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59)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59화(59/300)
◈ 제59화
30. 얻은 게 많았다 – 1
뒤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아까 그 노인이 만들어 내는 소리라는 것쯤은 이안도 알 수 있었다.
“그가 숲지기지?”
<정확한 이름은 루네 발자크입니다.>
<적성 대상으로 지정할까요?>
이 세상에 온 이후로 만난 이들 중 가장 강한 데다가 그런 식으로 싸우는 자라면 숲지기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건가.
만약 덤볐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굳이 싸울 필요가 있겠나.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추적 대상으로만 설정해 놔.”
<알겠습니다.>
“먀아아~.”
그와 헤어지고 얼마나 걸었을까?
숲지기가 말한 지역에 도착하니 꽤나 많은 가디언들이 있었다.
“이 정도면 3서클은 달성하려나.”
<먀네의 도움까지 받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위이이이이잉!!
톱날이 회전하고 칼날이 번뜩인다.
누구라도 피할 만한 사지를 향해 이안은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고.
그들이 모두 파괴되었을 때 이안은 3서클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간 이동하며 가디언들을 잡았다.
그들의 마력을 흡수하고, 적대자나 방어 시설을 부수며 지나가 1의 방벽 근처에 도착했을 때.
키르케가 계산을 마치고 말했다.
<그래진 우르쿨과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동 시간 계산 결과 6시간 내에 복귀를 시작해야 합니다.>
“전력으로 달리면?”
<41시간 여유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이안은 날짜를 세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전투는 어지간하면 생략한다.”
<적과 조우를 최대한 피하는 방향의 루트를 계산하겠습니다.>
그는 터덜터덜 문 쪽으로 향했다.
마법으로 굳게 닫혀 있는 문을 툭툭 두들겨 본 그는 먀네를 들었다.
“먀네. 디스펠해.”
“먀아아아!!”
마법을 무효화는 울음이 울려 퍼지며 문에 걸린 마법이 해제되었다.
-끼이이익!
커다란 문이 열린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차원의 기운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철컥!!
문이 닫히자 마법에 의한 잠금장치가 발동되었다.
벽에 걸려 있는 마법이 락 마법을 다시 건 것이다.
힐끔 문을 본 이안은 시선을 돌렸다.
제1의 방벽을 통과하니 중심의 저 높은 탑도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저 탑을 끝까지 돌파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냐?”
<현재 접속 레벨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은 잊힌 도시의 중요한 정보가 저 탑에 전부 있다는 이야기라 할 수 있었다.
“하루 이틀로는 힘들겠지?”
<그렇습니다.>
“그럼 환골탈태하고 가 봐야 하나.”
<현 상태로도 가능하다 판단됩니다.>
“시간이 문제다. 기껏 나 생각해서 찾아 주는 녀석을 기다리게 둘 수는 없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걔가 뭐 하는지 확인해 봐.”
<추적대상 그래진 우르쿨은 아카데미 앞 여관에서 대기 중입니다.>
전에 얘기했던 대로 그가 기다리고 있자 이안은 볼을 긁적거렸다.
그때 그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가 잡혔다.
“으으…… 도와……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입구 근처에 있는 어두컴컴한 골목 쪽에서 들리는 신음 소리다.
전에 봤던 슬라임 계열 차원수와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라 이안이 관심을 가지자 탐색을 끝낸 키르케가 보고했다.
<달의 교단 사제 1명이 구조 요청 중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달의 교단 사제란다.
그렇기에 이안은 곧장 소리가 들리는 골목으로 향했다.
하얀 토끼 귀가 인상적인 수인족 소년이 은색 거미줄에 매달려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달의 교단 사제복을 입은 소년에게 이안이 다가가자 소년의 긴 토끼귀가 까딱거렸다.
<차원수 1체. 고속 접근 중입니다.>
“도망치세요! 그, 그게 오고 있어요!!”
-사각! 사각!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골목 안쪽으로 커다란 무언가가 빠르게 기어 오고 있었다.
-우직! 우지끈! 와드득!!
좁은 골목을 비집듯 부수며 거대한 거미가 나타났다.
전에 미얄 산맥에서 잡았던 아라크네보다 훨씬 크다.
거기에 앞발이 기형적으로 크고 다리 개수도 아라크네보다 많다.
척 봐도 알 수 있었다.
저 거미가 아라크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크오오오오오!!
이안을 보자마자 포효하듯 외친 거미가 달려들었다.
“다, 달이여! 그대의 아래 홀로 존재하는 이를 보호하시옵소서!!”
토끼 귀 소년 사제는 성력을 발휘했다.
은은한 달빛의 보호막이 이안의 몸을 감쌌고 그것을 향해 거미는 하얀 거미줄을 내뿜었다.
“어서! 어서 피…….”
이안은 보호막에 손을 가져갔다.
그 안에 담겨 있는 달의 기운을 모두 받아들여 보호막까지 없애 버린 그는 거미줄을 피하고 빠르게 뛰었다.
-캬아아아!!
거미의 여러 눈이 이안을 좇았다.
하지만 그 눈조차도 이안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었다.
내려쳐진 앞발을 여유롭게 피하고 거미의 위에 올라탄 이안은 전에 만들어 둔 단검을 내리찍었다.
-콰득!!
일격에 아라크네의 껍질보다 두꺼운 껍질이 깨진다.
그 충격에 거미가 요동을 치자 이안은 입을 열었다.
“키르케.”
<프레데온 대륙의 마법 강화를 시작합니다.>
이안의 양손에 자성 마법의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하지만 하나씩이 아니었다.
수 개, 아니.
수십 개.
많은 마법진이 동시에 펼쳐지며 하나로 겹쳐지고 자성 마법이 강화되었다.
-캬아아아아!! 카아아악!!
거미의 몸속에 들어간 단검이 자성 마법에 이끌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몸을 헤집는 자극에 거미는 이상을 느끼고 발버둥을 쳤지만 단검이 빠져나오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파각!!
머리를 단검이 꿰뚫고 나오는 것으로 거미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춰 버렸다.
“어…… 어어…….”
그 광경을 지켜보던 토끼 귀 소년 사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괜찮으십니까?”
“예. 아. 예에…… 괘, 괜찮습니다만……. 그런데…….”
“일단 거기서 내려오시죠.”
이안은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아라크네의 거미줄보다 더 끈적거리고 질긴 거미줄이었지만 이안의 검격 한 번을 버텨 내지 못했다.
거미줄에서 풀려난 그가 안도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아. 감사합니다. 정말 달님의 은총입니다. 감사합니다. 성도님. 아. 저는 달의 교단 사제 아우트라고 합니다.”
“프레돈 아카데미의 이안 브랜든입니다.”
“그렇군요. 이안 성도님.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가 허리까지 숙여 감사를 표한다.
이안은 그의 인사를 받아 주고 물었다.
“그런데 사제님께서 왜 여기 계십니까?”
“아. 어. 그게요. 파, 파견 업무 중이라……. 달의 교단은 저기 그게…….”
달의 교단은 그리 부유한 곳이 아니다.
그러니 탐험가나 용병, 기사들의 의뢰를 받아 사제를 파견해 돈을 벌곤 한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움직이다가 여기까지 들어왔습니다.”
“아. 그럼 저기 시체들이 동료분들이십니까?”
이안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시체들을 가리키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는 버림받았습니다.”
이곳까지 함께 온 탐험가들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제1의 방벽 내부를 탐험을 하던 도중 갑자기 웨이브가 발생하고 문이 닫혔다.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했는데…….”
함께 다니던 탐험가들이 저 거미와 싸우다 밀린다 싶었는지 자신을 미끼로 쓰고 도망쳐 버렸다.
“사제님인데 왜 버렸을까요. 회복이나 방어도 살아남을 때 중요한 건데.”
“저는 전투 능력이 없으니까요……. 웨이브 도중의 잊힌 도시에서는 싸울 수 있는 자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마련이죠. 제가 멋대로 도망갔다거나 일부러 희생해줬다거나. 그렇게 말하려던 것이 아닐까요…….”
씁쓸함이 잔뜩 담긴 그의 말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나가실거라면 제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몽환세계의 약속의 수호를 사용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안 성도님.”
“그럼 감사의 표시라고 하긴 뭐하지만 가능한 한 많이 성력을 써 주시겠습니까? 회복도 좋고 축복도 좋고.”
뭐든 좋다.
이안이 원하는 것은 성력에 담긴 달의 기운이니까.
“예!!”
아우트는 주먹을 꽉 쥐며 의지를 보였다.
새로운 동료가 합류했지만 특별히 바뀔 것은 없었다.
이안은 그를 데리고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폐허 구역을 빠져나갈 때쯤 맞은편에서 한 쌍의 남녀가 달려왔다.
“오!”
“우린 살았다!!”
그들은 이안을 보자마자 더욱 빠르게 뛰었다.
그리고.
-철컥! 철컥! 철컥!!
그들이 나온 골목 쪽에서 일곱 체의 가디언들이 모습을 보였다.
-우우우우웅!!
순식간에 멀어지는 탐험가들.
그리고 앞에 있는 이안과 아우트.
둘 중 가장 가까운 상대를 적으로 삼은 가디언들의 눈에 불빛이 들어왔다.
“고맙다!!”
멀리서 조롱하는 듯한 외침이 들린다.
이안이 슬쩍 그쪽을 보자 아우트가 부들부들 떨며 외쳤다.
“저들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간 탐험가들이 저들이다.
그것을 들은 이안은 히죽 웃었다.
<탐험가 에이미 칼산, 탐험가 슐라 보가드. 적성 개체로 지정했습니다.>
어차피 잡으면 죽일 놈들이었는데 잘됐다 싶었다.
마력 흡수고 나발이고 제쳐 두고 이안은 바로 아우트를 잡고 뛰었다.
“헉?!”
“저, 저놈 뭐야?!”
두 탐험가는 당황했다.
하지만 이들도 잊힌 도시의 제1의 벽을 넘은 숙련된 탐험가들.
당황은 잠시뿐이었다.
“에이미!!”
슐라의 외침에 따라 여전사, 에이미는 단검을 던졌다.
푸른 오러가 담긴 단검이 자신을 노리자 이안은 손을 움직였다.
-챙그랑!!
강화된 자성 마법에 의해 날아오던 단검이 방향을 바꿨다.
그것이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 버리자 에이미는 당황했다.
“뭐 저런 괴물이!! 슐라!! 어, 어떻게 해?!”
“어?! 어어?! 아, 아우트 사제?!”
이안의 옆구리에 있는 아우트를 본 중년인, 슐라는 크게 놀랐다.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가 살아남았을 줄이야.
만약 아우트가 달의 신전으로 돌아가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린다면?
그럼 모험가로서도 끝장이다.
“에이미!! 죽여!!”
에이미 역시 거기까지 생각이 간 모양이다.
그녀는 이안을 쫓아오고 있는 가디언을 힐끔 본 후 팔찌를 들었다.
“체인 라이트닝!!”
아티팩트가 번쩍인다.
그녀의 팔찌에서 한 줄기의 강력한 전격이 쏘아졌다.
황금의 용과 같이 꿈틀거리는 전격이 이안에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는 피하는 대신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릴 뿐이었다.
<끝없는 비의 제국 레지스탕스의 번개절단을 사용합니다.>
그가 살았던 세계 중 매일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는 제국이 있었다.
그곳의 지배자였던 뇌제는 하늘을 차지하고 번개로 세상을 지배했었다.
그를 쓰러트리기 위해 레지스탕스들은 수많은 기술을 연구했었는데 그중 가장 강력한 것이 바로 이것.
“흡!”
번개절단이었다.
-파지지직!!
그가 손을 휘두르자 아티팩트에서 터져나온 전격이 갈라져 사라져 버렸다.
“버! 번개를 가르다니!”
눈앞에서 놀라운 위업을 본 아우트가 감탄성을 터트리는 사이.
어느새 그녀를 따라잡은 이안은 경악한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일검에 에이미의 목이 떨어진다.
그걸 본 슐라는 식은땀을 흘렸다.
“미친!!”
“남에게 위험 떠넘긴 데다가 배신하고 가는 놈보다는 미친놈이 낫지.”
“이런 젠장!!”
슐라는 어쩔 줄 몰라 하다 이를 갈고 품에 손을 넣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길쭉한 원통이었다.
-푸쉬쉬시시시식!!
잊힌 도시의 연막탄이다.
금세 주변에 안개 같은 연막이 펼쳐지자 그는 아쉬움에 혀를 찼다.
이게 하나에 얼만데.
하지만 목숨을 구할 수 있으니 됐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연막 속에서 그가 도망치려고 몸을 돌린 순간.
-푹!!
그의 가슴에서 칼날이 솟아났다.
심장이 꿰뚫린 그가 즉사하자 연막의 안개 사이로 붉은 빛이 번뜩였다.
어느새 가디언들이 쫓아온 것이다.
-위이이이이잉!!
톱날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우트가 긴장하며 움츠려들자 이안은 연막 밖에 그를 내려 주었다.
“여기서 기다리시죠.”
“도, 도망치셔야죠! 가디언이 하나도 아닌데!”
“계속 쫓아올 텐데 잡고 가는 게 낫습니다.”
간단하게 말한 이안이 가려 하자 아우트는 그에게 걸 수 있는 모든 축복을 걸었다.
“부디 무사히…….”
“금방 오겠습니다.”
연막 속으로 들어가는 그를 보며 아우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부디 무사하기를.
그 간절함이 닿은 것일까?
이안이 연막 속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그가 한 줄기 바람이 불어 연막을 걷어 냈다.
“헉…….”
연막이 사라진 자리에는 완전히 파괴되어 정지한 가디언들 사이에 이안이 아무 상처 없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