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Master's Game Broadcast RAW novel - Chapter 285
올 마스터의 게임방송 285화
전드컵 우승.
1년에 한 번 있는 거대한 축제의 장에서 우승한 팀은 세상 전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코멧은 자신의 팀을 스폰한 백호 그룹을 제대로 홍보해 주었다.
[백호, 백호, 백호! 유니폼부터 자켓까지 전부 백호로 도배된 코멧과 아이들!] [코멧, 백호 그룹은 특별팀의 가치를 알아봐 준 첫 번째 기업.] [전 세계가 백호 그룹의 혜안에 감탄하다!] [코멧을 알아본 백호 그룹에 대해서 알아보자!]온 세상에 코멧이 써내려간 신화와 그 신화가 시작되기 이전에 집중했고, 거기서 백호 그룹은 어마어마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허…… 허허허…….”
그리고 그걸 직접 보고 있는 백호 그룹의 회장이자 서린의 아버지인 백호진은 헛웃음을 흘리며 기사들을 확인해 나갔다.
그런 호진의 옆자리를 차지한 서린은 자신의 아버지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말했죠?”
“……그래. 정말 네가 말한 대로 됐구나.”
“이제 거부하실 명분도 없겠네요.”
“……끄응.”
자신의 앞에서도 기가 죽기는커녕 되려 당당하게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하는 모습에 울화통이 터졌지만 직접 자신을 증명해 버렸으니 천하의 백호 그룹 회장님이라 하더라도 두 말을 할 순 없었다.
특히나 자신의 딸 앞에서 직접 약속한 것이니 만큼 더더욱 그러했다.
결국 서린 앞에서 두 손 두 발 다 들고만 호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대체 넌 그 친구의 뭘 보고 그런 선택을 한 거냐. 아무리 친구이고, 그 친구의 능력에 대해 잘 알더라도 이번 일은 설령 예언자가 오더라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그렇죠.”
전드컵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프로팀들이 모이는 대회.
그런 대회에서 특별팀이 결승에 진출한 걸로도 모자라 팽팽한 접전을 펼치며 종국에는 우승까지 차지해 버렸다.
말 그대로 그들이 걸어온 길 하나하나가 모조리 신화가 되어버리는 걸 예언자라 할지라도 예언할 수 있을까?
호진과 서린 모두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그 대답을 대신했다.
하지만 서린은 개의치 않았다.
“미래를 몰라도 해성이는 잘 아니까요.”
“……그 정도라는 거냐.”
“네. 해성이는 전드컵이 아니라 그 어떤 걸로 나갔더라도 결국 도달했을 거에요.”
“팀원들이 달랐어도.”
“최대한 해성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했지만 솔직히 이것보다 못하는 팀원을 구하는 게 더 어려울걸요? 전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 있으니까요.”
“으음…….”
서린은 미래를 믿는 게 아니었다.
그저 해성이라는 한 사람의 능력을 믿었을 뿐이었다.
설령 미래가 정해져 있더라도, 운명이 자신을 가로막더라도 종국에는 그것들을 전부 쳐부수고 정상에 올라설 거라는 걸 알았기에 서린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현실로 나타났고.
그 사실에 호진이 침음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금 데리고 간 팀은 전드컵이 제시한 최소한 기준에 간신히 맞춘 이들이 대다수였지. 거기에 감독도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초짜. 아무리 알아주는 전 프로 출신이라곤 하지만 초짜는 초짜지. 그런 마당에 우승을 덜컥했다…… 정말 난 놈은 난 놈이야.’
처음 시험 삼아 경호원들을 붙였을 때.
그들을 가볍게 제압해 버렸을 때부터 남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 정도인 줄은 몰랐기에 호진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내기는 내가 졌구나.”
“그럼?!”
“뭐, 그 친구가 널 고를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신경 쓰지 않겠다.”
“고를지는 모르겠다뇨! 아빠라면 딸을 응원해 줘야지, 너무해!”
“내겐 딸 훔쳐가는 도둑놈인데 내가 왜?”
“……쳇, 아무튼 고마워요, 아빠.”
“시간 되면 다시 부르거라. 밥이나 같이 한 끼 하면 좋을 것 같으니.”
“네!”
마지 못한 허락.
하지만 허락은 허락이었기에 서린은 날아갈 듯한 얼굴로 펄쩍 뛰며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손은 해성을 향한 연락을 보내고 있었다.
전드컵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해성과 약속을 잡기 위해서였다.
* * *
코멧의 전드컵 우승 이후로 그와 관련된 수 많은 스트리머들이 어마어마한 질문 폭격을 당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MCN, 스타더스트의 소속인 샌드, 최태준이었다.
-코멧은 전드컵 우승하는데 우린 스트리머 잘못 만나서 전드컵도 못보고…….
“아니, 그건 진짜 섭섭하네! 스트리머를 잘못 만났다뇨!”
샌드백이라는 별명답게 전드컵 팀에 합류하지 못한 샌드를 놀리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복슬아. 다음 번에는 너도 전드컵 가즈아!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복슬이의 깜찍한 윙크! 찡긋!”
-크아아아아악!
-어째서 칭찬을 해줬는데 공격을 하는 거야…….
-갸아아아악! 내 눈! 내 눈! 마이 아이즈!
복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덕구는 샌드와는 달리 진짜 한 끗 차이로 실력이 부족하여 특별 팀에 승선하지 못했기에 아쉬움을 가졌고.
-팔버지! 팔버지를 이긴 코멧이 이젠 앱솔루트도 이겼읍니다!
“흐흐, 코멧 그 녀석이면 그럴 줄 알았지. 그러고 보니 아피 1등도 깨부수고, 전리 1등도 깨부수고. 이 녀석 뭐 도장 깨기라도 하는 건가?”
-ㄷㄷ, 코멧의 도장 깨기는 도당체 어디까지 갈 것인가?!
-개봉박두! 두둥탁!
-아 코멧의 도장깨기는 못 참지~
-ㄹㅇㅋㅋ
일찍이 코멧에게 패배했던 팔꿈치는 코멧이라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씨익 웃어 보이며 나중에 다시금 설욕전 일정을 잡겠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배틀로얄의 두 정점이었다.
-코멧 이제 월클 됐는데 배틀로얄 2페이즈 안 끼워주는 거 아님?
“태양권!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아니…… 코멧 형님이랑 정이 있는데 설마…….”
-이제 빡빡이 문어는 버려지고…….
-엌ㅋㅋ 타코야끼 되겠네 ㅋㅋㅋ
“아니! 난 탈모가 아니라 내가 그냥 스킨헤드로 민 거라고!”
더 썬은 언제나처럼 반짝이는 머리에 조리 돌림을 당했으며.
“되면 좋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 시청자분들께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캬! 카이저 햄! 믿고 있었다고!
-이번에도 코멧이라 호흡 맞추면서 좀비 때려잡자! 아자!
카이저는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엄격 근엄 진지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그렇게 코멧은 나타나지도 않았지만 정작 코멧에 관한 이야기는 온 세상을 뒤덮었다.
온 세상이 코멧인 순간이었다.
* * *
“후, 비행기 타는 것도 일이네.”
전드컵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해성은 게이트를 지나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곳엔 충격적인 광경이 해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왔어?”
“민초는?”
“어휴, 넌 귀국하자마자 민초를 먹냐…….”
“외국 민초는 별로더라! 역시 한국인은 한국 민초를 먹어야 해!”
“말을 말자.”
“……청운이 네가 왜 여기 있어?”
바로 영상 편집자이자 하윤과는 동갑내기 친구인 블루 클라우드, 임청운이 하윤에게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을 건네주고 있었으니까.
물론 못 올 곳은 아니지만 퍽 다정다감한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해성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그에 두 사람은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슬쩍 고개를 돌렸다.
“썸…… 같은 거죠, 형?”
“음음…….”
“……맨날 만나기만 하면 싸우던 애들이 썸?”
“싸우다 보니 정도 들고…….”
“내가 민초 추천해 주다 보니…….”
“……환장하겠네.”
개와 원숭이처럼 만나면 싸우기 바쁘던 이들이 썸을 탄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이내 정신을 되찾은 해성은 손을 내저었다.
“너희도 성인인데 알아서 해라. 그리고 청운이 네가 고생이 많다.”
“네, 형.”
“뭐? 고생? 뭔 고생! 나 같은 참한 여자가 세상에 어딨다고!”
“흠, 세상에 절반은 있지 않을까?”
“세상에 여자가 절반인데?”
“정확하게 알아들었구나, 동생아.”
“……물어버릴 거야!”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사소한 해프닝이 있었지만 해성의 몸놀림은 고작 하윤에게 팔뚝을 물릴 만큼 모자라지 않았다.
그렇게 이를 딱딱 부딪치며 으르렁대는 하윤을 청운에게 맞긴 채로 공항을 나선 해성은 곧바로 서린과 약속했던 장소로 향했다.
* * *
“오빠!”
“해성아, 여기.”
“뭐야, 지연이도 있었네?”
서린이 불러준 주소의 카페엔 미리 와 있던 지연과 서린이 자리하고 있었다.
설마 지연까지 있을 줄은 몰랐는 지 해성이 놀란 얼굴로 자리에 앉자 두 사람은 배시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늘 같이 할 말이 있어서요.”
“응, 그래서 불렀어.”
“……불안한데.”
올 마스터의 감각이 섬뜩함을 짚어냈지만 여기서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코멧은 결국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문한 음료가 나오자마자 해성은 폭탄 발언을 전해 들었다.
“오빠, 저 오빠 좋아해요.”
“해성아, 나도 너 좋아해.”
“……푸흐으읍! 쿨럭쿨럭!”
이제 막 한 모금 마신 레모네이드가 허공에 미스트처럼 흩뿌려진다.
다행히도 찰나의 순간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이 그것을 맞지는 않았지만 해성의 당황은 그의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해성이 당황하든 말든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움직였다.
“지금 당장 골라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의 마음 정돈 네가 확실하게 알아뒀으면 좋겠어서.”
“……진심이구나?”
지금 당장 고르진 않더라도 일단 알아는 달라는 말.
그에 해성은 당황을 가라앉히며 진지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쉰 해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지금은 내 생활에 집중하고 싶어.”
“이해해요.”
“응, 난 네 매니저니까. 괜찮아.”
스트리머 생활에 집중하고 싶다는 말에 괜찮다는 두 사람은 굳건했고, 결국 코멧은 두 사람의 고백 선언을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꼬옥!
“……뭐하는 거야?”
“이제 제 마음도 제대로 고백했으니 제대로 나가보려고요!”
“나도 질 수 없지. 절~대로 안 질 거니까 알아둬.”
“……내 의견은?”
“없어요.”
“없어.”
“……이럴 때만 합이 잘 맞는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 사람은 각각 해성의 팔 하나씩을 껴안곤 씨익 웃어보였다.
여난(女亂).
딱 그 말이 어울리는 상황에서 해성은 마치 포박된 죄인처럼 오도가도 못한 채로 두 사람이 먹여주는 먹을 것만 음료만을 받아 먹어야 했다.
* * *
전드컵 우승 후.
코멧단은 걱정이 가득했다.
-이러다가 코멧 프로 데뷔하면 어캄?
-젭알…… 그러지 마 ㅠㅠ
-너 가면 코멧단 망해 ㅠㅠ
-그래도 프로 가면 대우도 좋고 돈도 잘 벌고…….
-도네 해줄게! 제발 가지 마!
코멧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 건 물론이고 단 한 번만에 우승을 한 코멧이 프로 데뷔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 탓이었다.
특히나-
[좀비 서바이벌! 신규 직업 예고하다!] [배틀로얄 : 좀비월드의 스토리 모드 본격적 공략 시작!] [신규 RPG 게임, 이그드라실 대규모 오픈!] [폴휴먼즈! 미친 듯한 재미를 느껴보세요!] [다키스트 월드. 어두컴컴한 판타지 세상 속 인물들이 되어보세요!] [아이언 피스트, AI 인공지능 대전상대 출시 임박!]-게임이 이렇게 많은데…….
-막상 플레이 해줄 사람이 없네…….
최근 들어 업데이트가 폭발적으로 늘고, 신규 게임들이 발매하는 만큼 그들의 기다림은 길어져만 갔다.
하지만 코멧은 그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코멧 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캬아아아아아!
-주모오오오! 샤따 내려! 나 오늘 집에 안 가!
-이게 얼마 만에 코멧이야! 군침이 싹 도네!
며칠 간의 휴방 끝에 다시금 돌아온 코멧의 방송 시작 알림에 사람들을 미친 듯이 방송으로 몰려들어갔다.
한국의 팬들부터 시작해서 이번 전드컵으로 인해 유입된 시청자들까지.
순식간에 몰려든 팬들로 인해 채팅창은 터질 듯이 과부화 됐고.
[시청자 수 : 10만 3,283명]-와, 10만?
-이게 진짜 나올 수가 있는 시청자야?
-앱솔루트 한창 때에 이랬는데…….
-드디어 나작코가 나작코가 아니게 되었어…….
-원래 나작코 아니었음 ㅇㅇ;
-코건 야지~
결국 시청자 수마저 10만을 돌파하여 어마어마한 돌풍을 몰고 왔다.
하지만 그런 대기록을 세운 코멧은 환한 캠 속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채로 태연하게 입을 떼었다.
“트하. 오랜만에 뵙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 모르는 게임도 많이 나오고, 알던 게임들도 업데이트가 많이 되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그럼 무슨 게임을 해볼까요?”
자신이 해온 일에도 불구하고 그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담담한 말과 함께 그는 방송을 시작했다.
그가 무슨 일을 하든, 무슨 업적을 세우든 그는 스트리머 코멧일 뿐이었다.
앞으로도 쭉- 게임 방송을 하는 올 마스터, 코멧.
그러니까 올 마스터의 게임 방송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