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9)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39화(239/300)
◈ 제239화
120. 보고 싶다 – 1
그 난리를 쳤는데도 큰 문제는 없었다.
물론 귀족들이나 관리들이 꽤나 항의를 하기는 했지만 크레펜 선에서 그건 전부 막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제국 아카데미는 일정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었고 첫번째 경쟁전이 시작되었다.
프레돈 아카데미의 생도들이 훈련장에 모이자 제국 아카데미의 교관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이번 경쟁전은 총 열 명을 내보내 일대일 대결로 승부를 가리는 것이지.”
“일단 이안 백작은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저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네.”
이번 교류전에 참가한 프레돈 아카데미의 상급 B반은 괴물들만 모인 곳이다.
일개 생도 주제에 마스터가 웬 말인가.
하지만 제국 아카데미도 지금까지 오스넨으로 꽤나 이득을 본지라 마스터가 참가하지 말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일단 패배할 것은 생각해 둬야겠군.”
블랜치, 박바레, 그리고 발라.
현재 마스터에 올라간 세 명이 있다.
제국 아카데미로서는 그 세명을 쓰러트리기만 해도 선방했다 할 수 있을 거다.
교관들은 빠르게 이번 대결에 참가할 생도들의 명단을 작성했다.
“첫 번째는 샤를 황녀님이십니다.”
프레돈 아카데미의 첫 번째는 발라다.
남부 유목민 출신이며 제국과 사이가 좋은 킬하트 부족의 사람이다.
실력도 좋고 성격도 좋지만 조금 무식한 경향이 있는 데다가 정이 많으니 황족이라면 양보를 해 줄지도 모른다.
그것을 생각하며 샤를을 내세운 그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말했다.
“황녀님. 큰 기대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이안 백작에게 배운 것을 보여 준다 생각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발라 킬하트 생도의 힘을 좀 빼놓으셨으면 합니다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원하는 것도 많다.
교관들의 요청을 받은 샤를은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본 황녀만 믿고 있거라.”
“알겠습니다.”
프레돈 아카데미와 제국 아카데미 측에서 정한 순번을 심판에게 가지고 나왔다.
그렇게 대결이 시작되자 프레돈 아카데미에서 발라가 나섰다.
“으랴!!”
포효하며 나선 그는 훈련장에 모인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을 향해 도끼를 들어 올렸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에서 강렬한 푸른 오러가 솟구쳤고 한 손에 오러 블레이드가 만들어졌다.
“오, 오오오…….”
“진짜 마스터일 줄이야…….”
“이거 무시무시하군.”
그의 기세에 제국 아카데미 생도들은 감탄했다.
하지만 프레돈 아카데미 쪽에서는 달랐다.
“저 바보가?!”
“오러를 왜 낭비하는 거야?!”
이번 경쟁전은 승자가 계속 싸우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만큼 체력이나 오러는 최대한 아껴도 모자란데 저렇게 오러를 쓰다니.
발라의 한심한 행동에 아란세는 어이없어하며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면 저 녀석은 단독 훈련이다. 너희들. 요새 너무 긴장감이 없어.”
아란세의 말을 들은 생도들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자신의 미래도 모른 채 신나게 실력을 드러내던 발라가 오러 블레이드를 거두자 제국 아카데미 측에서도 나섰다.
핏빛 눈을 가진 아름다운 황녀 샤를이었다.
그녀가 올라오자 발라는 씩 웃었다.
“이봐. 황녀님. 황녀님이 이안에게 배웠다고 해서 내가 봐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흥. 봐줄 필요 없느니라.”
“오. 멋져.”
씩 웃은 발라가 도끼를 겨눴다.
그것에 맞춰 샤를도 검을 겨눴다.
서로 싸울 준비가 된 듯하자 심판은 깃발을 들었고.
“으랴아압!!”
발라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그런 그를 힐끔 본 샤를은 화려하게 보법을 밟으며 그의 공격을 피해 냈다.
그리고 힐끔 프레돈 아카데미 쪽을 보았다.
그녀의 시선에는 요 며칠간 집중적으로 자신을 훈련시킨 소년이 담겨 있었다.
-꾸욱.
검자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다시 돌진하는 발라에게 지금까지 수련한 대로 검을 휘둘렀다.
“생각보다 잘 싸우네. 황녀님 아직 유저 수준 아냐?”
“저 검 놀림만 보면 유저는 넘어선 것 같은데.”
“마법과 조화를 잘 이루며 싸우네. 굉장하다.”
마스터인 발라를 상대로 샤를은 꽤나 잘 싸우고 있었다.
검격 한 번 한 번에 담긴 힘을 최대한 아끼면서 효율적인 검술을 펼친다.
그걸 보며 감탄하던 블랜치는 이안에게 물었다.
“저 검술. 네가 가르친 거지?”
“응. 참고로 말하자면 너희들한테도 가르쳐 줬어.”
“어? 난 저런 검술 배운 기억이 없는데?”
위디아가 의아해하자 이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저건 너한테 안 맞아. 맞는 것들만 가르쳤지.”
모든 무술에는 궁합이라는 것이 있다.
체형, 오러, 성격, 습관.
그 모든 것에 따라 맞는 것이 있고 맞지 않는 것이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이안은 프레돈 아카데미 생도들에게 가르칠 때 그것을 전부 파악하여 걸맞은 것을 훈련 도중에 전수했었다.
“우와. 진짜?”
“뭐.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더 강해지면 알게 될 거다.”
위디아가 혀를 내두르는 사이 박바레는 자신의 메이스를 쥐었다.
“여기서 더 강해져야 하다니. 도대체 얼마나?”
“마스터에 올랐다고 자만하지 마라. 벽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 벽을 넘을 때 내가 가르쳐 준 것들이 큰 도움이 될 거다.”
그때 그의 뒤로 제국 아카데미의 교관이 다가왔다.
“이안 백작님.”
“무슨 일이십니까?”
“저…… 이것을.”
그는 조심스럽게 품에서 꺼낸 봉투를 내밀었다.
금색의 봉투에는 붉은색 인장이 찍혀 있었다.
그걸 본 그래진은 깜짝 놀랐다.
“……이건 블라드 제국 황가의 인장인데?”
“황가의 문장이라…….”
이안은 봉투를 펼쳤다.
봉투 안에 있는 것은 한 장의 편지였다.
“지금 당장 황궁으로 오라네.”
“황제 폐하께서 널 부르는 거라고?”
“그래. 음. 가 봐야겠군.”
어차피 이번 경쟁전에 이안은 참가 안 한다.
그렇기에 그는 앞에서 샤를과 발라를 보고 있는 아란세에게 말했다.
“교관님. 저 좀 나갔다 와야겠습니다.”
“어? 무슨 일인데?”
“황궁에서 들어오라는군요.”
“음…… 그래? 심각한 일이냐?”
“그렇진 않을 겁니다.”
“그렇군. 그래. 오늘 오지?”
“그러겠죠. 그런데 뭘 그렇게 보십니까?”
“샤를 황녀. 정말 굉장하네. 도대체 어떻게 가르친 거냐?”
겉으로 보기에는 발라의 강맹한 공격에 샤를이 휩쓸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녀의 움직임은 마치 물과 같아서 발라의 공격을 아주 가볍게 무력화시키고 있었다.
“거기에 발라와 부딪칠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다.”
“저런 대련이 강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이번 대련이 끝날 때쯤이면 익스퍼트까진 올라갈 겁니다.”
이안의 평가에 아란세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러겠지. 지금까지 잠재되어 있던 재능이 지금 폭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탐나는데…… 어떻게든 프레돈 아카데미로 유학 오게 하고 싶군.”
“황년데 되겠습니까?”
씩 웃은 이안은 아란세에게 인사한 후 가 버렸다.
먀네만 데리고 가던 그는 뒤쪽에서 환호성이 들리자 피식 웃었다.
‘황궁 위치 파악해. 입장은 이걸로 하면 되겠지.’
<워프를 쓰셔도 됩니다.>
‘굳이 그럴 필요 있나? 그냥 가자고.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다른 놈들에게도 보여 줄 생각이니까.’
워프를 써서 황제를 만날 생각이었다면 굳이 크레펜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라고 안 했다.
그냥 직접 가서 말했지.
이안은 키르케의 의견을 부정한 후 황궁을 향해 걸었다.
키르케가 안내하는 대로 황궁 근처에 도착하자 꽤나 많은 시선이 이안에게 쏟아졌다.
<주인님을 경계하고 있군요.>
<숨은 채 주인님을 보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국 정보부인가?’
<그렇습니다.>
정보부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도의 성문과 성벽을 날려 버린 데다가 제도에 오고 나서 사고를 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황궁에서도 뭔가 사고를 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심지어 황궁의 성문 쪽에서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완전히 무장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황제가 날 불렀어.”
“무엄하다!! 일개 백작이 제국의 주인이신 황제 폐하께 감히!!”
“그건 내가 황제를 두려워하거나, 혹은 존중할 때의 얘기고.”
모여 있던 기사들 중 하나가 외치자 이안은 검자루에 손을 올렸다.
그걸 본 기사들도 모두 무기를 잡았다.
그가 검을 뽑으면 죽음을 각오하고 덤빌 생각인가 보다.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 이안은 차갑게 웃으며 검자루를 잡은 손에 힘을 넣었다.
“그만!!”
그때 성문이 열리며 황금색 갑옷을 입은 크레펜과 드래곤 실드 기사단의 기사들이 나섰다.
“이안 백작은 황제 폐하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 온 것이니 당신들은 당신들의 일을 하도록.”
“하지만 크레펜 단장님! 저자의 무례함은…….”
“강자에게는 그에 걸맞은 오만함을 가질 권리가 있지. 이안 백작은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폐하께서도 말씀하셨다.”
물론 그런 말은 안 했다.
검성과 숲지기는 한때이긴 하지만 황제의 권위를 무시하며 그에게 거리낌 없이 반말을 했었다.
또한 황제 역시 그것을 인정했었고.
이안은 그 둘과 동급의 실력자라 칭해진 사람이다.
그러니 이번에도 황제는 별다른 말 없이 넘어갈 것이라 그는 판단했다.
“크흠. 그, 그렇다면…….”
“모두 물러나라!!”
크레펜이 외치자 결국 그를 경계하던 이들이 빠졌다.
삽시간에 조용해진 황궁의 성 앞에서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때는 존대를 해 주면 안 되나?”
“뒤에서 개수작이나 부리는 놈에게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끙. 아무튼 따라와라.”
크레펜의 안내를 받으며 이안은 황궁 안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건물 내부에는 꽤나 아름답거나 잘생긴 시종들이 많았다.
그들이 신기해하며 바라보자 크레펜은 인상을 찡그렸다.
“뭣들 하는 것이냐!”
“죄, 죄송합니다!”
시종들이 부리나케 도망친다.
그들을 보던 이안은 피식 웃었다.
“궁내부원 교육이 참 잘되어 있네.”
“지금 황궁 내에서 너에 대한 소문이 가장 크니까. 그들로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
“샤를 황녀 때문인가?”
“그래.”
이안이 제국 아카데미에서 샤를을 가르친다는 이야기는 이미 황궁 내부에 퍼져 있었다.
황실에서 큰 영향력이 없는 그녀에게 이안이 힘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
그럼 오스넨은 어떻게 하느냐.
키리슈난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다른 황족들은 어찌 되고 이후 자신들의 위치는 어디로 잡아야 하는가.
그런 문제로 다들 열심히 입방아를 찧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네가 왔으니 신기할 수밖에.”
“그래?”
이안은 별 관심 없다는 듯 대충 답했다.
그렇게 걸어 내궁 근처에 도착하자 내궁의 입구에 있던 흑기사들은 이안에게 손을 내밀었다.
“무기를 놓고 가도록.”
이안은 바로 검을 빼서 주었다.
그걸 본 크레펜은 의아해했다.
“괜찮나? 예전에 검성과 숲지기는 이 검문을 거절했었는데.”
그리고 흑기사들 모두와 싸웠었다.
그런데 가장 마찰이 심할 것이라 생각한 이안이 순순히 무기를 준 것이다.
궁금해하는 그에게 이안은 씩 웃었다.
“무기 없어도 여기 있는 놈들 전부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니까.”
“……굉장한 자신감이네.”
크레펜이 떨떠름하게 말하자 흑기사들은 이를 갈았다.
그들을 한차례 비웃은 이안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야 보게 되는군.”
마침 식사중이었던 노인.
블라드 제국의 황제는 힘없이 이안을 바라보며 말했고 이안은 바로 주먹을 뻗었다.
-콰과광!!
갑작스러운 공격에 크레펜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대기하던 흑기사들 모두 반응하지 못했다.
그의 공격에 반응한 것은 단 하나.
방금 전까지 쓰러질 것처럼 의자에 앉아 있던 노인인 황제뿐이었다.
이안이 쏜 오러를 한 손으로 튕겨 낸 황제는 인상을 찡그렸다.
“여기까지 왔으면 내 계획에 좀 맞춰 줄 것이지.”
그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왜? 그리고…….”
<주인님.>
<철혈공 퐈드베 필라이크 공작이 제도에 들어섰습니다.>
“배우들 다 모였는데. 길게 끌 거 없이 빨리 끝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