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Round Farmer With Slime Synthesis RAW novel - Chapter (43)
슬라임 합성으로 만능 농사꾼-43화(43/119)
띵동!
초인종 소리에 재성과 함께 요리 연구를 하던 김현미가 인터폰으로 달려갔다.
“네에~? 누구세요?”
“안녕하십니까, 양주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혹시 이규성 씨네 댁입니까?”
“경찰이요?”
갑작스런 경찰의 방문에 놀란 김현미가 당황하는 가운데 무뚝뚝하게 일어난 재성이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예. 제 형이 이규성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아! 다름이 아니라 표창과 포상금 관련해서 방문했습니다. 형님분께 얘기를 들으신 적 있으십니까?”
“표창이요?”
재성이 처음 듣는다는 듯 어리둥절해하며 어머니인 현미를 바라봤다. 김현미도 금시초문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 아들이 무슨 일을 했나요?”
“……들으신 적 없으신 겁니까?”
찾아온 경찰은 오히려 본인이 당황스럽다는 듯 말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김현미가 손짓하자 경찰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안내에 따라 거실 탁자 앞에 앉았다.
“아드님에게 들으신 적 없다면 조금 놀라실 수도 있겠군요.”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죠?”
“아이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대단한 일을 해내셔서 제가 이곳까지 온 겁니다.”
경찰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서 화면을 보여 주었다.
“이거 보이시죠? 이게 아드님이 한 일입니다.”
“응?”
김현미와 이재성이 화면에 달라붙었다.
그곳에는 인터넷 기사가 하나 떠 있었다.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던전 브레이크! 지나가던 1급 각성자의 활약?
기사를 내려 보자 규성의 이름과 함께 갑작스런 재해를 막아 냈다는 글이 있었다. 그러나 정보가 부족한 탓인지 여러 의문점을 제기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아니 고작 1급 각성자가 4급 몬스터를 어떻게 막은 거임?
└그냥 4급도 아니고 뿔소 무리다. 5급 각성자나 와야 해결 가능한 수준.
└와 그럼 더 대박아님?
-또 어떤 각성자 길드가 언플하나보네. 어디 소속이냐?
└눈 삐었음? 기사에 무소속이라고 나와 있잖아. 니말대로 언플이었으면 소속 길드가 지금쯤 난리부르스를 떨었겠다.
댓글까지 훑어본 이재성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반응을 살피던 경찰과 그런 이재성의 눈이 마주쳤다.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무슨 이야기죠?”
“가령 소속된 곳은 없는지, 그리고 정말 1급 각성자가 맞는지, 연락을 해 보니까 연락도 닿지 않더군요. 지금 어디 있는지도 참 궁금해집니다.”
“글쎄요. 저도 형이 요즘 뭘 하고 다니는지 몰라서.”
반쯤은 거짓이었지만 이재성은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물론 규성의 능력은 알고 있으나, 그건 조사해 본 경찰들도 알고 있을 터.
각성자 등록을 하는 순간 능력의 종류와 능력명을 박제하는데 당연히 모를 수가 없었다.
“목격자 진술로는 규성 씨가 손에서 빔 같은 걸 쐈다고 하는데…….”
“글쎄요.”
띵동!
때마침 또 초인종이 울렸다.
유난히 손님이 많다고 느끼며 김현미가 일어나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아라홍련이라고 하는 각성자 길드에서 왔습니다. 혹시 이규성 씨 집일까요?”
“네, 네. 맞아요. 잠시만요.”
김현미가 문을 여는 사이 아라홍련이라는 이름을 들은 경찰은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각성자 인력은 정부에서도 모집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각성자들은 사기업인 길드에 가입하기 마련인데, 그래서인지 각성자 영입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부였다.
“안녕하세요.”
“어머. 예쁜 아가씨가 오셨네? 티비에서 본 것도 같은데…….”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전 아라홍련 길드 1팀장의 직책을 맡고 있는 정소연이라고 합니다.”
“2팀 부팀장, 이해솔입니다.”
존재감 없던 이해솔이 정소연의 뒤에서 슬쩍 나타나 인사를 건넸다.
“네, 네. 안녕하세요. 저희 집에는 어쩐 일로……?”
“규성 씨에게 드릴 계약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혹시 규성 씨 안에 계실까요?”
“계약서요? 아, 규성이 지금 집에 없는데…….”
그때 조용히 있던 이해솔이 거실에 앉아 있는 경찰을 발견했다. 속을 알 수 없는 실눈이 경찰을 샅샅이 살폈다.
‘윽, 정소연이랑 이해솔?’
먼저 도착해 있던 경찰은 일을 그르쳤다고 느꼈다. 상부에서는 될 수 있으면 이규성을 스카우트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이건 경쟁이 불가능한 상대였다.
‘역시 아라홍련과 커넥션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나.’
무려 1팀장 본인과 2팀의 부팀장이 직접 방문했다. 아라홍련의 위상을 생각하면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선객이 있었군요.”
파악을 하던 이해솔이 선수를 쳤다.
“아, 저분도 방금 막 오셨어요. 경찰분이신데 표창이랑 포상금 관련해서 오셨다고.”
김현미가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라홍련의 위상을 잘 모르는 그녀로서는 경찰이 직접 집에 찾아와 표창을 주겠다는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어디 소속이십니까?”
“각성자 길드분이 공무원한테 관심이 많군요.”
“사기꾼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해솔이 여유롭게 말하며 두 눈을 빛냈다.
샅샅이 헤집는 듯한 그 눈빛에 경찰은 헛기침하며 신분증을 꺼냈다.
“강남구청 소속 박현우 경장입니다.”
“강남구청?”
분명 처음에는 양주 경찰서에서 나왔다고 했었기에 김현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차 싶었던 박현우가 다급하게 이어 말했다.
“양주 경찰서에 들렀다 오는 길입니다.”
“…….”
뭔가 어색한 변명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리고 이를 파악한 이해솔이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뱀처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아아, 박현우 경장, 아니지. 박현우 경위님 아니십니까?”
“?!”
박현우가 놀란 모습으로 이해솔을 바라봤다.
“계급을 헷갈리실 일은 없을 텐데……. 경위가 더 높고 좋은 거지 않습니까? 왜 스스로를 낮추십니까?”
“허억?!”
박현우가 깜짝 놀랐다.
설마 이해솔이 자신을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아니, 일반적인 사람이 경찰들의 신상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게 결코 평범하지는 않았으니까.
“크, 흠!”
어색하게 기침을 한 박현우가 슬쩍 엉덩이를 뗐다. 그러고는 김현미와 이재성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 본의 아니게 오늘은 이만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표창과 포상금 관련한 건은 이규성 씨에게 직접 전달하겠습니다. 이규성 씨가 돌아오면 양주 경찰서에 부디 연락 넣어 주시길 바랍니다.”
속사포처럼 내뱉은 박현우가 도망치듯 떠났다.
누가 봐도 수상하면서 어색한 모습에 김현미가 중얼거렸다.
“정말 사기꾼?”
“아닙니다, 어머님. 경찰은 맞습니다.”
이해솔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대답에 더 아리송해진 김현미가 갸웃했다.
“그럼 저분은 대체 왜……?”
“지금 규성 씨 주가가 굉장히 높거든요. 근데 밝혀진 정보가 없으니 간을 보러 온 거죠. 아마 확실한 정보가 있었다면 경찰서장이 직접 왔을걸요?”
정소연이 끼어들었다.
그러나 김현미는 두 아라홍련 길드원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 아들이요?”
“네! 조용한 것 같지만 지금 물밑에서는 엄청 치열한 정보전이 일어나고 있어요. 모두 규성 씨 덕분이죠.”
“1팀장님.”
이해솔이 너무 나갔다는 듯 조용히 정소연을 불렀다. 정소연도 규성과 관련한 일이라 너무 흥분했음을 깨달으며 어색하게 웃어 넘겼다.
“그 말은 저희 형이 여기저기서 러브 콜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까?”
“곧이요. 아직까지는 자기들끼리 눈치를 보고 있지만 슬슬 움직일 거예요. 방금 왔던 경찰처럼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이재성도 각성자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고 김현미도 아는 게 없었다.
그렇기에 규성이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 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몰랐다.
“그 던전 브레이크에서 규성 씨가 활약해 주신 덕분에 수백 명의 목숨을 건졌어요. 그중에는 제가 동생처럼, 그리고 언니처럼 여기는 분도 있었고요.”
“수백 명?!”
“쉽게 말해서 자연재해를 하나 막아 낸 거예요.”
그 정도로 큰일인 줄 몰랐던 김현미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에 손을 얹었다.
“일단 계약서는 여기 두고 가겠습니다. 규성 씨의 가족분들을 뵙게 되어 좋았네요.”
“계약서라 하면……?”
“아라홍련에 가입하는 계약서인데, 저희로서도 규성 씨를 잡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일단 계약서만 확인하기로 하고 계약이 될지는 규성 씨 선택이라…….”
정소연이 쓰게 웃으며 말하자 재성은 기가 막혔다. 각성자에 대해 까막눈인 그조차도 아라홍련이라는 거대 길드는 알고 있었는데 규성이 이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형이 아라홍련을 재고 있다는 겁니까?”
“재고 있다는 건 아니지만…….”
부정적인 어감이라 정소연이 애매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런 반응을 보일수록 재성은 더욱 얼이 빠졌다.
‘아니, 농사만 짓는 거 아니었어? 뭔 짓을 했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거기까지 생각한 재성은 문득 떠올렸다.
규성이 가져온 엄청난 식재료들을…….
과연 납득이 갈 만하다고 느끼는데 마침 김현미도 똑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식사들은 하셨어요?”
“네? 아, 아직 안 했는데 괜찮습니다.”
“아니, 다른 게 아니라 지금 요리를 좀 연구하고 있는데 남은 음식이 좀 있어서요.”
“요리 연구?”
정소연은 순간 규성의 작물을 떠올렸고, 이해솔은 짬처리인가 하며 애써 불쾌함을 감췄다.
“머, 먹어도 될까요?”
“1팀장님?”
이해솔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정소연을 불렀다. 그러나 이미 정소연의 넋은 빠져나간 지 오래였다.
“호호. 잘됐네요. 안 그래도 우리만 먹기 아까웠는데. 맛있는 건 나눠 먹어야 좋죠.”
“호, 혹시 규성 씨가 가져온 재료들인가요?”
“어머! 알고 계셨네요? 맞아요. 요즘 규성이가 가져온 당근이나 감자, 뭐, 고구마에…… 하여간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고 있어요.”
“부디 먹게 해 주세요!”
이해솔은 1팀장이 드디어 정신 나간 건가 싶었다. 스카우트를 해야 하는 인재의 집에서 막상 만나야 할 인물은 만나지도 못한 채 밥을 얻어먹는다니?
결국 이해솔은 정소연의 어깨를 지그시 누르며 불렀다.
“1팀장님?”
“아! 이해솔 부팀장님. 부팀장님도 한번 드셔 보세요.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호호호,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도 좀 그렇지만 맛에는 자신 있답니다. 한번 드시고 가 보세요.”
눈치 없는 정소연을 노려본 이해솔은 이내 포기했다. 정소연의 눈을 보니 이미 정신이 딴 세상에 간 듯 돌아올 기미가 없었다.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재성까지 합세하자 이해솔은 남몰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실례하겠습니다.”
공과 사가 철저하고 항상 열심인 정소연이 이런 돌발 행동을 할 줄 몰랐던 이해솔은 돌아가면 한 소리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밥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허어업……!”
그는 난생처음으로 천국을 맛보았다.
* * *
“으차차차! 드디어 돌아왔네.”
탐식의 던전에서 드디어 돌아왔다.
생각보다 오래 걸린 원정에 몸은 괜찮았지만 정신이…….
“힐링 제대로 하고 왔네.”
정신은 훨씬 멀쩡했다.
오히려 더 있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밀린 일도 있었고 내가 직접 신경 써야 할 일도 있었으니 적당히 즐기고 돌아왔다.
‘중간에 오다가 온천도 발견하고 호수도 발견했지.’
덕분에 오는 길이 더 길어졌다.
호수야 그렇다 쳐도 설마 던전에서 온천도 샘솟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쉽게도 시간이 촉박해 온천의 물만 살짝 확인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마 다음에는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온천부터 가지 않을까?
나는 등에 업혀 자는 아라를 확인하고 이내 밭으로 나왔다.
“애들아, 우리 왔다.”
일을 하던 슬라임들이 내 말을 듣고 꾸물거리며 다가왔다. 그런 녀석들에게 웃으며 나는 소개했다.
“새로운 신병이다.”
던전에서 지낸 시간은 총 5일.
5일 동안 4마리의 슬라임을 만들어 낸 나는 그중 둘을 요정 마을에 두고 둘은 데려왔다.
신병 합류에 슬라임들이 환하게 반겨 주었다.
“어떻게. 잘 지냈어?”
5일간이나 집을 비워 뒀기에 또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확인해 보려는 가운데.
신병들이 꾸물대며 무언가를 알리려 했다.
“오? 설마?”
아라를 등에 업은 채 저장고로 달려간 나는 수북이 쌓인 초록과 보라를 볼 수 있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새로운 수확물.
가지와 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