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Round Farmer With Slime Synthesis RAW novel - Chapter (7)
슬라임 합성으로 만능 농사꾼-7화(7/119)
“후우.”
드디어 시간이 됐다.
흥분으로 인해 다시 밤을 새운 나는 이틀이나 잠을 못 잤음에도 멀쩡했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쨍쨍한 것이 아무래도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 같았다.
“남들이 다 성장하고 있을 때 3년이나 뒤처졌다고.”
흥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
비슷한 시기에 각성자가 된 이들은 모두 길드에 스카우트되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나만 이런 곳에서 구질구질한 생활을 이어 왔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 끝이었다.
“……됐다.”
액체 합성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끝났다.
동시에 나는 미리 준비하고 있던 당근즙과 토마토즙을 손에 들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당장 능력을 사용했다.
[액체(토마토)와 액체(당근)가 합성합니다.] [마력이 깃든 애매한 과채즙이 완성되었습니다.]“오오오!”
마력이 깃든 과채즙!
드디어 나왔구나!
나는 흥분으로 인해 몸이 덜덜 떨리면서도 완성된 과채즙을 확인했다.
[마력이 깃든 애매한 과채즙 LV.1]재료 : 토마토, 당근
재료가 많지 않아 애매한 완성도를 보인다.
섭취 시, 3초간 보유한 마나량에 따라 시야에 들어온 몬스터의 정보를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섭취 시, 3초간 보유한 마나량에 따라 해독을 할 수 있다.
효과가 변했다.
시력 상승과 독 내성이 사라지고 그 대신 활용도가 높아 보이는 능력들이 자리 잡았다.
“괜찮은데?”
몬스터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3초뿐이지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경쟁력 있는 상품이었다.
애매하다는 표현의 과채즙도 이러할진대 완벽한 과채즙은 어떤 효과를 보일까?
“퀘스트 완료……되겠지?”
애매한 과채즙이라는 아이템명이 살짝 거슬렸지만 다행히 퀘스트는 이를 받아들였다.
[퀘스트 완료] [능력 ‘액체 합성’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액체 합성 LV.2]능력 사용 횟수 1 -> 2
아니, 레벨업을 했다고?
고작 3번째 퀘스트만에 능력이 레벨업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사람마다 언제 레벨업하는지는 다 제각각이지만 나는 좀 이른 감이 있었다.
“아니지, 아니야. 3년 만에 깬 건데 빠르게 깬 건 아니지.”
어찌 됐든 그만큼 힘든 퀘스트였다는 걸 시스템도 인정해 주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사용 횟수가 2번으로 늘어난 건 정말 큰 변화였다. 무려 2배나 늘어난 셈이니 한 번은 슬라임에, 또 한 번은 포션 합성에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굳이 나누지 않고 슬라임에 올인해도 되겠지.’
그리고 퀘스트를 성공시켰으니 이제 4번째 퀘스트를 확인할 차례였다.
[각성 퀘스트 : 공물을 바쳐라]제시되는 아이템을 모아 제출하십시오.
직접 수확한 던전 과일 : 0/10
직접 수확한 마력이 깃든 농작물 LV.2 : 0/50
역시 3번째보다 4번째다 이건가.
확연히 올라간 난이도에 골치가 아팠다.
‘내 농작물은 아직 LV.1이 전부다. 어떻게 하면 레벨을 올릴 수 있지?’
일단 첫 번째 방법은 슬라임을 성장시키는 것.
슬라임을 합성시켜 레벨이 높은 슬라임을 만들면 농작물의 수준도 올라가지 않을까?
두 번째는 내가 수확한 농작물로 종자를 만들어 심는 것. 평범한 당근 씨앗이 아이템이 됐는데 이미 아이템인 당근을 씨앗으로 심으면 레벨업하지 않을까?
“둘 다 해 보면 되지.”
저 가설을 실행해 보기에 앞서 마침 슬라임 군주의 쿨타임도 돌았기에 바로 신병을 소환했다.
뽀롱!
이제 총 4마리의 슬라임.
그리고 하늘에서도 떨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뭐 그건 그거고 아직 능력을 1번 더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지.”
재사용 대기 시간은 이미 돌고 있었다.
그러나 남은 사용 횟수에 1이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보며 나는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설마 24시간마다 1씩 차는 건 아니겠지?”
조금 불안해졌지만 일단 고민부터 이어서 했다.
지금 나에겐 마크투와 독독이를 합치거나, 아니면 신병 둘을 합쳐서 LV.2로 만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만약 마크투와 독독이를 합치면 가지고 있던 능력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독독이는 상관없지만 마크투의 농사 능력은 빼놓을 수 없어.’
그렇다면 우선은 새로운 LV.2를 먼저 만들고 다음 날에 그 새로운 녀석과 독독이를 합쳐 보기로 했다.
철푸덕!
“오! 신병 어서 오고.”
때마침 천장에서 공짜 슬라임이 떨어졌다.
이제는 던전이 하루에 슬라임 한 마리씩 생산한다는 게 거의 확실해졌다.
“그럼, 새 식구가 들어온 기념으로 합성을 해 볼까?”
꾸물?
새로 온 녀석들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몸짓을 해 보일 때, 나는 곧바로 합성을 시도했다.
[슬라임 LV.2가 완성되었습니다.]이번 녀석은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으려나?
[슬라임 LV.2]평?범한 슬라임이다.
‘액체 합성 가능’
능력 : 물리 내성 LV.1
물리 내성이라.
나쁘지 않지만 1레벨 수준이라면 그저 그랬다.
[물리 내성 LV.1]물리적 충격을 10% 흡수한다.
역시 애매한 능력이었다.
탱커로 제격인 능력이었지만 레벨이 낮으니 딱히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능력.
“넌 내일 독독이와 합체한다.”
꾸물!
좋다고 꿀렁이는 녀석들을 보며 합체하면 과연 능력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사라지는 건가, 아니면 계승되는 건가.
어쩌면 아예 다른 능력?
‘……깊이 생각하지 말자.’
결과는 합쳐 보면 나오는 법이다.
곧 있으면 알 수 있겠지.
그렇게 해서 슬라임은 총 네 마리가 되었다.
LV.2가 3마리, 1짜리가 하나.
고작 3일 만에 일어난 변화라 더욱 놀라웠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지.
“퀘스트를 완료했으니 제대로 해 볼까?”
나는 가지고 온 사다리를 지하로 가는 구멍에 설치했다. 그리고 한창 일하고 있는 마크투와 나머지 슬라임도 데리고 내려갔다.
“자, 여기도 이제 밭이다. 전부 밭으로 사용하는 거야.”
꾸물! 꿀렁!
이제 미친 듯이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이 녀석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춤을 추고 있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땅을 갈아엎고 구획을 나누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의외로 쉽네.”
사실 시작하기 전에는 이 넓은 땅을 어느 세월에 다 밭으로 만들까 싶었는데 막상 슬라임들과 같이 일을 해 보니 금세 끝났다.
슬라임들은 가지고 있는 능력과 별개로 천성이 농부 체질이었다.
“딸기, 가지, 오이, 당근도 다시 사 왔고, 감자, 고구마, 엠버그릴.”
일단 가지고 온 걸 다 심어 보기로 했다.
어차피 슬라임들이 알아서 관리해 주니 어려울 건 없었다.
‘마크투는 100평짜리 밭을 관리하면서도 여유가 있었지. 그럼 100평짜리는 신병한테 맡기고 여기는 LV.2 슬라임들한테 맡기자.’
가져온 씨앗으로는 1,000평을 채울 수 없었다.
사실 몇 평인지 제대로 된 평수도 잘 몰랐는데, 대충 100평짜리 텃밭하고 비교해서 어림짐작으로 나온 크기였다.
그렇게 100평씩 총 10개의 구획으로 분리했는데, 가져온 씨앗 7종류와 마력이 깃든 토마토의 씨앗, 그리고 뽑았던 마력 당근을 각 구획에 심어 다시 씨앗을 얻어 내기로 했다.
“그래도 총 9종류. 한 구획이 남네.”
배정된 구획들도 전부 채워진 게 아니었기에 놀고 있는 땅은 많았다. 생각지도 못한 땅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꾸물- 꾸물-
녀석들은 태생이 농부였는지 내가 했으면 실수했을 법한 일들도 일사천리로 해냈다.
물론 내가 아예 필요 없는 건 아니어서 조금씩 내 할 일을 해 주며 작업하자 어느새 씨앗을 모두 뿌릴 수 있었다.
“고생했다. 밥 먹자.”
꿀렁!
무게로 따지면 당근보다 토마토의 수확량이 훨씬 많았기에 우리는 부족하지 않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꽃망울이 맺히는 방울토마토를 보았다.
“하루에 한 번 수확 가능한 거냐?”
몇 번이나 가능한지 몰라도 하루에 한 번씩 수확할 수 있다면 적어도 슬라임들의 식량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었다.
오독오독!
방울토마토를 알차게 먹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흐뭇해졌다.
“으음, 가족들한테도 주고 싶은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 당연히 가족들이 먼저 떠올랐다. 나를 도와준 영성이 형도.
맛있는 게 있으면 나눠 먹고 싶은 게 가족 아니겠나. 나는 대충 슬라임들의 식량을 계산해 보고 방울토마토를 주섬주섬 챙겼다.
당근도 과채즙으로 만들고 남은 5개가 있었기에 4개는 가족들에게, 하나는 영성이 형에게 주기로 계획을 세웠다.
“바로 가야지.”
먹은 후의 반응을 빨리 보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곧장 외출을 했다.
“밭 잘 보고 있어!”
꿀렁!
* * *
‘각성 만물상’의 주인 최영성은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 아니 손놈으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었다.
“이봐, 최영성이! 그렇게 숨긴다고 내가 못 알아낼 줄 알아!”
“헛소리 말고 돌아가라 쫌.”
그리고 하필이면 그 손놈이 자신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대한민국 5대 길드 아라홍련.
그 안에서도 2팀장, 즉 길드 서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각성자가 바로 눈앞의 강한울이었으니까.
“아니 그러지 말고 술이나 한잔하게 그 친구 좀 부르라니까? 내가 뭐 해코지를 한데? 최영성이 실망이야?”
“친구는 뭔 친구. 나도 모르는 사람이야. 잠깐 들른 손님이었다고!”
“어이, 최영성이! 내가 그리 호락호락해 보여? 으하하하! 네 거짓말쯤은 단번에 파악 가능하지!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얼마나 길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가게 내부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딸랑-
“영성이 형, 저 또 왔어요! 어? 손님이 계셨네?”
“어, 어……너.”
최영성이 당황한 얼굴로 중얼거리다 이내 포커페이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모습들은 이미 강한울의 시선에 포착된 이후였다.
“오, 설마 그쪽이……?”
“예?”
규성은 갑자기 자신을 아는 체하는 상대편을 보다가 이내 깜짝 놀랐다.
“포, 포식자 강한울?!”
“으하하하! 이 친구 맞지? 그렇지?”
“예? 그게 무슨 말씀…….”
터업!
갑자기 다가온 강한울이 친근하게 어깨동무를 해 왔다. 마치 호랑이 같은 거대한 덩치로 인해 평범한 체구의 이규성이 왜소하게 보였다.
“당근!”
“당근? 아!”
당근이라는 말에 규성은 가방을 슬쩍 확인했다. 그러자 짐승과 같은 본능으로 눈치를 챈 강한울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설마 또 가지고 온 건가, 친구!”
“예? 예, 가지고 있긴 한데…….”
“좋았어! 오늘은 내가 쏜다! 어이, 최영성이. 가게 문 닫고 나와!”
“아니, 강한울 님? 이게 어떻게 된…….”
“가서 이야기해 줄 테니까 일단 갑세! 으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