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7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71화(71/300)
◈ 제71화
36. 나보다? – 1
<메두사의 마안을 사용합니다.>
일단 멈춰 놓고 패자.
그리 생각한 이안이 눈을 번뜩였지만 그는 잠시 움찔했을 뿐이었다.
<마안에 저항했습니다.>
<특수한 훈련 및 약을 통해 주술 및 마법에 대한 저항력을 높였습니다.>
키르케가 보고하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식으로 마안이 막히는 게 처음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는 바로 다음 수로 넘어갔다.
“흡!!”
낮은 기합성과 함께 휘둘러진 검을 가볍게 피한 그는 손을 뻗었다.
<세기말 암흑도시 검은 패황의 암흑 52 관절기를 사용합니다.>
뱀처럼 기묘한 움직임을 보인 손은 남자의 두꺼운 팔을 잡고.
-우드득!!
그대로 꺾어 버렸다.
“크윽!!”
팔이 부러졌는데도 그는 짧은 신음성만 토해 내고 재차 공격을 가했다.
빈손의 주먹이 뻗어진다.
주먹에 담겨 있는 오러는 상당했지만 이안은 그것마저 간단히 흘려 내 버렸다.
“타격기 따위는 화권이고 수퇴일 뿐이지. 어디 건방지게 주먹질을.”
-우드드드득!!
다른 팔 역시 기묘한 방향으로 꺾어 버렸다.
양팔이 부러진 그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지른 순간 이안은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우득!! 우드득!
그리고 두 다리마저도 꺾어 버린다.
제아무리 훈련받았다지만 결국 패황의 관절기를 버텨내지 못했다.
사지가 박살 난 남자가 거품을 물고 기절하자 이안은 키르케에게 물었다.
“뭐 하는 놈이야?”
이안의 질문에 키르케는 바로 답했다.
<대륙 내 암살 조직 중 하나. 블루문의 암살자입니다.>
블루문의 암살자를 잡고 이안이 향한 곳은 블랜치에게 들었던 호위대였다.
일단 살인 사건이 일어날 뻔했으니 데리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헉!!”
“뭐, 뭐냐?!”
도시 중심부에 있는 호위대의 문을 열고 그가 들어오자 대기하던 기사들은 기겁하며 일어났다.
사지가 기묘한 방향으로 부러진 자와 기절한 듯 축 늘어진 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놀라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리라.
“다, 당신 뭐야?”
기사들이 경계하며 물었을 때 안쪽에서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청년 하나가 나왔다.
“……음?”
푸른 머리의 잘생긴 청년은 이안을 훑어보다가 흠칫 놀랐다.
“커티스 칼뱅? 저 녀석이 왜……. 그런데 귀하께선 누구십니까.”
“프레돈 아카데미의 이안 브랜든입니다.”
“이안 브랜든?”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당신이 이안이군요. 반갑습니다. 블랜치의 형. 카울로 아우덴입니다.”
“아아~! 아! 반갑습니다.”
이름을 들으니 확실히 비슷해 보인다.
이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카울로는 그를 자리로 안내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말씀 편하게 하시죠.”
“그럴까? 그래. 이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
이안은 바로 사정을 설명했다.
그걸 들은 카울로는 사지가 박살난 흑의인을 가리켰다.
“그러니까 이놈이 쟤를 습격하려고 했고, 네가 막았는데 널 공격했다고?”
“예.”
“어이!! 이놈 아는 녀석 없어?! 익스퍼트면 얼굴이…….”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자. 블루문 소속 암살자입니다.”
그 말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지금 뭐라고 했나? 블루문? 그 쓰레기들?”
“예.”
“그걸 어떻게 알았……”
그는 박살난 사지를 보았다.
잡고 팔다리를 꺾으며 물어본 것이겠지.
빠르게 판단한 그는 빠득 이를 갈았다.
“당장 왈크 사제님부터 모셔 와!!”
그가 외치자 대기하던 기사들이 튀어 나갔다.
“치료해 주실 생각이십니까?”
“블루문은 많은 귀족의 적이야. 어떻게든 살려서 심문을 해야 하지. 그래도 죽지는 않아서 다행이네.”
“하하. 그러게요.”
“그나저나 실력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블루문의 암살자까지 잡을 줄은 몰랐다.”
기사 하나가 차를 타 오자 그걸 내밀며 카울로는 씩 웃었다.
“아버지와 블랜치가 하도 이야기하길래 꼭 한번 만나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
“으…… 으아. 으…… 무울…….”
그가 말하던 도중 세상모르고 자고 있던 커티스가 신음했다.
그걸 들은 카울로는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 냉정하게 말했다.
“물 큰 놈으로 가져와라.”
잠시 후 기사가 물이 담긴 양동이를 가져오자 카울로는 커티스에게 냅다 뿌렸다.
“어푸! 어푸! 뭐야! 뭐야?!”
“커티스 너 이 자식. 지금 경계 근무 시간 아니냐? 왜 취해서 돌아다니냐?”
“어…… 어어? 카, 카울로 자작님……? 왜 여기 계십니까?”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곳이 호위대라는 것을 깨달은 커티스는 더 놀랐다.
“어라? 전 분명 휘빈의 잔에서 한잔하고…….”
“그리고 죽을 뻔했지. 저 친구가 아니었으면.”
“에…….”
그는 이안을 힐끔 보았다.
그리고 아직 취기가 남은 얼굴로 이안을 멍하니 보다가 말했다.
“제가 죽을 뻔했다구요?”
“블루문의 암살자가 당신을 죽이려고 했지.”
하지만 커티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안이 암살자를 쓰러트렸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아니었다.
그저 왜 자신이 공격당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왜요?”
“그건 이제부터 조사해 볼 거다. 그나저나 이 자식들은 왜 안와?”
그때 나갔던 기사들이 사제 하나를 데리고 돌아왔다.
중년의 사제는 처참한 상태의 흑의인을 살펴보고 물었다.
“오거에게 당했습니까? 아주 사지가 제대로 박살이 나 버렸군요.”
“오거는 아니고 오거도 잡을 수 있는 녀석에게 맞았습니다.”
“허어. 그렇군요. 이거 참.”
그는 바로 기도를 시작했다.
은은한 성력이 뿜어지며 태양의 기운이 흘러나온다.
그것을 이안이 받아들이고 있는 동안 회복된 암살자는 천천히 눈을 떴다.
“으…… 으으…….”
“입을 막아라.”
자결을 할지도 모르니까.
카울로의 명령에 기사들은 그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조사는 우리 쪽에서 해 주지. 아니면 조사에 참가하길 원하나?”
“아뇨. 그냥 맡기겠습니다.”
“좋아. 저 녀석 데리고 심문실로 들어가. 그리고 왈크 사제님. 죄송합니다만 치료를 계속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사지가 박살이 나서 어차피 계속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심하게 다치셨습니까?”
“블루문의 암살자라고 하더군요. 커티스 칼뱅을 습격하려고 했습니다.”
“헉. 그게 정말입니까?”
“예. 그걸 막은 이 친구는 프레돈 아카데미 영웅제 우승자입니다. 또한 제 동생의 친구인데…… 쓸데없는 거짓말 같은 것은 안 한다더군요.”
꽤나 신뢰가 담겨 있는 말에 왈크는 성호를 그었다.
“굉장하시군요! 태양께서 성도님을 축복하길 빌겠습니다!”
귀족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대기도회는 중지다.
태양교단의 중요한 행사가 진행될 수 있게 도와줬으니 사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사제님께서 축복해주셔도 됩니다.”
“저 따위의 축복보다는 더 좋은 축복이 좋겠지요. 교단에 이 일을 보고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안이 답하자 왈크는 성호를 그었다.
“그나저나 큰일이군요. 블루문이라니…….”
블루문에서 왜 이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대기도회도 중지되기에 왈크는 불안해했고 카울로는 바로 지시를 내렸다.
“파일, 제트. 내일 근무조 빼고 지금 쉬고 있는 인원들 모두 움직이라고 해라.”
“예!!”
그들이 나서자 이안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봐도 됩니까?”
“음? 아아. 그래야지. 그리고 커티스.”
“예?”
“이번 일은 칼뱅 자작가에 보고할 것이니 그리 알도록.”
그가 세상이 끝난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자 카울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근처까지 데려다주마.”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아니. 혹시나 싶어서. 네가 강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수차례 들었다.”
“예.”
“하지만 죽음은 공평하지. 강자든 약자든. 어느 순간 갑작스레 찾아오기 마련이다.”
전장에 참여하는 자들에게 전해지는 조언이다.
안전한 곳에 있다고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강하다고 해서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믿을 것은 옆의 동료뿐.
그러니 두려워 말고 나가라.
전장의 명언을 말해 준 그는 자신만만함을 드러냈다.
“나도 마스터니까 실력 걱정은 말고.”
카울로의 자신감을 마주하며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죽을 생각은 없으니 죽음이 오면 돌려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실 텐데 일 보세요.”
그에게 인사한 이안은 그대로 가 버렸고 카울로는 볼을 긁적거렸다.
* * *
숙소로 돌아온 이안은 바로 방으로 향했다.
그가 명상을 하기 위해 가부좌를 틀었을 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래간만이군.”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자에게 이안은 별반 놀라지도 않은 채 물었다.
“거기서 뭐 하십니까?”
“쯧. 기껏 생각해서 찾아와 줬더니. 반응이 그게 뭐냐?”
하얀 가면을 쓴 자.
검화단의 단주는 이안이 창문을 열어주자 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무슨 생각으로 블루문의 행사를 방해한 거냐?”
“대기도회 중지될까 봐 막았습니다.”
이안이 당당하게 대답하자 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네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아는 거냐? 그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나?”
“기껏해야 저를 치러 오겠지요.”
“그래. 그들은 자신들을 방해한 자는 절대 용서하지 않으니까.”
단주가 진지하게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게 뭐가 문제인가.
애초에 그들 따위가 무서웠으면 그들의 암살도 보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걔들 이름이 왜 블루문입니까? 혹시 달과 관련된 뭔가가 있습니까?”
“너는 지금 그걸 묻다니…….”
이안의 무신경함에 또다시 한숨을 쉰 그는 짧게 신음했다.
“그들이 블루문이라고 불리게 된 계기는 그들의 수장에게 전해지는 검 때문이지.”
“검?”
“문 라이트 소드라고 하지. 오러를 넣으면 청록색으로 빛나는 검이다. 보기에는 꽤 멋지더군.”
“뭔가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거나 그러진 않았고요?”
“흠…… 그건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너. 지금 꽤 위험한 상태다. 그놈들. 자기들 행사 방해한 자는 작정하고 쫓으니까.”
“그건 어떻게 아십니까?”
“나도 몇번 방해했으니까. 어중간한 마스터 수준이라면 한두달 안에 죽을거다.”
이안은 단주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도 잘 사는데 자신이 위험할까 싶었다.
그 시선에 단주는 의아해하다 자신 있게 말했다.
“네가 강하다는 것은 인정하마. 하지만 암살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이야기가 달라. 언제 어디서 공격이 들어올지 모른다.”
그들은 집요하고, 또한 강하다.
은밀하게 공격을 하기도 하며 주변을 치거나 독을 쓰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압박감은 일개 생도가 버틸 만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검화단에 들어와라. 그리고 나와 함께 블루문을 잡자.”
“들어갈 생각은 없지만 뒤의 말은 좋군요. 그리고 그 검도 갖고 싶고.”
어쨌든 달과 관련된 것이니 뭔가 도움이 되겠지.
이안이 기대감을 품고 말하자 단주는 굳은 어조로 말했다.
“내가 왜 내 밑에 있는 것도 아닌 자를 도와야 하지?”
“지금도 돕고 계시잖습니까. 일부러 와서 경고까지 해주시고.”
“하아. 그래서. 위기의 순간이 올 때까지 혼자 버텨 보겠다는 거냐?”
“단주님께서도 잘 버티셨다면 저도 잘 버틸 수 있겠죠.”
이안의 대답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만약 블루문으로부터 내가 널 구한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리된다면 검화단에 들어가죠. 하지만 반대라면 단주님께서 제 밑에서 일 좀 하셔야겠습니다.”
“좋다. 지켜보도록 하겠다.”
들어왔을 때처럼 단주가 창문을 통해 나가자 이안은 침대에 앉았다.
“키르케. 그 검에 대해서 아는 것 있어?”
<단주의 말대로 그 검은 문라이트 소드라는 마검입니다.>
<월정석으로 제작된 검으로 달의 존재라는 마수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달의 존재는 세상 모든 존재에게 위협이 되는 마수입니다.>
“나보다?”
이안이 묻자 키르케는 곧바로 부정했다.
<그건 아닙니다.>
“그럼 됐네. 걔들 위치 파악해봐. 그 수장이 어디 있는지도.”
<수장의 위치는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오버웰 왕국의 올가스 영지, 로트발 영지의 지부를 확인하였습니다.>
<에스틴 왕국 헤시스 영지의 지부를 확인하였습니다.>
진리에 접속해 정보를 알아낸 키르케가 보고하자 이안은 빙긋 웃었다.
“거기 조사와 더불어 나 잡으러 오는 놈들 잡다보면 수장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