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4)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34화(234/300)
◈ 제234화
117. 난 안 괜찮다 – 2
이안이 자신을 밝히자 심부름꾼들은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히, 히익?!”
덜덜 떠는 그들에게 이안은 검자루를 쓰다듬어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더욱 겁에 질렸다.
“어차피 너희는 말 전하러 온 것 뿐이잖아. 그러니까 쓸데없이 벨 생각없어.”
“가, 감사합니다.”
상대는 수틀린다고 제도의 성문과 성벽도 개박살낸 사람이다.
그리고 심지어 철혈공과도 선전포고를 했고.
괜히 그에게 거슬렸다간 목이 날아가는 것은 둘째치고 자기 주인의 가문까지 박살날지 몰랐다.
그렇기에 심부름꾼들은 허겁지겁 도망치듯 돌아가버렸다.
“효과가 대단하군요.”
“가끔씩은 힘을 보일 필요도 있습니다.”
뒤따라 나온 오켄디는 한숨을 쉬었다.
“태양 교단이나 달의 교단에서도 그러셨으면 하는데요.”
“성직자는 그저 신의 종일 뿐입니다. 신앙에 권력과 힘이 붙으면 타락합니다.”
오켄디는 진지하게 이안을 응시했다.
“그런 타락을 태양께서 용서하시겠습니까?”
“참으로 훌륭합니다.”
이안이 웃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이건 제 선물입니다.”
고급스러운 상자였다.
안을 열어보니 브로치 하나가 있었다.
<태양의 브로치군요.>
<상급 성물에 속하는 겁니다.>
이제는 성물 모을 일이 없어서 잘 모으지는 않았다.
하지만 태양 교단이나 달의 교단에서는 여전히 이안이 성물을 좋아한다 여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켄디는 흐뭇해하며 태양의 브로치를 가리켰다.
“이 신전에서 가장 좋은 성물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일을 해결해주신 답례로 드리려는 것이니 부디 사양하지 말아주십시오.”
이안은 상자 안에 있는 성물을 들었다.
태양의 기운이 꽤나 담겨 있어서일까?
그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먀네가 기뻐하며 울었다.
“갖고 싶니?”
“먐먀!”
그걸 본 오켄디는 흐뭇해했다.
태양 교단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빛의 정령이 저리 잘 따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 좋다.
그렇게 이안과 함께 밖으로 나온 오켄디는 슬쩍 태양의 사도 상을 보았다.
“본단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요?”
“이안 성도님께서 태양의 사도 님이 아니실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까?”
“태양께선 하늘에서 세상 만물에게 따스한 빛을 내보내주고 계십니다. 성도님께서도 태양처럼 세상을 위해 움직여주고 계시지요. 사도의 자격은 충분히 있다 생각합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안의 냉정한 태도에 오켄디는 아쉬워했다.
만약 그가 관심을 보인다면 이번 일과 연관해서 본단에 추천해보려고 했었다.
“아, 물론 이 신전에서 추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원하신다면 프레돈 아카데미의 윌리스 사제님께 말씀하셔도 됩니다.”
“저보다 더 잘 어울리시는 분이 계시겠지요.”
이안이 진지하게 거절하자 그도 더는 말하지 못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지요.”
“알겠습니다. 부디 성도님께 태양의 뜻이 함께하시길 빌겠습니다.”
오켄디의 인사를 받고 이안은 신전에서 나왔다.
그렇게 나와 홀로 걷고 있을 때.
신전 쪽으로 잘 차려 입은 귀족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안 백작님! 잠깐 얘기 좀 하시죠!”
살이 통통한 전형적인 귀족이었다.
허겁지겁 달려 온 그가 입을 열려고 하자 이안은 먼저 말했다.
“이번 일 때문에 왔나? 필로도 케렌디 남작.”
“헉.”
통통한 살을 지닌 귀족 중 하나는 식겁했다.
설마 이안 정도 되는 사람이 자신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는 손수건으로 연신 식은 땀이 흐르는 이마를 닦았다.
“어, 어떻게 저를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영광입니다.”
“영광일 필요 없어. 당신. 폴라드크 백작가의 가신이지? 조세핀 폴라드크 때문에 온거잖아.”
이번 일에 가담했던 생도 중 하나가 폴라드크 백작가의 후계자였다.
이안이 그걸 언급하자 필로도는 마른 입술을 핥았다.
자꾸만 온 몸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이안은 한번 본 것만으로 모든 것을 안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게 진짜일 줄이야.
“예외는 없다. 그들 모두 조사를 받을 것이고 제대로 된 처벌을 받겠지.”
“하, 하지만 이안 백작님. 그들은 말입니다.”
“왜. 뭔가 문제라도 있나?”
“문제가 당연히 있지요!”
폴라드크 백작가의 가주이며 조세핀 폴라드크의 아버지인 키오르크 폴라드크는 제국 상비군 5군단장이기도 했다.
비록 5군단이 약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국 남동부에 있는 귀족들의 군세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그가 군대를 움직이며 이안에게 항의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지만 이안은 콧방귀를 뀔 뿐이었다.
“오라고 해.”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닌데. 혹시 돈이 필요하시다면.”
“나 티탄 파는 사람이다.”
“그럼 작위라도.”
“나 백작이야.”
더는 제안할 것이 없다.
그가 머뭇거리며 손바닥만 비비자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돌아가서 그대로 전해.”
그 말만 남긴 채 이안이 가버리자 그는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어째 제국에 피바람이 불 것 같았다.
볼일을 마친 그가 기숙사로 향하고 있을 때.
한 무리의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과 마주쳤다.
그들을 힐끔 본 이안이 지나가려는 찰나 한 생도가 이안을 불렀다.
“이안 백작님!”
스완이었다.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이안에게 꾸벅 허리를 숙였다.
“어디 다녀오시나봐요?”
“그래. 그런데 왜 잡았지?”
그녀는 자신 주변에 있는 생도들을 보낸 후 작은 어조로 말했다.
“지금 제도가 좀 뒤숭숭해요. 그건 아시나요?”
“제국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예. 성문과 성벽을 부순데다가 황자까지 건드린 것 때문에 귀족 중에서 백작님께 불만을 가진 자들이 있어요.”
“그래?”
“예. 그것 때문에 백작님을 치니 마니 떠드는 자들도 있을 정돕니다.”
“제발 그래줬으면 좋겠다.”
이만큼 힘을 드러냈는데도 덤비는 이들이 있다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전정신인가.
이안이 싱글거리자 스완은 식겁했다.
스완이 걱정하는 것은 그가 당할 것 같아서가 아니었다.
괜히 이안을 습격하다가 그가 열받아서 제도를 날려버리면 어떻게 하나.
그것만이 걱정이었다.
그녀의 표정으로 그 마음을 읽은 이안은 피식 웃었다.
“걱정 마. 여기서 뉴월드 쓸 생각은 없으니까. 내가 무슨 피에 미친 학살자도 아니고. 제도에 사는 죄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쓰겠냐.”
“그,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냥 죽일 놈만 찾아서 죽일거야.”
“아. 그렇구나. 그럼 그 죽일 놈에는 누가 포함 된 건가요?”
“철혈공 포함 이번 일에 관련된 전원.”
그의 단언에 스완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못했다.
어째 일이 엄청나게 커질 것 같았다.
* * *
볼일을 전부 마치고 돌아 온 이안은 먀네를 무릎 위에 올리고 명상을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해가 저물 때가 되었을 때쯤 문이 열렸다.
“야. 이안. 있냐?”
“어.”
박바레였다.
싱글벙글 웃으며 방에 들어와 앉은 그는 방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이따가 제국 아카데미 애들이랑 저녁 먹으러 가려고 하는데. 토킬론의 잔이라고 아무나 못 가는 되게 좋은 레스토랑이라더라. 너도 갈래?”
“밖으로?”
“어. 걔들이 산다더라.”
“너 혼자 가냐?”
“윌발이랑 블랜치가 같이 가기로 했어.”
<박바레, 윌발, 블랜치와 저녁 약속을 한 제국 아카데미 생도는 킬로인 호스덴과 그 일파입니다.>
<호스덴 자작가는 철혈공 일파의 귀족입니다.>
“가는 건 좋은데 너희만 가는 건 좀 아닌 듯.”
“어? 왜?”
“그래진이나 오에리나라도 데리고 가.”
“안 그래도 둘한테 얘기했는데 일 있다더라. 오에리나는 제국 아카데미 마탑에 가야 한다고 하고 그래진은 유적 연구실에 간다는데.”
“그럼 하륜이나 윌디 오면 데리고 가. 금방 올 테니까.”
“왜?”
이안은 박바레를 빤히 바라보았다.
“함정일 수도 있어.”
“함정? 뭔 함정? 야. 그리고 이 박바레 님이 함정 같은 거에 걸릴 것 같냐?”
“먀아~.”
먀네가 울었고 이안은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았다.
전에 함정에 빠졌었던 박바레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그, 그때는 내가 마스터가 아니었을 때고. 그리고 마스터가 둘에 익스퍼트가 하나다.”
자신감이 넘치는 그를 보며 이안은 피식 웃었다.
“너 그러다가 잡혀서 나 방해하면 어떻게 할 건데?”
“쩝.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하륜 데리고 갈게. 그런데 걔들 어디 갔는데?”
“제국 아카데미와 협상하는데 아란세 교관님 지원하러 갔어. 금방 올 거야.”
“그런데 그럴 거면 그냥 네가 같이 가는 게 낫지 않냐?”
“난 할 일 많아서. 이따가 샤를 황녀랑 훈련도 해야 하고.”
“그래? 그나저나 좀 살살 가르치는 게 어떠냐? 샤를 황녀 실력 느는 거 보니까 장난 아니더라. 성장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돈데?”
“너희도 놀지 말고 훈련해.”
“쯧. 알았어. 그럼 넌 안 간다는 거지? 이따가 보자고.”
박바레는 손을 흔들며 나갔다.
그가 나가자 키르케가 차분하게 말했다.
<추적 대상 박바레를 추적합니다.>
어째 뭔가 일이 터질 것 같다.
그렇기에 키르케가 말했고 이안은 고개를 끄덕인 후 명상을 이어 나갔다.
저녁이 되자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 샤를을 가르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정원에서 홀로 명상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아란세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왜 그러십니까?”
“박바레와 윌발, 블랜치, 하륜이 저녁 먹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올 시간이 넘었는데…….”
“술이라도 마시나 보죠. 그리고 하륜도 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다만……. 이놈들이 마스터 됐다고 자만하는 경향이 있어서 걱정이다.”
“애들도 아니고 그러겠습니까?”
거기에 아직까지 키르케의 보고가 없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다.
이안이 대충 손사래를 치고 올라가려고 할 때 기숙사 로비의 문이 열렸다.
“음?”
황금색 갑옷을 입은 기사였다.
드래곤 실드 기사단의 기사는 이안에게 다가가 쪽지를 넘겼다.
“크레펜 님께서 보내신 것입니다.”
이안은 쪽지를 펼쳤다.
그것을 본 아란세는 의아해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뭐냐?”
“흠…… 새롭게 발견된 붉은 달 신앙의 집회 구역이라.”
“붉은 달 신앙? 그거 저번에 제국 아카데미의 그거 아니냐?”
“예. 이번에 조사한 것이 있어서 지금 치러 갈 거니까 같이 가자고 하는군요.”
“그래? 그럼 나도 가자.”
아란세가 자신의 무기를 챙기며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굳이 오실 필요 있으십니까.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그를 두고 이안은 제국 아카데미 밖으로 나갔다.
쪽지에 적혀 있는 곳까지 가자 세레스티아와 크레펜, 그리고 드래곤 실드 기사단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바로 가지.”
크레펜은 담담하게 말한 후 기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건물의 지하에 들어가자 전에 봤던 제단과 인신 공양을 위해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 시체들이 있었다.
“이런…… 벌써 도망쳤나?”
“도망쳤다기보단 의식을 끝내고 간 것 같군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세레스티아는 안타까워했다.
조금만 더 빨랐다면 저들이 죽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런 그녀를 보던 이안은 근처의 벽을 툭툭 쳤다.
“여기. 비밀 통로다.”
-우지끈!!
그곳을 후려치자 벽이 무너졌다.
그의 말대로 지하 통로가 드러나자 크레펜은 기사들에게 말했다.
“아티팩트로 신호 보낼테니까 위치 추적해서 따라오도록. 이곳으로는 나와 성녀님. 그리고 이안만 가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세레스티아와 크레펜, 이안은 바로 지하 통로로 내려갔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세레스티아는 씁쓸해하며 말했다.
“이곳이 연결된 곳이 어딜까요?”
“글쎄요. 위치상으로는 중앙 구역의 끝 쪽 같은데…….”
크레펜이 중얼거리자 키르케는 담담하게 이안에게 보고했다.
<토킬론의 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