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7)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07화(207/300)
◈ 제207화
104. 네 것은 내 것 – 1
“미친놈.”
자클은 바로 지팡이를 겨눴다.
그 순간 모습이 변화한 몬스터들이 포효하며 이안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미 전투의 준비를 끝내 놓았기 때문일까?
거스트는 바로 오러를 흩뿌리며 그들을 공격했다.
“하하하!! 오러 따위로 잡을 수 있을 성싶으냐!!”
오러의 공격에도 자클은 비웃을 뿐이었다.
거스트가 인상을 쓰며 뭔가 말하려는 찰나, 오러에 맞은 몬스터들이 벌떡 일어났다.
“아니?!”
“너희는 가능성의 의미를 모른다! 변화의 의미를 모른단 말이다!!”
“크르르르르…….”
오러에 맞아 가슴이 갈라진 리자드맨의 몸이 치유되고 있었다.
어떤 오크는 그저 흙먼지만 툭툭 털어 낼 뿐이었다.
머리가 잘렸던 트롤이 구르던 자신의 머리를 들어 상처에 올리자 치유가 된다.
누구라도 놀랄만한 광경 앞에서도 이안은 언제나처럼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클이 의기양양해히자 크라울리가 뛰었다.
“흥! 그럼 저 지팡이만 빼앗으면 되는 거겠지!!”
손톱을 길게 늘린 그녀가 공격을 한 순간.
자클은 지팡이를 강하게 내리찍었다.
-쿠우우웅!!
순간 공동의 끝에서 검은 기운이 튀어나왔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빠른 속도에 놀란 크라울리는 공격을 멈추고 그것을 쳐 냈다.
“꺄아악?!”
하지만 검은 기운은 뱀처럼 움직이며 크라울리를 잡아챌 뿐이었다.
“뭐, 뭐야?! 이거!”
꽤나 오래 산 크라울리조차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당황한 그녀를 향해 이안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웜 같은데.”
“웜?! 하지만 웜은…….”
웜은 대형 몬스터 아닌가.
그런 대형 몬스터가 이렇게 작다니.
아니, 작은 건 둘째 치고 형체조차 제대로 이루지 않는 것이 의문이다.
“좀 이상한 방향으로 변화했군. 음…… 고스트 계열과 비슷한 변화라고 봐야 하나?”
“흐흐흐흐…….”
고전하는 둘을 보며 자클은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걸 본 거스트는 이를 갈았다.
“제기랄!!”
-콰아아아앙!!
그녀의 주변으로 오러가 폭발하듯 퍼져 나간다.
그것에 휩쓸린 몬스터들이 나가떨어지자 거스트는 강하게 외쳤다.
“이 망할 야가 새끼가!!”
그리고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그런 그녀를 자클은 비웃으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채애애앵!!
“뭣이?!”
거스트의 손에 들려 있는 오러 블레이드를 막은 것은 푸른 빛이었다.
“맙소사!! 몬스터가 오러라니!!”
“하하하. 머저리들. 오러가 너희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리고 훌쩍 뛰어올랐다.
일반적인 야가의 움직임을 훨씬 넘어선 빠르고 기묘한 움직임에 거스트는 당황했다.
그녀가 검을 움직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수록 자클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채애앵!!
일격을 막아 낸 거스트가 튕겨 났다.
뒤로 물러난 그녀를 향해 이안은 피식 웃었다.
“약해 빠졌네.”
“크악!”
분통을 터트린 거스트는 검을 꽉 쥐었다.
그사이 몬스터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 이 자식들이 진짜!!”
자클은 히죽 웃으며 허공에 잡혀 있는 크라울리를 보았다.
여전히 그녀는 고스트 웜에게 잡힌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악마라고 하더라도 생명의 변화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지.”
“이까짓……. 어, 어라?!”
그녀가 힘을 주자 웜의 몸에서 빛이 뿜어졌다.
은은한 태양의 기운이 크라울리가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든다.
“뭐…… 뭔데?!”
“태양을 담은 웜이다. 고스트의 힘과 태양의 기운을 동시에 지닌 덕분에 덩치는 줄었지만…… 후후후. 악마들 잡기에는 아주 좋지.”
자클은 야가의 흉측한 얼굴을 비틀며 웃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이안이 검을 뽑자 자클은 지팡이를 겨눴다.
“아무리 네놈이라고 하더라도 궁극의 변화를 마친 나를 이길 수는 없…….”
-서걱!
그의 말이 끝나기 전 이안은 허공검을 사용했다.
일격에 목이 잘린 자클이 털썩 쓰러지자 거스트는 감탄했다.
“잘난 척하더니 일격도 버티지 못하네?”
“아니. 버텼어.”
“어?”
거스트가 의아해했을 때.
자클의 사체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바닥에 있는 머리를 잡아 다시 원래 자리로 놓았다.
“흐. 흐흐흐흐…… 흐흐흐흐!! 으하하!!”
일격을 버텨 낸 것이 꽤나 즐거웠나 보다.
자클은 기분 좋게 웃은 후 눈을 번뜩였다.
“악마학살자라 불리는 네놈도 날 당해낼수 없다. 흐흐. 이거 내가 지옥에 갈 수만 있다면 파클로드님을 대신해 지옥을 평정해둘텐데!!”
그러며 지팡이를 들었다.
순간 마법진이 펼쳐진다.
그걸 본 거스트가 긴장했을 때.
이안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것만으로 마법진이 사라져 버렸다.
“어?”
그것이 다였다.
어느새 그의 곁으로 다가간 이안이 검을 휘두르자 자클의 몸이 산산조각 나 버렸다.
“어디 이것도 버텨 보시지?”
대답은 없었다.
아무리 재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산산이 조각난 몸까지 회복할 수는 없었으니까.
잘 다져진 고깃덩어리가 된 자클을 비웃은 이안은 바닥에 있는 지팡이를 들었다.
꽤나 화려한 지팡이였다.
지팡이의 전체는 황금으로 이루어졌으며 끝에는 칠흑처럼 검은 보석이 끼워져 있다.
세공 역시도 최고급 수준인 것을 보니 보통 물건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용의 지팡이입니다.>
‘뭔가 아는 게 있나?’
<드워븐 시티의 기록에 나와 있습니다.>
<과거 지하의 용이었던 파클로드는 수많은 드워프들을 지배했다고 합니다.>
<그는 드워프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하며 많은 마법을 연구했는데, 그때 만들어진 지팡이가 용의 지팡이입니다.>
이안은 지팡이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 지팡이 자체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검은색 보석이다.
전에 얻었던 재능의 별과 같은 힘이 보석에 담겨 있었다.
‘지팡이를 이용해서 가능성의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군. 이 보석은 재능의 별의 프로토타입이라고 봐야 하나.’
<그렇습니다. 다른 종의 가능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다른 종이라.’
<파괴, 그리고 지배, 폭력, 그런 것들에 대한 가능성만이 사용된 모양입니다.>
‘인간이나 이종족의 가능성이 아니라는 얘기군. 몬스터의 재능을 모아서 만들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인간과 이종족을 제외한 몬스터들은 만들지 못한다.
그러니 그들의 가능성만을 이용한다면 파괴에 관련된 변화밖에 되지 못하겠지.
“야!! 이안!! 놀고만 있을 거냐?!”
이안이 용의 지팡이를 보며 키르케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거스트가 거칠게 외쳤다.
파괴를 위한 변화를 이룬 몬스터들이라 그런지 그녀도 다수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크라울리. 놀지 말고 일해라.”
“아니 노는 게 아니…….”
“먀아아아아!!”
뛰어오른 먀네가 크라울리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크게 울자 태양의 기운을 보유한 웜이 녹아내린다.
“오…… 빛의 정령! 제법인데?!”
“먀아!”
먀네가 우쭐해하자 크라울리는 이를 드러냈다.
고작해야 몬스터에게 잡힌 것이 자존심이 꽤나 상했나 보다.
“건방진!!”
날개가 펼쳐진다.
대악마로서의 힘을 드러낸 크라울리는 붉은 기운을 흩뿌리며 거스트와 함께 몬스터들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화가 된 몬스터들은 둘의 공격도 버텨내고 있었다.
백중세를 이루는 그들을 보던 이안은 지팡이를 들었다.
‘이걸로 강제 진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퇴화도 가능하다는 거겠지? 이거 어떻게 쓰냐?’
<분석 중입니다.>
<분석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안은 지팡이를 들었다.
그 순간 지팡이의 보석에서 빛이 뿜어지며 몬스터들의 몸에 닿았다.
“크르르르르…… 크어…….”
몬스터들이 원래 형태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것을 확인한 거스트와 크라울리는 바로 학살을 시작했다.
“허억…… 헉헉…….”
“뭐 이딴 게 다 있어?!”
몬스터들을 모두 해치우고 나자 거스트와 크라울리는 주저앉았다.
“야. 이안. 그거…… 엄청 위험하겠는데……?”
몬스터들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니.
마스터인 자신도, 그리고 대악마인 크라울리도 고전할 정도의 몬스터들이 늘어난다면 세계는 끝장이다.
그녀가 경계하며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겠지.”
“만약 다른 몬스터도 이렇게 변한다면…….”
“이런 지팡이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아. 이런 게 더 있진 않겠지.”
“그래.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아버님께서도 더 이상은 그 지팡이를 만들어내실 수 없으시다고 하시더군.”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거스트와 크라울리는 긴장하며 그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곳에서 걸어 나오는 것은 하나의 용인이었다.
리자드맨과 닮았지만 머리에 두 개의 긴 뿔이 있고 등에는 커다란 날개가 있다.
정장을 입은 검은 비늘의 용인은 이안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했다.
“소개하지. 게헤른의 자식 미들…….”
“미들톤!! 저 자식이 게헤른의 오른팔이야!!”
이안이 빠르게 검격을 날리자 미들톤은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너무 화내지 말라고. 난 대화를 하러 온 것이니…….”
“대화 받아 줄 생각 없다.”
<천축의 삼장. 제석천의 검을 사용합니다.>
-파지지지직!!
이안의 검에서 솟구친 신성한 전격은 그대로 미들톤의 몸을 후려갈겼다.
“끄아아악!!”
비명을 내지른 미들톤이 추락한다.
바닥에 떨어진 그가 꿈틀거리다가 축 늘어지자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쪽 정리 끝났으니까 잡혀 있는 사람들 풀어 주자고.”
“그렇게 막 죽여도 되나? 정보를 좀 더 얻어 내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알아야 할 정보는 거의 다 얻었어. 이젠 게헤른의 계획을 막고 그만 잡아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긴 한데…….”
아무리 게헤른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잡으면 끝이다.
이안은 미들톤의 시체를 꺼지지 않는 불로 태워 버린 후 말했다.
“돌아가자.”
남은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잡혀 있던 이들을 구했다.
그리고 이곳의 레어를 모조리 불태워 없애 버린 후 마을 근처에 돌아왔을 때는 해가 뜨고 있었다.
“리빌시아도 오늘쯤 돌아올 것 같고……. 크라울리. 넌 가라. 그리고 지옥의 움직임을 좀 파악해 오고. 아니 뭐 제대로 파악하는 게 없냐?”
“아, 아니.”
“게헤른이 이런 짓 하는 정도는 알아와야 할 것 아냐. 확 씨 3박 4일 동안 긴고아주만 외워 버릴까 보다.”
“최,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
하얗게 질린 그녀가 변명하고 도망치듯 사라지자 거스트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몬스터들의 공격이 없을까?”
“글쎄?”
이안이 시큰둥하게 대꾸했을 때.
멀리서 엘프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오셨군요.”
“의회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바로 가시죠.”
“그래야겠군. 거스트. 넌 어떻게 할 거지?”
“난 다른 쪽에도 이런 일이 있나 확인해 보도록 하지.”
그녀는 휙 가 버렸고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 그리고 이안 백작님. 한 가지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만…….”
“뭡니까?”
리빌시아는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세계수에 가시면, 그리고 의회에 가시면 화를 내시거나 놀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말에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그럴 일이 있겠습니까?”
그녀에게 말해 준 이안은 숲의 서쪽 끝으로 이동해 세계수에 도착하자 눈을 크게 떴다.
“이건 또 뭐야.”
그의 눈앞에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커다란 나무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나무에 한 악마가 묶여 있었다.
“크흐흐흐…….”
그걸 보던 이안이 가리키자 리빌시아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첫 번째 악마 루시엔입니다. 저 악마는 세계수에 봉인되어 있지요. 그렇기에 세계수에는 아무나 접근시키지 않는 겁니다.”
“알려져 봤자 좋을 일은 아니겠군요. 세계수에 악마가 있다니.”
“예.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도 비밀을 유지하지요.”
그가 웃으며 말하자 리빌시아는 안도했다.
그사이 이안은 악마 루시엔에게 다가갔다.
“루벨린에 대해서 아나?”
그 질문에 루시엔은 킬킬 웃었다.
“알지.”
그리고 천천히 눈을 번뜩였다.
“내 분신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