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03화(203/300)
◈ 제203화
102. 용의 자식들 – 1
“흐아…… 으으…… 으아아…….”
프림벨은 사지가 잘린 고통에 비명을 터트렸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지만 용인의 강인한 생명력은 그에게 죽음이 아닌 재생을 가져오고 있었다.
잘린 팔다리에서 새로운 팔과 다리가 생겨나려 하자 이안은 거침없이 그의 머리를 걷어차 버렸다.
-빠아아악!!
튕겨 나간 그가 벽에 부딪힌다.
울컥 피를 토해 낸 그가 뭔가 말하기 전, 이안은 뛰어가 그를 잡은 후 허공으로 던져 버렸다.
-서걱!!
가슴이 갈라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프림벨은 죽지 않았다.
“허억. 허억.”
그저 고통받을 뿐.
그사이 잘린 양팔과 양다리가 완전히 재생했다.
“이 개 같은 놈이!!”
-화르르륵!!
쩍 벌어진 그의 입에서 막대한 불길이 쏟아진다.
몬스터들이 만든 마을을 모두 불태울만한 강력한 불길이 쏘아졌지만 이안은 그저 차갑게 웃으며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천마신공 달의 장.
빙환.
그의 검에 맺힌 은색 기운이 구체가 되어 날아들었다.
단숨에 불길을 꺼트리며 날아드는 빙환을 프림벨은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쩌저저저정!!
벽에 닿은 빙환이 터지며 주변을 얼려 버린다.
그 막대한 위력에 프림벨은 섬뜩함을 느꼈다.
“미친…….”
-서걱!!
그 짧은 틈이 만들어진 순간 또다시 사지가 잘렸다.
허공에서 추락한 프림벨을 잡은 이안은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으며 검을 움직였다.
-푹!!
“카아아아악!!”
“이제 시작인데 뭘 그리 엄살을 피우는 거냐? 자. 게헤른 어디 있냐.”
“크, 크흐흐…… 그분께서는 지옥에 계시지.”
“계속 나 피해 다니지 말고 슬슬 기어 나오는 게 어떨까 싶다.”
“카하하하!! 게헤른 님께서 나오신다면 네놈 따위가 감히 상대나 될 성싶으냐!!”
-우우웅!!
낮은 진동음과 함께 프림벨의 몸에서 막대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
이안이 뒤로 물러나 그것을 피하자 그사이 다시 몸을 재생시킨 프림벨은 눈을 번뜩였다.
파충류의 금색 눈동자에 살의가 깃든다.
“하찮은 인간 따위가 감히 용의 힘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걱!!
또다시 팔이 잘렸다.
하지만 예측하고 있었는지 프림벨은 팔을 내어 주고 이안에게 돌진했다.
“캬하하하!!”
날카로운 뿔이 심장을 노렸다.
몸 전체에 오러와 같은 기운을 뒤덮은 그 돌진을 보며 이안이 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먀아아아아!!”
이안의 뒤에 있던 먀네가 울었다.
그와 동시에 먀네의 몸에서 쏘아진 빛이 프림벨의 돌진을 막았다.
“윽?! 이 개 같은 빛의 정령이!”
“고양이 같은이라고 해야지.”
-우드드득!!
어느새 뒤에서 나타난 이안은 프림벨의 남은 한 팔을 잡고 비틀어 꺾어 버렸다.
기묘한 방향으로 틀어진 팔에 그가 고통받는 사이 이안은 그대로 그의 머리를 후려쳤다.
-콰아앙!!
프림벨이 바닥에 꽂히며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그 흙먼지가 가라앉았을 때 프림벨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도망쳤나……라고 할 줄 알았냐.”
그리고 빠르게 검을 던졌다.
아무것도 없던 벽에 검이 꽂히자 투명화를 써서 피하려던 프림벨의 모습이 나타났다.
검에 꿰뚫린 그의 복부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허억…… 헉…… 어떻게……. 뭐냐……?”
“숨을 거면 기척이라도 잘 감추든가.”
같잖다는 듯 그를 비웃은 이안은 다가간 후 머리를 잡았다.
몇 차례나 죽을 정도의 고통을 받았기 때문일까?
프림벨은 더 이상 재생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바로 안 죽인 이유 정도는 알겠지? 자. 이제 대답해 봐.”
이안은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왜 용인이 게헤른을 따르지?”
“흐. 흐흐흐…… 너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크크크…… 그야 그럴 수밖에. 게헤른 님께서 마지막 용이시니까.”
“악마가 아니라고?”
“후후후후…… 그래. 게헤른 님께서는 이 세계에 남은 유일한 용이며, 유일하게 악마의 힘을 보유한 용이시다.”
그러니 용인인 자신이 그를 따르는 것이다.
프림벨의 설명을 들은 이안은 신기해하며 키르케에게 물었다.
‘용이 악마가 될 수 있나?’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만 꽤나 어렵지요.>
전에 만났던 리치.
마도국의 로드 중 하나였던 칼테그 역시 악마가 되려 했었다.
그런 만큼 용이 악마가 되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었다.
<용이 악마가 되기 위해서는 대악마 수십을 잡아먹으면 됩니다.>
“그런가? 그럼 하나 더. 루벨린에 대해서 뭐 아는 것 있냐?”
“크아아아!!”
그사이 체력을 회복했는지 프림벨은 이안에게 눈을 번뜩였다.
간신히 피어를 발휘한 그를 비웃으며 이안은 입을 열었다.
“그 저항감. 매우 훌륭하다. 그러니 나도 정성을 다해서.”
-콰득!!
그의 머리를 잡고 벽에 강하게 찍은 이안은 싸늘하게 말했다.
“괴롭혀 주지.”
결국 계속되는 폭력을 프림벨은 이길 수 없었다.
고문과 폭력에 버티지 못하고 모든 것을 말한 후 안식을 찾은 그가 쓰러지자 이안은 그의 시체 위에 앉았다.
‘정리해 보자. 그러니까 게헤른은 이 세계에 있던 모든 용을 살해하고 유일한 용이 되었다지?’
<그렇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대악마들마저 먹어 버렸고.’
<예.>
‘이후 마룡이 되어서 지옥으로 가 버린 후에 루벨린에게 힘을 받아 칠대 죄악이 되었다라. 자. 그럼 그가 왜 마룡이 된 걸까?’
<재능의 별 때문 아니겠습니까?>
<만약 다른 용들이 그것을 만드는 것을 막았다면 충분히 적대관계가 될 수 있겠지요.>
‘좋아. 그럼 그건 그렇다고 치자고. 어쨌든 지금 몬스터를 이용하는 짓은 게헤른의 짓이군.’
몬스터들이 신앙을 갖게 하고, 특정한 몇몇 몬스터들에게 힘을 주어 그들이 세력을 만들게 한다.
그리고 그들이 대륙을 공격하게 한다.
그것이 게헤른이 꾸미고 있는 세계 멸망의 방법이었다.
‘아까 프림벨이 자기들이 중립 지역에서 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대륙 내에서 중립 지역이 아닌 곳은 각 나라에서 기사와 군대를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협력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도 가담할 테고.
그러니 그곳에서는 몬스터들이 세력을 갖춰도 금방 토벌된다.
하지만 중립 지역은 달랐다.
당장 병력을 함부로 보낼 수 없는 만큼 어느정도 세력이 만들어지는 정도로는 쉽게 토벌군을 보낼 수 없다.
그렇기에 프림벨을 비롯한 다른 용인들이 중립 지역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있다 말했다.
<현재 대륙에 중립 지역은 모두 여섯 곳입니다.>
첫 번째가 바로 아카데미가 있는 미얄 산맥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무인의 숲.
세 번째는 잊힌 도시.
네 번째가 드워븐 시티.
다섯 번째가 제국 남부와 남부 대초원의 경계 지역.
그리고 여섯 번째가 바로 엘프의 숲이었다.
‘일단 아카데미 쪽 미얄 산맥은 제외해 보자고, 그리고 무인의 숲은 끝났고, 잊힌 도시는…… 차원수들이 신앙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럴 리가요.>
<또한 가디언들 때문에 그곳에서는 몬스터들이 세력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세 곳이 남는다.
드워븐 시티와 엘프의 숲, 제국과 대초원의 경계 지역.
검성의 말로는 엘프의 숲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하니 한번 확인해 보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시간적인 여유는 있습니다.>
‘그럼 한번 가 보는 게 낫겠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프림벨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것을 향해 이안은 손가락을 겨눴고 잠시 후 꺼지지 않는 불이 시체를 불태워 버렸다.
그리고 그 불길은 삽시간에 몬스터들의 마을로 번져 나갔다.
“먀네. 가자.”
“먀아아~.”
불길을 바라보던 먀네가 폴짝 뛰어 이안에게 매달렸다.
그렇게 먀네를 데리고 나온 이안은 바깥에서 기다리는 단주를 마주쳤다.
“왜 여기 계십니까? 포로들은요.”
“애들이 와서 데리고 갔다. 일단 무인의 숲에서 쉬게 두고 있어. 그런데 안에서 무슨 일 있었냐?”
“예.”
“뭔데.”
이안은 프림벨과 그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단주는 그것을 듣고 짧게 신음한 후 고개를 저었다.
“진짜 놀랄 일이군. 용인이라. 용은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그런 것 아니었나?”
“저도 진위 여부 자체는 모릅니다. 만나 봤어야 알지.”
이안이 어깨를 으쓱이자 단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지금 몬스터들의 변화는 게헤른의 짓이라는 것이겠군.”
“예. 머리는 참 잘 굴리고 있네요.”
악마들의 투입을 최소화하며 최대의 효과를 내고 있으니까.
지금까지 있었던 칠대 죄악들과는 아예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차라리 지금까지의 놈들처럼 현계하든, 아니면 대놓고 악마들로 공격하든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악의로 찾기라도 쉽지. 하. 용인? 찾는 것도 일이겠군.”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엘프의 숲이라. 가 볼 생각이냐?”
“예.”
“그럼 같이 가지.”
“같이 가면 늦습니다.”
“어차피 게이트 타고 가야 하잖냐. 여기서 엘프의 숲까지 가는 길 정도는 안다.”
가장 가까운 게이트를 타고 대륙 서북쪽에 위치한 게이트에 간다.
거기서 서북쪽으로 며칠 더 들어가면 달의 교단 본단이 있는 수인족의 숲이 나온다.
그곳에서 또 며칠 더 서쪽으로 가면 엘프의 숲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몇 번 가 본 적이 있기에 그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혼자가는 게 더 빠릅니다.”
“어떻게?”
“이렇게요.”
이안은 팔찌를 조작했다.
잠시 후 그의 몸이 사라지고 뒤쪽에서 나타나자 단주는 기겁했다.
“뭐, 뭐냐? 그거.”
“워프 장치입니다. 지금 아카데미에서 개발하고 있는 거죠.”
“아. 그 영맥 없이 쓸 수 있다는 게이트? 벌써 만든 거냐?”
“그걸 들으셨습니까?”
“마탑에서 지금 난리다.”
몬스터들의 일로 마탑에 갔다가 들었던 기억을 떠올린 단주는 고개를 돌려 그의 팔찌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진짜 탐난다.”
“나중에 아카데미 와서 하나 사 가시죠. 단주님이니 예약 정도는 받아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테스트 끝나면 그때 공식적으로 팔 생각이다.
이안이 웃으며 말하자 단주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비싸겠지?”
“그럼 이게 싸겠습니까?”
“으음…… 그런데 그거 아카데미로만 갈 수 있다면서? 넌 어떻게 하는 거냐?”
“좌표 계산만 할 수 있으면 그냥 써도 됩니다. 물론 실패하면 죽겠지만.”
그 말에 고민하던 단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인 할인 되나?”
“되겠습니까?”
이안이 피식 웃으며 딱 잘라 말하자 단주는 검을 꽉 쥐었다.
“앞으로 바쁘겠네.”
* * *
일단 무인의 숲으로 돌아온 이안은 포로로 잡혀 있던 이들의 증언을 들었다.
하지만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다.
굳이 한 가지를 말하자면 몬스터들은 달이 뜨는 날 의식을 지냈다는 것이다.
“어쩌면 달의 교단이 관련되었을지도…….”
“뭔 개소리야! 달의 교단이 왜!”
사로잡혀 있던 엘프가 외치자 인간 중 하나가 되받아쳤다.
“몬스터들이 너희 이종족들은 좀 살살 대했잖냐!! 그리고 먹이로 삼는 것도 인간뿐이었다고!”
“그건 너희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적어서 그런 거겠지!”
인간과 이종족이 싸운다.
서로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것을 보며 단주는 쓰게 웃었다.
“효과는 끝내주네. 차별하면서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게 한다라…….”
그가 감탄하자 이안은 짐을 챙기고 일어났다.
“전 가 보겠습니다. 저들은 부탁드리죠.”
“그래.”
그에게 씩 웃어 준 이안은 바로 엘프의 숲으로 워프 장치를 작동시켰고.
워프가 끝났을 때.
이안은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꽤나 많은 몬스터들이 숲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