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in Another 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24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024화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24화
계속해서 위태로운 상황을 연출하긴 했지만 칼라반은 힘겹게나마 홉 고블린의 공격들을 피해내었다.
턱.
그러나 계속해서 홉 고블린의 공격에 몰리던 칼라반이 석벽에 뒤를 가로막히고 말았다.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은 것에 신이 났는지 홉 고블린이 곧장 몽둥이를 들어올렸다.
“위험해……!”
그 때 뒤에서 날아온 화살이 홉 고블린의 목을 노렸다.
탁!
홉 고블린은 날아온 화살들을 몽둥이로 막아내며 펄소를 노려보았다.
펄소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화살을 쏘아대었다.
계속 되는 화살 공격에 홉 고블린은 돌연 몸을 돌려 어디론가 달려갔다.
“막아야 해!! 오르엔스 씨 마법을!! 혹시 모르니까 곧바로 다음 마법을 캐스팅해두세요!”
“알겠어요!”
칼라반의 다급한 외침에 오르엔스가 서둘러 지팡이를 홉 고블린을 향해 겨누었다.
칼라반은 녀석이 무엇을 하려는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말았다.
혹시 몰라 미리 마법을 캐스팅 해놨던 오르엔스가 홉 고블린을 향해 파이어 볼을 날렸다.
“크라아!?”
홉 고블린은 몸을 날려 마법을 피해내었다.
그리곤 근처에 있던 핀덴도의 발목과 목을 잡아, 들어 올려버렸다.
홉 고블린은 화살 공격을 막기 위해 핀덴도를 방패막이로 쓸 생각이었던 것이다.
칼라반이 재빨리 릴스를 바라보았다.
“릴스 씨 헤이트스와 홀리 라이트를!”
칼라반의 부탁에 릴스가 곧바로 축복의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축복이 시작되기 전 칼라반이 다급히 외쳤다.
“모두 눈 감아!”
[헤이스트 축복을 받아 민첩이 5% 상승했습니다.] [홀리라이트 주문 효과로 주변이 밝아집니다.]갑작스럽게 펼쳐진 홀리라이트의 밝은 빛 때문에 홉 고블린이 괴로워하며 두 눈을 가렸다.
미리 눈을 감고 있었던 칼라반은 홀리라이트가 끝나자마자 홉 고블린을 향해 돌진했다.
헤이스트 축복을 받은 빠른 몸놀림 탓에 홉 고블린이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말았다.
“연환칠검!”
그의 검이 홉 고블린의 발목부터 시작해 무릎과 허벅지, 배를 베며 올라갔다.
“크뤄어!”
연속적으로 느껴지는 고통에 홉 고블린은 들고 있던 핀덴도를 집어던지고 칼라반의 검을 붙잡으려 들었다.
카득!
손에 핏물이 뚝뚝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홉 고블린은 칼라반의 검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자 칼라반은 굽혀 있는 홉 고블린의 무릎을 박차고 위로 올라섰다.
조금 전부터 홉 고블린이 두 팔로 막던 유일한 부위는 바로 녀석의 얼굴이었다.
그것을 기억한 칼라반은 녀석의 정수리를 향해 있는 힘껏 손을 내질렀다.
“낙화수!”
그의 손바닥이 홉 고블린의 정수리를 정확히 내리찍었다.
파앙!
시원한 타격음과 함께 홉 고블린이 검을 놓으며 자신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홉 고블린이 고통으로 몸부림치자 자연스럽게 칼라반도 그의 곁에서 떨어져나가고 말았다.
바닥을 뒹군 칼라반이 오르엔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지막 시원하게 한방 먹여줘요 오르엔스 씨. 이왕이면 놈의 머리를 날려주는 쪽으로.”
“맡겨줘요.”
곧바로 마법 캐스팅을 마친 오르엔스가 손에서 불꽃을 쏘아내었다.
그녀의 손에서 뻗어나간 거친 불줄기가 그대로 홉 고블린의 머리를 집어삼켰다.
“크아아아!!”
번지는 불길에 고통스러워하던 홉 고블린이 마침내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띠링!
[보스 몬스터 홉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보너스 경험치를 받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두 번째 부탁
“후우…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보로스 남작의 딸만 구하면 될 줄 알았더니… 보기 좋게 속아버렸군…….”
커다란 토산(土山)을 앞두고 칼라반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유운량의 말 때문이었다.
성공적으로 의뢰를 마치고 유운량에게 돌아갔을 때 그가 들은 말은 아주 간단했다.
“그래요? 다행이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칼라반이 이제 만나볼 수 있겠냐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유운량이 말을 이었다.
“부탁 하나만 더 해도 되겠습니까?”
“부탁이라니…….”
“이 부탁을 들어주시면 더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 약속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흐음… 그 부탁이라는 것이 뭡니까?”
유운량이 선뜻 만나줄 것 같지 않자 칼라반도 기분 좋게 말을 잇진 못했다.
“이곳 서쪽으로 나아가면 거대한 토산이 보일 겁니다.”
칼라반은 유운량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니 황토 빛의 둔덕이 눈에 들어오긴 했다.
“그런데요?”
“그곳 토산에는 ‘사이클롭’이라는 외눈박이 괴물이 살고 있습니다.”
“저더러 또 몬스터 사냥에 나서달라는 얘기입니까? 그래… 이번에는 누가 잡혀간 겁니까?”
칼라반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다행이도 잡혀간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사이클롭이 토산에 사는 탓에 통행에 여간 불편함이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녀석들이 사는 곳을 비켜가야 하거든요. 그러니 사이클롭을 처리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번에도 저는 칼라반 님의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제 부탁을 꼭 들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부탁을 거절하고 여기서 돌아가시려거든 오른편에 놓아둔 봉투를 들고 가시면 됩니다.”
유운량이 가리키는 곳엔 작은 봉투가 놓아져 있었다.
“이 봉투는 뭡니까?”
“칼라반 님이 궁금해 할 만한 정보를 간략하게 적어놓은 겁니다. 고블린 퇴치와 보로스님의 딸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표시지요. 그것을 갖고 돌아갈지 아니면 사이클롭을 처치해주고 오실지는 온전히 칼라반 님의 선택입니다.”
유운량은 또다시 자기 할 말만 늘어놓고 돌아서버리고 말았다.
“완전히… 본인 할 말만 딱 늘어놓고 가버리는군…….”
이전에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어렴풋이 유운량이 돌아서서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봉투를 들고 잠시 서있던 칼라반은 미련 없이 봉투를 바위에 내려놓았다.
“그래… 어디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그쪽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나도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승부욕에 칼라반도 출발하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이 모습을 본 유운량은 의외라는 듯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는 멀어져가는 칼라반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저 봉투를 들고 그냥 갈 줄 알았는데… 역시나 헤이홀즈가 보낸 사람이라 이겁니까…? 재밌군요…….”
유운량은 칼라반에게 더욱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이유로 인해 칼라반은 현재 토산 앞에 와 있게 되었다.
[최초로 던전을 발견하였습니다.]토산 초입부에 들자마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여기도 던전이라는 건가…….”
칼라반은 던전으로 들어서기 전 잠시 바위에 걸터앉았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명상을 미리 해놓기 위함이었다.
그는 명상을 시작하기 전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의 손바닥에 있는 것은 밤 색깔의 작은 환약이었다.
[홉 고블린의 내단.보스 몬스터 홉 고블린을 처치하고 얻은 내단입니다. 홉 고블린의 마력이 내단에 깃들어 있습니다. 이 내단을 복용한다면 홉 고블린의 마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흐음… 내단이라…….”
무협 소설에서도 읽은 적이 있었다.
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영물(靈物)들의 몸속에서나 발견된다는 환약이었다.
“근데 이걸 지금 복용해도 괜찮으려나…? 마령환의 기운이랑 또다시 충돌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
칼라반은 괜히 손가락으로 내단을 만지작거렸다.
일전에 마정석에서 흘러나온 기운과의 충돌로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다지 두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칼라반의 생각을 읽은 것인지 메시지가 한번 더 떠올랐다.
[내단의 기운과 마령환과 기운은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그런가… 그렇다면 더는 망설일 것도 없지.”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칼라반은 바로 내단을 입안으로 집어넣어버렸다.
또독!
내단을 씹자마자 씁쓰름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생각보다 쓴 내단의 맛에 칼라반이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가부좌를 틀며 명상을 시도했다.
[명상 상태에 접어듭니다.] [운기조식이 발동되었습니다.] [운기조식의 영향으로 내단의 흡수율이 올라갑니다.] [만독지체 스킬 이해도가 올라갑니다.]내단을 먹고 왜 만독지체 스킬의 이해도가 올라가는 것인지는 이해하진 못했지만, 어쨌거나 칼라반으로선 반가운 일이었다.
사실 칼라반은 모르고 있었지만 내단은 주인의 힘에 따라 약간의 독성도 품고 있었다.
때문에 그의 만독지체 스킬이 독을 곧바로 분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알 리 없는 칼라반으로선 그저 만족스러운 일에 불과했다.
[마령환의 흡수율이 90% 이상에 도달했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내공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여러 메시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깔끔하게 2시간 동안 명상에 잠겨 있었던 칼라반은 차분히 숨을 가라앉히며 눈을 떴다.
“상태 창.”
[이름 : 칼라반전투력 : 10400
LV : 48
직업 : 아수라 (패시브 직업 : 최하급 어둠의 정령술사)
근력 : 70
민첩 : 50
지력 : 68
행운 : 51
미분배 스텟 : 0pt
보유 스킬 ― 수라윤회심공 / 수라마공 1성 / 만독지체(Lv.1)
칭호 : 정령들의 축복을 받은 자.
마령환 흡수율 ― 92%]
상태 창을 본 칼라반은 두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홉 고블린을 쓰러트리고 레벨이 5정도 올랐는데… 내단을 먹고 레벨이 8이나 오르다니… 아. 마령환의 흡수율도 단숨에 10%나 올라서 그런 건가.”
칼라반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마령환의 흡수율도 전보다 빨라지고 있었다.
“그럼 이제 슬슬 가보도록 할까.”
칼라반이 토산 초입 안쪽으로 들어서자 어김없이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