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5)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35화(235/300)
◈ 제235화
118. 함정 – 1
토킬론의 잔이라면 박바레와 윌발, 블랜치, 그리고 하륜이 간 곳이다.
그곳과 이곳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거기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지?’
<별다른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 일이 벌어지려고는 하고 있군요.>
‘무슨 일?’
<점원이 술에 약을 타고 있습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인 후 둘에게 말했다.
“좀 더 빨리 가야겠군요.”
“왜 그러시나요?”
“이 길의 끝에 저희 애들이 있습니다.”
“프레돈 아카데미 분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 왜요?”
궁금해하는 세레스티아에게 이안은 사정을 설명했다.
그걸 옆에서 듣던 크레펜은 짧게 혀를 찼다.
“그럼 킬로인 호스덴이 붉은 달 신앙과 관련이……. 음? 잠깐만. 호스덴 자작가는 철혈공을 따르는 가문인데?”
“그렇지.”
“어…… 그럼 이거 우연이라고 봐야 하나?”
프레돈 아카데미는 이안의 영역이며 그곳의 생도는 이안의 사람이다.
그들이 이번 일에 관련되었다는 것을 단순하게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잘 들어맞지 않는가.
크레펜은 표정을 굳히고 빠르게 뛰었다.
“저깁니다!”
계단이 보인다.
그것을 발견한 세레스티아가 더 빠르게 뛰려는 찰나 이안은 검을 휘둘렀다.
-파가가각!!
그의 검에서 뿜어진 오러가 벽을 후려갈긴다.
그와 동시에 설치된 함정들이 박살 나자 세레스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함정까지 있다니…… 이거 위험하겠군요.”
“각오는 하신 거잖습니까.”
이안은 바로 뛰어 올라가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계단 위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콰광!!
하지만 철문이라고 하더라도 이안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일격에 철문이 박살 나자 가게의 식료품 창고가 모습을 보였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
창고의 문이 열리며 조리복을 입은 건장한 남성들이 들어왔다.
이안과 크레펜, 세레스티아를 발견한 그들은 어이없어하며 물었다.
“도둑이냐?”
“드래곤 실드 기사단의 크레펜이다.”
“헉. 기, 기사님께서 여긴 왜……?”
“이곳과 범죄 조직이 연결된 흔적을 발견했다.”
“이, 이런. 그런 일이……. 일단 이쪽으로 오시지요.”
당황한 요리사는 난감해하다 세레스티아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그의 친절을 받아들이려는 찰나.
이안은 검을 움직였다.
-서걱!!
“크아아악!!”
내밀어진 손이 잘렸다.
그 고통에 요리사가 비명을 내지르는 사이 이안은 바닥에 떨어진 손을 들었다.
그의 손바닥에 날카로운 바늘이 붙어 있었다.
“독이군. 특히 수인에게 잘 드는 독.”
“카악! 빌어먹을 새끼가!!”
하마터면 중독될 뻔했던 세레스티아는 하얗게 질렸다.
“가,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그의 비명 때문일까?
식료품 창고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온다.
가게의 점원으로 보이는 그들 중 좋은 옷을 입은 붉은 머리의 여인이 당황하다가 크레펜에게 물었다.
“크레펜 백작님 아니십니까? 도대체 뭐 때문에 여기서 이러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누구야?”
“토킬론의 잔의 주인인 헬레이 반드.”
“그럼 이 통로를 모를 리 없겠군.”
크레펜을 당긴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안 브랜든이다.”
“……아. 그러십니까?”
“여기와 붉은 달 교단의 집회 장소가 연결되어 있더군.”
“붉은 달 교단이라뇨? 그게 뭡니까?”
“시치미를 떼시겠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요.”
“그럼 이건 어쩔 건데? 이 바늘에 묻은 독. 수인족에게 잘 통하는 독이야. 수면독 같은데…… 성녀님을 잠들게 해서 뭔 짓을 하려고 했나?”
이안은 잘린 손을 들어 보였다.
손바닥에 고정된 바늘을 본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만. 음. 그리고 이안 백작님.”
그녀는 빙긋 웃었다.
“이곳은 제국이고, 또한 저는 철혈공과 깊은 관계를 맺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시는지 모르겠군요.”
<헬레이 반드는 철혈공의 애인입니다.>
“철혈공의 애인이라고?”
“예. 이안 백작님께서 아무리 강하다고 하시지만 철혈공께 이렇게 대항하시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십니까?”
“알 바냐?”
이안이 시큰둥하게 대꾸하자 세레스티아가 황급히 나섰다.
“붉은 달 교단과 관련된 일은 폐하께서 지시하신 일입니다. 저희에게는 조사 권한이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돌아가서 철혈공께…….”
<주인님.>
<박바레와 블랜치가 중독되었습니다.>
주변 탐색을 하고 있던 키르케가 말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들었다.
“내 앞에서 저항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지. 그럼 나도 예를 갖춰서 최선을 다해 싸워 주마.”
모여 있던 이들의 표정이 굳었다.
이안이 일격으로 성문과 성벽을 박살 냈다는 소문은 이미 들었다.
그렇기에 헬레이는 황급히 크레펜에게 외쳤다.
“드래곤 실드 기사단에서는 타국의 무인이 제국에서 저리 날뛰는 것을 두고 보실 생각이십니까?!”
“보기 좋으니까 두고보려고.”
“칫. 그렇다면 저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헬레이가 손을 들자 다들 무기를 들었다.
열댓 명이 무기를 들고 싸울 준비를 했지만 이안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손을 휘저었다.
“어어어어?!”
“으아아아!!”
그저 손을 휘저은 것뿐인데 모여 있던 이들이 나뒹굴었다.
헬레이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그는 다른 손을 뻗었다.
“컥!!”
허공을 쥔 것뿐인데 목이 막힌다.
그녀의 예쁜 얼굴이 점점 하얗게 물들어 가자 크레펜은 이안의 팔을 잡았다.
“헬레이에게 정보를 알아내야 해. 죽이지는 마라.”
“안 죽일 건데.”
그냥 움직이지 못하게 두 팔만 부러트릴 생각이다.
-우드득!!
그녀의 양팔을 부러트린 이안은 크레펜에게 헬레이를 넘기고 위로 올라갔다.
그렇게 지하에서 올라가자 1층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제국 아카데미 생도복을 입은 이들과 그들의 호위.
그리고 프레돈 아카데미의 생도들이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윌발과 하륜은 멀쩡하지만 키르케의 말대로 블랜치와 박바레는 중독된 모양인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뭐야?”
심각한 표정으로 화살을 겨누고 있던 윌발의 표정은 이안의 목소리에 환해졌다.
“이안?!”
“넌 왜 그러고 있냐?”
“아니 미친……!! 저 새끼들이 주문한 술에 약이 타져 있었어!!”
“……이, 이안 백작님. 오해입니다!!”
윌발 일행에게 무기를 겨누던 제국 아카데미 생도 중 하나가 다급히 외쳤다.
그들과 프레돈 아카데미 생도들을 번갈아 바라본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애들 상태는 어떠냐?”
<오러 중화제입니다.>
<마스터들에게 잘 통하는 독이군요.>
<다만 효력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십 분 정도면 자연 회복될 겁니다.>
이안은 테이블 쪽을 보았다.
그곳에 있는 와인을 향해 손을 뻗자 와인병이 허공을 날아 다가왔다.
“이거 주문한 사람.”
“저 새끼들!!”
이안이 바라보자 킬로인은 다급하게 외쳤다.
“아닙니다! 이안 백작님. 이건 저희도 서비스로 받은 겁니다!”
“아. 가게에서 줬다?”
이안은 휙 고개를 돌렸다.
그와 눈이 마주친 헬레이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빌어먹을. 하필이면……!!”
이미 들통난 마당에 뭘 숨기겠나.
그녀는 이를 갈며 외쳤다.
“쳐!!”
그러자 이 층의 방들에서 붉은 로브를 입은 자들이 나타나 뛰어내렸다.
그걸 본 다른 테이블의 귀족들은 기겁했다.
“헤, 헬레이?!”
“이게 무슨 짓인가?!”
“오늘 이곳에서 아무도 살아서 나가지 못한다!! 모든 것은 붉은 달을 위한 제물이 되리라!!”
붉은 로브를 입은 자들이 지팡이를 들었다.
그러자 벽에 핏빛의 문양이 그려진다.
그걸 본 윌발은 바로 화살에 오러를 담아 붉은 로브를 입은 자에게 쏘았다.
-팅!!
하지만 화살은 그의 몸을 두르고 있는 보호막에 의해 튕겨 나갈 뿐이었다.
“제길!!”
크레펜은 빠르게 달려들었다.
저 붉은 로브를 입은 놈들이 뭘 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불길하다.
그러니 빨리 쳐 내야 한다.
그리 생각하며 오러를 만들어 낸 그가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멈.춰.라.”
그에게서 벗어난 힐레인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에 담긴 힘 때문일까?
크레펜의 몸이 순간적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멀티플 에너지 볼트!!”
그 틈을 붉은 로브들은 놓치지 않았다.
붉은 로브의 마법사가 지팡이를 들었고 순식간에 수십 발의 에너지 볼트가 크레펜의 몸에 꽂혔다.
“으어억!!”
추락한 크레펜은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의아해했다.
왜 자신이 멈췄던 것일까.
그런 그를 힐끔 본 이안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너. 언령을 쓸 수 있구나?”
“후. 후후후후…… 그래.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위대한 힘이 단긴 말은 버텨 낼 수 없지.”
왜 저렇게 자신만만해하나 했다.
이안은 붉은 로브를 입은 자들을 보았다.
저들이 만들어 낸 위치, 그리고 마법진.
이 가게에 모이는 영맥.
그 모든 것을 이용해서 언령을 쓰는 것이었다.
“붉은 달 신앙을 이용해서 재능의 별을 얻고, 그것을 사용해서 언령을 얻은 건가?”
“하…… 역시 대단하네. 한번 보면 다 안다더니……. 그럼 이게 얼마나 강한 힘인지도 알겠지?”
씩 웃은 그녀는 입을 열었다.
“위험합니다!! 성도님!”
세레스티아가 두 손을 모았다.
달의 힘이 담긴 보호막이 아군을 모두 보호했지만 힐레이는 비웃을 뿐이었다.
“후후후. 언령이 고작 그따위 보호막으로 막힐 것 같은가? 자결해라. 이안 브랜든.”
이안은 검을 뽑았다.
그걸 본 힐레이는 소리 높여 웃었다.
“아하하하!! 이안 브랜든이라고 하더라도 언령은……. 너 뭐니.”
이안은 그대로 힐레이에게 걸었다.
그걸 본 그녀는 당황하며 다시 한번 외쳤다.
“자결해라!! 멈춰라! 멈춰!! 오지 마아아!!”
계속된 언령 때문일까?
붉은 로브를 입은 자들이 피를 토했다.
소모되는 힘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이 털썩 무릎을 꿇거나 비틀거리고 있음에도 힐레이는 언령을 멈추지 않았다.
“멈…….”
“싫어.”
-퍽!!
이안의 검이 힐레이의 얼굴을 후려쳤다.
검면에 맞았지만 거기에 담긴 힘이 보통이 아니기 때문일까?
그녀는 일격에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한순간 가게 내부를 조용하게 만든 이안은 경악하고 있는 종업원들과 붉은 로브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희도 해 줄 말이 많다.”
그 말과 동시에.
이안이 검을 휘둘렀다.
사태는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이미 힐레이의 행동은 이곳에 있는 모두가 보았다.
괜히 말려들었던 이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하마터면 별 이상한 놈들에게 크게 다칠 뻔했다.
“고맙네! 이안 백작!”
“감사합니다!”
그들의 인사를 대충 받아 준 이안은 일이 끝나고 찾아와 크레펜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기사들을 보다가 블랜치와 박바레에게 눈을 돌렸다.
둘 다 아직 축 늘어져 있었다.
“얘들 회복시켜야 하는 것 아냐?”
윌발이 걱정하듯 말하자 하륜은 한숨을 쉬었다.
밥 먹으러 왔다가 이게 뭔 일인가.
“이런 일 생길 것 같아서 일부러 같이 보냈더니만.”
“아니 이 미친놈들이 술 나오자마자 들이마셨다고.”
아카데미에서 독에 대한 공부를 해 어지간한 독은 향기만 맡아도 알 수 있었지만 그 전에 마신 걸 어떻게 하겠나.
하륜은 억울해하며 축 늘어져 있는 둘에게 투덜거렸다.
“아. 이 문제아들. 돌아가면 두고 보자.”
그가 으르렁거리자 이안은 둘을 가리켰다.
“돌아가서 보지 말고 지금 봐라.”
“에?”
“지금쯤이면 자체 해독됐을 테니까. 슬슬 일어나지?”
그제야 둘이 뻘쭘해하며 일어났다.
“바, 방금 깼어.”
“진짜야…….”
먀네, 윌발, 하륜.
셋에게서 한심하다는 시선을 받던 둘이 무안해할 때.
킬로인이 머쓱해하며 다가왔다.
“괜찮나?”
“이 자식!! 감히 우리에게 독을 먹이다니!”
“아, 아냐! 내가 먹인 것 아니라고!”
억울해하며 그가 외치자 이안은 킬로인의 어깨를 잡았다.
“뭐 그건 됐고. 왜 하필이면 오늘 이 가게로 온 거냐? 여기 아무나 오는 곳 아니라며.”
킬로인은 떨떠름해하며 말했다.
“아. 그게…… 사실 이 가게의 식사권을 받았거든.”
“누가 줬는데?”
이안의 질문에 그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철혈공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