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in Another 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18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018화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18화
한번도 멈추지 않고 달려 나온 아르엔이 허름한 창고를 가리켰다.
“음? 이런 곳에 창고가 있었나……?”
창고를 확인한 중년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누군가 있긴 한 모양입니다.”
말포츠가 인기척을 느끼고 주의를 주었다.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죠.”
중년인은 망설임 없이 창고 앞으로 갔다.
“응?”
그를 발견한 사내들이 무기를 들며 걸어 나왔다.
“무슨 일로 이곳까지 온 거지?”
그들 중 대장 격으로 보이는 사내가 중년인에게 물었다.
“네놈들이 훔쳐간 물건을 받으러 왔다.”
“하아……?”
중년인의 당당한 말에 도둑으로 보이는 자들이 헛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히 미친놈이로군… 그래… 그 물건을 받으러 혼자 왔다는 말인가?”
“시끄럽다! 감히 알폰스 마을에서 도둑질이라니!!”
중년인이 분노를 터트리며 사내들에게 달려들었다.
“쯧… 저놈들도 잘못 걸렸군. 하필이면 트로어 씨에게 걸리다니…….”
말포츠는 중년인, 트로어에게 속절없이 당하고 있는 도둑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나저나… 그 청년은 이놈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안 거지?”
도둑들의 상대는 트로어에게 맡기고 아르엔과 말포츠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창고 쪽으로 향했다.
이 모습들을 지켜보던 칼라반은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와… 저 사람 엄청 강한 분이셨군요…….”
홀로 도둑들을 모두 상대하고 있는 트로어를 보며 메노로프가 감탄사를 터트렸다.
그리곤 이내 곁에 있는 칼라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아신 겁니까? 조금 전 그 도둑이 이곳에 있을 거라는 것을요…….”
“글쎄…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다.”
칼라반이 허리를 숙여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끼루우……!
어둠 속에서 까망이가 올라와 칼라반에게 다가왔다.
녀석은 제 할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수고했다.”
칼라반은 까망이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읊조렸다.
사실 칼라반은 도둑의 그림자에 몰래 까망이를 붙여두었었다.
혹시 몰라 그렇게 해두었던 것인데 다행히 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도둑의 그림자에 붙어 있던 까망이가 계속해서 자신의 위치를 알려왔던 것이다.
[어둠 정령술의 이해도가 상승했습니다. 다음 진급까지 50% 남았습니다.]까망이를 회수하자마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건… 예상치 못했는데…….”
그러고 보니 그동안은 무공 쪽에만 신경을 쓰느라 어둠 정령술에 관한 것들은 잠시 잊고 지냈었다.
“아, 일단 용병관리소 쪽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늦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뒤늦게 보로스의 일을 떠올린 메노로프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몇 번 와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칼라반을 곧장 용병관리소로 안내했다.
“여기입니다!”
두 사람은 제법 커다란 건물 앞에서 멈춰 섰다.
“바로 들어가 봐야겠군.”
칼라반은 망설임 없이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건물 내부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가득해 있었다.
용병관리소에서 술과 음식도 판매하는 것인지 사람들은 테이블에 앉아 여러 음식과 술을 마시며 저마다의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저긴가.”
칼라반은 의뢰서들이 붙어 있는 게시판으로 곧장 향했다.
유운량이 말했던 의뢰를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른 의뢰서와 다르게 푸른 테두리가 수놓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고블린 퇴치 및 인질 구출 의뢰.”
의뢰서의 제목을 읽어낸 칼라반이 가장 밑쪽의 의뢰인 이름을 쳐다보았다.
“의뢰인 보로스 남작이라… 귀족이었군…….”
“당신도 이 의뢰에 참여할 생각이신가요?”
칼라반이 의뢰서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사이 그의 곁으로 검사 한 명이 다가왔다.
아직은 앳돼 보이는 얼굴의 청년이었다.
“지금은 접수를 받을 수 없을 테니 조금 기다리셔야 할 거예요.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조금 전 용병관리소 직원들이 모두 밖으로 불려나갔거든요.”
“그런가…….”
“제 이름은 스키피누입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용병님의 성함을 여쭈어도 될까요?”
“나는…….”
잠시 고민하던 칼라반은 결국 다른 이름을 대고 말았다.
“내 이름은 공민이다.”
“공민이라… 특이한 이름이시네요.”
스키피누의 말에 공민이 말없이 웃었다.
이곳이 황궁과 꽤나 거리가 있는 곳이긴 했지만 혹시나 그들의 귀에 들어갈 수 있으니 칼라반이 아닌 공민의 이름을 말했다.
“괜찮으시면 우리 파티에 함께 하시겠어요? 저희도 마침 고블린 퇴치 의뢰에 나설 생각이었거든요.”
스키피누는 뒤쪽에 있는 자신의 일행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 명의 사내와 세 명의 여인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었다.
드륵―!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죄송합니다…! 도중에 일이 생겨서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이는 다름 아닌 아르엔이었다.
“아!? 당신은 아까…….”
아르엔은 곧바로 칼라반을 알아보며 반가워했다.
“용병관리소 직원들이었나 보군…….”
“아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물건들을 찾을 수 있었어요!!”
아르엔이 한달음에 달려와 칼라반에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아닙니다… 저는 그다지 한 게 없습니다.”
“아니요. 용병님께서 놈들의 위치를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물건을 찾아올 수 없었을 겁니다.”
뒤따라 들어온 트로어가 칼라반에게 손을 내밀었다.
칼라반은 트로어의 팔목을 마주잡았다.
“알폰스 마을의 용병관리소 소장 트로어라고 합니다.”
“아, 공민입니다.”
트로어는 공민의 손을 마주잡은 채 잠시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좋은 눈빛을 하고 계시는군요.”
트로어의 칭찬에 칼라반이 고개를 숙여보였다.
“감사합니다.”
#용병 등록
“무슨 일로 이곳을 찾아주셨나요? 공민 님의 업무부터 가장 먼저 봐드릴게요!”
아르엔이 바로 칼라반을 안내해주었다.
“고블린과 관련된 의뢰를 수행하러 왔습니다.”
“고블린이라면… 그렇지 않아도 근래에 고블린들이 자주 이곳을 습격해서 문제가 되고 있었는데… 잠시 만요!”
아르엔은 서랍에서 이것저것 뒤적이더니 세 장의 종이를 펼쳐들었다.
“이것들 모두 고블린과 관련된 의뢰들이에요.”
“아… 저는 이 의뢰에 참여하려고 왔습니다.”
칼라반은 보로스의 이름이 적힌 의뢰서를 가리켰다.
“아, 보로스 님의 의뢰는 다른 고블린 퇴치 의뢰와 다르게 D랭크 의뢰라 조금 난이도가 있을 수 있어요. 실례지만 용병 신분증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용병 신분증이요?”
칼라반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그가 있을 당시만 해도 용병에게 따로 신분증을 만들어주거나 하진 않았었다.
칼라반이 당황해하자 메노포르가 나섰다.
“이분은 용병이 아닙니다. 임대 신분으로 안 되겠습니까?”
“아… 용병이 아니셨군요… 그러면 몬스터 퇴치와 관련된 다른 의뢰나 임무들을 수행한 적이 있으셨나요?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만 있다면 임대 신분으로도 참여가 가능하세요.”
아르엔의 말에 칼라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에게 그런 서류가 존재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의뢰는 어떠신 가요? 꼭 용병 신분이 아니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의뢰들이 몇 가지 더 있어요.”
“죄송합니다. 저는 이 의뢰를 하기 위해 왔습니다.”
아르엔이 살며시 칼라반의 표정을 살폈다.
조금 전 자신을 도와준 은인이기도 한 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곧바로 용병 등록을 해드릴게요!”
“예?”
정작 놀란 것은 칼라반이 아닌 메노포르였다.
“여기서 바로 용병 등록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까?”
“원래는 3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하지만… 소장님께 말씀드려서 오늘 곧바로 용병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용병 등록을 하면 이 의뢰에도 곧장 참여가 가능하실 거예요.”
“고맙군요.”
아르엔의 배려에 칼라반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옆에 계시는 분도 함께 가시는 건가요?”
아르엔의 시선이 메노포르에게로 향했다.
“아닙니다. 저는 일이 있어서 곧 돌아가 봐야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아르엔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트로어 소장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정말 잘 됐습니다. 원래 용병 시험을 치르려면 3일 정도의 대기시간이 필요한데…….”
메노포르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말했다.
“용병이라…….”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아르엔이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다행이 바로 용병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해요. 저를 따라와 주시겠어요?”
칼라반은 아르엔을 따라 용병 시험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커다란 목함을 열었다.
“우선 이 구슬에 손을 올려주시겠어요?”
“이건…….”
칼라반은 그 구슬의 정체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가 가리킨 구슬은 바로 마정석이었다.
마력을 가진 이들이 마정석에 손을 올리면, 마정석에선 마력의 크기에 따라 밝은 빛을 내었다.
칼라반은 자신의 상태 창을 띄워보았다.
이제는 내공이 1만 정도를 웃돌고 있었다.
“이 정도면 얼마나 되려나…….”
칼라반은 자신의 손을 마정석에 가져다 대었다.
띠링!
[알 수 없는 기운이 칼라반 님의 몸을 탐색하고 있습니다.]친절하게도 시스템은 마정석의 효과까지 알려주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마정석은 잠잠하기만 했다.
“아… 다시 한번 손을 올려보시겠어요?”
아르엔의 말에 칼라반은 손을 떼었다가 다시 마정석에 가져갔다.
의아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르엔뿐만이 아니었다.
칼라반도 조금은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마정석은 빛 한 점 없이 잠잠한 모습이었다.
어둠의 정령술사로서 활약할 때도 마정석에 손을 가져가기만하면 휘황찬란한 빛이 일어났는데 지금은 그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칼라반은 다시 상태 창을 띄워보았다.
[이름 : 칼라반전투력 : 5470
LV : 30
직업 : 아수라 (패시브 직업 : 최하급 어둠의 정령술사)
근력 : 55
민첩 : 40
지력 : 50
행운 : 40
미 분배 스텟 : 0pt
보유 스킬 ― 수라윤회심공 / 수라마공 1성
칭호 : 정령들의 축복을 받은 자.
마령환 흡수율 ― 75%]
그리고 나서 다시 마력의 양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