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57)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57화(257/300)
◈ 제257화
129. 어디 건방지게 – 1
어쨌든 샤를을 치료했으니 더 볼일 없었다.
그가 가려 하자 오스넨은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일개 인간이 가지기에 너무나도 과하다 생각되는 힘. 그리고 지식과 기술들까지.”
그는 살짝 숨을 삼킨 후 말했다.
“샤를에게 듣기로 키리슈난은 차원의 문을 열어 그림자 괴물들을 불러냈지.”
“그랬지.”
“그들을 너는 너무나도 쉽게 제거했다 들었어.”
“맞아.”
“그리고 샤를에 대한 일과 대처법까지…… 그 모든 것을 봤을 때.”
오스넨은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보기에. 너는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스넨은 정곡을 찔렀고 이안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정확하게 봤네.”
“뭐?”
혹시나 해서 찔러본 것인데 너무 순순하게 인정하자 오히려 놀랐다.
그를 향해 이안은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그런데 그게 뭐 문제가 되나?”
다른 차원에서 온 괴물들처럼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길 하나.
아니면 힘을 얻겠다고 전쟁을 일으키길 하나.
그가 말하자 오스넨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흠칫 놀랐다.
“그것도 또 그렇군.”
“다른 차원에서 왔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생기는 것만은 아니야.”
“그런가?”
“그래. 잊힌 도시의 탑에 들어가 봤으면 알 것 아니야. 이쪽 세계의 사람들에게도 호의적인 이들은 있어.”
“하긴 그렇군.”
오스넨이 납득하자 이안은 다시 몸을 돌렸다.
“더 할 말 없지? 아. 그리고 샤를. 마스터 됐다고 안심하지 말고 매일 훈련해라. 수성신녀공을 대성하면 고작해야 마스터 수준이 아닐 테니까.”
“마스터 수준이 아니라면…….”
“말했다시피 제대로만 익히면 검성 수준은 될 거다. 더하면 그 위도 볼 수 있고.”
가볍게 말한 이안은 그대로 워프해 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오스넨과 샤를은 멍하니 그가 있던 자리를 보았다.
“괜찮나.”
“……예.”
“이안에 대한 감정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전처럼 크지는 않군요.”
샤를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그런 감정보다 이안 백작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됐다.
오스넨은 한결 편해진 그녀의 표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대련이나 하자. 시간이 흐르며 그 감정이 남아 있으면 이안에게 연락해보자.”
“알겠습니다. 저…… 그런데 오라버니.”
“무슨 일이냐.”
“아까 제가 보았던 것. 이안의 뒤에 있던 여인은…… 누굴까요?”
그녀의 질문에 오스넨은 턱을 쓰다듬다가 떨떠름하게 말했다.
“……어쩌면 그가 말했던…… 끝까지 치료를 하지 않은 자가 그녀일지도 모르겠군.”
* * *
아카데미로 돌아와 연구실에 들어가자 스크랜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떠날 준비를 다 한 그는 가방을 가볍게 들었다.
“샤를 황녀 쪽은 어떻게 됐나?”
“잘 풀렸습니다.”
“흠. 네가 했을 테니 잘됐겠지. 그럼 가자고.”
스크랜다와 함께 가는 만큼 워프를 쓸 수는 없었다.
그래도 드워븐 시티까지는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으니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아카데미의 게이트를 이용한 이안과 스크랜다가 나왔을 때.
스크랜다처럼 수염이 무성한 드워프가 다가왔다.
크고 두꺼우며 거친 손을 내민 그는 반가워하며 악수를 청했다.
“드워븐 시티의 레가노스라고 하지.”
“이안 브랜든입니다.”
“자네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아. 말 편하게 해도 되나?”
“물론입니다.”
“좋아. 그럼 가자고. 자네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것저것 준비 많이 해 놨으니까.”
아카데미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해서는 드워븐 시티에서도 알고 있었다.
그와 함께 걸어가며 레가노스는 살짝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저기. 아카데미의 제련법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설명회 정도는 해 줄 수 있겠지?”
“그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십니까?”
“네가 가져온 그 거대한 유물 있잖은가. 그것의 장갑을 가공하는 부분이 좀 어렵더라고.”
네오 티타늄 합금의 가공법을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당장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프레돈 아카데미뿐이다.
이안을 도우며 드워븐 시티에서 파견 나온 드워프들이 배웠지만.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드워븐 시티에서 다들 기대하는 부분이 그거지. 아무리 열을 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인데 어떻게 자네가 하면 변화하는 것인지…….”
“그거 전기를 써야 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약품들도 써야 하고.”
걸어가며 이안이 간단하게 설명하자 레가노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은 그 역시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특별한 약품을 이용해서 변화를 가한다라. 꽤나 재미있는 방식이야.”
<일종의 화학식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기초 화학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이안 일행은 커다란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자 도시가 보인다.
도시의 중앙에는 거대한 용광로가 있었고 그곳을 중심으로 꽤나 많은 시설들이 있었다.
“흐흐. 어떤가. 보기 좋지 않은가? 난 저 대용광로만 보면 가슴이 뛰어.”
“그렇군요.”
드워프다운 이야기를 하는 레가노스에게 이안은 씩 웃었다.
마련된 계단을 타고 내려가 도시의 입구에 도착하자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린다.
그곳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거리를 가득 채울 정도의 드워프들이 이안을 반겼다.
“드워븐 시티에 어서 오게나!”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뭘. 바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 건데. 자 자. 바로 가세. 아. 그러고 보니 자네가 여기에 온 목적을 듣지 못했군.”
레가노스를 비롯한 드워프들이 바라보자 스크랜다는 입에 물고 있던 파이프를 쭉 빨아 당겼다.
그리고 희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드워븐 시티에 케신의 은신처가 있을지도 모른다더군.”
“……케신? 칠대 죄악 중 하나?”
“그게 왜 여기 있어?”
“이안이 제국에서 알아냈다더군.”
“그리고 한 가지 더. 혹시 드워븐 시티 주변에서 몬스터들이 신앙을 가지는 일은 없었습니까?”
“신앙이라. 신앙은 모르겠고 용인이 하나 있긴 했었지.”
이안이 신기해하며 바라보자 레가노스는 히죽 웃었다.
“가서 보겠나?”
대용광로 근처로 가자 커다란 철창이 있었다.
그 안에는 팔다리가 사슬로 묶인 채 피투성이가 된 용인이 잡혀 있었다.
“허억…… 헉…… 이 빌어먹을 난쟁이 새끼들!!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모조리 죽여 버리겠어!”
-파지지지직!!
“끄아아아악!!”
용인이 저주를 퍼붓자 사슬에서 전격이 터져 나왔다.
그 전격에 당한 용인은 비명을 터트렸고 이안은 신기해하며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드워븐 시티에서 조금 나가면 있는 폐광에 몬스터들이 도시를 만들었지.”
“거기에 잡혀갔던 드워프가 탈출해 보고했고…….”
그래서 토벌을 간 후 용인을 잡았다.
“왜. 우리가 그냥 당할 줄 알았나?”
“드워븐 시티의 기술력을 생각하면 그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런데 용인은 어떻게 잡으셨습니까?”
레가노스는 킬킬 웃었다.
“우리 선조들께서는 용에게 너무 많이 당했어.”
용들은 대부분 보석이나 보물을 좋아한다.
그런 만큼 보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또 보석을 세공할 수 있는 드워프들은 용들에게 착취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용이 사라졌을 때. 우리 선조들은 결심했지. 더 이상 용에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며 오랜 시간 동안 용을 상대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했다.
그것이 바로 저 사슬이었다.
“용종에 한정되지만 잡은 자의 생명력과 마력을 빨아들여 그대로 공격력으로 삼는 사슬이지.”
“한번 잡히면 끝이야.”
<드워프들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군요.>
‘훌륭하네.’
이안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용이라는 거대한 적에게 저항하기 위해서 스스로 궁리하고 노력해서 저런 것을 만들어 낸 것 아닌가.
이런 모습이야말로 그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정말 굉장합니다.”
“어. 그래? 하하. 그렇게 칭찬해 주니 고맙군. 사실 저걸 만들 때도 말은 많았지.”
더 이상 용은 없다.
그러니 저런 것을 연구하는 것보다 좀 더 실용적인 것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저 사슬을 만들어 냈고 보기 좋게 써먹은 것이다.
“물론 용이 아니라 용인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훌륭합니다.”
드워프들은 이안의 칭찬에 코 밑을 쓱 닦았다.
“크흠.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다만 저 용인을 죽이기는 좀 어렵더군.”
“비늘이 워낙 단단해서 우리 무기로는 먹히지 않아.”
“용사의 검을 빌리기 위해 아카데미와 교섭을 하고 있지만 말이야.”
이안은 용인에게 다가갔다.
그가 오자 피투성이가 되어 있던 용인은 희번덕 눈을 뜨며 입을 벌렸다.
“죽인다…… 죽인다 인간……. 게헤른 님께서 반드시 이 밉살맞은 난쟁이들과 네놈들을…….”
“게헤른 죽었어.”
“……뭐?”
“소식이 늦군. 제국에 나타난 마룡이 나에게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나?”
이안은 드워프들을 보았다.
그들도 그 이야기는 듣지 못한 듯싶었다.
“그랬나?”
“예. 그랬습니다. 아무튼 남겨 둬 봐야 의미 없을 테니까.”
검을 뽑은 이안은 용인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드워프들이 만든 어떤 병기로도 손상을 입힐 수 없었던 비늘이 일격에 잘려 버렸다.
경악으로 일그러진 용인의 머리가 바닥에 뚝 떨어지자 드워프들은 한숨을 쉬었다.
“골칫덩어리 하나가 사라졌군.”
“솔직히 잡아는 놨지만 죽일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했는데.”
“여러분들이라면 금방 해내실 수 있었을 겁니다.”
“흐흐. 그런가? 자. 아무튼 가세. 시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드워프들은 이안을 커다란 건물로 안내했다.
이미 연구회를 위한 준비를 한 모양인지 커다란 칠판과 실험 도구들이 잔뜩 놓여 있었다.
한쪽에는 하얀 천으로 감싸여 있는 커다란 구조물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하얀 가운을 입은 드워프 노인이 버럭버럭 외쳤다.
“그걸 그렇게 놓으면 어떻게 하냐! 균형이 안 맞잖아! 균형이!”
“거 노인네 성깔은……. 어? 왔다.”
그가 말하자 가운을 입고 있던 노인은 휙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달려왔다.
“이안 브랜든 백작?!”
“예. 이안 브랜든입니다.”
“반갑군!! 이안 백작! 드워븐 시티 시장 메디코일세! 후후. 소문으로만 듣던 이안 백작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지금 바로 연구회 가능한가?”
“물론이죠.”
오자마자 하는 것이지만 뭐 어떤가.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다급하게 외쳤다.
“다들 자리로 가게나!!”
일하던 드워프들이 자리에 앉았다.
모두가 앉자 이안은 단상으로 올라갔고 가장 앞좌석에 앉은 메디코는 손을 번쩍 들었다.
“이안 백작! 시작하기 전에 먼저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겠나? 우리 드워프들이 개인적으로 만들고 있는 장치들인데…….”
“그러시죠.”
이안이 허락하자 몇몇 드워프들은 기뻐했다.
그 기뻐하는 드워프 중에는 메디코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작해!!”
그가 외치자 천에 감싸여 있던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섯 개의 기둥.
그리고 커다란 발판과 수많은 마도구와 마법진들이 결집된 장비였다.
“이것이 바로…….”
“차원 문 발생 장치군요.”
“에? 아, 알겠나?”
문을 닮은 커다란 장치를 가리킨 이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거 잘못 만드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