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4)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4화(4/300)
◈ 제4화
2. 저항의 결실 – 2
천마신공 태양의 장.
마성화격.
하늘을 지배하고, 태양과 달 뿐만 아니라 천지 만물 모든 것을 지배했던 절대자의 일격이 구현된 결과.
“끄웨엑…….”
아이작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위력이 낮습니다. 내공을 늘리실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지.’
이안과 키르케에겐 불만족스러운 위력이었지만 생도들의 입을 다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개중에는 잘못 봤나 싶어 눈을 비비는 자도 있을 정도였다.
이안은 쪼그려 앉아 기절한 아이작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 정도면 최소 몇 년은 얌전히 요양해야 할 거다.
‘물론 얌전히 요양을 하지는 않겠지.’
<그렇습니다.>
이안은 하급생도들을 힐끔 보았다.
“뭐 해? 가서 의무대 부르지 않고.”
“어…… 어어!”
당황한 몇몇 생도들이 뛰었다.
그들이 달려가는 사이 이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덩치 큰 소년 둘이 서 있었다.
루드와 아인켈.
그들 역시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야. 루드.”
대련장에서 내려온 이안은 그들을 향해 걸었다.
방금 전에 오러를 쓰는 아이작을 일격에 쓰러트린 그가 다가오자 루드는 짐짓 허세를 부렸다.
“뭐, 뭐냐.”
하지만 목소리가 떨린다.
아무리 루드가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고 하더라도 교관인 아이작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었다.
그런 아이작을 이안은 일격에 쓰러트렸다.
그러니 그가 다가올 수록 몸이 떨릴 수밖에.
“아까 뭐라고 했더라? 운 좋았다?”
“아, 아니 그건.”
“이왕 좋은 운 좀 더 좋았으면 싶다. 자. 한판 할까?”
루드는 우물쭈물했다.
“……지금은 안 해.”
“난 지금 하고 싶은데.”
“놔, 놔!!”
두려워하며 루드는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하얗게 질린 그의 얼굴을 보며 이안은 웃었다.
“아. 그래? 그럼 말이지.”
루드의 멱살을 간단하게 잡아챈 이안은 그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리 찢어지기 싫으면 옥상으로 와라. 알았냐?”
루드가 이안을 불러낼 때 자주 쓰던 협박이었다.
그때마다 이안은 주눅 든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했었다.
그것을 역으로 당하게 될 줄이야.
두렵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잔뜩 겁먹은 그를 비웃은 이안은 아인켈에게도 말했다.
그때 생도들에게 불려 온 의무대원들이 도착했다.
“어? 사제님?”
“사제님께선 왜 오신 거지?”
의무대원들 사이에 흰 옷을 입은 사제를 본 생도들이 의아해했다.
의무대원들이 아이작을 옮기는 사이 그는 이안에게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
“태양교단의 사제 윌리스입니다. 이안 브랜든 성도님이 맞으시지요?”
“예.”
확인을 끝낸 그는 품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
“성도님께서 악마와 계약을 했다는 고발이 있었습니다.”
“하. 악마요?”
악마라.
수많은 차원을 넘나들며 삶을 반복하는 자신이 악마일까?
아니면 진흙탕 속에서 구원을 바라는 이를 짓밟으며 즐거워한 자들이 악마일까?
‘같잖네.’
<이런 식으로 종교를 이용해 공격하는 자들은 많았습니다.>
‘그랬지. 역시 특별할 것 없는 세계다.’
이안은 자신을 바라보는 윌리스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검사를 하시겠다는 겁니까?”
“예. 신전으로 함께 가 주시지요.”
저항을 대비해 따라온 성기사들이 그의 옆에 섰다.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이안은 슬쩍 눈을 돌려 루드와 아인켈을 보았다.
“너희는 이따가 보자.”
“헉…….”
“자!”
악마 계약자로 고발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안은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했다.
“가십시다. 신전으로.”
프레돈 아카데미의 중심에는 태양신전이 있었다.
평소에는 태양신전을 따르는 신자들만 모이는 곳이지만 오늘은 달랐다.
신전 앞에서부터 무장한 성기사들과 몇몇 교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안을 옆에 둔 윌리스는 성기사들에게 몇 가지 명령을 내렸다.
그들이 바쁘게 움직이자 그는 이안에게 말했다.
“그런데 성도님께서는 태양신전에 와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저희 가문은 가난해서 태양교단의 신전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잠깐 시간이 남는데 소개라도 해 드리지요. 저곳이 중앙 성당이며 저곳이…….”
중앙 성당을 중심으로 북쪽에 소성당이 있고 남쪽에 교무처가 있었다.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집니다. 그렇기에 동쪽에 있는 휘성단은 태양신전에서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힙니다.”
“아. 그렇군요.”
딱히 관심이 없다는 듯 이안은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그의 태도에 윌리스는 빙긋 웃었다.
“두렵지 않으십니까?”
“저 자신이 결백한데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훌륭합니다. 예. 이 또한 오해라면 좋은 일이겠지요.”
‘물론 웃기지도 않는 고발을 한 그놈을 그냥 둘 생각은 없지만.’
<고발자는 아이작 플랭크입니다.>
이렇게 되도록 상황을 유도한지라 크게 놀랍지도 않았다.
아이작처럼 굴러먹던 자들은 대부분 자기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마련이니까.
그러니 이안의 변화에 의문을 품고 신고 정도는 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실로 단순한 자입니다.>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이안 성도님께서는…….”
침묵을 깨기 위해 윌리스가 입을 열려는 찰나.
뒷쪽에서 성기사들이 달려왔다.
“준비됐습니다!”
“그럼 가시죠.”
그들이 향한 곳은 동쪽, 휘성단이었다.
휘성단의 태양신상 근처에는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많은 교관들이 모여 있었다.
“하급생도면서 아이작을 쓰러트렸다면서?”
“지금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않던 녀석인데…….”
“정말 악마와 계약을 한 걸까? 그래서 저렇게 강해진 것일까?”
갑작스럽게 강해지는 자들 중에는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강해지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계약 후 힘에 취해 이성을 잃어 가며 문제를 일으켰었다.
그렇기에 이안이 정말 악마와 계약했다면 문제 일으키기 전에 잡으려는 듯 다들 제대로 무장하고 있었다.
교관들의 경계심 섞인 시선을 받으며 이안은 윌리스와 함께 신상 앞에 앉았다.
“지금부터 이안 브랜든 성도님에 대한 악마 검증을 시작하겠습니다.”
윌리스는 진중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그가 손짓하자 사제들과 수녀들이 다가왔다.
“검증은 총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태양의 선택입니다.”
<사제 세 명이 몸에 성력을 불어 넣는 것입니다.>
<이 세계의 악마는 대부분 첫 번째 검증만으로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다른 세계처럼 물에 던져 놓고 떠오르면 악마라는 어처구니없는 검증이 아니다.
키르케의 설명을 들은 이안은 계획대로 태양의 기운을 받아들일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되셨습니까?”
“예.”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제들이 기도를 시작했다.
“영광되신 태양께서 하늘에 자리 잡아…….”
“이곳에 태양의 뜻이 함께하실지니…….”
“악을 불태우시어 태양의 은혜와…….”
사제들의 몸에서 강한 빛과 함께 성력이 발휘되었다.
그것을 보던 성기사들과 교관들은 슬쩍 무기를 잡았다.
만약 악마가 성력을 버티지 못하고 튀어나오면 바로 싸워야 한다.
그런 그들의 긴장감을 이안은 깔끔하게 배신했다.
<태양의 기운을 흡수합니다.>
지금 당장 영약 찾으러 다니기 힘든 이안에게는 이 성력이 현재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영약이었다.
그렇기에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며 아이작을 도발해 그가 태양 신전에 신고하게 한 것 아닌가.
악마 검증때 태양 교단의 사제들은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만큼 양질의 태양의 기운을 얻게 되었기에 이안은 사양하지 않고 얌전히 태양의 기운을 받아들여 내공으로 변환시켰다.
“후우…….”
“하아아…….”
다들 꽤나 지쳤는지 숨을 헐떡거린다.
윌리스는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고 힘없이 웃었다.
“성도님. 괜찮으십니까?”
그의 질문에 이안은 손가락을 들었다.
“한 번 더 해 주시면 안 됩니까?”
“하하하. 성력에 이렇게 반응하시니 확실히 악마와 관계된 건 아니신 듯싶군요.”
하지만 아직 악마 검증의 단계는 남아 있었다.
사제들이 물러나자 수녀들이 다가왔다.
“악마들은 성가에 약합니다. 지금부터 태양교단의 성가를 부르겠습니다.”
“그러시죠.”
이안은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고 준비를 마친 수녀들은 목을 가다듬고 성가를 불렀다.
“태양께서~ 함께하시리니~ 이곳에서 그대가 빛나리라~.”
원장 수녀로 보이는 노파가 시작음을 떼었다.
이후 다른 수녀들이 성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성가에도 성력이 담겨 있었고, 당연히 태양의 기운이 듬뿍 실려 있었다.
이안은 그 역시 받아들였다.
지난 한 달 동안 모은 것보다 훨씬 많은 기운이 단전에 모인다.
그럴수록 단전은 커지고 탁기와 독기가 이안의 유도대로 한곳에 뭉쳤다.
그것을 끌어모아 가래로 만든 그는 기침을 하는 척하며 탁기와 독기를 뱉어 냈다.
“콜록! 콜록! 어휴. 죄송합니다. 갑자기 사레가 들려서…….”
이 또한 악마의 반응이라 할 수 있을까?
교관들이 보자 사제들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악마가 가래로 나오겠나.
“그럼 다음은 성물입니다.”
윌리스는 커다란 상자를 가지고 나왔다.
“태양휘성석입니다. 저희 교단의 신성한 성물이지요.”
‘갖고 싶다.’
상자 안에는 환한 빛을 뿜어내는 작은 돌이 있었다.
그 빛에 담긴 태양의 기운 역시 이안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그는 감사히 받아들였다.
‘이 정도면 2류 수준은 되겠군.’
<정확하게 2류 하급입니다.>
‘아는 사실 말해 줘서 고맙네.’
<감사합니다.>
이안이 키르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기다리던 사람들은 맥이 풀렸다.
어째 검증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였다.
“아니 악마 검증을 삼 단계나 거쳤는데 저런 모습이면…….”
“악마와 계약한 게 아니라는 거네?”
교관들은 이안을 보며 수군거리고 눈을 빛냈다.
“그럼 키울 만한 놈이라는 얘기군.”
흥미를 느낀 교관들이 이안에게 다가가려는 찰나 뒤쪽에서 거친 소리가 들렸다.
“아, 아닙니다!! 저 자식은 악마가 맞습니다!!”
외침의 주인은 아이작이었다.
이안의 악마 검증이 시작된다 해서 치료도 거부하고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으며 검증을 지켜봤다.
그런데 점점 그가 악마와 상관이 없는 것처럼 되고 있었다.
이대로 뒀다간 자신만 바보가 된다.
그렇기에 아이작은 무례인 줄 알면서도 나섰다.
“윌리스 사제님! 저 녀석은 악마입니다!”
“검증에서 이안 성도님은 악마가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성력, 성가, 성물.
세 가지 시험을 이안은 무사하게 통과했다.
그런데도 악마라고 우긴다는 것은 태양교단을 무시한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윌리스가 굳은 표정으로 말하자 아이작은 황급히 갑옷을 벗었다.
그의 복부에는 일그러진 화상 자국이 있었다.
“아까 대련 때 저 자식에게 맞고 나서 생긴 화상 자국입니다!”
이안은 그저 주먹질을 했을 뿐이고 자신은 거기에 맞았다.
그런데 이렇게 화상을 입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악마입니다! 저놈이 악마의 불꽃을 쓴 것입니다!!”
그가 필사적으로 외치자 이안은 씩 웃었다.
태양의 기운을 더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림피아드의 데마고기를 사용합니다.>
설전을 위한 준비를 끝낸 이안은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모았다.
“그걸 제가 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