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22)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22화(222/300)
◈ 제222화
111. 굽히느니 – 2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구나.
스완이 얼굴을 감싸 쥐는 사이 이안은 성문을 향해 외쳤다.
<무 대륙 소림 72예 파마법. 사자후를 사용합니다.>
“나는 이안 브랜든이다!! 지금부터 이 성문을 공격할 것이니 죽기 싫은 자!! 저항을 포기한 자는 물러나라!!”
그의 외침이 터져 나오자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은 술렁였다.
감히 어떤 미친놈이 제도의 성문 앞에서 저 짓을 벌이나 했는데 그게 설마 그 이안일 줄이야.
사정을 알지 못했던 병사들과 기사들이 바라보자 칼비라츠는 당황했다.
“쳐, 쳐라!! 저놈은 제국을 향해 검을 들이댄 놈이다!!”
“내가 치고자 하는 것은 제국이 아닌 내 앞길을 막는 칼비라츠! 그리고 그에게 명령을 내린 철혈공!! 그들과 관련이 없고 목숨이 아까운 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콰아아아아아앙!!
유형화된 오러가 폭풍처럼 거세어졌다.
“죽기 싫으면 비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기사들과 병사들은 다급하게 외쳤다.
“도, 도망쳐!!”
“이안 브랜든은 일검으로 스칼렛 왕국의 성벽과 성문을 부순 자다!! 도망쳐!!”
살고자 하는 이들은 다급하게 성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끝까지 남는 이들도 당연히 있었다.
‘이번에 여기서 버틴다면?’
‘그럼 승진은 따 놓은 당상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에 눈이 먼 자들은 이안을 보며 무기를 잡았다.
아무리 이안이라고 하지만 설마 제도를 공격할까?
적당히 위협하고 물러날 것이라 생각한 그들은 도박을 걸었고.
천마신공 파천의 장.
난신.
그 도박에서 실패했다.
-콰과과과광!!
이안의 검에 담긴 검은 기운이 성문이 꽂혔다.
그와 동시에 성문이 완전히 박살 난다.
성문과 연결된 성벽마저도 썩은 나무토막처럼 무참하게 박살 나 버리자 지켜보던 이들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아…… 난리 났네…….”
론달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뒤에 어떤 사정이 있든 이안은 제도를 공격했다.
그 말은 그가 곧 제국의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론달은 뒤로 물러나며 지팡이를 꽉 잡았다.
“이안 백작. 제국의 마법사로서…… 미안하지만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겠소.”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그를 힐끔 본 이안은 빙긋 웃었다.
그리고 그에게도 검을 겨눴다.
“저항하고자 하는 자는 아름답지요.”
“이 늙은이에게 아름답다고 하는 자는 처음이군. 솔직히 당신을 만나게 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소.”
그는 지팡이를 겨눴다.
그 순간 그의 뒤로 꽤나 많은 마법진이 나타났다.
“하지만 나는 제국의 마법사. 그러니 이해해 주시오.”
“이해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프레돈 아카데미로 모시겠습니다. 이야기는 그때 하도록 합시다.”
이안이 웃자 론달의 마법이 펼쳐졌다.
불과 땅, 바람, 물까지.
사대 원소의 강력한 마법이 동시에 펼쳐지며 그에게 쏟아졌다.
“먀아아아아!!”
하지만 먀네가 그것을 두고 볼 리 없었다.
먀네의 울음과 함께 론달의 마법은 허공에서 취소되어 버렸다.
-퍼억!!
그리고 일격.
검면에 맞은 론달이 나가떨어져 기절하자 이안은 검을 검집에 넣고 파괴된 성문을 향해 당당하게 걸었다.
<황실 기사단인 드래곤 실드 기사단이 접근 중입니다.>
파괴된 성문을 지나자 병사들과 기사들이 몰렸다.
하지만 방금 전 이안이 보여 준 강력한 힘을 다들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도 그를 막지 못했다.
기사들도, 마법사들도, 병사들도.
거인의 걸음 앞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을 둘러보던 이안이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걸으려던 찰나.
보다 못한 기사들이 나섰다.
“이, 이안 백작님!! 멈추십시오!”
그 용기에 이안은 만족했다.
“저항하고자 하는 자들은 아름답지.”
“그, 그럼 물러나 주시겠습니까?”
“그건 아니고.”
빙글 검을 돌린 이안은 그들에게 검을 겨눴다.
“진짜가 오려면 시간 좀 걸릴 테니까 한번 해보자.”
그 말에 기사들은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상대는 제도를 공격하는 적이다.
하지만 대륙에서 이름난 강자이기도 했다.
그런 강자와의 싸움은 기사들의 성장을 야기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몰랐다.
물론 죽을 수도 있었지만.
“으, 으아아아!!”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들이 포효하며 달려들자 이안은 망설임 없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오러를 뽑지는 않았다.
그리고 세계관을 쓰지도 않았고.
그저 아카데미에서 다른 생도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검을 휘두르며 그들을 상대했다.
“공격 속도가 느려. 합공을 하려면 맞춰서 해야지.”
“으아아아!!”
일검에 맞은 기사 하나가 나가떨어지자 다른 기사가 달려들었다.
그의 공격을 피하고 잡아 그대로 던진 이안은 가볍게 벽을 차고 올랐다.
허공에서 떨어지며 기사 하나를 잡아 넘어트린 후 그의 투구를 벗기고 다른 쪽을 향해 집어 던졌다.
-쿠우웅!!
투구에 맞은 기사 하나가 나가떨어진다.
그러며 창을 떨어트렸고 이안은 창을 걷어차 들며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으아아아!!”
그 일격에 몇몇의 기사들이 뒤로 밀려났다.
그러며 폭풍이 시작되었다.
단 한 명이 검과 창, 투구, 방패, 바위, 그 외 여러 가지 물건들을 이용하며 기사들을 쓰러트리고 있었다.
그 전투법을 멍하니 바라보던 생도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포, 폭풍투…….”
손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무기로 사용하며 폭풍처럼 날뛰는 전투법.
저것은 황제의 숙적인 숲지기의 전투법이었다.
“나, 난 본 적이 있어. 숲지기의 전투를…….”
이안의 전투에서 숲지기의 전투가 떠오른 것은 단순한 착각일까?
제국 아카데미의 생도들은 제국이 당하고 있음에도 이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부우우웅!!
마지막으로 서 있던 기사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바닥에 뚝 떨어졌다.
신음성을 토해 낸 그가 기침을 내뱉다 축 늘어지자 이안은 손에 들고 있던 창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그리고 아까 나타나 한쪽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황금 갑옷의 기사들, 황실의 기사단인 드래곤 실드 기사단을 보았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선두의 중년인은 씩 웃었다.
“손속에 정을 두다니. 이안 브랜든 백작. 생각보다 마음이 약하군.”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난장판이 된 성문 주변을 확인한 그는 검자루에 손을 올렸다.
“크레펜 보야드. 크레펜 백작이라고 불러 줬으면 하네.”
“드래곤 실드 기사단의 단장이라.”
그가 말하자 크레펜은 씩 웃었다.
이안 정도 되는 강자가 자신을 알고 있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나 보다.
물론 이안은 키르케에게 들은 것이지만 그가 그걸 알 리 없었다.
“당신도 날 막을 생각인가?”
“어쨌든 제도를 공격한 적이니까. 하지만 그 이유를 생각하면 다짜고짜 체포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그래서?”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이안의 앞에 선 채 말했다.
“이번 일. 칼비라츠 대장이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다 라거나 제국의 방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그 뒤에 철혈공이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현명하군. 이안 백작. 그럼 여기서 제안인데…….”
그는 주변에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국의 귀족들 중에는 철혈공을 쳐 내고자 하는 자들이 많지.”
“흠.”
“솔직히 그는 폐하의 권위를 너무 건드린단 말이지. 특히 요 근래, 폐하께서 정무에 조금 소홀해지시자 그게 너무 심해졌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우리와 손을 잡는 게 어때?”
그는 씩 웃었다.
“어차피 이번 일. 당신도 그대로 넘어갈 수는 없을 텐데? 진짜 제국과 전쟁을 하고 싶은 것인가?”
“필요하다면 해야겠지?”
“그 자신감이 멋지긴 하지만 전쟁은 피하는 게 제일이지. 그러니까 손잡자고. 당신은 당신에게 거슬리는 철혈공을 제거하고. 우리는 황권에 도전하는 철혈공을 제거하고.”
그럼 서로 윈윈 아닌가.
“거기에 레일로드 사업에 나도 지원을 해 줄 테니까. 어때?”
<나쁘지 않은 제안입니다.>
<제국과 레일로드가 설치된다면 남부 쪽의 물품들을 얻는 일도 꽤나 쉬워질 것입니다.>
이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씩 웃었다.
“싫다면?”
그의 대답에 크레펜의 표정이 굳었다.
“싫다면 뭐…….”
한숨을 푹 내쉰 그는 눈을 번뜩였다.
“무익하긴 하지만 싸워야지.”
그 말과 동시에 황금 갑옷의 기사들에게서 투기가 솟구쳤다.
그들을 마주하며 이안이 웃었을 때 뒤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이안 성도님!!”
“……어?”
그쪽을 본 이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곳에 아는 얼굴이 있었다.
“성녀님이 왜 여기 계십니까?”
달의 교단의 성녀 세레스티아였다.
그녀는 난장판이 벌어진 주변을 보다가 떨떠름한 어조로 물었다.
“그건 제가 여쭙고 싶은 말씀입니다만……. 왜 여기서 이러고 계십니까? 설마 제국과 싸우시는 겁니까?”
“필요하다면 싸워야겠죠?”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그가 말하자 세레스티아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사정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잠깐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으시겠습니까?”
“하시죠.”
“제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제국에서 케신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케신.
루벨린이 만든 칠대 죄악 중 하나이며 음욕을 상징하는 대악마.
검성의 원수이기도 한 케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안은 흥미를 느꼈다.
“케신은 루벨린의 심복입니다.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 엘프와 수인족의…….”
“전에 세계수에 가서 루시엔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요.”
그토록 오래전부터 케신은 루벨린을 따르던 악마였다.
즉, 다른 그 어떤 악마들보다 루벨린에 대해서 잘 안다는 이야기다.
그런 케신의 흔적을 제국에서 발견했으니 성녀로서 당연히 이곳에 와야 했었다.
“달의 교단에서도 케신을 잡고자 하는 겁니까?”
“예. 그리고 저기…….”
그녀는 꽤나 난감해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녀는 우울함이 섞인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인간과 이종족의 사이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몬스터들의 신앙 때문이군요.”
“어머? 알고 계세요?”
“몬스터들에게 신앙이 퍼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앙에 달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는 것도.”
세레스티아는 감탄했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이안을 보다가 기대감을 담아 말했다.
“역시 달의 성자님…….”
“아닙니다.”
“……그, 그렇군요.”
그가 딱 잘라 부정하자 세레스티아는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아무튼 그걸 분석해 보니까 어느 정도 답이 나오더군요. 몬스터들이 가진 신앙은 이미 사라졌다 알려진 사교. 붉은 달 신앙 같습니다.”
“붉은 달 신앙이라…….”
<317년 전의 일입니다.>
<과거 서부 크레스탄이란 도시에서 급속도로 퍼진 사교입니다.>
<달의 교단으로 위장하며 교세를 확장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어떤 피해?’
<달 없는 밤 사건입니다.>
<이 일로 검성이 케신과 원수가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