는다면 뭐라고 하겠나.
그렇게 단주가 기록을 찾는 동안 이안은 검화단에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 * *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단주는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젠장. 진짜 없을 줄이야.”
“없을 거라고 했잖습니까.”
“확인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냐? 으. 일단 좀 씻어야겠군.”
실망한 단주가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문이 열리며 가면을 쓴 남자가 들어왔다.
“단주님께서는 어디 가셨습니까?”
“씻으러 가셨지. 무슨 일이야?”
“음…… 이게 검화단의 일이라…….”
“몬스터와 관련된 일이면 나한테 말해도 괜찮아.”
“무인의 숲 남쪽으로 하루 정도 내려가면 콘웰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무인의 숲과 거래를 하는 마을인데 그곳의 사냥꾼이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몬스터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사냥꾼이 발견한 것은 고블린이었다.
떠돌이로 보이는 홉고블린과 고블린 몇 마리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이동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혹시나 싶어 추적해 봤는데 그들이 한 동굴로 들어가고 있었다.
“단순하게 떠돌이 몬스터였다면 괜찮겠지만…… 놀랍게도 그곳에 비슷한 방식으로 주변을 경계하며 들어가는 다른 놈들도 있었습니다.”
개 머리를 가진 몬스터인 코볼트, 그리고 트롤 두어 마리, 거기에 야가와 오크까지.
“놀라지 마십시오. 심지어 미노타우로스와 오거도 있었습니다.”
“그래?”
“예. 그래서 사냥꾼이 바로 돌아와 저희에게 말했고 저희도 바로 알리러 온 겁니다.”
저번 레드 시티의 일 이후로 검화단은 루벨린에 대한 흔적을 찾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도 그것과 관련된 일이 아닐까 싶어서 빠르게 보고한 거란다.
검화단 검사의 말을 들은 이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가 봐야겠네.”
“검화단의 일입니다만.”
“됐어.”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단주가 나오자 검사는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단주님을 뵙습니다. 그게…….”
“얘기는 들었다. 나와 이안이 가 볼 테니까 너희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도록.”
“알겠습니다.”
단주는 벽에 걸려 있는 검을 쥐었다.
로키의 문양이 새겨진 검을 중년인에게 휙 던진 그는 다른 검을 챙겨 들었다.
“지금 내성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차하면 그거 써서 막아.”
“알겠습니다.”
그가 나가자 단주는 이안을 보며 말했다.
“가지.”
무인의 숲에서 나와 남쪽으로 이동해 콘웰에 도착하자 검화단의 검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위치를 들은 이안과 단주는 바로 그 동굴로 향했다.
동굴 근처에는 검화단의 검사 한 명이 감시하고 있었다.
“나왔나?”
“아닙니다.”
‘키르케. 탐색해봐.’
<지하로 이어지는 동굴입니다.>
<지하에 포와르의 유적이 존재합니다.>
<다수의 몬스터가 존재합니다.>
‘악의는 없나?’
<흔적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악마는 없습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이안은 어깨를 으쓱인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죠.”
“음.”
“무운을 빌겠습니다.”
검화단 검사의 인사를 받은 둘은 바로 동굴로 내려갔다.
빛 하나 없는 동굴에 들어가자 먀네는 기분 나쁘다는 듯 울었다.
“먀아아아~!”
그 순간 먀네의 몸에서 빛이 뿜어진다.
그걸 본 단주는 감탄했다.
“먀네가 더 강해진 것 같군.”
“이래저래 잘 먹이고 잘 키우고 있으니까요.”
“저 정도면 마스터 수준이겠는데…….”
먀네에게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느낀 단주가 말했을 때.
이안은 가볍게 손을 들었다.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옵니다.”
단주는 벌써 검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그의 말대로 낮은 진동음이 들린다.
그리고.
-퍼걱!!
동굴 벽에서 날카로운 무언가가 쏘아졌다.
“락 스네이크다!”
바위 사이를 오가는 뱀 형태의 몬스터다.
몸의 변화가 슬라임 수준으로 자유롭지만 오로지 바위틈에서만 살며 접근하는 모든 것을 공격한다.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기록을 떠올리며 이안은 목을 노리는 락 스네이크를 잡아챘다.
-시이이익!!
락 스네이크는 하나가 아니었다.
동굴의 바위 틈새에서 수십 마리의 락 스네이크가 움직이고 있었다.
“비켜라. 이안.”
이안이 잡은 락 스네이크를 쥐어 터트리자 단주는 검을 쥐었다.
그의 검에 오러가 깃든 순간 이안은 고개를 젓고 검을 들었다.
-탱!!
그리고 검면을 손가락으로 튕기자 락 스네이크들의 움직임이 변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를 드러낸 락 스네이크들이 공격을 멈추고 바위 틈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뭐 한 거냐?”
“락 스네이크는 단순한 몬스터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연구한 결과 뱀 형태이지만 실제로는 슬라임과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더군요.”
즉, 지성이 없고 본능으로만 움직이니 간단한 음파 공격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그거 신기하군. 이렇게 하는 건가…….”
단주는 검을 뽑고 손가락으로 검면을 튕겼다.
그리 어려운 음공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단주는 몇 번만으로 이안이 한 것을 흉내 낼 수 있었다.
“좋네. 저런 것들은 베기도 귀찮은 것들인데. 그나저나 넌 이런 기술을 어디서 배운 거냐?”
“여기저기서 배웠죠. 아. 저기군요.”
락 스네이크의 함정을 피해 내려가자 넓은 공동이 보였다.
그리고 그 공동의 끝에는 유적의 입구가 있었고 그 앞에 두 마리의 트롤이 있었다.
“이런 미친.”
트롤들이 수인족 시체를 씹고 있었다.
그걸 본 단주는 빠르게 나서서 트롤들을 토막 내 버렸고 유적의 입구를 보며 말했다.
“어이. 이안. 저거…….”
유적의 입구에서 무언가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걸 본 이안은 어이없어하며 고개를 저었다.
나온 것은 고블린과 오크, 그리고 트롤로 이루어진 몬스터들이었다.
단순하다면 단순한 몬스터지만 이안이 어이없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다른 종의 몬스터들이 파티를 구성했다?”
투구와 방패, 도끼.
그리고 어설프게 만든 갑옷을 착용한 오크들.
그리고 검과 방패를 든 고블린 검사들.
마지막으로.
“……저거 설마 사젠가?”
“그런 것 같군요.”
가죽으로 만든 어설픈 옷을 입은 트롤은.
루벨린의 문양을 형태로 이룬 듯한 지팡이를 경건하게 들고 있었다.
그걸 보던 단주는 이안에게 말했다.
“저거 어째 사람이 만든 것 같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