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Master's Game Broadcast RAW novel - Chapter 284
올 마스터의 게임방송 284화
“게임을 결정 지을 한타가 시작되었군요.”
“네에. 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방심할 순 없습니다.”
“당연하죠! 상대가 그 코멧과 그 앱솔루트인데요!”
한타가 시작함에 따라 모든 이들이 마른 침을 삼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태까지 양 팀 모두 잘 풀어오긴 했으나 전설의 리그에서 망하던 팀도 승리로 이끌게 만드는 한타의 매력은 독이 든 성배나 다를 바 없었다.
즉, 여기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게임의 판도 자체가 확 달라지다 못해서 아예 경기가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런 만큼 한타를 바라보는 해설자들의 두 눈엔 열기가 가득했다.
“양 팀 모두 부딪쳤습니다!”
“탄탄합니다. 이를 갈았어요, 양 팀 모두!”
“5경기인데 이를 안 가는 게 이상합니다.”
“과연 누가 승리를 거머쥘지 기대가 되는군요!”
그렇게 시작된 한타.
양 팀이 팽팽하게 맞부딪치고 공방을 교환하는 모습 속에서 해설자들이 입에 모터라도 단 것처럼 미친 듯이 해설을 토해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코멧! 앱솔루트! 두 선수가 전장 한복판으로 달려듭니다!”
“미쳤어요! 리칩니다! 두 선수는 바람 낭인이 아니란 말입니다!”
“마치 바람 낭인을 연상케하는 불나방 같은 움직임!”
“하지만 두 선수기에 뭔가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치라는 마법사 아바타임에도 불구하고 전장의 한복판으로 나선 두 사람의 모습에 해설자들은 당황과 함께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들의 기대감은 곧 보답을 받았다.
“코오오오오오오메에에에에에엣!”
“앱솔루트으으으으으으!”
“미친 겁니까! 아뇨, 이건 미쳤습니다!”
“근접 아바타보다 더 잘 싸우는 마법사 아바타라뇨! 이건 사깁니다, 사기에요!”
쟁쟁한 선수들이 컨트롤하는 강력한 근접 아바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 치도 물러섬 없이 오히려 그들을 압도하는 두 선수의 모습이 곧 드러났으니까.
그들의 노력 덕분에 경기의 템포는 더욱 빨라졌다.
“하나둘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두 리치 모두 일어나라를 사용하지 않고 있죠?”
“네, 아무래도 한꺼번에 일으켜서 승부를 보려는 것 같습니다.”
“이거 완전 기대 되는데요…….”
“제가 인내심이 이렇게 부족한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빨리 좀 일어나라를 외쳐주세요, 두 선수!”
그에 따라 리치를 제외한 다른 아바타들이 하나둘 무릎을 꿇고, 애가 닳은 해설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빨리 일어나라를 외치는 두 선수의 모습을 보고파 했다.
그들이 목 놓아 바라는 그 광경은 곧 나타났다.
“……주모오오오오오오!”
“어마어마합니다!”
“무려 8기의 시체가 양팀에 존재하다니…….”
“이걸 전드컵에서 보게 될 줄이야…….”
“이거 완전 그림자 군주가 두 명…… 읍읍읍!”
8기의 시체 vs 8기의 시체.
그 압도적인 광경 앞에서 해설자들은 목이 터져라 코멧과 앱솔루트의 이름만을 부르짖었다.
해설따윈 필요도 없었다.
-코멧! 코멧! 코멧!
-앱솔루트! 앱솔루트! 앱솔루트!
-코멧! 코멧! 코멧!
-앱솔루트! 앱솔루트! 앱솔루트!
왜냐하면 관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마저도 똑같았으니까.
그들 또한 해설자들과 같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정도 선수들의 이름을 목 놓아 외쳤다.
하지만 재밌는 점은 코멧과 앱솔루트의 이름을 번갈아 가며 외친다는 점이었다.
즉, 팬들은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빛내주는 두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팬들의 마음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두 선수는 맹인마저 궁금해서 눈을 뜨게 만들 플레이를 선보였다.
“시체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뇨, 솔직히 방금 선수들 하던 것보다 더 나아요!”
“이거 코멧과 앱솔루트가 각각 8명씩 있는 것 같습니다!”
“시체들의 움직임이 말이 안 됩니다!”
“이거 집마다 1코멧 1앱솔루트를 보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게임 회사들 전부 다 망하겠네요!”
8기의 시체들끼리 서로 맞부딪치는 모습.
그 속에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서로를 죽여 나가는 시체들의 모습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건 곧 드러났다.
“코멧! 앱솔루트! 또 또 또!!! 앞으로 나갑니다!”
“와, 지금 시체 8기를 컨트롤하면서 본체끼리의 전투도 하는 겁니까?”
“몸이 몇 갭니까 대체!”
“저라면 머리가 터졌을 겁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슈퍼 컴퓨터도 형님하고 고개를 숙이겠는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8기의 시체를 동시에 컨트롤하면서 자신의 몸까지 완벽하게 컨트롤해 내는 두 사람.
그건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두 사람 모두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는 극적으로 바뀌진 않았다.
“아아…… 시체들도 하나둘 무너져 가는데요…….”
“그럼에도 두 선수는 굳건합니다.”
“이거 이러면 결국 두 선수끼리의 전투로 전투가 결정될 것 같은데요?”
“쓰읍…… 아쉽네요.”
아무래도 두 선수가 뛰어나다곤 하나 마법사 아바타끼리의 1 대 1.
그것도 똑같은 아바타로 펼치는 1 대 1이라면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두 선수가 대단한 만큼 그것도 충분히 재밌겠지만 방금 전까지 긴장감 넘치는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를 보다가 인간극장을 틀어주면 조금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두 선수는 그런 해설자들의 생각을 산산조각 냈다.
“……아니 이게 뭡니까!”
“둘 다 왤케 잘 싸우죠?”
“리치가 원래 근접형 아바타였나요?”
“솔직히 근접 아바타도 저리 잘 싸우진 못할 겁니다!”
“허허, 참…….”
나무 스태프를 든 채로 서로를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면서도 다크 애로우를 써가며 눈을 현혹하는 두 사람의 움직임은 합을 잘 맞춘 액션 배우의 연기를 보는 듯했다.
다만 그것과 다른 점이라면 두 사람은 합 따위 맞추지 않은 실제 상황이라는 점 정도?
둘 모두 대단하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하늘 위에는 하늘이 있는 법이었다.
“아…….”
“……앱솔루트가 쓰러졌군요.”
앱솔루트가 쓰러졌다.
즉, 앱솔루트가 코멧에게 패배했다는 점이었다.
누구나 패배할 수 있고, 질 수 있다는 건 당연하지만 그것이 앱솔루트라는 점에서 방금 전까지 시끄럽던 경기장 전체가 도서관처럼 조용해졌다.
숨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코멧이 다시금 움직였다.
“코멧 선수, 앱솔루트 선수를 다시 일으킵니다.”
“두 선수가 동시에 언데드를 일으키는군요.”
“총 열 마리의 언데드가 다크 오라 2중첩을 받아 움직이네요.”
“와, 포탑이 두부처럼 무너집니다!”
“잘 큰 리치 둘의 버프를 받았으니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
“결국 넥서스가~~~~~ 파괴됩니다!!!!”
10마리의 언데드에 코멧의 다크 오라와 앱솔루트의 다크 오라가 씌워지며 불도저처럼 가로막는 포탑, 억제기를 부수고 결국에는 넥서스까지 파괴한 코멧.
그 순간 방금 전까지 조용했던 경기장에 다시금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코멧! 코멧! 코멧!
-코멧! 코멧! 코멧!
경기장이 떠나가라 울려퍼지는 그들의 외침 속에서 해설자들은 헛웃음을 삼키며 말했다.
“패패승승승…….”
“결국 전설을 넘어 신화를 써버렸네요.”
패패승승승.
기적, 전설, 신화.
뭐라 말하든 다 어울리는 그 이름과 함께 코멧 팀의 우승이 확정되었음을 알리는 말에 더 커질 거라 생각하지 못한 함성이 다시 한번 상승했다.
우승.
그 말이 가져다주는 울림에는 그러한 힘이 담겨져 있었다.
* * *
코멧 팀의 우승과 함께 코멧 팀이 단상 위로 올라간다.
앞선 팀원들이 모두 단상 위로 올라갈 때.
마지막으로 단상 위로 올라가려던 코멧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진짜 못 이겨 먹겠네요. 왜 이렇게 잘해요?”
“앱솔루트 선수.”
“대회도 다 끝났는데 그리 부르지 말고 편하게 불러요.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죠? 형이라고 부를까요? 제 이름은 최무결이니 편하게 무결이라고 부르세요.”
“그래? 알았어, 무결아.”
앱솔루트, 최무결이었다.
그는 한결 편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솔직히…… 전 제가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샌가부터 거기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계속 이겨야 한다는 무거움 같은 거.”
“알아.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 한 명 있거든.”
“아아, 팔꿈치 선배님 말씀하시는 거죠?”
“응, 창수 형도 비슷한 고민하셨지.”
“하하, 그러면 비슷한 고민한 두 사람이 한 사람한테 고민이 해결된 셈이네요?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고 운명이네요.”
“그렇게 되나?”
팔꿈치, 허창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던 무결은 코멧에게 패배하며 그 무거움을 덜게 되었다.
그 말을 늘어놓는 무결의 모습에 코멧이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자 무결 또한 씨익 웃음을 흘렸다.
“이참에 저도 스트리머나 해볼까 하는데.”
“스트리머를? 아직 현역 아닌가?”
“어차피 슬슬이라고 생각했으니…… 일단 팀 소속 스트리머로 활동하면서 생각 좀 해볼 생각이에요.”
“그럼 같이 합방이나 하면 좋겠네.”
“하하, 앱솔루트를 이긴 코멧과 앱솔루트의 합방이라…… 좋네요. 이게 스트리머 선배의 방송 실력?”
“선배라고 하기엔 나도 1년 남짓인데 뭘.”
“그럼 합방 기대하겠습니다. 시간을 너무 오래 뺏었네요. 다들 형만 기다리니 올라가 보시죠.”
“그래.”
무결이 단상 아래의 어둠 속으로 슬쩍 물러서며 단상으로 향하는 길을 트자 코멧은 그에 거부하지 않고 단상 위로 올랐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화려한 불빛과 뜨거운 함성이 코멧을 맞이해 주는 순간이었다.
* * *
코멧은 메인 디쉬였기에 다른 팀원들의 인터뷰가 먼저 이루어졌다.
“민초가 최고입니다! 모두 민초 먹으세요! 캐스터 님도 민초? 두유 노 민초?”
“하…… 하하…… 민트 선수의 인터뷰 감사합니다!”
그 와중에 민트는 세계인에게 민초 영업을 시도하는 극악한 행동을 펼쳤지만 노련한 캐스터 덕분에 그건 차단 되었다.
그 뒤로 호랑과 팻트 그리고 맷트.
마지막으로 멀린 감독까지 인터뷰를 마치고 코멧의 차례가 돌아왔다.
“코멧 선수. 결국 말씀하신 대로 패패승승승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셨습니다. 소감은 어떠신가요?”
“재밌었습니다. 또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간단한 인터뷰에 형식적인 대답을 마친 코멧에게 캐스터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으음…… 이유라…….”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
그에 대한 고민으로 침음을 삼키던 코멧이 입을 떼었다.
“제 훈련을 팀원들이 잘 따라와줘서인 것 같습니다.”
“잘 따라와준 게 아니라 안 시키면 훈련량이 두 배로 늘…… 읍읍읍, 당신들 누구야!”
“누구긴 누구야, 네 팀원이지. 제발 조용히 좀 해!”
“하하하, 팀원분들이 참 재밌네요.”
민트의 난입으로 잠시 어지러웠던 현장이 웃음으로 스무스하게 넘어가고, 민트를 한 번 째려본 코멧은 질문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했던 건 팀원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벼랑 끝에 몰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상황을 만들어 그 상황에서 비롯된 경험치를 먹고 성장한 팀원들에게 승리의 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참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멧과 아이들 여러분! 전드컵 우승 축하합니다!!!!”
짝짝짝짝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함성과 천둥처럼 울려퍼지는 박수 소리.
그 속에서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선 코멧 전드컵의 우승컵을 높이 치켜들며 우승컵에 입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