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6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63화(63/300)
◈ 제63화
32. 조용히 합시다 – 1
천마신공 파천의 장.
허공섬
이안의 기습에 스핑크스의 가슴팍이 크게 갈라졌다.
하지만 놈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안의 공격을 더욱 기뻐하는 듯 보였다.
“증명하지 못했구나!!”
스핑크스의 몸 전체에 붉은 기운이 일렁인다.
잘린 부위가 다시 붙고 몸이 커져가는 것을 본 그래진은 바로 마법을 사용했다.
“바인드!!”
대상을 묶는 바인드 마법에 날개를 펼치려던 스핑크스의 몸이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곧바로 스핑크스는 입을 열었다.
“파이어 블레이즈!!”
“마법도 쓰다니?!!”
허공에 마법진이 펼쳐졌다.
그것을 본 그래진이 실드로 방어를 하려는 순간.
“먀아아아아!!”
이안의 어깨에 있던 먀네가 울었다.
그것만으로 마법진이 사라져 버리자 스핑크스는 경악했다.
“빛의 정령?!”
“그걸 이제 봤냐?”
짧게 빈정거린 이안이 왼손을 들었다.
그의 손 위에서 수십 개의 마법진이 펼쳐지며 합쳐진다.
그것을 스핑크스에게 던진 이안은 투척 단검들을 들었다.
천마신공 태양의 장.
만천해급
태양이 온 세상에 빛을 내리쬐듯.
이안이 쏘아 낸 수십 자루의 투척 단검들이 햇살처럼 쏟아져 스핑크스의 몸에 꽂혔다.
“크아아악!!”
그냥 맞아도 위험한데 자성 마법에 이끌려 만천해급의 위력이 더욱 높아졌다.
초식 한방에 넝마가 되어 버린 스핑크스가 다시 몸을 회복하려 하자 그래진은 지팡이를 겨눴다.
“체인 라이트닝!!”
-파지지직!!
황금의 전격이 쏘아지며 이안이 맞힌 단검에 꽂혔다.
“캬아아아아악!!”
단검들을 전도체 삼아 체인 라이트닝이 스핑크스의 몸을 내부에서부터 바삭하게 지졌다.
그 충격에 스핑크스가 축 늘어져버리자 그래진은 크게 외쳤다.
“이안! 끝내!”
안그래도 준비하고 있었다.
천마신공 달의 장.
월광참
아까완 달리 만월을 닮은 아름다운 달빛이 번뜩인다.
그 아름다운 빛에 스핑크스는 회복조차 못한 채 그것만을 보았다.
-푸슈슈슉!!
만월의 기운은 단번에 스핑크스의 커다란 몸을 갈라 버렸다.
두꺼운 가죽이 벌어지며 그 안의 내장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아무리 회복술을 쓸 수 있다하더라도 이정도는 부상은 버틸 수 없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스핑크스는 사라지는 만월을 향해 천천히 앞발을 뻗었다.
“아아…… 달이여…… 그대는 영원히 나의…….”
그것이 끝이었다.
스핑크스가 축 늘어지자 그래진은 지팡이를 내리고 놀라워했다.
“와. 나 이런 몬스터 실제로는 처음 봐. 그나저나 죽은 거 맞겠지?”
“그렇긴 한데 혹시 모르니 확인 사살 해야지.”
이안은 빙글 검을 돌려 잡은 후 스핑크스의 목을 베었다.
커다란 머리가 떨어지는 동안에도 그래진은 연신 감탄했다.
“이거 마탑에 보고하면 아주 난리가 나겠네. 아니 그것도 그거지만…… 야. 이안. 아까 뭘 어떻게 한 거야?”
봤다.
그의 손에서 수십 개의 마법진이 나타났다가 합쳐진 것을.
“자성 마법의 마법진 아냐?”
“맞아. 마법진 여러 개를 만들어서 합친 후 강화시키는 거지.”
“그게 가능한 건가?”
“연산 능력만 되면. 너도 한번 해 봐. 몇 번 성공해 보면 감 잡을 수 있을걸?”
이안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그래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에너지 볼트의 마법진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식은땀을 흘렸다.
“이게 되긴 하는 거야?”
“첫술에 배부르겠냐? 연습해라. 연습.”
“끙…… 장난이 아니군.”
두 개의 마법진을 동시에 만들어 내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아까 이안은 수십 개의 마법진을 순식간에 만들어 내고 거기에 합치는 일까지 해 버렸다.
방학 전까지만 해도 마법을 못 쓰던 녀석이 저 정도로 마법을 쓰다니.
잊힌 도시에서 살아돌아온 자들이 많은 것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래도 이정도 일 줄이야.
“도대체 거기서 뭘 얻은거야?”
“많이 얻었지. 야.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이쪽 일부터 끝내자.”
스핑크스도 잡았으니 주변 탐색을 시작하자.
이안이 벽 쪽을 가리키자 그래진도 그곳으로 가 보았다.
“철창 안에 인간이라.”
“누가 여기에 넣은 걸까? 시체를 보면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곳 같은데.”
“저기 익숙한 얼굴이네.”
이안이 한쪽 방을 가리키자 그래진은 그쪽으로 가보았다.
벽에 기댄 채 죽은 사람이 보인다.
“저거…… 그 현상금 사냥꾼 아니야?”
유적학회에서 받은 종이를 확인해 보자 확실히 비슷한 얼굴이었다.
물론 시체이고, 상태가 많이 안 좋기는 하지만 특징은 닮았다.
그가 카를을 쫓았던 현상금 사냥꾼 중 하나라는 것을 확인한 그래진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다른 사람도 있나 확인해 보자.”
갇혀 있는 이들은 총 열 다섯 명.
그중에 현상금 사냥꾼과 모험가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실종된 학자들과 그들의 호위로 보이는 마법사나 용병들도 있었다.
그리고 카를 역시 여기 있었다.
철창을 잘라 내고 안에 들어가 보았지만 아쉽게도 그에게는 크레센트 문 목걸이가 없었다.
“저들은 여기 들어왔다가 아까 그놈에게 잡힌 걸까?”
“그러겠지.”
“그런데 그 괴물은 왜 그런 걸 물어본 걸까?”
“글쎄? 궁금했나 보지. 길 열렸으니까 더 진행해 보자.”
아직 의뢰품인 크레센트 문 목걸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안이 재촉하자 그래진은 스핑크스의 사체를 힐끔거리다 그를 따라가며 중얼거렸다.
“저게 지식의 탐구자일까?”
“응. 석판에 적힌 글귀 있잖아.”
거기에 나온 것은 셋이다.
뱀.
호랑이.
지식의 탐구자.
아무리 봐도 저건 호랑이처럼 보이지 않으니 지식의 탐구자일 것이다.
그 말에 그래진은 팔짱을 꼈다.
“그런데 너무 약한 거 아니야? 그래도 뱀신이 달의 힘을 삼키고 봉인한 괴물치고는…….”
“내가 강한 거라곤 생각 안해?”
“쩝. 네가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 허망한 기분이 드네.”
그래진이 낮게 중얼거리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쉽게 가면 좋은 거지. 자. 그럼 가자.”
둘은 새롭게 열린 문을 통과했다.
괴물이 나올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의 복도를 걸어 끝에 도착하자 또다시 커다란 문이 모습을 보였다.
“흠. 어디 보자…….”
벽면과 근처의 흔적을 살피며 그래진은 조사를 시작했다.
그사이 먀네가 이안의 어깨에서 내려왔다.
“먀아~ 먀아아~.”
안에 뭔가 있다.
그것도 달의 기운이 물씬 느껴질 정도의 강력한 성물이.
그렇다면 바로 가 봐야 한다.
이안이 들어가자 그래진은 그의 뒤를 따랐다.
“이 안이 뱀을 모시는 곳인가 봐. 유적의 끝이 여긴가 보군.”
안쪽은 꽤나 거대한 신전이었다.
그곳을 둘러보던 그래진은 연신 감탄성을 토해냈다.
“와. 이거 끝내주는군.”
‘키르케. 주변 탐색 해봐.’
탐색을 방해하던 스핑크스가 죽었기 때문일까?
키르케는 별다른 어려음 없이 주변 탐색을 마쳤다.
<이곳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방이 있습니다.>
<두 개의 방을 제외한 나머지 방에 가디언이 위치해 있습니다.>
‘가디언이 왜 여기 있어? 잊힌 도시 것과 같아?’
<기종 자체는 다릅니다.>
<현재 대기 중인 상태입니다.>
‘대기 중이라면…….’
<뱀신상의 조작을 통해 가디언의 대기 상태가 변화합니다.>
키르케가 보고하는 사이 그래진은 한쪽을 가리켰다.
“지금까지 보타르 왕국의 유적은 꽤 봐 왔는데 이렇게 보존이 잘된 곳은 처음이야. 유적학회에서 난리를 치겠네.”
그가 가리킨 곳에 거대한 뱀의 신상과 제단 하나가 있었다.
그 쪽으로 가본 이안은 웃었다.
“먀먀~ 먀아~.”
먀네도 느꼈기에 낮게 울며 이안에게 매달렸다.
녀석을 가볍게 안아 올린 그는 뱀 석상의 앞으로 향했다.
커다란 뱀의 몸통 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었다.
“여기 있구나.”
안에 박혀 있는 것은 초승달 형태의 목걸이였다.
그것을 잠시 본 이안은 석상 앞의 제단으로 눈을 돌렸다.
그 위에 작은 목걸이가 네 개 있었다.
셋은 안에 있는 것과 같은 크레센트 문 목걸이였다.
하지만 하나가 달랐다.
거기서 막대한 달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크레센트 문 목걸이와 비슷한 양식이지만 형태가 달랐다.
만월.
완벽하게 채워진 달을 형상화한 목걸이에서 막대한 달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런 횡재를 하게 되다니. 생각지도 못한 것을 얻었군.’
<축하드립니다.>
주인 없는 성물.
그것도 악마를 봉인할 수 있는 성검에 비견될 좋은 성물을 얻었다.
이안은 곧바로 달의 성물에 담겨 있는 기운을 받아들였다.
그동안 맞춰지지 않은 균형 탓에 확장이 느렸던 단전이 커진다.
그러며 내공이 증가하고, 몸에 쌓여 있던 탁기들이 배출되었다.
“쿨럭!!”
이안은 기침을 통해 올라온 탁기를 한데 모아 뱉어 냈다.
검붉은 피와 가래가 섞인 탁기가 바닥에 떨어지자 먀네는 앞발로 코를 잡았다.
“먀아…… 먀먀!”
탁기의 지독한 냄새에 질색한 먀네는 황급히 이안의 주머니로 피신했다.
“응? 뭔 냄새야?”
탁기 덩어리에서 나는 냄새에 그래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안은 슬쩍 물을 마셔 입을 헹궈 낸 후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글쎄? 유적에서 나는 냄새 아닌가?”
“흠…… 아무튼 여기가 신전이 맞긴 한 것 같네. 근데 그건 뭐냐?”
이안은 손에 남아 있는 성물, 이제는 성력과 달의 기운이 완전히 빠져나가 간신히 형태만 유지하고 있는 목걸이를 내밀었다.
그걸 받은 그래진은 이리저리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와. 이거 되게 오래전의 유물이잖아?”
“귀한 건가?”
“그렇지. 여기 목걸이의 양식을 봐 봐. 이건 적어도 삼, 사백 년 전의 양식이라고.”
“오호. 그래? 달의 교단에서 달라고 안 해야 할 텐데.”
“시대상이나 여기 목걸이 쪽을 보면 이건 달의 교단에서 진상할 때 쓰는 양식이야. 여기 보면 알겠지만…….”
그건 관심 없다.
하지만 그래진은 흥분한 채 계속 설명했고 이안은 대충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럼 이건 주인 없는 게 맞다는 거군.”
“그렇지. 보타르 왕국은 이미 망해 사라졌으니까.”
“자, 너 가져가고 태양 교단이나 달의 교단 성물로 바꿔줘.”
“오, 물론이지.”
어차피 달의 기운 외에는 관심 없다.
이안은 그래진에게 목걸이를 넘겨준 후 팔짱을 꼈다.
“자. 그럼 여기서 문제인데.”
그는 뱀의 석상 앞에 있는 구멍을 툭툭 쳤다.
“카를이 여기에 와서 크레센트 문 목걸이를 여기에 끼운 것 같아.”
“그런가?”
그리고 한 가지 더 의문점이 있었다.
그 철창에 갇혀 있던 자들.
그들이 왜 거기 갇혀 있었던 것일까.
“또한 나머지 놈들은 여기 어떻게 들어왔지?”
이안이 의문점을 말하자 그래진은 잠시 눈을 감았다.
“나도 오면서 생각을 했던 건데…… 첫 번째는 외부에서 이곳에 그들을 강제로 넣었다는 거.”
“두 번째는?”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들어왔겠지.”
여기 있는 크레센트 문이나 이안의 월광참처럼 초승달을 상징하는 것이 3층에 가기 위한 열쇠임을 알아채고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잡힌 것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 잡혔을까?”
그래진이 중얼거리자 이안은 구멍을 툭툭 쳤다.
“이걸 빼 보면 답이 나오겠지.”
“기다려 봐.”
그래진은 마법을 준비한 후 고개를 끄덕였고 이안은 바로 목걸이를 빼냈다.
그 순간.
<가디언들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쿵! 철컥! 철컹!
벽면이 열리며 그곳에서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거대한 몸체의 가디언이었다.
“……이런 젠장.”
그래진은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싸우려 했고 이안은 싱글거렸다.
‘달의 기운에 마력까지 얻을 수 있다라. 이거 유적도 다닐 만한데?’
만족하는 그에게 키르케는 공손하게 말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