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4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43화(243/300)
◈ 제243화
122. 여기 있었구나 – 1
이안의 비웃음 섞인 말에 셀림은 애써 웃었다.
“그게 무슨 말씀……. 큭!”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의 검격이 그의 목을 노렸다.
간신히 바닥을 굴러 공격을 피한 셀림은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이안 백작!! 예우를 해 주려 했거늘!! 죽여라!!”
중무장한 기사들이 이안을 에워쌌다.
그사이 셀림은 마법까지 써 가며 빠르게 도망쳤다.
그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이안은 히죽 웃었다.
‘추적해.’
<적성 대상 셀림 필라이크를 추적합니다.>
수백의 중기사들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 뒤로 병사들과 함께 마법사들이 마법을 준비한다.
그런 그들을 둘러보며 이안은 검을 까딱거렸다.
“비켜.”
대답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저 빠르게 달려들기만 할 뿐.
그런 그들을 보던 이안은 빙글 검을 돌려 잡고 강하게 베었다.
-쿠우우웅!!
막대한 검압에 중기사들이 밀려 나간다.
그들이 만든 포위가 풀리자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들었다.
“멀티플 에너지 볼!”
“파이어 스톰!”
“아이스 레인!!”
“체인 라이트닝!!”
다수의 마법이 날아들었다.
아무리 이안이라 하더라도 저 정도의 마법이라면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리 생각한 마법사들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때.
“먀아아아아아!!”
가방에 있던 먀네가 크게 울었다.
그와 동시에 날아들던 마법이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맙소사?!”
“내가 데리고 다니는 먀네에게 디스펠의 힘이 있다는 건 몰랐나?”
빙긋 웃은 이안은 질겁하며 무기를 겨누는 이들에게 다가갔다.
“죽기 싫은 놈들은 비키고, 죽음을 각오하고 저항하고자 하는 놈들은…….”
순간 발걸음을 멈춘 이안은 자세를 낮췄다.
“죽여 주지.”
그의 말과 함께 죽음을 각오한 이들이 덤벼들었다.
간신히 저택으로 도망친 셀림은 당황한 부하들에게 외쳤다.
“애들 모아! 애들!! 이안 브랜든이 공격해 들어왔다!”
“예? 그게 무슨……?”
“당장!!”
“아, 알겠습니다!”
저택을 호위하는 필라이크 기사단의 정예 기사들이 움직였다.
그들이 바삐 움직이는 사이 하얀 사제복을 입은 중년인이 의아해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셀림 공자님? 거기서 뭘 하시는 겁니까?”
“아, 아아아!! 올스테아 주교님!!”
필라이크 공작령에 있는 태양교단의 사제.
전쟁을 대비해서 철혈공이 모신 태양교단의 주교인 그는 도망치듯 저택으로 온 셀림의 모습에 의아해했다.
“이안 백작이 공격해 들어왔습니다!”
“이안 백작이라면…… 그분이요?”
“그분은 무슨!! 미친놈입니다! 미친놈!! 다짜고짜 제가 칠대 죄악 중 하나라며 공격을 하는데…….”
“미친놈이라니.”
섬뜩한 목소리가 들리자 셀림은 휙 고개를 돌렸다.
저택의 입구에는 아까 봤던 소년이 서 있었다.
“구질구질하게 도망 다니지 말고 맞서 싸워.”
“미, 미친놈!! 내가 왜 칠대 죄악이냐!!”
그의 비명과 같은 외침을 들으며 이안은 한 걸음 나섰다.
그에게서 피어오르는 살기를 확인한 올스테아는 당황하며 이안을 막았다.
“이, 이안 성도님.”
“태양교단의 주교님이시군요. 태양이 언제나 함께하기를 빌겠습니다.”
그가 공손하게 인사하자 진짜 이안이 미친 것이라고 생각했던 올스테아는 안도했다.
태양교단에도 그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었다.
특히나 이안은 태양교단이나 달의 교단을 위해 베푸는 일을 좋아한다.
그 과정에서 성물을 가져가기는 하지만 뭐 어떤가.
거기에 프레돈 아카데미에서 제작되는 티탄도 조만간 본단으로 몇 대 보내 준다고 했었다.
그런 만큼 태양교단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로 취급받는 이안과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저기……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러시는 것인지…….”
“셀림 필라이크. 저 녀석이 칠대 죄악 게헤른입니다.”
“예? 아니…… 셀림 성도님께서 대악마라니요. 그럴 리 없습니다.”
“그래! 거기에 나는 태양교단의 신도다!!”
셀림은 눈을 뒤집어 깔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그가 목에 걸려 있는 신도의 증명인 태양 목걸이를 보여 주었지만 이안은 무시했다.
“미친놈!! 나와라!! 나와!!”
저택에 있던 필라이크 기사단의 기사들이 모였다.
하나같이 한가락 해 보이는 강자들이다.
그들이 무장한 채 저택의 입구로 나오자 올스테아는 황급히 둘 사이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만하십시오! 그만!”
“주교님. 비키시죠.”
이안이 말하자 올스테아는 애원하는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아무리 봐도 그는 진심으로 보였다.
“셀림 성도님께서 악마시라니요. 성도님께선 오늘 아침에도 신전에 나오셔서 기도를 드리신 분입니다. 이안 성도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아닙니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걸 보던 올스테아는 머뭇거리며 셀림을 보았다.
그의 눈에 담겨 있는 공포, 그리고 분노.
그 외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을 확인하고 올스테아는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태양께서 그대를 축복하실 것입니다.”
올스테아의 몸에서 성력이 솟구쳤다.
그 성력이 셀림의 몸을 감쌌지만 그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보셨지요? 셀림 성도님께선 성력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
-스릉.
이안은 허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걸 본 셀림은 다시 바닥을 굴렀다.
“이 개새끼!! 얘들아!! 쳐라!!”
또 죽을 뻔한 셀림은 포효했다.
그의 외침에 필라이크 기사단이 이안에게 덤벼들었고, 그는 검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수십 개의 마법진이 나타난다.
“저, 저건 체인 라이트닝?!”
체인 라이트닝의 마법진이 겹쳐졌다.
그 마법진에 담긴 힘이 검으로 빨려 들어간 순간.
-파지지지지지직!!
수십 줄기의 전격이 검을 통해 뻗어져 나갔다.
금속 갑옷을 입고 있거나 무기를 든 이들이 전격에 감전당해 쓰러지자 이안은 셀림에게 검을 겨눴다.
“미치겠네!! 난 아니라고!! 내가 칠대 죄악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그렇습니다! 이안 성도님! 그만하십시오! 도대체 왜 이러십니까?!”
눈물까지 쏟을 기세로 그가 말하자 올스테아는 필사적으로 이안을 말렸다.
그는 자신의 앞에서 애원하는 올스테아를 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
“저 녀석. 자신을 저 몸에 봉인시켰습니다.”
“그게 무슨……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을. 아무리 봉인을 했다고 한들 악의는 숨길 수 없는…….”
“자신의 힘을 완전히 봉인해 두면 악의를 완전히 숨길 수 있습니다.”
“웃기지 마라!! 이안! 네놈은 그냥 날 죽이고 싶을 뿐이잖냐!! 빌어먹을 악랄한 새끼!!”
셀림은 억울하다는 듯 계속 외쳤다.
둘 사이를 번갈아 바라보던 올스테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안 성도님. 저는 제가 보지 못한 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러니. 저 역시 사제로서…… 무익한 살생을 벌이시려는 성도님을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시죠.”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올스테아는 손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하늘에 빛이 터졌고 저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태양교단의 신전에서 성기사들과 사제들이 나왔다.
“주교님?! 이게 무슨…….”
“이안 성도님을 막아야 합니다!!”
“헉?! 이, 이안 성도님?!”
“오. 플랫 성기사님 아니십니까.”
전에 킬레디 산에서 만났던 성기사인 플랫이다.
다른 성기사들을 이끌고 있던 그는 난감해하며 상황을 살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악마 잡는 중입니다.”
“악마라니!! 이 미친 새끼야!!”
셀림이 악을 쓰고 올스테아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기에 필라이크 기사단마저도 긴장하고 있다.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던 플랫은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성도님. 일단 진정하시는 게…….”
<이대로 두면 계속 대치 상황이 펼쳐지겠군요.>
‘그러게.’
그냥 빨리 끝내도록 하자.
이안은 셀림을 노려보다가 발을 굴렀다.
천마신공 달의 장.
월영보.
순간 이안의 몸이 사라졌다.
그것에 놀란 사람들이 경악성을 토해 내기도 전.
그는 어느새 셀림의 뒤에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셀림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콰득!
잡혔다.
건틀렛조차 끼지 않은 셀림이 가볍게 공격을 잡아내자 필라이크 기사단의 기사들은 당황했다.
“세, 셀림 공자님?”
“어떻게…….”
필라이크 기사단의 숙련된 기사들조차도 이안의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셀림은 어떻게 그의 공격을 봤고 심지어 그 공격을 맨손으로 어떻게 잡은 걸까.
그들이 의아해하는 동안 셀림은 아까의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채 차갑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
“애초에 마법사라는 놈이 내 공격을 두 번이나 피했다는 게 이상한 일이잖냐.”
“설마 셀림 공자님께서 마스터?!”
“실력을 숨기고 계셨던 겁니까?!”
필라이크 기사단의 기사들이 기뻐하자 검을 잡고 있던 셀림은 한숨을 쉬었다.
“하. 이 머저리들이. 이래서 인간들은 글러 먹었다니까. 이깟 놈 하나 못 막고.”
“……예?”
분위기가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두려워하던 셀림의 목소리는 더없이 싸늘해져 있었다.
“너희들을 고용한 이유가. 철혈공에게 힘을 준 이유가 뭐라고 생각했나.”
“고…… 공자님……??”
“이런 일 막으라고 한 거다. 그런데 도대체가……. 아. 됐어.”
셀림은 천천히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리고 잡고 있던 검을 놓으며 팔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이안이 있던 자리에 거대한 폭발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올스테아와 플랫, 그리고 태양교단의 성직자들은 경악했다.
“이, 이게 무슨?!”
엄청난 악의가 퍼져 나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악마 사냥을 통해 만났던 악마들은 가볍게 넘어설 정도의.
무시무시하고 지독한 악의가 셀림에게서 넘실거리고 있었다.
“세, 셀림 성도님?!”
“성도는 무슨.”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검은색 악의에 물들어 있던 셀림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와 동시에 악의의 덩어리가 쏟아지며 올스테아를 향해 날아들었다.
-서걱!!
그것을 어느새 나타난 이안이 가볍게 베었다.
악의가 허공에서 산산이 흩어지자 셀림은 이를 드러냈다.
“악마 학살자라더니. 꽤 하는구나.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지? 이 긴 시간 동안 누구도 내 봉인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헛웃음을 터트린 그는 고개를 저었다.
“네깟 놈 때문에 몇백 년이나 준비했던 계획이 무너지는구나.”
악마들이 세상에 나서서 계약을 하고, 대놓고 사람들을 괴롭힌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악마들을 견제하게 된다.
그것을 노렸다.
최대한 자신을 숨기고, 욕심을 가진 자의 밑으로 들어가 그 욕망을 채워 주고.
그러며 스스로 싸우게 만들어 세계의 멸망을 이끌어 가는 방법.
잊힌 도시의 탑을 무너트리는 계획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오랜 시간 동안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그 과정에서 악의만 숨기면 멍청한 자들은 자신을 쉽게 믿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릴지언정 별다른 힘의 소모없이 잘 진행해왔는데.
그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다.
“탑의 붕괴도 방해했고, 내 부하들이 재능을 모으는 것까지 방해했고…… 거기에 이곳에 펼쳐 놓은 내 거처까지 공격했지.”
셀림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쉰 후 눈을 떴다.
그의 눈은 파충류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내가 대체 널 어떻게 해야 할까?”
어깨를 으쓱인 그는 손을 들었다.
그의 몸이 검게 물들었다.
커진다.
거대해진다.
저택을 넘어설 정도로 거대해진 검은 기운 속에서 나온 것은.
“……마, 맙소사.”
“태양이시여…….”
일곱 개의 뿔과 칠흑 같은 검은 비늘을 가진.
이제는 전설에서나 등장하는 거대한 용이었다.
“죽여 줄까?”
셀림.
아니, 지옥의 칠대 죄악 중 하나인 탐욕의 게헤른이 입을 벌린 순간.
“해봐.”
이안의 검이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