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8)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18화(218/300)
◈ 제218화
109. 신의 힘 – 2
그림자가 흩어지며 사체가 드러났다.
방금 전까지 자신만만해했던 오크 흑마법사 카우치의 반으로 갈라진 사체였다.
“세상에.”
포로로 잡혀 있던 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안이 강하다는 것은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저건 그림자인데…… 어떻게 벤 거지?”
“베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아. 자. 그럼 포스칼 자작을 찾으러 가야겠는데…….”
반파된 건물을 올려다본 이안은 그쪽을 향해 가볍게 뛰었다.
방 안에는 여러 가지 재료들이나 실험용 도구들이 잔뜩 놓여 있었다.
난장판이 된 방 안의 기물들은 인간이나 이종족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킬하트 부족의 상인들이 가지고 있던 것입니다.>
제국에 양과 치즈, 광석 등을 팔고 얻은 돈으로 구입한 것이다.
킬하트 부족의 마법사나 연금술사들을 위한 것이겠지.
그것을 강탈해 자신의 실험 도구로 쓴 뻔뻔함에 이안은 탄성을 터트렸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뭘 실험한 걸까?’
<흑마법의 고위 마법 중 하나인 생명 연장의 비법입니다.>
책상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양피지나 종이를 확인하며 이안은 쓰게 웃었다.
‘영원히 써먹을 제물을 만들려 한 모양이네.’
<그렇습니다.>
흑마법 중에서 타인의 생명력을 빼앗아 마력으로 바꾸는 것은 생명력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런 만큼 제물로 써먹을 생명이 필요한데 만약 제물이 불사의 존재라면 어떻게 될까.
무한정한 마력 수급이 가능한 것이다.
‘이 땅을 이렇게 만든 것도 이걸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을까?’
<물론 그것뿐만은 아니었겠지만, 궁극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다고 봐야겠지요.>
영원히 생명력을 배출할 제물을 만들어 낸 후 대초원을 차지.
이후 그곳의 생명력을 얻어 흑마법사로서의 힘을 더욱 갖춘 후 제국을 공격한다.
그리고 제국을 무너트리고 제국의 생명들도 마력으로 바꿔 버린다면?
이후 흑마법사들을 더 늘린 후 대륙 전체를 정벌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힘을 빌린 흑마법사들을 이용해 남은 몬스터들도 제거하면?
깔끔하게 멸망이 되는 것이다.
‘확실히 계획 자체는 좋았네.’
<주인님께서 계시지 않으셨다면 절반 정도는 성공했을 겁니다.>
“뭐. 의미 없는 일이지.”
그건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일 뿐이다.
이안은 정리된 자료들을 불태워 버린 후 벽을 보았다.
벽에는 몸 여기저기에 관이 꽂혀 있는 남자가 매달려 있었다.
“허억…… 헉…….”
눈에 핏발이 선 그는 이안을 보며 숨을 헐떡였다.
<포스칼 트렘린 자작입니다.>
그와 연결된 관의 끝에는 마석이 있었다.
그 마석에 마력이 차올라 있는 것을 확인한 이안은 포스칼 자작에게 꽂힌 관들을 뽑아 주었다.
“크헉…… 헉…… 허억…….”
관이 뽑히는 고통에 신음한 그는 이안을 보았다.
“누구……십니까……?”
“이안 브랜든.”
“이안…… 북부의 이안이 어째서 여길……?”
“오면 안 되나?”
그에게 꽂혀 있는 나머지 관들도 모두 뽑은 이안은 팔다리를 고정하고 있는 사슬도 잘랐다.
털썩 쓰러진 그는 뭔가 말하려 했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말은 나가서 하지? 지금 힘도 없을 텐데.”
“으으으…….”
결국 포스칼 자작은 축 늘어졌다.
그를 가볍게 들어 올린 이안이 밑으로 내려오자 기다리던 포로들은 다급하게 외쳤다.
“이안 백작님! 오크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기를 든 이들이 다급하게 말했다.
이곳은 적진의 한복판이다.
거기에 아까 그런 소란까지 벌였으니 적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수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라이자와 파힘, 고론이 잘해 주고 있군요.>
바깥에서 양동을 실시해서 오크나 언데드들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키르케가 보고하는 사이 도착한 오크 하나가 그에게 도끼를 힘껏 던졌다.
“크와아아아!!”
-채애앵!!
자신에게 날아든 도끼를 쳐 낸 이안은 허공에서 잡아 다시 던졌다.
되돌아온 도끼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오크가 움찔거리다가 몸을 다시 일으켰다.
<버서크 데드 월드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언데드가 된 오크가 다시 덤벼들자 이안은 손을 휘둘렀다.
천마신공 태양의 장.
화권.
그의 주먹에 맺혀 있던 불길이 좀비 오크를 일격에 태워 버렸다.
그가 허물어지는 사이 다른 오크들과 언데드들이 하나둘씩 접근하기 시작했다.
-철컥.
그걸 본 포로들은 무기를 꽉 잡았다.
최대한 빨리 이곳에서 탈출해야 한다.
“무기가 없는 자들은 무기를 가진 자의 옆에 서라!! 전투를 하며 무기를 빼앗아서 싸워야 한다!!”
제국 아카데미 생도 중 하나.
이안과 처음 만났던 소녀가 앙칼지게 외쳤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이안의 눈에 이채가 담겼다.
<스완 엥겔림입니다.>
<제국군 대 남부 대응 사단 단장 위톨 엥겔린 백작의 딸입니다.>
<실력은 익스퍼트급이지만 지휘 능력이 수준급이라 제국군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는 인재입니다.>
키르케의 평가대로 그녀는 단숨에 주변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녀의 명령에 따라 포로들이 움직인다.
“크아아아!!”
오크 하나가 포효한다.
그것에 맞춰 다른 오크들도 포효했고 순식간에 그들의 눈이 붉어졌다.
광전사가 되는 것이었다.
“크르르르르……!!”
눈앞에 있는 적을 죽이기만을 원하는 수십의 광전사들이 달려든다.
그들의 뒤를 이어 좀비와 스켈레톤들이 따랐고 스완은 검을 들며 외쳤다.
“전원!! 남쪽을 뚫는다!!”
오크들이 갖고 있던 글레이브를 든 덩치 큰 생도를 시작으로 창과 같은 진이 만들어졌다.
최대한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전투가 시작되려던 찰나.
이안은 손을 들어 올렸다.
<사울로 신성국의 성지 의식을 시작합니다.>
그의 허리에 있던 검이 하늘을 날았다.
허공에서 회전하던 검에 담긴 오러가 땅에 신성한 문양을 그리자 이안은 주먹을 쥐었다.
-우우우웅!!
“위대한 분이시여. 이곳에 있는 부정한 것을 소멸시켜 주소서.”
그의 짧은 기도문과 함께 문양에서 빛이 뿜어졌다.
그 빛 한 방에 언데드들뿐만 아니라 흑마법에 의해 광전사가 된 오크들이 정신을 차렸다.
“크롸?!”
광기에 몸을 맡기고 고통을 잊으며 힘과 근력을 늘린 오크들은 당황했다.
그 당황을 향해 포로들의 무기가 꽂혔다.
“쿠와!! 크아아악!!”
그래도 한가락 하는 이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까?
그들의 공격을 오크들은 쉽게 막아 낼 수 없었다.
심지어 싸울 수 없는 포로들을 지킬 정도로 여유가 있어 보였다.
<물론 그 여유도 주인님을 믿기 때문이겠지요.>
그림자를 벤 데다가 성지 의식으로 언데드들의 수도 줄였다.
그런 위업을 달성한 강자가 뒤에 있으니 사기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키르케에게 말했다.
‘어디로 나가는 게 낫겠나?’
<스완이 파악한 대로 여기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남쪽으로 계속 가라!!”
그가 외치자 포로들을 이끌던 스완은 진행 방향을 유지했다.
그렇게 가로막는 오크와 언데드들을 뚫으며 진행하자 꽤나 많은 무리들이 모습을 보였다.
저기만 넘으면 목책이다.
“이안 백작님! 저기에 목책이 있습니다!”
오크와 언데드 무리를 뚫지 못하면 목책까지 접근할 수 없다.
스완이 외치자 이안은 들고 있던 포스칼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섰다.
그때였다.
-꽈아아앙!!
검은 전격이 탈출하는 이들의 앞길에 떨어졌다.
그걸 본 몇몇 포로들은 비명을 터트렸다
“아아악! 그, 그놈이다!”
“우리를 잡았던 번개!! 아아아아!!”
공포에 질린 그들은 덜덜 떨었다.
검은 번개를 몰고 다니며 도망치는 이들조차 잡아냈던 사악한 흑마법사.
온몸이 새빨간 문신으로 뒤덮인 검은 오크가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어딜 도망가나. 하찮은 버러…….”
-서걱!!
그의 말은 영원히 완성되지 못했다.
어느새 이안의 검이 그의 몸을 반으로 갈라 버렸으니까.
자랑인 검은 번개조차 쓰지 못한 오크가 사체가 되어 버리자 포로들은 당황했다.
“어. 음.”
“나갈 준비나 해.”
이안은 검을 들었다.
그의 검에 검은 기운이 맺히기 시작한다.
천마신공 파천의 장.
난신.
-콰아아아아앙!!
일격.
그의 검에서 쏘아진 기운들은 길을 막는 오크들과 함께 두꺼운 목책을 일격에 박살 내 버렸다.
순식간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자 포로들뿐만 아니라 붉은 이빨 부족의 오크들까지 입을 다물었다.
“저, 저것인가…….”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었다.
이안이 스칼렛 왕국과 적대 관계일 때 스칼렛 왕국의 성문과 성벽을 날려 버렸다고.
그저 과장이라 생각했던 것이 진짜라는 것이 증명되자 스완은 침을 꼴깍 삼켰다.
‘저 공격. 제국은 막을 수 있을까?’
단단하기가 돌과 같다는 남부의 크레킨 나무로 만들어진 목책이 수수깡처럼 부서져 버렸다.
심지어 저런 강력한 일격을 날리고도 이안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있었다.
저런 강자가 만약 제국에 검을 들이밀면 막을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이 아는 제국군과 제국의 강자들을 떠올렸다.
‘황제 폐하시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한들 이안과 싸우는 것은 아무리 봐도 손해였다.
그녀는 살짝 주먹을 쥐었다.
‘복귀하는 대로 아버지께 말씀드려야겠다.’
“뭐 하냐?”
목책을 박살 낸 이안이 검을 검집으로 되돌리며 묻자 그녀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탈출한다!!”
그렇게.
붉은 이빨 오크 부족에 잡혀 있던 포로들은 멍하니 지켜보는 오크들을 무시한 채 유유히 목책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안!!”
유목민들이 달려왔다.
그들을 이끌던 라이자는 살아남은 포로들을 힐끔 보았다.
“다 구한 거야?”
“일단은. 그런데 이미 죽은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더라고.”
“……그건 어쩔 수 없지. 이봐요들!! 말에 타세요!”
유목민들이 말안장을 내어 주었다.
“당신은 내 뒤에 타고!!”
“고맙다!”
라이자의 뒤에 탄 스완은 이안을 보았다.
다들 돌아가는데 그는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안 백작님!! 일단 복귀하시죠!”
“왜?”
“예? 아니…….”
“여기 쓸어버리러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지.”
“으. 그럼 일단 우리는 빠져나갈게!!”
“빠져나가는 김에 좀 멀리 떨어져.”
“왜?”
“큰 거 쓸 거니까. 나름 방비는 하겠지만 범위 내에 잘못 들어가면 죽어.”
“뭐 얼마나 대단한 걸 쓰려고. 알았어. 이따가 보자고.”
그들이 멀어진다.
유목민 중 포로를 태우지 않은 몇몇이 언데드들을 상대하는 그리머의 오크들에게 다가갔다.
이안의 말을 들은 그들이 전장에서 이탈하자 언데드와 붉은 이빨 오크들이 목책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이안을 상대하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
“크, 크아아아아!!”
그의 시선에 겁에 질린 오크 하나가 포효했다.
광전사가 되어 공포에서 벗어나려 한 모양이다.
그를 시작으로 다른 오크들도 광전사가 되기 시작한다.
공포를 망각한 강력한 전사들이 점차 늘어났지만.
이안은 그저 무덤덤할 뿐이었다.
‘키르케.’
<범위 내 아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범위 내 포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작해.’
<프레데온의 대마법.>
<뉴 월드를 사용합니다.>
목책을 밟고 허공으로 뛰어오른 이안은 주변을 확인했다.
붉은 이빨 오크 부족의 중심지가 보인다.
그곳을 향해 손을 뻗은 그가 마력을 집중시켰을 때.
거대한 마법진이 붉은 이빨 오크 부족의 중심지부터 아까 유목민과 그리머의 오크들이 싸우던 거리까지.
꽤나 넓은 범위를 감쌌다.
그리고.
하늘이 열리며 눈부신 빛의 덩어리가 중심지에 떨어졌고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앙!!
대초원뿐만 아니라 대륙의 역사에 기록될 정도의 거대한 폭발과 함께 버섯구름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