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supporters are hammocked RAW novel - Chapter 318
318화 18주 차 기말고사 (11)
시작하자마자 파티원 하나를 잃었지만, 모두 침착함을 유지하며 이수독을 포위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범이었다.
순간적으로 몸을 웅크렸다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간다.
“크허헝!”
녀석은 이수독을 덮치는 게 아니라 그 바로 옆으로 도약했는데, 스쳐 지나가면서 할퀴려는 의도였다.
그와 동시에 측면에서는 금조한이, 정면에서는 고현우와 한소미가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자 이수독은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풍차처럼 도를 휘둘렀다.
– 쩌저정!
그에게 쇄도하던 공격들이 그 일도에 모조리 튕겨 나갔다.
이어서 이수독이 정면에 식칼을 그었으나, 고현우는 피하지 않고 마주 검을 올려쳤다.
– 터엉—!
옆으로 살짝 비껴 나가는 거대 식칼.
의외의 결과에 이수독의 자세가 살짝 무너졌다.
그리고 자세를 회복하는 찰나 한소미의 검기가 스쳐 지나갔다.
[이수독 100%] [이수독 99%]이수독이 두 눈에 이채를 머금었다.
“공격 초식이 아니었군.”
“누군가는 맡아야 하는 역할 아니겠습니까.”
“훌륭하다. 협동은 그래야 하는 법.”
“크허헝!”
이번에는 배후에서 덮쳐 오는 범이.
거기에 조벽이 보조를 맞추고, 칼잡이들도 계속 초식을 전개한다.
그러나 이수독은 도를 휘두르는 대신, 제자리에서 한쪽 발을 슬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진각을 내리찍었다.
– 쿠웅!
“……!”
“……!”
충격파가 퍼져 나가며 모두가 공중에 살짝 떠오른 상태가 되었다.
이수독이 곧바로 바닥을 박차더니 금조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식칼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그러나 금조한이 두 쪽이 나기 직전,
– 투두두두!
마력탄들과 벼락 줄기들이 날아들었다.
지켜보던 올라운더들이 원호하는 것이다.
이수독으로서는 금조한을 잡더라도 피해가 클 터라, 공격을 접고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물러나면서도 장력을 내질렀다.
– 펑!
“엌!”
금조한은 얼굴을 얻어맞고 바닥을 나뒹굴다가, 뒤이어 날아드는 도기(刀氣)를 겨우 피해 냈다.
그리고 즉시 합류하여 전투를 이어 갔다.
한편, 나는 후방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역시 쉽지 않구만.’
이수독의 클래스는 도객.
무공 위주로 스킬과 특성이 구성되어 있으며, 강(强)과 쾌(快)에 모든 것을 집중한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무식하게 빠르고 강하단 소리지.’
도법의 강점을 가장 직관적으로 살린 셈이다.
거기다 스펙도 높고, 오랫동안 쌓인 실전 경험까지.
때문에 유망주급 실력자들이 우르르 달라붙었음에도 애를 먹고 있었다.
어느새 모두 도기나 칼날에 스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상태.
물론 우리도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이수독 97%]아주 조금씩이나마 피해를 누적시키는 중이다.
여기에 후열까지 전투에 참여한다면 더 수월해질 테지만,
‘안전벨트는 매고 들어가야지.’
이수독이 언제든 치고 들어올 가능성이 있고, 현재 전열들로서는 그를 멈추지 못할 터.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신병철, 나, 박나리, 정수지, 홍연화 다섯은 후열을 요새화하는 중이었다.
이곳저곳에 젓가락이 푹푹 꽂히고, 얼음벽이 솟아오르며, 새싹이 돋아나고, 붉은 마법진들이 새겨진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서예인과 송천혜 측을 확인해 보니,
– 투두두두!
틈틈이 마력탄과 전격 마법을 끼워 넣으며 공격과 보조를 겸하고 있다.
송천혜의 손에 전류가 모여들더니, 벌새의 형상을 띈 채 날아올랐다.
[허밍버드]그리고 지그재그로 빠르게 움직이다가, 이수독에게 가까이 가기도 전에 반으로 잘리고 소멸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점수를 매겨 보았다.
‘100점 만점에 0.5점.’
마력만 높지 컨트롤은 예나 지금이나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다만 평가와는 별개로, 허밍버드 자체는 달가웠다.
‘C랭크 정도면 쓸 만해.’
[‘복사-스킬’을 사용합니다.] [대상의 스킬 ‘허밍버드(C)’를 슬롯에 등록합니다.]▷복사 – 스킬[3/3]
1. 도둑걸음(B)
2. 허밍버드(C)
3. 아이스 월(B)
오버히트를 쓰려면 인페르노 피스트를 흡수해야 하는데, 그건 금지 스킬이다.
기말고사에서는 봉인된 셈.
게다가 오버히트는 언제든 홍연화한테 다시 복사할 수 있으니, 지금은 허밍버드로 덮어 씌우는 게 낫다.
쓸 만한 카드가 늘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얻은 김에 써 볼까.’
– 치지지직,
내 손 위에서 뇌전의 벌새가 만들어지고, 빠르게 허공을 가로질렀다.
그것을 감지한 이수독이 거대 식칼을 빠르게 두 번 그었으나, 벌새는 불규칙적으로 휙휙 꺾이며 그것들을 피해 내더니, 적중하며 작은 폭발을 일으켰다.
– 파지직!
이수독의 몸이 아주 잠깐 마비되었으나, 디버프 저항 특성들이 덕지덕지 있어서인지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래도 전열에서 싸우던 검사들이 피해를 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수독 96%]“……!”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이수독은 레이져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저 양반은 또 왜 저런대.’
그게 그렇게까지 놀랄 일이었나?
허밍버드에 반응한 건 이수독뿐만이 아니었다.
송천혜가 감탄한 투로 말했다.
“오랜만에 쓰시네요, 그거.”
“오랜만인 건 어떻게 알아?”
“리플레이 봤으니까 알죠.”
“지난주에도 썼는데?”
은근슬쩍 구라를 쳐 보았으나, 송천혜한테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거짓말 마세요. 그쪽 리플레이 다 소장 중이거든요.”
“다? 전편 소장?”
“…….”
그제야 멈칫하는 송천혜.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다른 학생 리플레이를 자주 챙겨 볼 순 있어도, 전편 소장은 아무래도 좀 과하니까.
그래서인지 다른 파티원들의 눈초리도 묘했다.
송천혜가 빨개진 얼굴로 변명했다.
“그, 그냥, 분석용으로! 산 겁니다!”
“그러셨군요, 아무튼 고맙습니다. 내가 애청자님을 몰라봤네. 어떻게 그, 싸인해 드릴까요?”
“됐거든요!”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수독이 송천혜를 곤경에서 구해 주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저 남들보다 향상심이 강한 것으로 보이는데. 전편을 소장했더라도 실력 증진에 도움이 되었다면 이득일 터.”
요점은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다만 전투가 한창이었고, 선생님과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다툼을 벌여봤자 남는 것도 없었다.
따라서 나는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했다.
이수독도 내심 켕기는 부분이 있었는지 화제를 변경했다.
“그쪽은 준비 됐나.”
후방 요새화가 끝났느냐는 물음.
사실 눈치 못 채는 게 더 이상했다.
안 그래도 난이도가 높은 레이드인데, 다섯 명씩이나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뒤쪽에서 뭘 뚝딱거리고 있었으니.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준비됐습니다.”
“얼마나 견고한지 보겠다.”
보통 상대방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걸 알면 근처에도 안 와야 정상인데, 이수독은 굳이 들어오려 한다.
얼핏 보기에는 선생으로서 학생의 성취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아마 그건 아닐 거다.
저 양반이 그 정도까지 학생을 생각할 리가.
그럼 이유가 뭐냐고?
오래전에 비슷한 입장이 돼 봤기에 나도 조금은 공감할 수 있다.
‘그게 더 재밌으니까.’
상대가 어떤 함정을 파고 기다리든, 정면 승부로 깨부수는 재미.
이수독 같은 파괴 전차 스타일한테는 더욱 그 재미가 각별할 터였다.
이내 이수독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이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접 클래스들이 그를 막으려 들었으나 역부족.
“크허헝!”
덮쳐 오는 범이는 식칼 옆면으로 후려치고, 조벽은 마주 일권을 내질러 물러나게 한다.
칼잡이들의 협공에도 자연스럽게 대응했다.
엄청난 속도로 고현우, 한소미, 금조한에게 번갈아 식칼을 휘두르다가, 금조한이 빈틈을 드러낸 순간 그대로 베어 버렸다.
– 서걱!
“……!”
제자리에서 비틀거리는 금조한.
이수독이 그를 지나치며 조언을 던졌다.
“무게 중심이 어긋나 있다. 그리고 검보다 발이 먼저 나오는 습관이 있군. 적에게 목을 들이미는 꼴이다. 고치도록.”
“……감사합니다.”
금조한이 힘겹게 고개를 숙인 뒤 던전 밖으로 방출되어 버렸다.
이수독으로서는 방해꾼이 하나 줄어든 상황.
때문에 점점 더 걸음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리고 마침내 후열에 도달했다.
“한번 볼까.”
그런 말과 함께 한 걸음 내딛자 신병철의 함정이 발동되었다.
곳곳에 꽂아 둔 젓가락들이 마나의 실로 연결되며 이수독에게 집중된다.
거기다가 박나리와 정수지도 마법을 해방한다.
[옭아매기] [초성장]새싹들이 쑥쑥 자라나며 이수독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나 그는 잠깐씩 붙잡혔을지언정, 계속 젓가락과 새싹 밭을 헤치며 걸어왔다.
발목에 얽힌 것들이 힘없이 뚝뚝 끊어지고, 또 발목을 옭아맸다가 끊어지기를 반복한다.
‘저 정도면 충분하지.’
저렇게 살짝씩만 속박을 걸어 줘도 일 인분씩은 한 셈이다.
디버프가 쟤들한테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묘목을 바닥에 꽂은 채, 전방으로 손을 뻗었다.
[지선] [칠윈드] [윈드포스] [나선폭발]– 휘이잉—!
회오리바람이 이수독을 향해 불어 갔다.
냉기로 인한 둔화에, 대상을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물리력까지.
그로 인해 이수독의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느려지더니, 결국에는 제자리에 멈춰 서고 말았다.
그가 슬쩍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나름 잘 준비했군.”
“지금!”
나는 대답 대신 외쳤다.
그러자 홍연화가 모든 마법진들을 일제히 발동시켰다.
뒤쫓아 오던 파티원들도 온갖 스킬들을 다 쏟아부었다.
– 콰콰콰콰—!
불기둥, 폭발, 검기, 마력탄, 그리고 벼락.
여기에 다 적중당했다면 10%가 아니라 그대로 전투 불능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이드가 그렇게 쉬울 리가 없었다.
‘안 들어갔군.’
[이수독 95%]체력 게이지를 확인해 보니 피해가 거의 없었다.
모종의 스킬 연계로 디버프를 완벽하게 해제하며 빠져나온 듯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무언가 번뜩이더니,
– 서걱, 서걱!
“컥.”
“악!”
신병철과 정수지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던전을 이탈해 버렸다.
박나리는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던진 덕분에 무사했고, 훌쩍 뛰어온 범이가 그 근처를 지켰다.
뒤이어 이수독이 미끄러지는 듯한 움직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유령무영.’
그러고 보니 저 양반도 이 학교 졸업생이었지.
엄청나게 까다로운 조건이 붙지만, 이론상 익히는 게 가능은 했다.
그렇게 후열을 난장판으로 만든 이수독.
그의 시선이 나한테 날아와 꽂혔다.
두 눈에서 기이한 열기가 일렁거린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이.
‘슬슬 무서운데.’
왜 나한테만 집착하나 몰라.
이내 그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오며 거대 식칼을 휘둘렀다.
– 쐐애액!
서포터가 다 해먹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