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8)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28화(28/300)
◈ 제28화
14. 경쟁자는 제거한다 – 2
야금술 수업 동안 강화된 브리덴 철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옆에 놓인 철괴들을 정리하며 이안은 그 내구도나 탄성을 살폈다.
<스톨빈 용액과 포화르 열매, 에인의 뿌리를 가공한 재료들을 추가할 시 제작시 강화가 가능합니다.>
세 가지 재료에는 각각 특수한 성분이 있는데 그것을 가공한 후 철에 뿌리면 강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그걸 언제 구하고 있나.
이안이 시큰둥해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키르케가 보고했다.
<모두 드워븐 시티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허가받은 대장장이만이 다룰 수 있는 물품입니다만 주인님이라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안은 휴일에 다녀올까 생각했다.
그때 스크랜다가 그에게 다가갔다.
“남부의 브리덴 철광석에서 추출한 철은 특별한 몇몇 재료들을 추가하면 강성이 더 좋아진다. 그건 내가 구해다 주마.”
“감사합니다.”
알아서 구해 준다는데 고마울 뿐이다.
이안이 살짝 묵례하자 스크랜다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아카데미 관두고 대장장이 할 생각 없나?”
“없습니다.”
“그래? 아쉽군.”
그가 다른 생도들을 봐주러 가자 발라는 감탄했다.
“이야~ 스크랜다 교관님이 생도에게 저런 얘기는 처음 하는 것 같은데.”
애초에 드워프가 인간에게 대장장이직을 제안하겠는가.
그만큼 그가 인정을 받았다는 얘기다.
다들 부러워하며 감탄하는 사이 발라가 달라붙었다.
“나중에 도끼 하나만 만들어 주라.”
“너 야금술 수업 왜 듣냐? 네 무기 만들려고 그러는 거 아냐?”
“후…….”
그는 이번에도 쪼개진 철괴를 들어 올렸다.
“난 글렀나 봐. 계속 도전하는데 안 된다…….”
“잘 좀 해 봐. 나중에 또 가르쳐 줄게.”
이안은 시무룩해진 발라를 달래 주며 함께 밖으로 나왔다.
아카데미 본관을 지나 기숙사로 향하고 있을 때쯤 거친 소란 소리가 들렸다.
“하! 플리겐 자작가 따위가?!”
“뭐? 너 죽어 볼래?!”
중급 다른 반 생도들이 싸우고 있었다.
그때 어제처럼 본관의 문이 벌컥 열렸다.
“어째 저 왕자님은 되게 바쁘네.”
“먀먀~.”
“라키드 회장은 매번 저래.”
어제와 다르게 이안도, 먀네도 그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엄한 얼굴로 걸어 나온 라키드는 싸우는 둘을 노려보았다.
“무슨 소란들이냐.”
“아, 아니. 회장님.”
“그게 아니라…….”
“대련을 원하는 것이라면 내가 상대해 주마. 하지만 싸움은 용납할 수 없다.”
그가 검을 들어 올리자 서로에게 욕을 하며 주먹을 들이밀던 생도들이 도망치듯 떠났다.
그것을 지켜보던 발라는 씁쓸해했다.
“임무에서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여기저기서 치이고 있으니……. 임무도 힘든 임무였다던데.”
“어떤 임무였는데?”
“악마 퇴치였다더라. 에볼 왕국에 포르도 자작령이라고 있는데 거기서 악마 계약자가 나타났다더라고.”
그래서 태양교단에서 아카데미에 의뢰해 악마 퇴치를 함께했다고 한다.
“아카데미는 태양교단과 연계하고 있으니까. 그들은 악마는 전부 소멸시켜야 한다고 하거든. 그러려면 강자가 필요하지.”
“하긴. 상급에 있는 마스터나 고 서클 마법사들 수준이라면 큰 도움이 되겠지.”
식당으로 걸으며 발라는 그의 말에 동의했다.
안에 들어가니 블랜치와 하륜, 오에리나가 있었다.
그들은 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저녁 같이 먹자는 수신호를 받은 발라는 고기만 잔뜩 들어간 A코스를 주문하며 말을 이었다.
“상급반의 임무는 몬스터나 악마 퇴치 같은 임무가 많다더라.”
“아카데미에 지원해 주고 있는 나라나 기관이 좀 많냐. 그렇게라도 상환받고 싶겠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원을 해 줬다면 당연히 돌려받고 싶을 것이다.
다만 아카데미와 관계하고 있는 나라나 가문이 많으니 정치적으로 민감한 전투에는 부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몬스터나 악마 계약자 처치는 다르다.
그렇기에 이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단 지원 요청하고 보는 것이겠지.
“이거 착취 아냐? 아카데미에 일하러 온 것도 아니고.”
“뭐 그만큼 보상은 받으니까. 이번에 회장이 보상으로 태양휘성석 하나를 받았다던데.”
“그건 좀 부럽다.”
“하하하. 그럼 너도 생도회 들어가든가.”
“그건 사양이고.”
이야기를 나누던 둘이 자리에 앉자 기다리던 하륜은 빙긋 웃었다.
“이안. 태양휘성석이 필요하나?”
“있으면 좋지.”
“음…… 한번 구해 볼까…….”
하륜뿐만 아니라 블랜치도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들을 보던 오에리나는 까르륵 웃었다.
“아하하. 이안 인기 많아서 좋겠네?”
“사인해 줄까?”
“사인은 됐고…… 널 위해 내가 정보 하나 줄게.”
그녀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한쪽 눈을 깜빡였다.
“어젯밤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선 알지? 그것과 관련해서 라키드 회장이 오늘 직접 현상금을 걸었어. 그 대가가 태양휘성석이야.”
그 말을 들은 이안은 히죽 웃었다.
‘키워 놓길 잘했군.’
<축하드립니다.>
어제 안 잡고 놔줬더니 이렇게 번듯하게 컸다.
그럼 이제 익은 열매를 따는 것만 남았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그놈. 반드시 내가 잡는다.”
“너희 할아버지 뭐 하시던 분인데? 탐정이셨어?”
“평범한 귀족이셨다던데?”
“……그게 다야?”
“뭘 바란 거야?”
다른 자가 선수 치기 전에 증거까지 포함해서 잡아 놔야 한다.
이안이 일어나려 하자 그의 뒤로 오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들렸다.
“호오. 그 사건에 개입하려 하다니? 이 나와 한번 겨뤄 보겠다. 이건가?”
이안은 쓱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은발의 안경 낀 미소년이 서 있었다.
“넌 누구냐?”
“중급 C반 헬리드 베리단이다.”
그는 천천히 수정 안경을 밀어 올렸다.
이안은 그를 보고 깨달았다.
<경쟁자군요.>
‘그렇다면 그냥 둘 수는 없지.’
이안은 먀네를 오에리나에게 넘기고 그를 노려보았다.
“너 잠깐 화장실로 따라와라. 우리 마음을 터놓고 면담 좀 하자.”
헬리드를 데리고 나간 이안이 혼자 돌아오자 모두에게 밀린 하륜이 떨떠름하게 물었다.
“음…… 대충 예상은 간다만 갑자기 걔랑 화장실은 왜 간 거야?”
“아까 그 친구가 고맙게도 자기가 조사하던 걸 넘겨 주더라고. 자기는 요새 공부하느라 바빠서 못 하겠다네.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드문 좋은 녀석이더라.”
그의 손에는 아까까지만 해도 없던 수첩이 들려 있었다.
“뭘 어떻게 얘기했길래…….”
“궁금하면 너도 같이 갈래?”
블랜치는 고개를 저었다.
그를 향해 씩 웃은 이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사실 의심 가는 자는 이미 알고 있어. 그런데 좀 걸리는 게 있네.”
이안은 헬리드에게 양도받은 수첩을 꺼내 펼쳤다.
그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하급생도 폭행 사건 외에도 요 며칠간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상한 일이라니?”
“최근에 중급과 상급생도들 중에서 부상자들이 생겼다는군.”
“아카데미에서 부상자 생기는 게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니잖아.”
아카데미의 훈련은 꽤나 과격하다.
그 과정에서 심하면 죽거나 더 이상 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뿐인가?
훈련이나 단체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도망가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부상 정도가 무슨 대수인가.
“그런 문제가 아니고 넘어지거나, 어디 부딪히거나. 혹은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에 맞은 때문에 부상을 입는 일이 늘었다고 하더군.”
이안은 헬리드가 조사한 내용이 빼곡히 적힌 수첩을 보여 주었다.
다들 그 내용을 읽어 보고 의문을 품었다.
“하급도 아니고 중급이나 상급생도가 그런 걸로 다친다고?”
이렇게 들으니 확실히 이상한 일이다.
중급생도 수준이면 적어도 오러 유저 수준이고, 상급생도들은 기본 익스퍼트, 거기에 라키드 같은 마스터도 있다.
그런 이들이 고작 그 정도로 다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 사건들의 시작일은 상급생도들의 임무 복귀일과 동일하지.”
그제야 다들 표정이 굳었다.
“이번에 상급생도의 임무가 뭐였다고 했지?”
“악마 퇴치……. 설마 이번 일이 악마와 관련된 일이란 말이야?”
그가 수첩을 덮자 하륜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아까 그 녀석이 찾은 거지? 이 정보를 믿어?”
“일단은. 그래서 생도회에 가 보려고.”
아까 키르케를 통해 확인해 봤는데 그들이 다친 것은 확실했다.
그렇기에 그는 확신하며 말했고 그 발언에 다들 깜짝 놀랐다.
이안이 의심하고 있는 자가 누군지 다들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너 지금 라키드 회장님을 의심하는 거야?”
블랜치가 묻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움직이는 놈은 다 범인이야.”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안. 그래도 너네 나라 왕자님을 의심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
오에리나가 떨떠름해하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일개 남작가의 삼남이 왕자를 의심한다는 것.
자칫 잘못하면 큰일로 번질 수도 있었다.
특히나 그의 막무가내적인 성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다들 걱정하자 하륜은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이런. 어쩔 수 없군.”
“넌 왜 일어나냐?”
“난 일단은 후작가 소속이니까. 그리고 다른 나라 사람인 만큼 회장님을 추궁하기도 편하겠지.”
발라는 이안을 가리켰다.
“얘는 왕자고 뭐고 신경 안 쓸 것 같다만.”
블랜치와 오에리나도 동의했지만 하륜은 단호했다.
“이안. 내가 도와줄게. 아카데미에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걸 그냥 두고 보고 싶지는 않아.”
“진심이냐? 네가 왜 그런 걸 신경 써?”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악마를 쓰러트리는 일. 영웅담에 걸맞지 않나? 하. 사실 내가 또 이런 일에 꼭 껴 보고 싶었지.”
하륜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그가 자주 읽는 영웅담 및 추리 소설에 이런 일이 있었다.
집단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증명받는 것.
거기에 옆에는 이안이라는 강력한 검사까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여기서 사이드로 마법사가 껴야 좋은 그림이 나온다.
당당하게 말하는 그를 향해 오에리나는 어이없어했다.
“너 요새도 그런 소설 읽니?”
“그런 소설?”
“평민들이 글자 배울 때 읽을 법한 소설 같은 거지. 귀족이 읽기엔 좀 그런. 저번에는 뭐였더라.”
“이세계 고등생도가 된 내가 파이어볼로 세계 최강.”
발라도 아는 모양인지 가볍게 말했다.
“제목 한번 멋지네. 나도 한번 보고 싶을 정도다.”
이안이 어이없어하자 하륜은 반색했다.
“줄까?! 그거 말고도 괜찮은 거 많아!”
같은 취미를 공유할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륜은 기뻐했고 오에리나는 그를 말렸다.
“아무튼 너도 끼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오에리나를 따라 블랜치와 발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 친구가 나선다는데 그냥 구경만 하면 그게 친구인가.”
“나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친구를 너무 생각한다는 것일까?”
한순간 네 명이나 인원이 늘어났다.
이안은 그들을 빤히 보다가 입을 열었다.
“태양휘성석은 하나인데 경쟁자가 이렇게 늘다니. 너희 전부 면담 좀 하자.”
그가 살벌하게 으르렁거리자 일어난 네 명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