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56)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56화(56/300)
◈ 제56화
28. 뭘 가르쳐야 할지 – 2
이안이 가디언을 잡은 것을 본 아란세는 쓴웃음을 지었다.
예상은 했지만 그는 잊힌 도시에서도 공포의 존재에 속하는 가디언도 너무나 쉽게 잡아 버렸다.
“굉장하네.”
“별말씀을.”
완전히 정지된 가디언을 버려두고 이안이 돌아오자 아란세가 물었다.
“너 마스터니?”
<이 세계에서 마스터 위로 칭할 수 있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 정도는 될 것 같았다만…… 이거 굉장하군.”
“문제 있습니까?”
“그럴 리가.”
지금까지 아카데미 생도 중에 마스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물론 마스터가 중급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은 처음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좋다.
이안 정도 되는 실력의 생도가 있다면 상급으로 올라가는 것도 문제가 없을 테니 말이다.
아란세는 씩 웃으며 그와 어깨동무를 했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헐 값에 보물을 얻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자. 가자. 아직 보여 줄 곳은 더 많으니까.”
가디언이 있던 곳을 지나 바위와 모래가 잔뜩 있는 지역에 도착했다.
아란세가 설명하려 하자 이안은 사막지대의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 모래언덕 안쪽에 뭔가 있군요.”
“그래. 저것도 차원수다.”
아란세는 단검을 꺼내 던졌다.
오러가 담긴 단검이 모래언덕에 꽂힌 순간 그곳에서 긴 두 개의 꼬리가 움직였다.
“라드피온이라고 부르지.”
<적성개체 라드피온을 등록했습니다.>
두 개의 전갈 꼬리와 두 개의 집게를 지녔다.
몸은 갑주처럼 단단해 보였으며 여기저기에는 뾰족한 가시들이 있었다.
입에서 뚝뚝 떨어지는 타액은 산성이었는지 여기저기 흩뿌려지자 연기를 내기 시작한다.
“한번 저 집게에 잡히면 끝이라고 보면 된다.”
“저걸로 잡고 꼬리로 독을 주입시키나 보군요.”
“그래. 라드피온은 예민해서 땅을 밟으며 생기는 진동으로 먹잇감을 찾지.”
오러가 담긴 단검의 충격 때문에 움직였던 라드피온은 다시 모래 안으로 들어갔다.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그 은신은 꽤나 뛰어났다.
“기억해 둬. 내부로 들어갈수록 방심을 노리는 저런 적이 많아질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가자.”
둘은 사막지대를 지나쳤다.
그렇게 라드피온이나 다른 차원수들을 만나며 이동하던 도중 이안은 언덕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건 뭡니까?”
“음? 오. 잘도 발견했네? 역시 몬스터 헌팅 최강자.”
아란세는 이안의 등을 툭툭 토닥였다.
그도 이안의 말을 듣지 못했다면 몰랐을 것이다.
모래와 바위 사이로 향하자 그곳에는 작은 상자가 있었다.
“마도국에서 쓰이던 보관함이다. 잊힌 도시에는 이런 것들이 꽤나 많아. 그나저나 이게 왜 사막지대에 있을까?”
“누군가가 이걸 들고 오다가 차원수나 가디언에게 죽었겠죠.”
“그렇겠지? 사람끼리의 싸움이 있었다면 이걸 놓고 갔을 리 없을 테니까.”
아란세는 모래와 돌을 치웠다.
드러난 검은색 상자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잊힌 도시의 좋은 아티팩트는 이런 상자에서 얻는 경우도 많아. 그러니 언락 마법은 필수지.”
아란세는 품에서 꺼낸 스크롤을 찢었다.
잠시 후 자물쇠에서 푸른 마법진이 나타난 뒤 산산이 깨져 버린다.
“열어 봐라.”
상자가 열리자 안에는 작은 구슬이 들어 있었다.
꽤나 높은 마력이 담긴 것이 전에 하륜이 줬던 구슬과 비슷해 보였다.
“이게 잊힌 도시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아티팩트 중 하나. 마력구야. 순수하게 마력만 담겨 있는 거지.”
“그럼 이런 건 어디서 발견합니까?”
이안은 전에 검화단 검사에게서 얻은 연막탄을 꺼내 들었다.
그 통을 유심히 살핀 아란세는 안쪽을 가리켰다.
“이런 건 제1의 벽 안쪽이나 탑에서 얻을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어디서 구한 거냐? 이건.”
“예전에 검화단 검사랑 싸운 후에 얻었습니다.”
“그런가. 하긴 검화단 놈들이라면 탑도 들어가니까. 자. 그럼 더 진행해 볼까?”
그의 어깨에 있던 먀네가 울었다.
“먀아아아…….”
<5명의 적이 접근 중입니다.>
먀네의 울음이 경계의 의미라는 것을 깨달은 아란세는 무기를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목소리가 들렸다.
“오오오~!!”
“그건 뭐야?! 좋은 거 발견했잖아?”
“운이 좋군.”
이안과 아란세가 있는 쪽으로 탐험가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열린 상자를 보며 군침을 삼켰다.
“저 상자에 뭐가 있었지? 아니. 뭐든 좋다. 내놔라.”
“아. 그리고 가진 것도 다 놓고 가고. 거기 애송이가 갖고 있는 칼도 좋아 보이는데 말이야.”
“거기 형씨도 칼 두고 가고.”
대놓고 얕보는 그들을 향해 이안은 바로 뛰었다.
그리고.
혼자서 다섯 명을 빠르게 제거한 후 돌아오며 투덜거렸다.
“오러도 구현 못하는 잡것들이 뭘 믿고 까불까요?”
사람 다섯을 죽이고도 무덤덤한 이안을 향해 아란세는 쓰게 웃었다.
“여긴 그런 곳이니까.”
하루도 안 됐는데 워낙 덤비는 이들이 많아 가방이 꽤나 부풀어 올랐다.
그걸 확인한 아란세는 방향을 잡았다.
“슬슬 안전지대로 가 볼까? 그거 처리도 해야 할 테니까.”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해가 지기 시작했을 때쯤 둘은 사람들이 꽤나 많은 구역에 도착했다.
두꺼운 목책 근처로 다가가자 입구에는 건장한 전사 두 명이 서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투가 금지됩니다. 패를 보여 주시겠습니까?”
둘이 패를 내놓자 문이 열린다.
그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팔라다드 백작가의 휴식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잊힌 도시를 관리하는 네 개의 가문 중 하나다.
그들이 운영하는 안전지대에 들어서자 아란세는 한숨을 쉬었다.
“일단 여기서 좀 쉬었다가 야간 탐색 계속하자. 괜찮지?”
“물론이죠.”
“그럼 그것부터 팔러 가자고.”
아란세는 이안을 데리고 목책 내부의 중심으로 향했다.
2층 정도 되는 건물에 들어가자 탐험가들이 꽤나 있었다.
“아니 이게 왜 교환권 두 장이야?!”
“만족하지 못하신다면 나가서 바꾸시죠.”
“와우! 이게 열 장짜리라고?! 대박! 그럼 나가서 바꿔야지!”
누군가는 절망을.
또 누군가는 환호를.
이곳에서 아티팩트의 감정도 하는 모양이다.
그들을 지나쳐 안쪽의 사무소에 가자 이안은 가방을 내밀었다.
“일반 장비들이군요.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다짜고짜 공격하길래 죽이고 얻었습니다.”
이안의 당당한 말에 사무원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종이를 내밀 뿐.
“이건 팔라다드 백작가에서 인정해 주는 교환권입니다. 이걸로 안전지대에서 생활 혹은 바깥에 있는 팔라다드 백작가에서 금화로 교환이 가능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요청 사항이 있습니다.”
사무원은 종이를 꺼내 내밀었다.
[안전지대 화물 운송] [보수 : 100골드. 하급 아티팩트, 팔라다드 백작가의 평판치 50]“이게 뭡니까?”
“요새 안전지대에 오고 가는 물건들을 공격하는 자들이 많습니다. 탐험가분들께 그 보호 및 운송을 지원받고 있으니 언제든지 참가 부탁드립니다.”
‘평판이 뭐지?’
<잊힌 도시의 탐험가 등급 상승 시에 필요한 조건입니다.>
<일정 평판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승급할 수 없습니다.>
그럼 신경 안 써도 된다는 얘기다.
이안은 접수원이 내민 종이를 되돌려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란세에게 돌아간 이안은 그에게 얻은 교환권을 내밀었다.
“이건 교관님께서 가져가시죠.”
이번에 얻은 교환권 전부다.
그걸 본 아란세는 의아해했다.
“왜?”
“오늘 안내하시느라 고생하셨잖습니까.”
“됐다. 그리고 네가 그랬잖아.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그것이 약속이니까?”
“그래. 그래서 나도 지키는 것뿐이다.”
아란세의 대답에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그럼 식사 정도는 제가 사겠습니다.”
안전지대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잠시 후.
막 구운 듯한 따끈한 빵과 잘 익은 고기찜, 그리고 꽤 진한 수프가 나왔다.
“음식은 괜찮네요.”
“팔라다드 백작가가 다른 건 몰라도 요리는 참 잘하지.”
사람은 밥심으로 강해진다고 그들은 늘 말한다.
그러니 이런 요리들도 맛을 중시 여긴다.
이안은 가방을 슬쩍 보았다.
혹시나 해서 가져온 조미료는 당분간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백작가의 물건을 건드리는 놈들이 있다니. 간도 크군요.”
“뭐…… 내 생각에는 다른 가문의 의뢰를 받은 것 같기는 하지만.”
아란세의 답에 이안은 손가락을 튕겼다.
“안전지대의 손님을 모으기 위해서?”
“그래. 그리고 여기가 망하면 차지하려는 거지.”
물건의 공급이 어려우면 안전지대의 운영이 힘들어진다.
그게 지속되면 사람들이 가지 않게 되고 안전지대의 운영은 중지된다.
이후 거기를 헐값에 사들여서 운영하려는 것이다.
“가깝게 붙으면 서로 싸운다더니. 잊힌 도시라는 공동의 적 따위는 없나 보군요.”
“잊힌 도시는 그들에게 적이 아니라 힘을 만들어 주는 곳이니까.”
아란세는 씁쓸하게 말했다.
남은 빵을 전부 먹고 수프를 들이마신 그는 이안에게 물었다.
“그런데 넌 그거 먹고 되냐?”
“예. 됩니다. 먀네도 배부른 듯싶고.”
“먀먀~.”
이안이 준 빵과 고기를 다 먹은 먀네가 솜뭉치 같은 발로 고양이 세수를 시작했다.
그런 먀네를 잡아 어깨에 올린 그는 가방을 챙겨 들었다.
“그럼 가죠. 야간에는 뭐 특별한 것 있습니까?”
“좀 더 길 찾기 어렵고, 좀 더 위험하다는 점?”
“그럼 큰 문제는 없다는 얘기군요. 알겠습니다.”
이안의 답에 아란세는 키득거렸다.
“자신감이 넘쳐 나는 모습이 보기 좋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간다.”
아란세는 이안을 데리고 최대한 많은 구역을 보여 주었다.
사막지대, 평원 지대.
폐허 구역과 산악 지대까지.
볼만한 곳을 전부 보여 준 그는 마지막 시험을 앞에 두었다.
“이제 차원수와 붙어 봐야겠지? 사실 별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자. 이것만 하고 돌아갈 준비 하자.”
그는 폐허 지대의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 하나 있네.”
바닥까지 내려오는 긴 팔과 커다란 손.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근육질의 몸통과 다리를 지닌 도마뱀 괴물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제3의 벽 안에서는 강한 차원수로 알려진 데들리 클로다. 이름에서 알겠지만…….”
“저 팔과 발톱이 문제겠군요.”
“그래. 어지간한 사람은 한 번에 찢어 버릴 수 있을 힘을 지녔으니까 조심해라.”
물론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가디언도 혼자 잡는 녀석인데 뭔 문제가 있겠나.
그의 기대대로 이안은 두려움 없이 폐허 지대로 걸어갔다.
-크르르르르…….
발소리를 들은 데들리 클로는 고개를 돌렸다.
파충류의 날카로운 눈이 번뜩인다.
그리고 커다란 팔을 앞세우며 달려왔다.
꽤나 강한 기세다.
두 개의 팔을 휘둘러 데들리 클로는 이안을 잡으려고 했지만.
천마신공 달의 장.
월훈.
달무리를 닮은 은은한 빛이 검에 깃든다.
그와 동시에 이안은 빠르게 검을 휘둘렀고 은은한 빛은 순식간에 데들리 클로를 덮쳐 버렸다.
-크아아아!!
그 빛이 사라졌을 때 데들리 클로의 몸은 처참하게 난자당해 있었다.
그걸 본 아란세는 시원섭섭함이 가득 담긴 어조로 말했다.
“예상하긴 했지만…… 내가 너한테 뭘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