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2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21화(221/300)
◈ 제221화
111. 굽히느니 – 1
‘아니 이 인간들이 미쳤나?!’
어떻게 매번 이안과 관련된 일은 예상에서 벗어나나.
스완은 소리친 기사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그대도 제국인이라면 당장 합류하라!!”
“이안 백작님께 무슨 죄가 있다고 체포하려는 거냐?!”
그녀가 외치고 나서야 기사는 주춤했다.
하지만 경비병과 기사들은 이미 몰려들고 있었다.
“당장 잡아라!!”
“아니 그러니까 죄를 말하라고!! 이 머저리들아!! 또한 이안 백작님은 스칼렛 왕국 분이시다! 중범죄가 아닌 이상 함부로 체포할 수 없어!!”
그녀가 다시 외치자 주변에 있던 제국 아카데미의 생도들 역시 무기를 들었다.
어쨌든 이안은 자신들을 구해 준 은인이다.
그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이 나서자 기사들은 주춤거렸다.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이 가진 위치를 알기 때문이었다.
서로를 향해 무기를 겨눈 이들 사이에서 이안은 씩 웃으며 한 걸음 나섰다.
“날 잡아가려는 이유가 뭐지?”
“이유는 가면 알게 될 것이다!”
“딱히 이유는 없다는 거군.”
국경에서 자신을 막은 것과는 확연히 다른 이유였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건 법도 뭣도 아닌, 그저 자신을 견제하고 누르기 위한 일 아닌가.
그렇다면 그 대상이 황제든, 혹은 철혈공이든 상관없었다.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것은 죽을 각오 정도는 되었다는 거겠지.”
-스르릉!
“배, 백작님!!”
차갑게 웃은 이안이 검을 당겼다.
그것을 본 스완과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이 말리려 했지만.
이미 허공으로 치켜세워진 검은 내리그어지고 있었다.
이제 막을 수 없다.
-콰아아아앙!!
검압에 휘말린 병사들과 기사들이 튕겨 나갔고, 그것을 들은 주변의 기사들이 다급히 움직였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
“당장 잡아라!!”
수백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복장을 본 스완은 깜짝 놀랐다.
제도를 지키는 기사단 중 하나인 황금 사자 기사단이다.
하필이면 왜 지금 저들이 여기 있단 말인가.
“백작님! 그만하시죠!! 황금 사자 기사단과 싸워 봤자 좋을 것은 없습니다!”
“안 좋을 건 또 뭔데?”
무뚝뚝한 목소리에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들을 구해 주고, 또 관문에서도 평온하게 움직여서 잠깐 잊고 있었다.
검을 든 저 소년은.
대륙에서 최강으로 손꼽히는 네 명 중 하나라는 것을.
-콰아아앙!! 쾅!!
“으아아아!!”
“지원 더 불러!! 지원!!”
“막을 수 없다!!”
“트웰븐 남작님을 모셔라!! 어서!!”
“으아아아아!!”
토끼 떼에 들어간 사자가 이런 모습일까?
갑옷조차 제대로 입지 않은, 심지어 어깨에 고양이 한 마리를 올린 소년이 가볍게 검을 휘두를 때마다 건장한 기사들과 병사들이 열댓 명씩 쓰러지고 있었다.
“아아악!!”
“도, 도망쳐!”
“도망치지 마라!! 맞서 싸워!”
어지간히 강해야 맞서 싸울 생각이라도 들지.
이안의 검격 한 번에 다들 저렇게 나가떨어지는데 어떻게 덤비겠나.
하지만 기사들은 멈추지 않았다.
도망치는 병사들을 독려하고, 또 그래도 안 되면 목을 베어 가며 싸우게 만든다.
그렇게 몰려든 적들과 한바탕 싸우던 이안에게 한 대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흥.”
검을 휘두른 순간을 노린 화살이었다.
일반적인 검사였다면 바로 맞았을 정도로 은밀한 공격이었지만 이안은 가볍게 그것을 잡아낼 뿐이었다.
하지만 활을 쏜 기사는 희미하게 웃었다.
<익스플로전 인챈트가 된 화살입니다.>
<폭발합니다.>
-콰아아아앙!!
화살대에 새겨진 인챈트에서 빛이 뿜어졌다.
그와 동시에 강력한 폭발이 터져 나오자 당하고만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은 기뻐했다.
“해치웠나?!”
말 위에서 활을 들고 있던 붉은 장발의 기사는 침을 꿀꺽 삼켰다.
폭발의 여파에 따른 흙먼지가 가라앉았다.
“헉……!”
폭발의 중심지에는 상처 하나 입지 않은 소년, 이안이 서 있었다.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트웰브를 바라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트웰브는 자신도 모르게 활을 잡고 있던 손을 떨었다.
이대로 있다간 죽는다.
뭐라도 해야 한다.
“에이이잇!!”
그렇기에 그는 다시 화살을 쥐었다.
익스플로전 인챈트가 걸린 화살을 빠르게 시위에 걸고 당겨 쏘았다.
하지만.
-서걱.
날아든 화살을 이안은 가볍게 검으로 내리그을 뿐이었다.
“하하! 그 화살은 잘라도 폭발한…….”
폭발하지 않았다.
화살은 그대로 두 토막 나 바닥에 툭 떨어져 버렸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마력 끊는게 뭐 어렵다고.”
-서걱!!
이안의 검이 허공을 내리긋자 트웰브의 목이 떨어졌다.
황금 사자 기사단에서 자랑하는 강한 기사의 마지막이었다.
그걸 본 기사들과 병사들은 비명을 터트렸다.
“괴, 괴물!!”
“도망쳐!! 도망쳐!!”
포위망이 풀어진다.
사기가 떨어진 그들이 뒷걸음질 치자 이안은 완전히 겁에 질린 이들을 향해 검을 겨눴다.
“아까 저 기사들이 그랬잖냐. 도망치지 말고 맞서 싸우라고. 너희의 저항을 보여 다오.”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 웃으며 이안이 검을 들어 올렸을 때.
푸른 빛줄기가 이안에게 날아들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마탑의 로브를 입은 마법사였다.
푸른 머리칼에 푸른 수염을 지닌 노인은 주변의 참상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이곳은 제국의 심장이며 수도요!! 아무리 권세가 강하고 힘이 강하다 한들 이 일을 그냥 넘어갈 것 같소?!”
“뉘신지……?”
“제국 수비대 고문이며 7서클 마법사인 론달 브리든이오!!”
“아. 마법사시군.”
“그래! 그대는……. 응?”
론달은 이안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째 얼굴이 익숙하다.
그를 보던 론달은 화들짝 놀랐다.
“아니 이안 백작 아니오?! 왜 여기서 이러고 있소?!”
론달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얼마 전 마탑에서 연락을 받기는 했다.
프레돈 아카데미를 자신의 영역으로 삼은 이안이 아카데미 교류전에 참가하기 위해 제국에 온다고.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이안은 마도국의 유산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기준을 뒤엎을 정도의 물품들을 만들어 냈다.
게다가 인챈트나 연금술도 수준급이니 그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눠도 얼마나 큰 이득일까.
그렇기에 엄청나게 기대했던 그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뭔데?! 뭔데?!”
그가 외치자 기사들, 병사들은 아무런 말도 못 했다.
그 틈을 노려 스완은 다급히 외쳤다.
“론달 마법사님!! 저들이 지금 다짜고짜 이안 백작님을 체포하라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나에게는 그런 얘기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론달은 황당해하다가 기사 하나에게 다가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그, 그게…… 저기. 칼비라츠 대장님께서 무조건 체포하라고…….”
“칼비라츠 대장이 이안 백작님을 왜?!”
이유는 모른다.
그저 명령이라 따르는 것뿐이었다.
“……이안 백작. 초면에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조금 그렇지만. 여기는 제 얼굴을 봐서라도 잠시 물러나 주시겠소? 제가 칼비라츠 대장을 한번 만나 보겠소이다.”
그가 진지하게 말하자 이안은 웃었다.
“그럴 필요 있겠습니까? 같이 보시죠.”
“아니 같이 보면…….”
분명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는 물러나야 한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 제도 경비대원들에게 외쳤다.
“당장 돌아가라!!”
“하지만 고문님!”
“칼비라츠 대장에게는 내가 말할 테니까!! 가라고!!”
자신이 세웠던 계획이 모두 어그러진 것 때문에 그는 상당히 짜증이 난 상태였다.
결국 그들이 물러나자 이안은 검을 되돌렸다.
<칼비라츠 다크스 자작은 철혈공의 부하 중 하나입니다.>
‘철혈공에게 잘 보이려고 이런 짓을 했다? 날 잡는다고 그리 큰 이득이 생기는 건 아닐 텐데.’
<황제의 권위를 하락시키기 위한 수작입니다.>
<과거 검성이 제도에 왔을 때 황제가 직접 나서 그녀를 체포하려 했습니다.>
검성은 황제를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를 존중하기는 했다.
그렇기에 그의 체포 명령에 따라 주었고 그것 때문에 제국에서는 검성보다 황제가 더 강하다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이안은 검성, 황제, 숲지기와 동급 취급을 받는 강자다.
하지만 아카데미 생도이기도 하니 권력과 권위로 누르면 될 것이라 철혈공이 판단한 모양이다.
황제도 한 것을 자신 역시 할 수 있다.
그러며 황제의 권위를 깎아내림과 동시에 자신의 권위를 높여 오스넨을 후계자로 지정한 황제를 무시하려는 수작이었다.
‘철혈공이 생각보다 멍청하군.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있는데.’
그런 방법이 통할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지.
좋은 게 좋은 거다 생각하는 검성과 달리 이안은 스칼렛 왕국에서 길 막는다고 성문과 성벽도 부숴 버렸다.
그런 그가 순순히 체포되겠는가?
그가 콧방귀를 뀌자 키르케는 담담하게 말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다들 그렇죠.>
<자신의 권력이 항상 최고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물론 철혈공도 계획은 있었을 겁니다.>
적당히 이안이 맞춰 준다면 그에 대한 보답과 대가를 따로 챙겨 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이미 모든 것이 뒤틀려 버렸다.
‘그런 계략을 쓰고 싶었다면 나에게 먼저 연락을 했어야지.’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행했던 것뿐입니다.>
자신이 철혈공인데.
제국에 단 한 명밖에 없는 공작인데.
아무리 이안이 대륙의 강자라고 불리더라도 뭐 어떤가.
그런 안일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위에 올라갈수록 시야가 좁아지는 사람이 있잖습니까.>
<철혈공 역시 그런 부류의 사람일 뿐입니다.>
‘그래 가지고 권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군.’
“이안 백작. 내가 대신 사과하겠소.”
“잘못을 한 사람이 사과를 해야지요. 자. 가시죠.”
론달은 송구스러워하며 직접 이안을 수행했고 성문 앞에 도착하자 당황했다.
아까 그 난리가 났기 때문일까?
성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을 열어라!!”
그가 외쳤지만 성문은 열리지 않았고 그저 성벽 위에 한 남자가 나타날 뿐이었다.
“이안 브랜든!! 감히 수도 경비대를 공격하고 황금 사자 기사단의 기사를 살해한 죄!! 용서하지 않겠다!”
“저게 칼비라츤가?”
<그렇습니다.>
그를 올려다보던 이안은 웃었다.
“무인의 숲도 그렇고 제국도 그렇고. 대초원 역시도 그렇고. 이번 여행은 무척 즐겁네.”
말을 마친 이안은 검을 당겼다.
그의 검에 막대한 기운이 맺힌다.
“헉!”
스완과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은 눈치챘다.
저 검격이 붉은 이빨 오크 부족에서 두꺼운 목책을 한 번에 소멸시킨 검술이라는 것을.
“이, 이안 백작!! 제국과 싸울 생각인가?! 이곳은 제도다!! 제국의 심장이란 말이다!! 이곳을 공격하면 전쟁이다! 전쟁!!”
칼비라츠는 떨리는 어조로 외쳤다.
그런 그를 보지도 않은 채 이안은 입을 열었다.
“저항하지 않고 굽히느니.”
그리고 검은 기운이 일렁이는 검을 성문을 향해 겨눴다.
“전쟁하는 게 낫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