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4)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4화(24/300)
◈ 제24화
12. 그게 뭐 어쨌는데 – 2
“널 가르친 자가 검성인가? 아니면 숲지기인가.”
“글쎄다.”
“혹시 그들 중 하나가 널 다시 찾아온다는 말은 하지 않았나?”
“안 했고 올 리도 없지.”
이안의 답을 들은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다. 원래 스승은 제자의 성장을 기대하는 법이지. 특히나 자신의 절기를 가르쳤을 정도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말을 마친 검화단의 검사는 이안에게 검을 던졌다.
“아무튼 네 실력은 잘 봤다. 조만간 꽃의 주인이 널 찾으실 것이다.”
그리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기다란 원통을 꺼내 든 그는 그것을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
-취이이익!!
그와 동시에 통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진다.
순식간에 주변을 가려 버리는 연막이 퍼져 나갔다.
“쿨럭! 쿨럭!”
연기 때문에 블랜치가 기침을 시작한다.
그사이 가면인이 연막 속으로 사라지자 이안은 새로 얻은 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천마신공 파천의 장.
허공검.
허공을 베어 상대를 베는 상당한 고급 무리의 초식이 발휘되었다.
-파직!
그와 동시에 새로 얻은 검에 금이 가 버렸다.
이 검 역시 천마신공을 버텨 내지 못한 것이다.
‘내공이 강해지니 검들이 못 버티는구만. 키르케. 이거 뭐로 만들어진 거야?’
<포웬 강철로 만들어진 검입니다.>
<카르자의 검과 같은 재질입니다.>
‘그런가. 빨리 검 새로 구하든가 만들든가 해야겠다.’
<재료의 위치를 조사하겠습니다.>
<현재 칼딘 강철은 에볼 왕국 볼차스 영지의 광산에서 소량 채굴이 가능합니다. 토겐즈는…….>
보고된 위치들은 죄다 아카데미에서 멀었다.
게이트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며칠은 걸릴 것이다.
키르케가 보고하는 사이 블랜치는 연기 때문에 기침을 토해 내며 다가왔다.
“콜록! 콜록! 야. 괜찮냐?”
“쿨럭…… 으으…….”
바람이 불며 연기가 사라진다.
아까까지 있었던 가면인이 사라진 것을 본 블랜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죽다 살아난 것 같네. 야. 그나저나 넌 안 무서웠냐?”
“딱히?”
일개 검사 나부랭이인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나.
몇차례 검을 부딪혀 준 것도 블랜치와 발라를 칠 때 손속에 정을 뒀기 때문일 뿐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마주치자마자 일격에 죽였을 것이다.
이안은 가볍게 답하고 기절한 발라를 깨웠다.
그가 신음하며 깨어나자 블랜치는 발라를 부축했다.
“그나저나…… 넌 왜 허공에 검을 휘두른 거였어?”
“그냥 보내기는 아쉬워서. 그래도 살살 쳤으니까 죽지는 않겠지. 그건 그렇다고 치고……”
이안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강철 통을 들어 올렸다.
“이건 또 재밌는 물건이네. 블랜치. 너 이게 뭔지 아냐?”
그가 통을 내밀며 묻자 블랜치는 떨떠름해했다.
“글쎄? 나도 처음 보는데……. 그런데 이런 신기한 효과라면 잊힌 도시의 아티팩트 아닐까? 거기 물건이 되게 신기한 게 많거든.”
‘잊힌 도시라……. 키르케. 이게 뭐냐.’
<잊힌 도시에 관련된 정보는 4레벨부터 확인 가능합니다.>
제대로 알고 싶다면 직접 가 보든, 아니면 레벨 상승을 기다려야 한다.
이안은 통을 품에 넣었다.
‘직접 가 봐야겠군.’
* * *
골목에서 빠져나온 가면인은 은신처로 돌아와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
은신처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렸다.
“왔나.”
“음. 목표대상은 발견 못했지만 이번에 엄청난 인재를 발견했어. 바로 단주님께 연락을.”
“야. 너. 움직이지마. 네 배가…….”
동료의 목소리가 떨린다.
의아해하던 그는 따끔함을 느끼며 고개를 숙여보았다.
어느새 갑옷이 갈라졌고 복부에 붉은 줄이 생겼다.
그 줄에서 울컥 피가 터져 나오자 그는 털썩 주저앉았다.
‘뭐……야?’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베인 적조차 없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상처는 뭐란 말인가.
“으으…….”
아니다.
‘그와 싸우며 베인 것이 아니다.’
아까 연막탄을 터트렸을 때 그의 기합성이 들렸다.
그리고 그는 분명 허공에 검을 휘둘렀었다.
‘설마……?’
허공을 격해 상대를 치는 검술이라니.
말도 안 된다.
이런 것은 무인의 숲의 일개 관장 따위는 꿈도 꿀 수 없는 기예다.
아니, 그걸 떠나서 긴장이 풀리자마자 상처가 벌어지다니.
자신은 상대조차 할 수 없는 수준 높은 검사라는 증거다.
‘나와 동률…… 수준이 아니었어. 그놈은…… 오히려 단주…… 수준…….’
의식이 흐려진다.
어떻게든 이 사실을 단주에게 알려야 한다.
하지만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고 의식은 점점 흐려진다.
‘빌어먹을…….’
상대의 실력을 오판했다.
그냥 좀 강한 애송이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애송이 따위가 아니었다.
‘이런 검술…… 역시…… 검성의…… 제자……였…….’
짧게 생각한 그는 동료가 힐링포션을 꺼내는 것을 보며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 * *
물건 좀 사러 갔다가 별일을 다 겪었다.
아카데미로 돌아오자 발라는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으…… 내가 그렇게 깨지다니…….”
“검화단의 검사야. 어지간한 기사 이상의 실력을 지녔다고.”
“이안은 이겼잖아.”
발라가 말하자 블랜치는 그를 보았다.
안 그래도 그게 궁금했다.
“너 진짜 어떻게 된 거냐?”
“뭐가?”
“네 실력. 도대체 어느 정도야? 익스퍼트?”
“익스퍼트 수준은 넘었지.”
“와…… 그럼 이거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나 강한 건 이미 다들 알지 않냐?”
애초에 혼자서 C반 공격대를 때려눕히고 보빌드 던전의 주인까지 혼자 잡았다.
그런 자가 익스퍼트 수준인 것이 더 이상한 일 아닌가.
이안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블랜치와 발라는 서로를 보았다.
“그, 그런가?”
“하긴……. 그럼 너 오러도 구현할 수 있어?”
순간 이안의 손에 들린 단검이 푸른 기운으로 일렁였다.
선명할 정도의 푸른 기운이 뭉쳐진 것을 본 블랜치는 어이없어했다.
“너 그런데 왜 싸울 때 안 써?”
“오러가 만능은 아니니까. 그리고 이거 꽤나 비효율적이야.”
무공으로 치면 그냥 검기를 최대한 뽑아내는 정도다.
이게 뭐가 중요한가.
이런 데 쓸 내공이면 그냥 초식 쓰는 게 낫다.
“아니 그래도 오러가…….”
“이런 하수들 같으니라고. 얘들아. 난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단다.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이 맞아.”
<장님이 코끼리를 각기 다른 형태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요.>
사실을 말해도 수준이 모자라니 알아듣지 못한다.
이안이 설명하자 둘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니.
침을 꿀꺽 삼킨 블랜치는 입을 열었다.
“야…… 너 혹시.”
“음?”
“아, 아니다.”
‘검성? 황제? 아니면 숲지기? 이안은 그들에게 배운 걸까?’
대륙에서 최강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셋이 있었다.
검의 끝을 봤다는 검성.
무인의 숲 최강자 숲지기.
그리고 블라드 제국 황제.
그들 정도가 아니라면 이안 수준의 강자를 길러 내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리고 그 셋은 적이 아주 많았다.
그러니 만약 이안이 셋 중 하나의 제자라면?
그 셋에 의해서 만년 2등일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이안을 노릴 것이다.
그를 얻어 배운 것을 토해 내게 하든.
혹은 그를 잡아 스승일지도 모르는 셋을 노리든.
그게 아니면 자기 세력에 넣든.
어쩌면 이안이 지금까지 실력을 숨긴 것도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출 때까지 스스로를 드러내지 말라는 그들의 지시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묻는 것조차 실례겠지.’
스승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상황인데 물어봤자 이안이 답하기 싫어한다면 그냥 분위기만 어색해질 뿐이다.
블랜치가 고개를 젓는 사이 이안은 피식 웃었다.
“야. 그런데 검화단은 원래 다 이름이 없어? 단장도?”
“어 음. 나도 자세하게는 모르는데…… 한번 가문에 물어볼까?”
“아냐. 괜찮아.”
그냥 키르케에게 물어보면 된다.
<검화단은 입단 시 모든 것을 버리게 합니다.>
<자신조차 버려 검술의 극한에 도달하는 것이 검화단의 목적입니다.>
<그렇기에 늘 가면을 쓰고 삽니다.>
‘참 복잡하게도 사네.’
키르케의 답을 들은 이안이 혀를 내둘렀을 때 앉아 있던 발라가 이를 갈았다.
“검화단이고 나발이고 이렇게 패배하니까 억울해서 밥도 못 먹겠네. 으으으…… 으아! 열받아!! 야! 밥 먹으러 가자!”
“못 먹겠다면서.”
“먹어야 훈련을 하지!! 제기랄! 내가 당하고만 있을 것 같아?!”
“하긴……. 젠장. 다음엔 반드시 이긴다!”
발라는 블랜치를 잡고 걸었다.
둘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이안은 빙긋 웃었다.
<도전하는 자들을 주인님께선 좋아하시지요.>
“그래서 쟤들이 마음에 드는 거다.”
<필기시험 때도 도전을 하면 더 마음에 드시겠지요.>
“하하. 그렇긴 하지만 적성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
식당으로 들어가자 이안과 블랜치, 발라가 들어오자 몇몇의 시선이 그들에게 꽂혔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안에게 꽂혔다.
“어휴. 인기쟁이시네.”
“부럽냐?”
“부럽지. 너 정도면 바로 승급할 수 있을 수준일 텐데.”
식사를 받아 와 자리에 앉자 블랜치가 차분하게 말했다.
옆에서 고기를 뜯던 발라도 말했다.
“정말 승급할 거면 좀 주의하는 게 낫겠다.”
“왜?”
“승급 시험이 꽤 위험하다던데? 거기에 A반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걸? 네가 승급 시험 준비하면 질투하며 방해할지도 몰라.”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쩔 건데.”
이안은 콧방귀를 뀌며 수프를 한 모금 먹었다.
그의 말에 블랜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검화단의 검사도 물러나게 했는데 고작해야 A반이 뭘 어쩌겠나.
아니, 그라면 승급 시험도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승급은 바로 하려고?”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당장 아란세와 맺은 약속도 있는데 굳이 그걸 버릴 필요는 없었다.
“상급으로 승급하면 뭐 메리트가 있나?”
블랜치는 빵을 뜯어 수프에 찍으며 설명했다.
아카데미의 상급생도는 졸업 후 어디든지 들어갈 수 있었다.
거기에 어떤 왕국에 가도 남작 위는 받을 수 있다.
“다른 혜택도 굉장하지. 일단 뭘 하든 모험가 길드나 신전에 협조 요청을 쉽게 할 수 있어.”
“오…….”
“또 아카데미와 협약을 맺은 종족들과 우호 관계가 되니까 그들의 도움도 쉽게 받을 수 있지.”
“그건 좀 끌리네.”
“그 외에 부가적인 혜택들이 꽤 많아. 교무처에 물어보면 더 자세하게 가르쳐 줄걸? 졸업 후 세금 혜택이라든가 뭐 그런 것도 있으니까.”
“혹시 무기 같은 건 안 주냐?”
“무기? 어떤 무기?”
“좀 강한 무기. 마법검 같은 건 필요 없고……. 그래. 대륙에서 가장 강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무기라든가. 정 뭐하면 그 금속도 괜찮고.”
몇 번 휘두르면 부서질 어중간한 검 따위는 필요 없다.
검화단의 검조차도 제대로 쓰니 단번에 박살 나지 않았던가.
“네가 원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네. 용사의 검 정도라면 네가 원하는 수준이 되려나?”
‘키르케. 용사의 검에 대한 정보 확인이 가능한가?’
<상세 정보는 4레벨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일개 검 따위가 4레벨?’
<그렇습니다.>
이안은 그 말을 듣고 히죽 웃었다.
‘꼭 한번 보고 싶구만.’
<영웅제 우승 시 용사의 검의 확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