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6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61화(261/300)
◈ 제261화
131. 헛짓거리 – 1
제국 아카데미와의 교류전이 끝나고 프레돈 아카데미의 행사인 영웅제 시기가 되었다.
아카데미의 많은 생도들이 영웅제를 대비하기 시작했지만 상급 B반만은 달랐다.
“우리 수준에서 영웅제는 좀 그렇지 않냐?”
블랜치가 당당하게 말하자 박바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터가 몇 명이나 포함된 반인데 영웅제에 참가하는 것은 반칙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상급 B반은 상의를 통해 영웅제 참가를 포기했다.
그 결정을 프레돈 아카데미는 꽤나 반겼다.
상급 B반에서 참가하면 다른 생도들의 의욕이 크게 떨어지니 말이다.
“그런데 참가 안 하는 게 오히려 더 문제 아닌가? 얕보는 거 같잖아.”
위디아가 검을 휘두르며 말하자 그 공격을 피해 낸 윌발은 피식 웃었다.
“얕보는 거 맞아. 솔직히 프레돈 아카데미 생도들 다 덤벼도 쟤 하나 못 이길 것 같은데.”
훈련장의 끝 쪽에서 마법사들을 상대하고 있는 이안을 가리키며 그가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트닝 스톰!!”
지팡이를 겨누며 윌디가 5서클의 강력한 마법을 펼쳤다.
거대한 마법진이 그녀의 지팡이 앞에서 나타난 순간 이안은 당긴 검을 내질렀다.
“꺄악?!”
그의 검에 맺혀 있던 마력이 쏘아지며 윌디의 마법진을 지워 버렸다.
그것을 노린 하륜은 지팡이를 들었다.
“에너지 샤워!!”
허공에서 마력이 빗발치듯 쏘아진다.
이안은 가볍게 검을 흔들었고 그것만으로 마력의 비가 멈춰 버렸다.
“리버스 그래비티!! 크래프트 드롭!!”
더블 캐스팅.
마법사들 중에서도 쓸 수 있는 이가 드물다는 기술을 오에리나가 펼쳤고 이안의 위와 아래에서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또한 이안의 검격 한 번에 지워질 뿐이었다.
“에튜드!!”
마지막으로 그래진이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의 마법 역시 간단하게 지워졌다.
모두 5서클 이상의 강력한 마법뿐인데 단 한 번도 제대로 발동되지 못했다.
헐떡거리는 네 마법사들을 둘러보며 이안은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어째 감 좀 잡겠냐?”
“후우우…… 마력에 마력을 흘려 보내서 마법의 발동을 방해하는 거. 당해 보니까 꽤나 기분이 더럽네요.”
입안에 누군지도 모르는 자의 손이 들어가는 기분이다.
본능적인 혐오감을 느끼며 윌디가 부르르 떨자 오에리나도 동감했다.
“솔직히 토할 뻔했어.”
“그럴 거야. 타인의 마력을 강제로 뒤집어쓰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자. 방법은 아까 설명해 줬고. 감도 잡은 것 같으니까 알아서들 수련해.”
제국 아카데미에서 이안이 사용했던 기술을 전수받은 마법사들이 모여서 토론을 시작했다.
그들을 지켜보던 이안은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연구실로 갈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우리는 영웅제 참가 안 하지?”
“어. 왜. 하고 싶냐?”
“애들 노는 데 들어가서 뭐 하냐. 그리고 우리 임무도 꽤 있지 않아?”
이미 B반의 몇몇 생도들이 임무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갔다.
그가 말하자 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놀 여유는 없는 것 같아. 영웅제 대비해서 아카데미에서 요청이 들어왔어.”
“뭐?”
“미얄 산맥 점검이지.”
생존 시험이라든가 몬스터 헌팅.
그 과정에서 생도들이 감당하기 힘든 몬스터들이 있을 수 있다.
특히나 S급이나 A급에 속하는 몬스터를 조우하면 위험하니 그것들을 잡아 처리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프리디온 교관님도 그렇고. 이번에 발렌타인 교관님도 같이한다더라.”
마스터인 프리디온, 그리고 바람의 정령왕과 계약을 맺은 발렌타인까지.
그 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을 거다.
“거기에 누아브 님도 같이 가기로 했으니까 더 걱정 없을 거야.”
“그런데 왜 우리한테도 맡겨?”
이야기에 참가한 위디아의 질문에 블랜치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란세 교관님이 자원했어. 이런 대비는 얼마나 해도 모자라다고.”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옛날이었다면 그냥 무시당했겠지만 프레돈 아카데미 내에서 아란세의 영향력이 꽤나 강해졌다.
그런 만큼 훈련에 대한 그의 발언은 무거웠고 아카데미 측에서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었다.
“원래 영웅제 중에 죽거나 실종되는 생도들도 많잖아. 그걸 줄이겠다는 거지.”
“확실히 나쁜 제안은 아니네.”
키르케의 탐색으로도 미얄 산맥 전체를 커버할 수는 없었다.
그런 만큼 여유 있는 이들이 움직여 주는 것이 나으리라.
“넌 바쁘면 하지 말라더라. 요새 그쪽도 정신없다면서?”
“내가 바쁜 건 아니라서.”
“그런데 왜 요새 기숙사 안오냐?”
“개인적으로 준비할게 있거든.”
그의 대답에 블랜치는 흥미로워했다.
“그럼 이번에 참가할 거야?”
“그게 낫겠지?”
“그럼 잘됐네. 나랑 같이 다니자고.”
“마스터쯤 됐으면 혼자 다니는 게 낫지. 같이 다닐 거면 마스터도 아닌 연약한 내가 같이 다니는 게 맞지 않겠어?”
위디이가 약한 척을 하자 박바레는 콧방귀를 뀌었다.
마스터가 아니라는 주제에 저번 대련에서 위디아가 자신을 이겼기 때문이었다.
물론 연습에 가까운 대련이라 그 역시 오러 블레이드를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긴 것을 보면 위디아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이안. 넌 어떻게 할 거야?”
“글쎄다.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게 훈련이 끝나자 B반 생도들은 기숙사로 복귀했다.
기숙사의 앞에 프레돈 아카데미의 생도회장인 로위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 누나. 뭔 일이야?”
하륜이 나서며 묻자 그녀는 들고 있던 자료를 이안에게 넘겼다.
“분기별 사업 결과서 보여주러 왔어. 일단 수익은 꽤 크게 났는데…….”
“봐 봐. 흠. 잘됐네.”
“어째 네 회계사가 된 기분이네……. 그 겸 해서 한 가지 부탁해도 될까?”
“영웅제 때 미얄 산맥 쪽 확인해 달라는 거?”
“어떻게 알았어?”
“안 그래도 애들이 말하더라.”
블랜치와 발라가 히죽 웃었다.
그들을 향해 로위나는 빙긋 마주 웃어 준 후 설명했다.
“예전에는 훈련을 실전처럼 한다는 의견이 강해서 이럴 때 대비는 못 했지.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어. 그건 너도 알지?”
“알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그때 대응해서 움직여 줬으면 해.”
“그러지.”
“그리고 가용한 상급 B반 생도들도.”
“그러기로 했습니다.”
“그럼 됐네. 다들 잘 부탁할게. 아. 그리고 치안 관리에도 참가해 줘.”
“이미 아카데미는 이안이 자기 영역이라고 했는데 사고 칠 사람이 있을까요?”
윌디가 의아해하며 묻자 로위나는 한숨을 쉬었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잖아.”
“하긴. 알겠습니다.”
영웅제에 참가는 안 해도 지원 정도는 해 주겠다.
B반 생도들이 받아들이자 로위나는 한결 마음을 놓은 듯 보였다.
“프레돈 아카데미의 생도회장 자리가 이렇게 일이 많은 줄은 몰랐어.”
“그럼 그만두든가.”
하륜의 말에 로위나는 샐쭉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가 어깨를 으쓱이자 로위나는 돌아갔고 오에리나는 그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로위나 회장님이 저러는 건 솔트 후작가 후계자 자리 때문이겠지?”
“어. 안 그래도 지금 집 쪽의 상황이 꽤나 재밌더라고.”
현 후계자와 새롭게 도전하는 로위나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가문 내부의 움직임도 꽤나 변하고 있다.
“후후.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면 저희는 편할 텐데요.”
“솔트 후작가 얕보지 마라. 그렇게 쉽게 안 무너진다.”
고작 후계자 다툼 때문에 가문이 무너질 정도로 약하지 않다.
하륜이 의기양양해하며 말하자 윌디는 빙긋 웃었다.
“거 친구끼리 그렇게 살벌하게 나오지 말라고. 그럼 슬슬 우리도 일정 계산 좀 해 보자. 자. 들어가자.”
그래진이 앞서 들어가자 다른 생도들도 모두 안으로 들어갔다.
홀로 남은 이안은 자리에 선 채 키르케에게 말했다.
‘이번에 영웅제 때 오는 인력들에 대한 조사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목록을 작성할까요?>
‘어. 작성해 놔. 그리고 아직 다른 쪽에서 뭔가 문제가 있거나 그런 건 아니지?’
<그렇습니다.>
드워븐 시티에 케신의 흔적이 없는 것은 확인했다.
그럼 남은 것은 잊힌 도시와 라이트 시티뿐.
두 곳에서도 별다른 연락이 없는 것이 아직까지 뭔가 발견한 것이 없어 보였다.
<검성과 숲지기 둘 모두 조사를 끝마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확인됩니다.>
<주인님께서 직접 가서 조사를 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그럴까도 했는데…… 일단은 지켜보자고.’
“먀아아아~.”
그때 이안의 머리 위에 앉아 있던 먀네가 울었다.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이 때문이었다.
“뭐 할 말이라도 있나?”
이안이 몸을 돌리자 하이랄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티탄 강화 작업 하는 중인데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서. 잠깐 와 줬으면 하네.”
“그러지.”
그렇게 그녀와 함께 이안은 연구 개발동으로 향했다.
<조용하군요.>
평화롭다.
이 평화가 키르케는 그저 폭풍 전야라고만 판단하고 있었다.
<케신도 그렇지만 루벨린도 더 이상은 얌전히 있을 수 없겠죠.>
이안, 검성, 숲지기.
거기에 황제와 하이랄까지.
각지의 강자들이 움직이며 그들의 패를 빠르게 줄여 나가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쥐는 이빨을 들이밀기 마련입니다.>
키르케의 조언에 이안은 웃었다.
‘그러길 바라고 있다.’
* * *
특별한 일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프레돈 아카데미의 축제인 영웅제 날이 되었다.
이번 영웅제는 지난번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떻게든 우리 영지에도 티탄 한 대만…….”
“저번에 솔트 후작가의 상행에 티탄이 참가한 거 봤었나? 세상에. 난 그거 보고 깜짝 놀랐지 뭔가.”
솔트 후작가에서는 프레돈 아카데미와의 인연을 과시하려는 것인지 선물받은 티탄을 대놓고 상행에 참가시켰다.
심지어 티탄의 외장에 솔트 후작가의 문양까지 떡하니 박아 버렸다.
그러며 상행을 하고, 상행 도중에 만난 몬스터들의 무리를 티탄이 혼자서 박살 내 버리는 위엄을 보였다.
물론 연출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사람들은 더욱 티탄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티탄을 얻으려면 이안 백작님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면서?”
“이안 백작님은 아주 배포가 커서 마음에 들면 막 퍼 주신다더라. 그 제국 얘기 못 들었나?”
아카데미에 온 귀족들이 수군거린다.
그걸 들은 발라는 피식 웃었다.
“야. 그냥 막 퍼 준단다.”
“그건 블랜치 같은 호구들이나 하는 짓이지.”
“난 또 왜 나와?”
셋과 함께 순찰을 돌며 이안은 같잖다는 듯 웃었다.
“하던 순찰이나 마저 하자고.”
술집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하며 이안이 걸어가려고 할 때.
길가의 끝에서 아름다운 여인들 셋이 다가왔다.
그중 가운데에 있는 적발의 미녀가 살며시 다가왔다.
“후훗. 아주 잘생기신 분들이네요.”
“저희랑 같이 놀아요~.”
“응? 어때요?”
“오오옷! 드디어 나에게도 봄날이?!”
기뻐하며 발라가 달려가려 하자 이안은 그의 뒷목을 잡았다.
“이딴 짓 하지 말고 그냥 오지.”
“어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두 미녀의 사이에 있던 미녀가 화사하게 웃자 이안은 인상을 찡그리고 입을 열었다.
“긴고아주를 외워야 할까?”
“쳇.”
순간 가운데 있는 미녀의 옆에 있던 둘이 사라진다.
그걸 보고 깜짝 놀란 발라와 블랜치는 각자의 무기를 잡았다.
“됐어. 내가 아는 자야.”
“어…… 그, 그래?”
“그런데 되게 예쁘다. 나중에 소개 좀.”
“그러지. 먼저 가 있어. 금방 따라갈게.”
이안이 말하자 발라와 블랜치가 움직였다.
그들이 멀어지자 적발의 미녀, 이안에게 잡혀 있는 크라울리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안. 지금 지옥의 악마들이 이상해.”
“걔들은 원래 이상하지 않았나?”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고.”
“뭔데?”
“대악마 일반 악마 가리지 않고.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단 말이지.”
“음…….”
“난 이게 말이야. 자신을 희생해서 마력을 누군가에게 넘기는 수법이라 생각하는데. 루벨린이 마지막 승부수를 걸려는 것 아닐까? 넌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그녀의 질문에 이안은 피식 웃었다.
“헛짓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