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in Another 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22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022화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22화
“걱정 말아요. 뭐가 있던 저희가 지켜드릴 테니까요. 게다가 상위 몬스터가 있다고 해도 아마 고블린 주술사 정도일거예요.”
“뭐… 저도 그랬으면 좋겠군요.”
그들은 한동안 말없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들어서니 칼라반의 앞에 안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던전 보스방을 발견하였습니다!]‘보스방?’
칼라반은 보스방이란 말에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춰 섰다.
뿐만 아니라 좀 전에 먼저 보냈던 까망이들이 황급히 돌아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끼루…!
―끼루루!!
녀석들은 뭔가 있다는 것을 경고하듯 최대한 몸을 흔들어대었다.
“안에 뭔가 있습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기 전 칼라반이 주변 이들에게 경고하듯 말했다.
“음? 그게 무슨 말이야?”
“안쪽에 고블린들이 있다. 기척이 느껴져.”
“뭐!? 기척이 느껴진다고? 우린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별다른 이상한 점도 없는 것 같고 말이야.”
핀덴도가 또다시 이죽거리며 말을 받았다.
그는 이젠 대놓고 깔보는 눈빛으로 칼라반을 바라보았다.
“혹시 네가 겁나서 거짓말을 치는 것은 아니고?”
“그건 마음대로 생각해라. 어쨌든 나는 분명 경고했다.”
칼라반의 말에 다른 일행들도 잠시 멈춰 섰다.
“일단은 공민의 말을 듣는 것이 어떻겠어?”
“맞아. 아까 전 고블린들의 기습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도 공민이었으니까… 공민의 감을 믿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안에 뭐가 있든 없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것이 내 의견이야.”
“맞는 말이야. 지금까지 고블린들의 습격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긴장감을 놓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파티원들의 얘기를 차분히 듣고 있던 스키피누가 곧바로 결정을 내렸다.
“최대한 경계하면서 들어가자. 저 앞에 들어갔을 때 언제든 고블린들이 습격해올 수 있으니 조심하고.”
“오케이!”
“알았어.”
스키피누의 말에 모두가 눈빛을 달리했다.
“쳇…….”
오직 핀덴도만 마음에 안 드는지 칼라반을 살짝 노려보았다.
그러나 이내 본인의 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칼라반은 그런 핀덴도보다 까망이들의 반응을 더 신경 썼다.
고블린들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다른 상위 몬스터라도 있는 것인지 녀석들은 아직까지도 호들갑을 떨며 칼라반에게 경고를 보내오고 있었다.
마치 칼라반에게 더는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오는 것처럼 말이다.
“대체 안에 뭐가 있길래…….”
까망이들은 분명 칼라반의 현재 상태를 고려해서 저러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안에는 작금의 칼라반으로선 감당하지 못할만한 존재가 있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그러한 뜻임을 충분히 눈치 챘건만 칼라반은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빠르게 강해지기 위해선 이런 모험도 감행해봐야지.”
칼라반은 결국 다른 이들을 따라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던전 보스방에 입장하셨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남과 동시에 그들의 앞에 커다란 공동이 보였다.
“뭐야… 이게……?”
“고블린들의 소굴에 이런 공동이 있다고……?”
“아… 저기……!”
펄소가 앞쪽을 가리키며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아직 자고 있는 건가…….”
“일단 저것들부터 처리하면 되겠구만.”
몇몇 고블린들이 잠에 취해 바닥에 누워있었다.
핀덴도가 고개를 들어 좌우를 살펴보았다.
사람 키만한 석벽들에 가로막혀 있는 데다 한눈에 보아도 다른 고블린들은 없어보였다.
“일단은 저것들부터 처리하고 올게.”
“아니, 잠시만 핀덴도…! 지금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가는 게…….”
그러나 스키피누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 핀덴도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는 가볍고 날랜 움직임으로 잠을 청하고 있는 고블린들의 앞에 당도했다.
“일단은 너부터다.”
핀덴도는 허리춤의 단검을 들어 곧바로 고블린의 목에 찔러 넣었다.
간결하고 빠른 동작에 고블린은 이렇다 할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절명하고 말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칼라반은 어두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좋지 않군… 놈들을 한꺼번에 죽이는 것이 아닌 이상, 분명 한 녀석은 눈치 채고 소리 칠거다. 그러니 차라리 핀덴도의 손발에 맞춰 놈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나을지도…….”
칼라반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모두가 공동 안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신속하게 잠들어 있는 고블린들의 목을 쳤다.
“헤에… 거봐 망설일 필요 없다니까? 이렇게 단숨에 처리해버리면…….”
삐이이―!
핀덴도가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올리려는 찰나 옆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다른 곳에 있던 고블린이 그들을 보고 동료들에게 침입자를 알리기 위해 풀피리를 불어버린 것이다.
“야단났군…….”
소리를 듣자마자 잠들어 있던 고블린들이 일어남은 물론 다른 곳에 있던 고블린들도 뛰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단 원을 그리고 뭉치자!”
스키피누의 말에 모두가 등을 대고 한곳에 뭉쳤다.
그들은 고블린들이 어느 방향으로 급습해 오던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 방위를 바라보고 섰다.
핀덴도도 당황한 나머지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허겁지겁 달려 들어왔다.
“그래서 다음 계획은 뭐지?”
칼라반이 일부러 핀덴도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 어찌 되었건 기습 덕분에 몇몇 고블린들을 쉽게 처리했잖아? 그 정도면…….”
“네가 멋대로 움직여버린 바람에 일을 그르친 것은 느끼지 못한 건가?”
핀덴도는 무어라 반박하기 전에 칼라반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외려 돌아오는 칼라반의 싸늘한 시선에 그의 몸이 움찔거리고 말았다.
“무슨 눈이…….”
한없이 차가워 보이는 그의 눈빛에 핀덴도는 차마 무어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할 말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이미 벌어진 일이야. 어쩔 수 없는 거라구. 그보다… 생각보다 고블린들의 숫자가 많아서 큰일인데?”
계속해서 불어나는 고블린들의 수를 보며 펄소가 인상을 찌푸렸다.
뛰쳐나오던 고블린들이 인간들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키야아!!”
“캬아!!”
“오르엔스와 펄소는 뒤에서 보조를 맡아줘! 릴스 축복을 부탁해!”
“알겠어! 태고의 신이여… 저희 모두에게…….”
스키피누의 빠른 명령에 릴스가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다른 여성 멤버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띠링!
[헤이스트 축복을 받아 민첩이 5% 상승합니다. (지속시간600초)] [스트랭스 축복을 받아 근력이 5% 상승합니다. (지속시간600초)]릴스의 기도가 끝나자 환한 빛과 함께 칼라반의 눈앞으로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렇게 되는 거였군…….”
전생에는 그저 신체 능력이 상승하는 정도로만 생각해왔었는데 이렇게 보니 수치로 정확히 알 수 있어서 훨씬 편했다.
“에이…! 까짓 거 내가 더 움직여서 놈들을 다 죽여주면 될 것 아냐!”
“방심하지 마, 핀덴도!”
자신이 했던 행동이 마음에 걸렸는지 핀덴도가 투지를 불태우며 먼저 나섰다.
스키피누도 뒤따라 검을 쥐어들고 움직였다.
핀덴도는 거침없이 고블린들의 사이로 파고들었다.
이를 본 라두도 보조를 맞춰주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다 그는 한쪽에 있는 칼라반을 돌아보았다.
“공민! 혹시 모르니까 고블린들이 오르엔스나 릴스에게 접근해오면 막아줘.”
“그렇게 하도록 하지.”
“고맙다.”
라두는 칼라반에게 믿는다는 눈빛을 보내곤 고블린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순식간에 고블린들과 용병들이 한데 뒤엉키며 싸움을 벌어졌다.
고블린들은 괴성을 지르며 자신들의 거처로 침입해 들어온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악을 썼다.
그러나 스키피누와 핀덴도, 라두 또한 몇 번의 싸움을 거쳐 온 용병들답게 고블린들의 공격에 쉽게 당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핀덴도는 거침없이 고블린들을 박살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걱정된 스키피누가 크게 외쳤다.
“핀덴도 너무 무리하지 마!!”
“걱정 마! 아직 거뜬하니까!”
핀덴도가 괜찮다는 제스처로 손을 흔들어 보이며 고블린들에게로 뛰어들었다.
“키에!”
“키캭!!”
오르엔스와 펄소가 보조를 맞춰주기 쉽도록 칼라반이 접근해오는 고블린들을 막아주었다.
능숙하게 고블린들을 막아내는 칼라반을 보며 펄소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생각보다 제법이잖아?”
“그러게요… 보통 처음 몬스터 사냥을 나선 용병들은 고블린들만 봐도 몸이 경직되는데… 공민 씨는 마치 이런 상황을 이미 여러 번 겪어본 사람처럼 능숙해 보이네요.”
“알고 보니 용병 생활이 처음일 뿐 이미 귀족 가문의 기사로 활동했다던가… 뭐 그런 것 아닐 까? 귀족 가문의 기사들도 종종 몬스터 사냥에 나설 때가 있잖아.”
“글쎄요… 귀족 가문의 기사로 지낸 사람이 아이언 등급으로 배정받을 리는 없지 않을 까요……?”
“아, 맞다… 그건 그러네…….”
두 사람은 아리송한 눈빛으로 칼라반을 바라보았다.
반면 칼라반은 계속해서 오르는 경험치에 묘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검을 계속해서 사용할수록 기본 스킬인 검술의 숙련도도 함께 오르고 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텟 포인트가 자동 분배되었습니다.]‘생각보다 훨씬 괜찮잖아?’
고블린들 몇 마리를 죽인 것뿐인데 레벨 업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 메시지 때문인지 칼라반은 더욱 신나서 고블린들을 베어내었다.
이쯤 되면 고블린들이 칼라반을 공격해 오는 것인지, 칼라반이 고블린들을 공격하러 들어가는 것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오, 저 녀석. 생각보다 제법이잖아?”
“그러게. 그렇지 않아도 신경써주려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어.”
스키피누와 라두도 칼라반의 솜씨를 보며 감탄했다.
혼자서 여러 마리의 고블린들을 죽인 칼라반이 걸리적거린다 생각했는지 고블린들이 그를 먼저 제거하기 위해 협공에 나섰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네다섯 마리의 고블린을 보며 칼라반이 눈을 빛냈다.
지금이야말로 스킬을 사용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것이다.
“연환칠검!”
칼라반의 검이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촤락!
가장 선두에 있는 고블린을 꿰뚫고 지나간 검이 곧바로 방향을 전환했다.
스각!
옆의 고블린을 베어낸 칼라반의 검이 이어서 사선으로 움직였다.
스걱! 촤라락!
푸슉!
칼라반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검이 연달아 방향을 바꾸며 고블린들을 베어내었다.
일곱 번이나 방향을 바꾸고 나서야 칼라반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렇게 사용하는 거였군…….”
실전에서 스킬을 사용해본 것은 처음이었지만, 스킬의 효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순간이었지만 정말 오랫동안 검술을 익혀온 것처럼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른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