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57)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57화(57/300)
◈ 제57화
29. 혼자 가야지 – 1
숙련된 모험가들도 목숨 걸고 다녀야 하는 곳에서도 이안은 너무나 잘해 주고 있었다.
숨겨진 함정이나 숨은 차원수들을 쉽게 발견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주치는 적들과 싸울 때도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관찰력과 행동력. 거기에 뛰어난 판단력.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무력까지.
이미 완성된 예술품과 같아 어딜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휴. 행복한 고민이지.”
“왜 그러십니까?”
이안이 돌아오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데들리 클로의 발톱은 꽤 좋은 재료로 쓰여. 그러니까 챙겨 두도록 해. 그리고 중급 허가 신청을 위해 제출할 증거품도 되지.”
“예.”
데들리 클로의 발만 잘라서 주머니에 넣었다.
이안이 가방을 챙겨 들고 나오자 아란세는 한쪽을 가리켰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제2의 방벽이다. 온 김에 보고 가자.”
“저 안에는 못 들어갑니까?”
“들어갈 수는 있는데 허가받는 데 시간이 걸릴 거다. 특히나 웨이브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 그러겠지.”
“아란세 교관님이 힘써 주셔도 안 됩니까?”
“얘기는 해 보겠지만…….”
가문에서 나온 아란세가 말한다고 뭐가 되겠나.
그가 말꼬리를 흐리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습니다. 이쪽에서 더 볼 것은 없죠?”
“그래.”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안은 꽉 찬 가방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일단 돌아가시죠.”
나흘간 진행된 잊힌 도시 탐색이 끝났다.
돌아오자마자 아란세는 바이든 백작가의 사무소로 이안을 데리고 갔다.
“데들리 클로를 혼자서 잡았어. 이 정도면 중급. 아니 상급으로 승급할 수 있지 않을까? 쟤 마스터다.”
“그렇습니까? 하지만 지금 웨이브 대비 때문에 신규 발급은 한 달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그녀의 말대로 사무소에는 전에 있던 전투 요원들은 한 명도 없었다.
확실히 사람이 부족하긴 한가 보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릴 시간도, 이유도 없다.
이안은 별 관심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반응을 오해했는지 에이드리안은 송구스러워하며 말했다.
“다른 가문도 상황은 비슷할 겁니다.”
“그렇군요. 자.”
데들리 클로의 발톱을 받은 그녀는 바로 금화를 내주었다.
바꾸는 김에 패와 교환권까지 내밀자 그녀는 그것들도 전표로 전부 바꿔 주었다.
“혹시 아티팩트나 유물은 발견하지 않으셨습니까?”
발견한 아티팩트라고 해 봐야 마력구 하나뿐이다.
안에 담겨 있는 마력이 꽤 되어 이렇게 바꿀 생각은 없었다.
이안이 고개를 젓자 에이드리안은 바로 납득했다.
“그럼 다음에 또 찾아와 주시길 바랍…….”
-쿠우우우웅!!
땅이 울리는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것을 느낀 그들은 황급히 바깥으로 나갔다.
“이런.”
“시작됐군요.”
<차원의 기운을 감지했습니다.>
‘나도 느꼈어.’
수많은 삶의 경험 중에 다른 차원과 연결되는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때의 불쾌한 기운이 온몸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근원지는 저 탑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탑이 검은색으로 빛나며 무언가를 내뿜고 있었다.
구름처럼 하늘에 자리 잡은 그것이 점점 넓어진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방벽의 문이 전부 개방되었다.
“저도 안으로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예상보다 더 빠른 시작이라 구조대 인원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그럼.”
다급하게 말한 에이드리안이 뛰어간다.
그걸 보던 아란세는 씁쓸해했다.
“이안. 우리도 돌아가자. 네 다음 일정은 그래진과 유적 탐사라고 했었지?”
“예.”
“예정보다 빨리 끝났으니 남은 훈련이나 하자. 내가 봐주마.”
“아. 전 다른 곳에 개인적인 볼일이 있습니다.”
“그래?”
아란세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너 설마 저기 들어가려는 건 아니겠지?”
“개인적인 볼일이 있을 뿐입니다.”
혹시 저기 다시 들어가려는 것이 아닐까?
아란세는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며 이안을 보았다.
하지만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알게 된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이안은 단 한 번도 자신을 실망시키거나 걱정시킨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아란세는 생각했다.
“그래.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겠군.”
아란세는 이안의 어깨를 툭툭 토닥였다.
웨이브 도중에는 잊힌 도시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일까?
게이트가 있는 근처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그곳에서 잠시 기다리자 아란세의 차례가 되었다.
“개학 후에 뵙겠습니다.”
“그래. 개학하고 보자. 볼일 잘 보고 와라.”
그가 아카데미로 돌아가자 마법사는 이안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안 갑니다.”
아란세가 자신을 아끼고, 염려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 만큼 그가 걱정하게 둘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안은 그대로 몸을 돌려 잊힌 도시 쪽으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더 멀어지려는 사람들과 다르게 잊힌 도시 쪽으로 향한 그는 빙긋 웃었다.
“말하고 가면 걱정할 테니까 몰래 가는게 옳지.”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먀아~.”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먀네도 낮게 울었다.
몰려나오는 사람들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안은 방벽의 문에 도착했다.
나오는 사람들을 챙기던 병사들은 이안이 들어가려 하자 그의 앞을 막았다.
“지금 웨이브가 진행 중입니다.”
“압니다.”
“웨이브 도중에는 구조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들어가시겠습니까?”
자기 목숨은 자기가 챙기는 법이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병사는 길을 내어 주었다.
나오는 이들로 혼잡한 문 근처를 지나치자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어 있었다.
<저 구름 밑, 제1의 방벽 내부와 탑에서 강한 차원의 기운이 감지됩니다.>
“그럼 일단 제1의 방벽까지는 가 봐야겠군.”
그럼 차원의 문이 어떤 형식으로 열리는 것인지.
그리고 어디와 연결될 수 있는지 대충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세계관과 연결되는 건 거슬리지만 연결된거면 우주세기가 좋겠네.”
<그곳의 재료들만 손에 넣는다면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일단 주변 파악부터 해 봐. 가디언 있으면 찾고.”
<서쪽 평야지대에서 3체의 가디언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안은 키르케가 안내하는 대로 걸었다.
폐허 지대를 지나쳐 평야 지대쯤에 도착했을 때.
-크아아아아아!!
끔찍한 비명이 들렸다.
그와 동시에 멀리서 불길이 피어오른다.
가디언이 만들어 낸 폭발의 불길이다.
“한바탕하는 모양인데?”
<적성 개체 데들리 클로 다섯. 맨티스 일곱이 전투 중입니다.>
언덕을 넘어 보니 이안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생각대로 가디언들과 차원수들이 맹렬하게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콰드드득!!
맨티스의 앞발을 톱날로 베어 버린 가디언이 빛을 뿜었다.
그것에 맞은 맨티스의 몸이 불타올랐을 때 데들리 클로 하나가 가디언의 위에 올라탔다.
-콰득! 콰득!!
사람도 가볍게 찢는 무시무시한 힘이 담긴 팔이 가디언의 장갑을 노린다.
하지만 가디언의 두꺼운 장갑은 그 공격에도 큰 타격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열린 구멍을 통해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긴 팔이 나와 데들리 클로의 몸을 마구 쑤셔 넣을 뿐이었다.
-위이이이잉!!
날카롭게 돌아가는 톱날이 데들리 클로의 몸을 잘라 버린다.
가디언과 차원수들이 가열하게 싸우는 것을 보며 이안은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았다.
“먀네. 밥 먹자.”
차원수에는 관심이 없다.
가디언들의 전투력이라면 저들이 알아서 처리해 줄 테니 남는 시간은 기다리면 된다.
이안은 가방에서 꺼낸 육포를 먀네에게 물려 준 후 자신도 하나 물었다.
“역시 싸움 구경이 제일이네. 키르케. 가디언 탐색 계속해.”
<수행하겠습니다.>
두 무리의 싸움에서 승리는 가디언들이 가져갔다.
하지만 가디언들도 피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한 체의 가디언의 다리가 모두 부러져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을 위해 차원수들은 몰살을 겪어야 했다.
“키르케. 서포트해. 샘플 수집 할테니까 분석 좀 빠르게 해 보자.”
<전투 예지를 시작합니다.>
“폴테이드 방식이면 마안도 통하지?”
<그렇습니다.>
“먀아아~.”
먀네의 울음소리와 함께 이안은 언덕 밑으로 내려갔다.
생명을 포착한 가디언들은 무기를 드러내고 붉은 눈을 번뜩였다.
<칠색의 마안 – 황의 폭주를 사용합니다.>
순간 이안의 눈 색이 노랗게 물들었다.
-퍽!!
-콰득!!
그의 마안에 폭주하며 피아 식별이 불가능해진 가디언들은 이안이 아닌 서로를 공격했다.
잊힌 도시에서 공포의 존재인 가디언들은 이안에게는 그저 테스트를 위한 잡동사니, 혹은 마력 넘치는 영양 덩어리에 불과했다.
-끼긱! 끼기긱!
얼마 가지 않아 서로를 처참하게 부숴버린 가디언들이 쓰러진다.
여기저기 파손된 가디언들은 대피하기 위해 몸을 버둥거렸다.
그들 중 하나에게 다가간 이안은 가디언의 장갑을 뜯어내고 핵에 손을 가져갔다.
“먀아아아~.”
마력이 흡수되어 자리 잡는다.
전에 했던 것처럼 먀네는 낮게 울며 마력을 역류시켜 주었고 이안은 덕분에 쉽게 서클을 늘릴 수 있었다.
“됐다.”
가디언들의 마력을 흡수해 2서클이 되었다.
이안은 히죽 웃으며 먀네를 쓰다듬었다.
“분석이 좀 됐나? 지배 가능하겠어?”
<샘플 1개체의 추가 분석이 필요합니다.>
키르케의 요청대로 이안은 남은 가디언을 박살 내고 분해해 가며 내부를 전부 파악했다.
<분석 완료하였습니다.>
이제 가디언을 만나면 싸울 일 없이 그냥 간섭해 지배권을 얻어내면 된다.
만족한 이안은 먀네를 들고 첫 번째 목적지인 제2의 벽을 향해 걸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고 한참 후.
구조 요청자들을 데리고 돌아오던 이들은 처참하데 파괴된 가디언을 보고 기겁했다.
마치 한차례 폭풍에 휩쓸린 것처럼 가디언들은 완전히 박살 나 있었다.
가디언을 이렇게 박살내버리는 자는 그들이 알기로 단 한명 뿐이었다.
“숲지기가 제3의 벽 밖으로 나왔다!”
“전부 준비시켜!! 오늘이야말로 그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