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6)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16화(216/300)
◈ 제216화
108. 안 할 건 아니잖아? – 2
“그건 아니지.”
파힘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를 향해 용인은 차갑게 웃었다.
“신의 가르침을 멋대로 곡해한 쓰레기들 따위가 감히 이빨을 들이밀어?”
그의 비난에도 파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도끼를 들어 올리며 포효할 뿐.
“우오오오오오!!”
그의 포효에 오크들이 일어난다.
그 모습에 이안은 웃었다.
자신에게 힘을 주고, 신의 사자라 생각하던 이들에게 저항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그는 기쁘게 웃었다.
<신에게 저항하는 것만큼 주인님에게 즐거운 일은 없지요.>
‘그러니까 말이야.’
“하찮은 제물 따위가……!!”
“우리는 제물이 되지 않는다!!”
파힘은 다시 포효했다.
그것을 들은 오크 라이더들 역시 무기를 들어 올리며 포효를 따라 한다.
“우리는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
“아니 그건 너무 나갔다.”
흥분한 파힘의 외침을 들은 이안은 쓰게 웃었다.
어쨌든 좋다.
저항하고자 한다면 그들에게 길을 내어 주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다.
그렇기에 이안은 용의 지팡이를 들었다.
“네놈!! 네놈이 왜 그것을!!”
이안이 든 지팡이를 본 용인은 이를 갈았다.
당장이라도 그것을 빼앗으려는 듯 날개를 펼친 용인이 날아들려는 찰나.
지팡이의 보석에서 빛이 뿜어졌다.
“우오오오오!!”
몬스터의 가능성.
폭력과 파괴를 위한 진화가 시작되자 파힘의 몸이 커지기 시작한다.
“뭐, 뭐 하는 거야?”
라이자는 당황하며 이안에게 물었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계속해서 빛을 뿜어낼 뿐.
그렇게 파힘을 변하게 한 빛이 사라졌을 때.
그가 쥔 도끼에는 은은한 푸른 빛이 맺혀 있었다.
“오러?!”
몬스터가 오러라니.
당황한 유목민들이 경악하는 사이 파힘은 자신의 도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것은 무슨 힘이지?”
“진화의 힘이라더라.”
지팡이를 다시 가방에 넣은 이안이 무덤덤하게 말하자 파힘은 이안을 보았다.
그 시선에 담긴 존경을 이안은 깔끔하게 무시했다.
그래서인지 파힘은 살짝 시무룩해졌다.
“빌어먹을 놈이……!! 감히 네깟 놈이 그 지팡이를 써?!”
그들이 그러든 말든 단단히 화가 났는지 용인은 포효하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와 동시에 하늘이 어두워진다.
-우르르르릉!!
검은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날씨마저 변화시키는 그의 막대한 힘에 다들 긴장하기 시작했을 때.
먹구름 속에서 황금색 전격이 누비기 시작했다.
“네놈들 모두!! 이곳에서 타 죽을 것이다!!”
-꽈아아앙!!
하늘로 날아오른 용인이 손을 뻗었다.
그의 신호와 함께 하늘에서 황금색 전격이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7서클 마법. 라이트닝 스톰입니다.>
먹구름을 불러 주변 일대에 번개를 내리꽂는 마법이다.
7서클 마법사 중에서도 쓸 수 있는 이들이 극히 드문 고위 마법을 아무렇지 않게 펼친 용인은 이를 드러냈다.
“특히 너!! 네놈은 제물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분노한 그는 이안을 향해 손을 뻗었다.
먹구름에 모여 있던 번개들이 뭉쳐진다.
그것이 이안에게 떨어지려는 순간.
그는 콧방귀를 뀌며 손을 들었다.
<프레데온의 대마법을 사용합니다.>
“어?!”
용인은 당황하며 고개를 쳐들었다.
먹구름이 사라지고 있었다.
아니, 하나로 뭉쳐지고 있었다.
번개를 잔뜩 머금은 뇌운이 변화하는 것에 당황한 그가 뭔가 말하기 전.
이안은 들어 올렸던 손을 내렸다.
“뇌성창.”
시동어와 함께 검은 뇌운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나의 검은 창으로 변한 뇌운의 날카로운 끝이 용인에게 겨눠진 순간.
-꽈아아아아앙!!
하늘이 울리고 땅이 떨리는 소리와 함께 먹구름의 창은 자신의 안에 담겨 있는 모든 전격을 용인에게 뿜어 버렸다.
“끄아아아아아악!”
하늘에 있던 용인의 몸이 까맣게 타 버렸다.
그가 추락하자 라이자는 입을 쩍 벌린 채 이안을 보았다.
“뭘…… 한 거야?”
“보면 몰라?”
모르니까 묻지.
하지만 이안의 시큰둥한 반응 때문인지 라이자는 더 묻지 못했다.
“끄으으…….”
온몸이 전격으로 타 버렸음에도 용인은 아직 살아 있었다.
타 버린 비늘이 떨어지며 새로운 비늘이 나타난다.
재생하는 것이다.
“뇌룡의 힘을 가진 내가…… 고작 이따위 전격에…….”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는 입을 벌렸다.
“당할 성싶으냐!!”
<브레스를 사용합니다.>
벌어진 입에 파란 전격이 모였다.
그 전격이 향하는 것은 파힘과 그를 따르는 오크들이 있는 곳이었다.
이안이 검을 들어 올리려 하자 파힘은 그를 막았다.
“신이시여!”
“신 아니다.”
“이곳은 우리에게 맡겨 주십시오!! 우리가 전사임을!! 제물 따위가 아님을 이곳에서 증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갈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콰아아아아!!
그것을 본 용인은 입에 머금고 있던 전격을 뿜었다.
그 전격을 향해 파힘은 빠르게 도끼를 집어 던졌고, 용인의 전격이 도끼에 빨려 들어간 순간 파힘은 손을 들었다.
-우우우우웅!!
오러 블레이드.
마스터에 도달한 강자만이 쓸 수 있는 강력한 검이 구현되었다.
그걸 본 고론이 이를 악문 순간 파힘은 자신의 오러 블레이드를 강하게 휘둘렀다.
-서걱!!
“커억!!”
뇌성창으로 인해 타 버린 비늘이 아직 재생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파힘의 일격에 타격을 입은 용인은 뒷걸음질 치며 물러났다.
“같잖은 제물 따위가!!”
“제물이 아니다!! 나는 전사다!!”
“하!!”
큰 상처를 입은 용인은 손톱을 휘둘렀다.
그것을 오러 블레이드로 막아 내던 파힘은 바닥을 구르며 그의 다리를 베었다.
“크아아악!! 같잖은 벌레 따위가!!”
날개를 펼친 용인이 하늘로 날아오르려던 찰나.
파힘은 다리를 굽힌 후 빠르게 튀어 올랐다.
“크라아아아!!”
그리고 강력한 베기.
날개가 베인 용인이 균형을 잃고 추락하자 파힘은 양손을 들었다.
그의 양손에서 막대한 오러가 치솟았다.
“오러 액스……?!”
마스터가 되면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내게 된다.
이후 피나는 수련을 통해 그 오러를 자신에게 가장 맞게 변화시키기 마련이다.
그것을 마스터가 되자마자 행하다니.
고론이 놀라는 사이 파힘은 떨어지는 힘까지 이용하며 용인의 가슴을 베었다.
-퍼거걱!!
어깻죽지부터 허리까지.
커다란 상처가 난 용인이 피를 토하며 비틀거렸다.
그것을 보던 파힘은 오러 액스를 잡은 채 빠르게 몸을 돌렸다.
-서걱!!
그리고 목에 일격.
한 방에 용인의 머리를 날려 버린 파힘은 쓰러지는 용인의 몸을 걷어찼다.
“우오오오오오!!”
그리고 오러 액스를 들어 올리며 포효한다.
그걸 본 오크들이 포효로 화답하자 지켜보던 라이자는 떨떠름하게 말했다.
“아니 그런데 이안. 당신의 일격으로 꽤 타격을 입은 놈을 잡은 건데 되게 좋아하네.”
그녀의 말대로이기는 했다.
저 용인은 뇌성창에 의해서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으니까.
아무리 이안이 진화를 시켜 줬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상황에선 파힘이 용인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지.”
이안은 흐뭇해했다.
자신이 해 준 것은 허들을 조금 낮춰 준 정도니까.
그리고 파힘은 그것을 멋지게 넘어섰다.
그가 지켜보는 사이 파힘은 용인의 머리를 잡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일그러져 있는 머리를 가져온 그는 이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신이시여!! 이 승리를 신께 바치겠습니다!”
그가 외치자 오크 라이더들이 모두 이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전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경의를 보이는 그들을 둘러보던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신 아니라고.”
하지만 오크들의 경배는 멈추지 않았다.
말려 봤자 들어먹지 않으니 이안은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안.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아까 그놈은 누구고?”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나름대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 용인이 칠대 죄악 중 탐욕의 게헤른의 부하야.”
그리고 게헤른은 대초원에 있는 오크들을 규합시켜서 세계 멸망의 초석을 쌓으려 한다.
그걸 들은 라이자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진짜야?”
“내가 거짓말해서 뭐 하겠니.”
“으음…… 하긴. 하지만 진짜 그거라면 큰일이겠는데.”
그리머의 오크들이야 이제는 그들을 따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머지 오크들도 그럴까?
특히나 이미 붉은 이빨 부족의 오크들은 넘어간 것 같다.
그 말은 남부 대초원에서 강력한 세력을 지닌 오크들이 악마의 부하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요 근래 오크들의 습격이 늘어났구나…….”
“그렇지. 아무튼 그걸 해결 안 하면 남부에서는 난리가 날 거고…….”
대초원에 있는 오크들과 몬스터들을 흡수해 힘을 모으고 남부 전체를 차지할 거다.
그리고 그대로 제국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 분명했다.
“그들이 흑마법을 쓰는 이상 대초원을 전부 차지하면 꽤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라이자가 진지하게 말하자 파힘과 고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붉은 이빨 오크들이 쓰는 흑마법은 타인의 생명을 마력으로 바꿔 쓰는 것이다.
즉 차지하는 영역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들은 강해진다는 이야기였다.
“거기에 흑마법은 언데드도 만들 수 있잖아.”
이안이 말없이 긍정하자 라이자는 엄지손톱을 깨물었다.
“숙부님. 우리들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나도 그리 생각하는데…… 그런데 아까 파힘이 그 용인을 잡았잖아. 그럼 일단 한시름 덜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용인이 하나만 있다고 누가 그러는데요?”
“확실히 그렇다. 말 타는 린간. 하나만 생각하는 것은 너희 린간들의 잘못된 습성이지.”
“세상에. 오크에게 이런 소리를 듣다니.”
파힘은 콧김을 내뿜으며 즐거워했다.
그를 향해 한숨을 내쉰 고론은 이안에게 물었다.
“그래도 이안. 네가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제가 대초원을 계속 돌아다닐 수는 없잖습니까.”
일단 큰불은 끌 수 있다.
하지만 대초원에서 여기저기 도망 다니는 놈들을 어떻게 찾나.
워프를 할 수 있으니 이동이야 된다고 하더라도 어디 있는지 알아야 가지.
이안이 말하자 고론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음…… 대초원의 대회의를 열어야 하나.”
남부 대초원에서 살아가는 유목민들의 회의를 열어 유목민들에게 통지하면 될지도 모른다.
그들은 대초원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니 그런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다.
그가 중얼거리자 파힘은 도끼를 쥐었다.
“린간들의 회의야 어쨌든. 중요한 것은 저것이다.”
그는 황무지에 있는 커다란 목책을 가리켰다.
거의 그리머 수준으로 큰 도시였다.
그 도시의 주변에 스켈레톤과 좀비가 된 몬스터와 인간들이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일단 선제공격으로 마법 한 방 갈기고 시작할까?”
이안이 말하자 파힘은 도끼를 들었다.
그의 신호에 맞춰 오크 라이더들이 무기를 들어 올렸다.
이안의 마법으로 저곳에 타격을 입히면 바로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전투준비를 끝마쳤을 때.
붉은 오크 부족의 성채에 대한 탐색을 끝낸 키르케가 말했다.
<주인님.>
<저곳에 다수의 포로들이 잡혀 있습니다.>
<포로 중에는 제국 아카데미의 생도와 귀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