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75)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75화(275/300)
◈ 제275화
138. 혼자서 가능했다 – 1
“……많기도 하네.”
위드론은 휘파람을 불며 도끼를 쥐었다.
예전에 잊힌 도시의 탑에서 얻은 아티팩트들로 무장한 그는 뒤에 있는 용병들을 보았다.
“이놈들아!! 준비됐냐?!”
“이거 더럽게 많네.”
“소재는 우리가 다 먹어도 되겠지?”
“그야 물론이지!”
설마 이안이 저 소재 가져갔다고 뭐라고 하겠나.
위드론은 도끼를 들어 올렸고 그 순간 그의 주변으로 전격이 번쩍였다.
그 전격을 본 것일까?
길을 따라 올라오던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잠시 주춤거렸다.
“전부 잡을 필요는 없어! 여기서 최대한 시간을 끌어!! 아카데미와 수호자 측에서 금방 지원이 올거니까!!”
위드론이 외치자 그의 부하들은 포효했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이세는 검을 뽑았다.
“한심하긴. 적을 앞에 두고 시간 벌 생각만 한다고?”
멀리서 트롤 하나가 포효하는 소리와 함께 몬스터들이 달려든다.
이곳에 있는 수는 약 백여 명.
물론 모두 익스퍼트 수준의 용병들이라지만 수십 배에 가까운 수를 이겨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
“얼음이여!!”
빙글 검을 돌려 잡은 이세는 땅에 검을 내리꽂았다.
그러자 몬스터들이 달려오는 바닥이 얼어붙었고 저들의 돌진이 약해졌다.
“카아아악!!”
길이 얼어붙는다.
미끄러워진 길에서 달리기 힘들어지자 트롤 하나가 몽둥이를 들며 포효했다.
“아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몬스터 웨이브 때 저런 식으로 진행을 막는 경우는 많다.
그때마다 몬스터들은 움직임이 느려지고 그때 공격을 하는 전법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이건 뭐란 말인가.
몬스터들 중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약한 놈들이 강한 몬스터의 다리에 매달린다.
무게에 짓눌려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신발의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미친…….”
어째 오늘의 싸움은 꽤나 어려워질 것만 같았다.
그리 생각한 위드론이 손을 들어 올리자 후방에 있던 용병들이 활을 잡았다.
활에 오러가 맺힌다.
“쏴라!!”
오러가 담긴 강력한 화살이 돌진력이 약해진 몬스터들에게 쏟아졌다.
오러가 담긴 저 화살이라면 저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 판단한 위드론이 이차 공격을 하려는 찰나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바뀌었다.
-끼에에에에엑!!
트롤들이 나섰다.
막대한 치유력을 지니고 있는 트롤들이 스스로를 방패로 삼으며 후방의 몬스터들을 지키고 있었다.
“이런 미친?!”
이게 뭐란 말인가.
누가 저걸 본능이 앞서는 몬스터라고 한단 말인가.
강한 몬스터든 약한 몬스터든 자기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아카데미를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들을 보며 하얗게 질린 위드론은 도끼를 꽉 잡았다.
어쩔 수 없다.
“제길!! 그냥 붙어서 싸…….”
그때였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날아오기 시작한다.
-쾅! 쾅! 쾅! 콰아아앙!!
하늘에서 쏘아진 빛이 몬스터들을 휩쓸며 폭발을 만들어 낸다.
약한 몬스터로도, 강한 몬스터로도 막아 내기 힘든 광범위한 공격에 몬스터들이 휘말리기 시작한다.
“저건……?!”
하늘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들도 알고 있었다.
“티탄?!”
이안만이 만들 수 있는 가디언.
잊힌 도시의 가디언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나 대륙 각지에서 한 대만이라도 어떻게든 얻기를 바라는 티탄이었다.
그게 수십 대나 하늘에서 몬스터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익!
계속된 공격에 몬스터들의 무리에서 끔찍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저건…….”
드레이크다.
하지만 일반적인 드레이크와는 달랐다.
비늘이 칠흑처럼 검은 데다가 가슴에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은은한 붉은 빛을 내뿜는 문양을 확인한 이세와 위드론은 이를 갈았다.
저 문양.
알고 있는 것이다.
“루벨린의 문양!”
“저게 저 웨이브의 중심인가?!”
-께에에에에에엑!!
소름 끼치는 비명을 터트린 드레이크가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불을 쏘려는 건가?!”
-콰아아아아앙!!
위드론의 예상대로였다.
벌어진 드레이크의 입에서 거대한 불길이 토해져 나온다.
그것은 하늘에 모여 있는 티탄들에게 직격했고 그 충격에 휘말린 티탄 몇 대가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추락해 버렸다.
“키에에엑!”
“카아아악!!”
하늘에 있어서 공격당할 수밖에 없었던 몬스터들은 분노하며 티탄들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드레이크의 불길에 티탄들이 계속 당한다.
이걸 그대로 두고 봐서는 안 된다.
“얼음이여!!”
드레이크가 쏘아 낸 불길을 향해 이세는 한기를 내뿜었다.
그것에 맞은 불길이 잦아들자 드레이크는 천천히 눈을 돌렸다.
“윽!”
용종 특유의 힘인 피어에 몸이 떨린다.
자신조차도 압박될 정도의 힘이라니.
“확실히…… 으윽. 보통 몬스터가 아니다.”
그냥 싸워도 잡기 힘들 것 같다.
어쩌면 S급을 넘어섰다고 봐야겠지.
심지어 몬스터들이 드레이크를 보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세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피어에 저항했다.
그것을 본 드레이크의 눈이 살짝 꿈틀거린다.
그의 황금색 눈에 힘이 실리고 더욱 강한 피어가 시작되려는 찰나.
-우우웅……!!
추락했던 티탄들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것을 발견한 위드론과 이세, 그리고 몬스터들이 의아해했을 때.
-콰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한 번의 폭발에 백마리를 훌쩍 넘는 몬스터가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그 엄청난 파괴력에 이세와 위드론, 용병들뿐만 아니라 몬스터들조차 아무런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추락했던 티탄들이 전부 자폭하기 시작한 것이다.
“끄에에에엑!”
“키에에엑! 크에엑!!”
몬스터들은 당황하며 티탄의 잔해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폭발은 계속 이루어졌고 결국 절반이 넘는 몬스터들이 소멸되어 버렸다.
“키이이익…….”
드레이크는 꽤나 열이 받은 모양이었다.
쏘아 떨어트리면 폭발하고 가만히 놔두면 공격한다.
결국 드레이크가 직접 날아올라 그것들을 물어 다른 곳으로 추락시키려고 한 순간.
-우우우웅!!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티탄들이 움직였다.
“어어어?!”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아예 티탄들이 날아오른 드레이크에게 달라붙었다.
그리고 달라붙은 티탄들 역시 그대로 폭발해 버린다.
두꺼운 비늘조차 박살 날 정도의 위력에 드레이크는 추락했고.
추락한 드레이크를 향해 남은 티탄들이 빛을 쏘았다.
“……와. 저거 뭐냐.”
멍하니 티탄들의 전투를 바라보던 위드론은 감탄했다.
티탄이 강하다지만 골렘이나 가디언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체계적으로 움직일 줄이야.
웨이브의 중심을 잃은 몬스터들이 티탄에게 공격당하자 이세는 검을 들었다.
“불이여!!”
거대한 불길이 몬스터들을 공격한다.
전투에 합류한 이세는 날뛰려다가 티탄들을 힐끔 보았다.
교묘하게 자신이 있는 곳은 공격하지 않는다.
‘저거…….’
저 많은 티탄들이 자신을 희생하는 연계까지 치르며 전투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아까의 몬스터들과 닮아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이세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검을 크게 휘둘렀다.
연구 개발실에 앉아 회로를 땜질하던 이안에게 키르케가 말을 걸었다.
<주인님.>
<2차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2차 공격.
현재 펠로딘 관도의 공격과는 다른 공격을 말한다.
<웜을 이용한 지하의 공격입니다.>
예전에 엘프의 숲에서 봤던 것처럼.
웜이 만들어 놓은 길을 통해 몬스터들이 침입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안은 돌리던 드라이버를 멈춘 후 말했다.
“먀네. 니퍼 좀 줘 봐.”
“먀아~.”
앞발로 공을 굴리며 놀고 있던 먀네가 니퍼를 물고 다가온다.
그걸 받아 회로와 연결된 선을 잘라 낸 후 다른 장치에 끼워 놓은 이안은 만들어진 장치를 옆으로 치웠다.
‘수가 얼마나 되지?’
<웜 10마리와 기타 몬스터를 포함해 약 천가량입니다.>
<20분 후 아카데미 마을에 진입 예정입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인 후 손을 뻗었다.
다른 회로를 가져와 그것을 작업하고 있을 때 벌컥 문이 열렸다.
발렌타인과 누아브였다.
“이안 생도님! 큰일이에요!”
“땅속을 통해 오고 있는 것이 있다. 당장 움직여야 한다.”
누아브가 진지하게 말했지만 이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미 그쪽으로 생도들과 교관님들이 가셨습니다. 바로 대응을…….”
“그럴 필요 없습니다. 대비해 놨으니까요.”
“예?”
발렌타인은 의아해했고 이안은 하던 작업을 계속 이어 나갔다.
아카데미를 향한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에 아카데미의 생도들과 교관들이 순찰을 나왔다.
프리디온을 필두로 한 순찰조에 포함된 것은 다름 아닌 윌디와 위디아였다.
“넌 좀 더 육체 단련을 해야 한다. 순수하게 오러를 다루는 것만으로는 이미 마스터에 올랐다고 볼 수 있지.”
“그런가요? 음. 어렵네요. 육체 단련도 꽤 하고 있는데.”
“발라나 블랜치, 박바레가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아 둬라.”
“저도 하는데. 헤헤.”
위디아가 히죽거리자 프리디온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녀도 한다고는 하지만 밤에 보면 그들이 몰래 나와 훈련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위디아는 재능이 뛰어나지만 그들만큼 노력을 하지 않으니 아직 마스터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리라.
“이안도 그랬다면서?”
“쩝. 그렇죠. 더 열심히 해야…….”
그때였다.
위디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검을 쥐었다.
“왜 그래요?”
“……바닥에서 무언가가 움직인다.”
프리디온도 눈치챘는지 검을 뽑았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것은 돌바닥뿐이었다.
“이 구역의 사람들은 피난을 마쳤겠지?”
“예.”
“그럼 주의해라. 이 진동은…….”
-콰드득!! 우지끈!!
프리디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땅이 울렸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멀쩡했던 건물이 무언가에게 삼켜져 버렸다.
“웜?!”
전에 광산에서 봤던 거대한 몬스터다.
산도 아닌 이곳에 웜이 왜 나타났겠는가.
“제길!!”
프리디온은 바로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휘둘렀다.
하지만 웜은 잽싸게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버렸고.
“크르르르…….”
웜과 연계하기라도 한 것처럼 웜이 뚫어 놓은 구멍을 통해 몬스터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킬러 맨티스?!”
“그래일러까지?! 저건 중부에 사는 몬스터인데……?!”
윌디와 위디아의 외침대로 구멍에서 나오는 것은 중부에서만 볼 수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그런 몬스터들이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헬리드가 조사한 것 이상으로 몬스터가 더 많다는 것일 수도……. 프리디온 교관님! 위디아! 지금 바로 아카데미로 복귀해서 이걸 알…….”
-콰아아아아앙!!
그녀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
아무것도 없다 생각한 골목에서 붉은 빛이 쏘아졌다.
그 빛은 단번에 몬스터들을 휩쓸었고 거대한 폭발을 만들어 냈다.
“저건…….”
프리디온은 알고 있었다.
저 빛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말도 안 되는……데.”
-철컥. 철컥.
골목에서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반투명하게 일렁거리는 위장이 사라진 순간.
그들은 저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철컥! 철컥! 위이이이이이잉!
여러 개의 팔과 그 팔에 달려 있는 톱날과 칼날이 번뜩인다.
거대한 거미를 닮은 저것이 무엇인지 아는 프리디온은 당황하며 외쳤다.
“마도국의 가디언?! 저게 왜 여기 있어?!”
“……이안……일까요?”
이안은 마도국의 유산을 얻고 가디언을 조종한 적이 있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 윌디는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진짜 혼자서 가능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