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73)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73화(73/300)
◈ 제73화
37. 강자를 알아보는 것 – 1
숙소로 돌아온 이안은 먀네를 작은 바구니에 올려놓고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얻은 성물들을 모두 꺼냈다.
방에 태양과 달의 성력이 은은하게 뿜어지기 시작하자 먀네는 고개를 들었다.
“먀아아~ 먀아~.”
“거기 얌전히 있어.”
“먀아…….”
이안에게 다가가려던 먀네가 시무룩해하며 앉은 사이 그는 가부좌를 틀었다.
<환골탈태를 준비합니다.>
그의 단전에서 내공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태양과 달.
자연에서 가장 강하며 서로 상충되는 기운들이 맞부딪치기 시작한다.
그러며 성물에 담긴 기운들을 빠르게 받아들여 나갔다.
지금까지처럼 조금씩 받는 수준이 아니다.
성물이 파괴될 정도로 흡수했다.
-파각! 파드득!
성물들이 부서진다.
그럴 수록 이안의 단전에 있는 기운들이 커져 가고 서로 충돌하며 어우러진다.
그리고 방의 모든 성물이 박살났을 때쯤.
부풀어 오른 기운은 지금까지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던 두 개의 거대한 혈맥을 향해 강하게 내달렸다.
-쿠우우웅!!
해일 같은 기운은 단번에 막힌 혈맥들을 뚫어 버렸다.
“먀아…….”
그 순간 이안의 몸이 떠올랐다.
그의 몸에서 태양과 달의 기운이 동시에 흘러나오자 먀네는 기뻐하며 울었다.
자신이 본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기뻐하며 먀네는 다시 한번 소리 높여 울었다.
“먀아~ 먀먀~!!”
그에게는 태양이 있다.
그에게는 달이 있다.
인간의 몸으로 저 위대한 존재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것이 아름다워 먀네는 기뻐했다.
그렇게 먀네가 우는 사이 이안의 몸이 변화했다.
근육이 뒤틀리고 뼈의 모양이 바뀐다.
피부가 태워지고 새로 나며 이빨 역시 빠진 후 새롭게 자리 잡았다.
그렇게 육체가 재구성되는 사이 몸에 남은 탁기가 모여들고 있었다.
“쿨럭!!”
단 한 번의 기침이 모든 탁기를 배출해낸다.
천천히 침대 위로 내려온 이안은 입에 담겨 있는 검붉은 핏덩어리를 휴지통에 뱉어 낸 후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환골탈태가 완료되었습니다.>
<진리 접속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세계관 수집률이 증가하였습니다.>
<탐색 가능 범위가 확장되었습니다.>
허공에서 내려온 이안은 팔을 쓱 훑었다.
말라붙은 껍데기가 가루가 되어 떨어진다.
그걸 확인한 이안은 욕실로 향했다.
대충 씻고 나왔을 때 방에는 아까까지 없던 가면인.
검화단 단주가 당혹스러워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뭐 한 거냐?”
그는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넌 도대체 누구냐.”
단주가 심각한 목소리로 묻자 이안은 히죽 웃었다.
그를 모습에 단주는 자신이 만났던 강자들이 떠올랐다.
검성은 빛이었다.
빛처럼 빠른 검격을 다루는 자는 빛 자체라고 생각될 정도로 눈부셨었다.
숲지기는 어땠는가.
그 노인은 하나의 거대한 폭풍이었다.
그에게선 감히 상대할 수 없을 대자연의 위엄이 느껴졌었다.
황제는 또 어땠지?
그는 거대한 숲과 같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끝없는 숲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안은.
‘하늘이다.’
태양과 달, 별을 머금은 끝없이 크고 넓은 하늘.
‘붙어 볼까?’
호승심이 피어오른다.
블루문에 대한 정보가 들어와 그것을 말해 주러 왔는데 여기서 목숨을 걸게 되었다.
단주는 검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단주님. 아까 블루문에서 절 공격하더군요.”
“……오.”
우연일까? 아니면 일부러일까?
검자루로 가는 손을 멈추게 하려는 듯 이안이 말을 걸었다.
“그래서 정보를 좀 얻어 냈습니다.”
“무슨 정보를?”
“블루문의 지부에 대해서.”
“그건 나도 안다. 오버웰 왕국에 두곳, 에스틴 왕국 쪽에 한곳이 있다더군.”
“거기 말고도 스칼렛 왕국의 킬레디 산에 지부가 있답니다. 꽤 중요해보이던데.”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요구하는 곳이라면 확실히 그럴거다.
이안이 말하자 단주는 의아해했다.
“그건 또 어떻게 알았지?”
“아까 온 놈들 잡아서 고문했죠.”
“블루문의 암살자들이 그렇게 쉽게 입을 열지 않을 텐데…….”
“아무튼 그 쪽을 좀 조사해 주시면 안 됩니까? 어차피 블루문은 검화단의 적이라면서요.”
“하. 검화단 단주를 네가 부리려는 거냐?”
“손잡자고 하는 게 듣기 좋지 않습니까?”
그의 웃음기 섞인 말에 단주는 고민했다.
말이 손잡는 거지 자기 일 대신 해 달라고 하는 거니까.
“대가는?”
“대가가 어디 있습니까. 공동의 적 잡자는 건데. 제가 이렇게 정보를 얻어 왔으니 단주님도 뭔가 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흠…….”
“그리고 블루문과 싸울 때 저도 함께하죠. 어떻습니까?”
“블루문 수장의 목은 내가 벨 것이다.”
“약속하지요.”
<몽환세계의 약속의 수호를 사용합니다.>
그의 목숨 따위는 관심없다.
이안이 관심 있는 것은 문 라이트 소드 뿐이니까.
이번에 환골탈태를 하며 모아 둔 태양과 달의 기운을 전부 썼으니 두 번째 환골탈태를 위해 새롭게 모아야 한다.
어쩌면 지금까지 모았던 것보다 훨씬 많이.
그러려면 좋다 싶은 것들은 열심히 챙겨야 한다.
그가 시원스럽게 말하자 단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 정도라면 발목 잡을 일은 없을거다.
그렇다면 손을 잡는 정도는 나쁘지 않겠지.
거기에 같이 움직이며 검화단으로 끌어들일 기회를 얻을지도 모르잖은가.
“스칼렛 왕국이라고 했지? 따로 조사해 보고 알려 주지. 넌 어디에 있을 예정인가?”
“아카데미에 있을 겁니다.”
“그런가. 알았다.”
단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고 이안은 침대에 앉고 명상을 시작했다.
* * *
다음 날이 되자 이안은 호위대로 향했다.
블루문의 암살자들에 대한 추가 취조는 끝났고 그들은 일단 아우덴 백작가로 옮겨진단다.
카울로의 설명을 들은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 호위대의 문이 열렸다.
“오~ 이안 아니냐! 덕분에 블루…… 응?”
다른 고위급 귀족들을 호위하다가 이제 막 돌아 온 킬로드는 들어오자마자 이안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어째 좀 변한 것 같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킬로드를 보좌하다 함께 온 블랜치도 동의했다.
“피부가 더 좋아진 것 같은데?”
“몸이 좀 더 커진 것 같기도 하고. 깨달음이라도 얻었니?”
“깨달음요?”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게 되면 깨달음을 얻고 그를 통해 육체가 한층 더 전투에 걸맞게 변하게 되지.”
블랜치는 이해하지 못했고 카울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겪었던 일이었다.
“나도 세 번 정도 팔과 다리가 길어지며 키가 커지고 마스터가 되었지.”
“그 변화가 궁극에 도달하면 육체가 완전히 바뀐다더구나. 물론 이건 전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혹시 아냐? 검성이나 숲지기, 황제가 그 경지에 도달했을지.”
블랜치에게 알려 주기 위해 킬로드는 상세하게 설명했다.
옆에서 듣던 이안이 흐뭇하게 웃자 킬로드는 그의 등을 툭툭 쳤다.
“아무튼 좋은 일이 있었다면 내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가자. 축하 겸 해서 아주 비싸고 맛있는 것으로 한턱내마.”
“감사합니다. 백작님.”
그들과 식사를 하고 난 이후 이안은 바로 아카데미로 복귀했다.
아카데미 앞 숙소에 들어가자 아직 그래진은 복귀하지 않은 듯 보였다.
숙소에 가방을 내려놓고 짐을 풀자 먀네가 울었다.
그의 무릎 위로 올라간 먀네는 꾹꾹이를 시작했고 이안은 웃었다.
먀네를 두 손으로 안아 든 이안은 내공을 움직였다.
태양의 기운이 일렁거리며 올라와 그대로 전해졌다.
골골거리며 황금빛 기운을 받아 내던 먀네는 낮게 울었다.
<빛의 정령으로서 힘을 갖추는군요.>
먀네의 황금색 무늬가 더욱 진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몸도 조금은 더 커진 듯 보인다.
“이걸 얼마나 키워야 드래곤 수준의 힘을 갖게 되는 거지?”
<개체마다 다릅니다만 먀네의 경우 적어도 이 갑자 이상의 내공 주입이 필요합니다.>
“먀아~.”
먀네가 기분 좋다는 듯 꼬리를 삐쭉 세우고 울자 이안은 복슬거리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환골탈태도 했으니 이제 영약도 만들자. 송화액부터 만들거야. 남은 시간에 재료 구할 수 있나?”
<한 가지 재료인 파서의 독을 대체할 티그린의 독을 제외하곤 전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건 어디 있는데?”
<기록상 남부 평원의 끝. 파륵 협곡에 존재합니다.>
그 말을 들은 이안은 게이트의 위치들을 생각하다 말했다.
“위치만 알아 놔. 위치만. 나중에 가보게.”
* * *
누군가에게는 길고.
또 누군가에게는 짧은 방학이 끝났다.
아카데미 근처에서 남은 기간 숙박하던 이안과 그래진은 개학하자마자 바로 짐을 빼고 기숙사로 들어갔다.
“오. 일등.”
“딴 애들은 안 왔나?”
기숙사 문도 안 열려 있었다.
그래진이 열쇠를 받으러 가려하자 이안은 그를 막았다.
“아카데미 기숙사 문도 마법 걸려 있지?”
“이거 꽤 복잡할 텐데?”
그래도 명색이 아카데미의 건물인데 쉽게 해제할 수 있을까?
그래진이 지켜보자 이안은 자물쇠에 손을 가져갔다.
-찰칵.
순식간에 잠금장치가 풀렸다.
“장난 아니구만.”
“이 정도야 쉽지.”
이안은 손바닥에 남아 있는 마법진을 해제한 후 문을 열었다.
문이 잠겨 있기는 했지만 청소는 이미 한 모양이다.
깔끔한 복도를 지나 방에 들어가자 그래진은 바로 침대에 누웠다.
“으아~ 내 방~!”
“먀아아~.”
“짐 정리는 하고 눕지?”
이안이 먀네를 챙기자 그래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넌 어디 가냐?”
“나야 정리할 것도 없으니까. 바로 태양신전에 갔다 오려고.”
“저녁은 같이 먹을거야?”
“몰라. 보고. 그럼 나 간다.”
그에게 대충 답해 주고 이안은 태양신전으로 향했다.
아카데미가 개방되어서인지 태양신전에도 사람들이 돌아와 있었다.
“앗. 이안 성도님.”
마침 청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사제들과 수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본 이안은 팔을 걷어붙였다.
“저도 돕겠습니다.”
빗자루를 들고 있던 노파, 헤스티안 원장 수녀는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복귀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으셨을 텐데 오늘은 쉬시지…….”
“괜찮습니다. 여기 청소하면 됩니까?”
이안이 빗자루를 빼앗듯 가져가자 그녀는 미안한 듯 웃으며 걸레를 들었다.
“이안 성도님. 저번에 대기도회 때 오셨습니까?”
“예. 장관이더군요.”
“후후. 다들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내년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대기도회 때문에 아라볼타 대주교님께서 며칠을 앓아누우셨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아라볼타 대주교라면 그때 대기도회를 주관했던 사제다.
그가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하던 헤스티안은 이안에게 빙긋 웃었다.
“어쨌든 성도님께서 만족하셨다면 다행입니다. 초청한 보람이 있군요.”
“예. 다음 대기도회 초대장을 위해서라도 영웅제 파티 때 또 수녀님을 초청해야겠습니다.”
“후후후. 그러지 마시고 다른 좋은 분을 찾아보세요. 아니면 제가 소개시켜 드릴까요? 저희 성도님들 중에 좋으신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수녀님만큼 좋은 분이 어디 있다고 그러십니까?”
‘이번엔 반드시 초청한다.’
<무운을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