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in Another 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25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025화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25화
[메르치아노 토산 던전에 입장하였습니다.]토산 안으로 들어선 칼라반이 사이클롭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았다.
“제기랄……”
사이클롭을 본 칼라반이 나직하게 외친 첫 마디였다.
“우우…….”
천천히 고개를 돌린 사이클롭이 칼라반을 발견해내었다.
“저걸… 죽이라고……?”
칼라반은 높이 우뚝 선 사이클롭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키보다 족히 세 배는 넘는 크기였다.
척 봐도 홉 고블린은 비교가 되질 못하는 존재감이었다.
사이클롭은 중앙의 커다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칼라반을 살펴보았다.
“외눈박이라더니…….”
얼굴의 중앙, 하나밖에 없는 눈이 움직일 때마다 께름칙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우…….”
사이클롭이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그러자 커다란 녀석의 이빨들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사이클롭의 이빨에 껴있는 사람 손뼈를 보며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미치겠군… 아니… 그래도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칼라반은 미리 챙겨온 검 한 자루를 빼어들었다.
“사람을 먹는 너 같은 괴물을 죽이는 것이 훨씬 마음은 편하겠어.”
파앗!
칼라반이 먼저 땅을 박차고 나섰다.
“우우―!”
사이클롭은 큼직한 손으로 칼라반을 붙잡으려 들었다.
그러나 칼라반의 움직임은 사이클롭의 손에 쉽게 붙잡힐 만큼 느리지 않았다.
그는 바닥을 뒹굴면서까지 사이클롭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우선 여기부터……!”
칼라반은 검을 힘껏 휘둘러 사이클롭의 발목을 노렸다.
스각!
검에 피부가 베이는 느낌은 있었으나 그다지 깊지 않았다.
후웅―
사이클롭의 주먹이 칼라반에게로 향했다.
“흡!”
칼라반은 힘껏 몸을 날려 사이클롭의 주먹을 피해내었다.
“우우!!”
사이클롭은 어떻게 해서든 칼라반을 붙잡기 위해 두 팔을 휘저었다.
녀석의 커다란 눈동자는 계속해서 칼라반을 쫓았다.
이를 본 칼라반이 홀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보니 네놈 약점이 바로 그곳이겠군.”
휘익!
팍!
사이클롭의 양손이 맨바닥을 내리찍었다.
칼라반은 이틈을 이용해 힘껏 도약했다.
그리곤 연환칠검을 발동하여 이곳저곳을 베며 올라탔다.
홉 고블린을 상대했을 때와 동일한 수법이었다.
“우우……!”
사이클롭의 눈동자가 칼라반을 쫓았다.
“이거나 먹어라.”
칼라반은 들고 있던 검으로 사이클롭의 눈을 노렸다.
푸슉!
“우우우!!!”
칼라반의 검이 사이클롭의 눈동자를 파고들자 녀석은 고통스런 비명을 질러대었다.
두 손으로 눈동자를 가린 사이클롭이 바닥을 뒹굴었다.
이 다음부터는 비교적 쉬웠다.
칼라반은 연환칠검을 연달아 발동시키며 사이클롭의 온 몸을 검으로 베어내었다.
[사이클롭을 처리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단 한 마리를 잡았을 뿐인데 곧바로 레벨이 올라가고 말았다.
칼라반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생각보다 강한 녀석이었군…….”
숨을 거칠게 내뱉던 칼라반이 자신의 손아귀를 펼쳐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어둠의 정령들에게 모든 것을 맡겼을 텐데 지금은 달랐다.
직접 움직이며 이렇게 몬스터들을 사냥하니 묘한 희열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아귀를 꽈악 움켜쥐었다.
“그래… 예전의 내가 아니다…….”
칼라반이 다시 몸을 일으키려는 때 그의 눈앞에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리링!
[보스 몬스터 외눈박이 사이클롭이 출현했습니다!]“뭐…?”
조금 전 사이클롭을 쓰러트렸는데 경고 메시지가 나타난 것이다.
그 순간.
파앙!
칼라반의 머리에 망치로 맞은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크윽……!”
옆으로 쓰러진 칼라반이 자신을 공격한 게 무엇인지부터 확인했다.
“우우우!!!”
잔뜩 분노한 사이클롭이 칼라반을 내려보며 사납게 울음을 토해내었다.
“제기랄… 하나 더 있었나… 방심했…군…….”
칼라반은 아득해지는 정신을 어떻게 해서든 붙잡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상태 이상이 감지되었습니다.]이 메시지를 끝으로 칼라반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차가운 동굴 안이었다.
동굴은 사이클롭도 마음껏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규모였다.
“크윽… 내가 얼마나 기절해 있었던 거지…….”
칼라반은 동굴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깥을 보니 이미 해가 져 있는 상태였다.
“족히 반나절은 지난 것 같은데…….”
그가 몸을 움직이려 하니 뼈 마디마디가 안 쑤신 곳이 없었다.
칼라반은 어떻게 해서든 정신을 차리기 위해 몸을 일으켜 보았다.
어지러움이 밀려오자 고개를 여러 차례 흔들었다.
파악!
그러나 이어진 사이클롭의 공격에 저만치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윽…….”
고통을 참는 일이라면 나름 익숙하다 생각했건만 사이클롭의 일격은 묵직하리만치 크게 다가왔다.
“우우―!!”
“네가… 보스 몬스터였구나…….”
좀 전에 해치운 사이클롭보다 조금 더 큰 몸집의 사이클롭이 칼라반을 사납게 노려보고 있었다.
잿빛 피부의 사이클롭은 잠시 칼라반을 내려다보다 이내 몸을 돌렸다.
녀석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조금 전 칼라반이 죽였던 사이클롭의 곁이었다.
녀석은 마치 애도하듯 죽은 사이클롭의 몸을 쓰다듬어주었다.
“네 자식이라도 되었던 거냐…….”
보스 사이클롭의 행동에 칼라반도 잠시나마 움직임을 멈추고 녀석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내 코끝을 찌르는 시체 썩은 내에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이게 무슨 냄새인가…….”
주위를 둘러본 칼라반의 얼굴이 곧바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땅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뼈들과 반쯤 뜯겨져 나간 시체까지.
두 눈을 뜨고 지켜보기엔 끔찍한 광경이었다.
스윽.
칼라반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우우……!”
그 소리를 듣자마자 사이클롭이 몸을 돌렸다.
“역시 미안하지만 네놈은 살려두면 안 되겠군.”
시체들을 보며 분노한 칼라반도 차갑게 사이클롭을 노려보았다.
“우우우!!!”
사이클롭이 흉성을 터트렸다.
녀석은 칼라반을 천천히 죽여 버릴 심산이었지만 눈앞의 인간이 다시금 적의를 보이며 접근해오니 생각을 달리했다.
지금 즉시 죽여 뼈마디 하나하나까지 다 먹어치워 버릴 생각이었다.
“와라……!”
칼라반은 마침 근처에 떨어져 있는 검 한 자루를 쥐어들었다.
다행이 사이클롭은 무기를 다른 곳에 치워둘 만큼 치밀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녀석의 자신감인지도 몰랐다.
“우우!!”
사이클롭이 분노해 뛰어들었고 칼라반도 마주보며 달려들었다.
그는 연환칠검을 사용해 사이클롭의 질긴 피부를 베어내었다.
그러나 이렇다 할 피해가 없었는지 사이클롭은 방어조차 않고 칼라반을 공격했다.
파악!
파박!
사이클롭의 공격에 맞고 튕겨져 나간 칼라반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기습이 아닌 정면으로 맞서면 조금은 승산이 있어보였는데, 어쩌면 착각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부러져버린 칼날을 집어던지며 다시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사이클롭의 위로 몸을 날린 칼라반이 낙화수를 펼쳤다.
그 때 잠깐이었지만 칼라반의 손바닥에 칠흑빛 아지랑이가 맺혔다.
칼라반의 손바닥이 그대로 사이클롭의 정수리를 때렸다.
파악!
사이클롭은 연환칠검과 다르게 낙화수 공격에는 반응을 보였다.
“우우……!”
사이클롭은 괴로워하는 동시에 허공에 뜬 칼라반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파악!
“크학!”
동굴 벽에 내리쳐진 칼라반이 거친 신음을 토해내었다.
그의 입가에선 핏물이 흘러나왔다.
몸을 일으키려니 몸의 뼈 마디마디가 부셔지는 느낌이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바라보던 칼라반이 사이클롭을 올려다보았다.
“이건 좀 위험한데…….”
[내상을 입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타격에 연속으로 당해 수라윤회심공의 내공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킬 금강지체(金剛肢體)를 배웠습니다.] [금강지체.수라윤회심공의 내공이 외부를 보호하기 시작하며 외부 타격에 내성이 생겼습니다. 금강지체는 금강석처럼 강건한 신체를 말합니다. 금강지체의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타격에 대한 데미지가 감소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스킬을 배우는군…….”
칼라반은 곧 죽을지도 모르는 순간에 스킬을 배웠다는 메시지가 나타나자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때 그의 귓가를 울리는 다른 메시지도 있었다.
[마령환의 흡수율이 마침내 100%에 도달했습니다.]마령환의 흡수는 그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패시브 스킬인 수라윤회심공이 발동되어 끊임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마령환의 흡수가 모두 끝난 모양이었다.
그러나 칼라반이 진짜로 놀란 일은 다음에 벌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축하합니다! 조건이 달성되어 최하급 어둠 정령술사에서 하급 정령술사로 진급에 성공했습니다.] [어둠의 하급 정령 소환이 가능합니다. 지금 즉시 소환하시겠습니까?]칼라반은 해당 메시지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하급 정령 소환을 택했다.
“소환하겠다.”
스르륵―!
사이클롭이 칼라반을 향해 다가오는 동안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부르셨습니까, 왕이시여.
작은 악마 형상에 삼지창을 든 어둠의 정령이 칼라반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하급 어둠의 정령 ― 어둠잡이 카피오를 성공적으로 소환해 내었습니다.]카피오를 보자마자 칼라반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리곤 그의 차가운 시선이 사이클롭에게로 향했다.
“자… 이제 전세역전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