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in Another 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332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332화
#압도적인 전세
두 사람의 얼굴에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테레사카라 하면 칼라반 군단 내에서도 이름 있는 기사 중 한 명이었다.
그런 테레사카를 눈앞에 마주하고 있다 하니 절로 입술이 마르기 시작했다.
“뭐하고 있어? 안 들어올 건가?”
반면 테레사카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검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파발리오와 덴파크말로 둘 중 어느 누구도 쉽사리 검을 휘두르는 이가 없었다.
“그러면 내가 먼저 가보도록 하지.”
테레사카가 먼저 검을 들고 나섰다.
그의 검이 매섭게 파고들었다.
파발리오가 황급히 검을 들어 방어해내었다.
이어 덴파크말로의 검이 테레사카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콰앙!!!
테레사카의 검이 덴파크말로의 검을 쳐냈다.
몸을 회전시킨 테레사카가 검끝을 돌렸다.
당황한 덴파크말로가 뒷걸음질 치려는 때 파빌리오가 그를 도와주었다.
테레사카의 검을 정면에서 받은 파빌리오가 뒤로 밀려났다.
이에 그는 크게 놀라고 있었다.
‘이런 위력이라니……!’
그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을 때 덴파크말로가 테레사카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러나 테레사카는 이번에도 가볍게 공격을 막아내었다.
테레사카는 미소와 함께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치잇. 완전히 깔보고 있잖아!”
“참을 수 없는 상황이다!”
두 사람은 테레사카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더욱 힘을 쏟아부었다.
테레사카도 만만치 않게 힘을 끌어올렸다.
세 사람의 팽팽한 전투가 이어졌다.
칼라반 군단의 병사들이 가장 먼저 놀라움을 토해내었다.
“그동안 우리만 갇혀 있었던 거냐? 테레사카 오천인장은 멀쩡해 보이는데?”
“그때보다 더 강해지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내 말이 그 말이야! 감옥에 있는 동안 수련이라도 했나?”
그들의 말마따나 테레사카는 지금 더없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덕분에 죽어나는 것은 파빌리오와 덴파크말로였다.
“제기랄! 만인대장도 아니고 오천인장의 실력이 뭐 이래!?”
“만인대장이라는 놈들은 그럼 얼마나 괴물이라는 소리야?”
테레사카의 검을 막는 동안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만큼 테레사카의 검격을 막아내는 것이 벅찼다.
간간히 반격을 가했지만 테레사카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사실 테레사카가 이들을 크게 압박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의 눈에 폰투스 알폰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폰투스 알폰은 해적들을 이끄는 자였지만 그 실력만큼은 블레이드에 올라설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 적들의 군진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
폰투스 알폰은 적들을 난전으로 이끌어내어 철저히 박살내고 있었다.
그를 막아설 만한 인물도 없었다.
그러니 테레사카 자신이 여기 있는 파빌리오와 덴파크말로를 붙잡아둔다면 폰투스 알폰이 더더욱 날뛸 수 있을 터였다.
그런 것도 모르고 파빌리오와 덴파크말로는 눈앞에 있는 적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경험의 차이다.”
테레사카는 미소와 함께 다시 검을 들어올렸다.
한편 전장의 상황을 읽고 있는 이는 테레사카만이 아니었다.
비스트로겐 역시도 전장의 흐름을 잘 읽어내고 있었다.
가장 선두에서 있으면서 흐름을 느끼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자신이 있는 중진 말고는 형편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마법사들은 단 한 명의 기사에게 유린당하고 있었고 양측의 날개들도 속절없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제기랄… 방법은 역시 이곳을 빨리 끝내고……!”
그러나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분명 상대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기사들과 병사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가 무력으로 뚫고 들어가려 하면 적들은 썰물 빠지듯 뒤로 물러났다.
다시 다른 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곧 밀물처럼 밀려와 공격을 가해왔다.
그렇게 치고 빠지는 전술을 여러 부대가 동시에 시행하고 있었다.
“크윽! 이 빌어먹을 자식들!!”
과감하게 정면승부를 벌인다면 쉽게 저들을 격파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결코 정면승부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슬처럼 비스트로겐을 천천히 압박해 들어왔다.
“대기사장님. 아무래도 좋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곳을 버리고 아군을 도와주러 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맞습니다. 적들이 치고 빠지는 전술을 계속 펼치는 한 이곳에서는 이렇다 할 이득을 취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들은 지금 철저히 우리들을 농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놈들의 손에 놀아나지 말고 우리들이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비스트로겐을 향해 말을 전해왔다.
비스트로겐이 이를 악물었다.
분하지만 다른 기사들의 말이 맞았다.
“이 자식…….”
그의 불같은 시선이 칼라반에게로 향했다.
칼라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적어도 비스트로겐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의 장기이자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어둠의 정령들도 소환해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칼라반의 지휘가 너무도 뛰어납니다.”
“맞습니다. 귀신같은 용병술이에요…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적들이 곧장 파고듭니다. 그러다 우리가 강해지는 타이밍에는 귀신같이 병력들을 물립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
비스트로겐이 마침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행동하진 않았다.
기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병사들을 물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순간을 가만히 놓칠 칼라반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제 지친 맹수 사냥에 나선다.”
그가 손짓으로 병사들과 기사들을 움직였다.
기사들이 가장 먼저 말을 몰아 유수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 병사들이 양측으로 퍼졌다.
이들의 움직임을 비스트로겐 군도 눈치챘다.
그들은 황급히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여기저기 창칼이 날아들었다.
“감히!!!”
비스트로겐이 검을 들어 크게 일격을 날렸다.
그러자 병사들 몇몇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비스트로겐의 검이 지나갈 때마다 거센 소리가 일었다.
허나 이번에는 허공만을 가르고 말았다.
병사들이 귀신같이 물러나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비스트로겐의 병사들은 우후죽순 쓰러지고 있었다.
“뭣들 하나!! 진격이다!!”
보다 못한 비스트로겐이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그가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칼라반 군단은 서서히 물러나고 있었다.
“으아 열받는구나!!!”
비스트로겐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 모습에 솔 기사단 인원들이 남모를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지휘관이 저토록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 병사들도 동요하게 마련이다.
기사들 또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다.
지휘관의 기분에 맞추기 위해 그들이 무리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틈을 칼라반 군단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놓칠 리 없었다.
그들은 함부로 군진을 이탈한 기사들과 병사들에게 검과 창 맛을 보여주었다.
콰라랑!!!
“크윽!”
“헙!!”
테레사카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파빌리오와 덴파크말로가 동시에 쓰러졌다.
“후우… 상당히 거칠구만.”
테레사카가 팔뚝에 흐르는 핏물을 보며 말했다.
공격이 완전히 들어갔다고 생각한 순간 파빌리오가 휘두른 검에 당해버린 것이다.
이마에서도 뜨거운 느낌이 들고 있었다.
이 뜨거운 피는 곧바로 뺨을 타고 턱밑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이라 이건가.”
테레사카가 핏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파빌리오와 덴파크말로는 완전히 기절한 상태였다.
상대 군사들이 두 사람 곁으로 뛰어왔다.
테레사카는 굳이 그들에게까지 검을 들이밀진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전세는 기울었다.
마법사들의 마법이 더는 전장으로 향하지 못했다.
로제리아의 검이 그곳에서 찬란한 빛을 띠고 있었다.
이미 그들은 로제리아 단 한 사람에게 굴복당한 뒤였다.
클라우스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져 있었다.
거듭 강력한 마법을 펼쳐냈더니 그 반작용이 나타나버린 것이다.
마나홀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두 손에 절로 경련이 일었다.
“무리했나보군요.”
모든 마법을 뚫고 들어온 로제리아가 나직이 말했다.
클라우스의 흔들리는 동공이 로제리아에게로 향했다.
저 여자는 틀림없는 괴물이다.
클라우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무식한 마법들을 뚫고 이곳까지 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른 마법사들도 전의를 잃기는 마찬가지였다.
로제리아가 이목을 끄는 동안 다른 기사들과 병사들이 이곳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들의 빠른 움직임에 제대로 된 대처도 해보지 못했다.
완벽한 패배였던 것이다.
클라우스의 입에서도 이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우리가 패했습니다…….”
더 이상의 싸움은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마법을 캐스팅하기도 전에 로제리아의 검이 그들의 목을 칠 터였다.
그렇다고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들을 사용하자니 로제리아를 상대론 어린애 장난에 불과할 수준이었다.
한데 모여 있는 마법사들을 바라보던 로제리아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이제 남은 쪽은 비스트로겐이 있는 중진 쪽이었다.
그러나 그쪽 또한 칼라반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전장의 상황을 모두 파악한 칼라반이 마침내 몸을 움직였다.
그의 손에 포르티나가 들려 있었다.
기이이잉―――!!!
전장의 공기에 포르티나가 공명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검신에서 서늘한 한기가 뻗어나갔다.
칼라반은 경공을 펼쳐 단숨에 비스트로겐이 있는 곳까지 도약했다.
“비스트로겐님!! 저기!!!”
그를 본 기사들이 허공을 가리켰다.
비스트로겐의 시선도 그곳으로 향했다.
휘리리링―!!!
콰아앙!!!
수직으로 내리친 칼라반의 검이 비스트로겐의 몸을 가르는 듯했다.
그러나 비스트로겐의 검이 가까스로 그것만은 막아내었다.
비스트로겐의 두 발이 대지를 파고들었다.
“크으……!”
비스트로겐은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내뱉고 말았다.
엄청나게 묵직한 일격이었다.
반면 칼라반은 아무렇지도 않게 검을 돌렸다.
[스킬 여명의 검술 5식을 발동합니다.]칼라반의 검이 빠르게 회전했다.
검을 사선으로 내리치자 비스트로겐이 몸을 휘청거렸다.
이어 여명의 검술 7식이 발동되었다.
하늘을 찢어버릴 듯이 솟아오른 검이 비스트로겐의 앞을 지나갔다.
콰아아앙―!!!!!
칼라반의 검강이 비스트로겐의 오러 블레이드를 갈갈이 찢어버렸다.
이에 놀란 비스트로겐이 순간 헛바람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하지만 그 역시도 허투루 대기사장에 오른 인물은 아니었다.
곧바로 자세를 되찾으며 반격에 나섰다.
그가 빠르게 검술을 펼쳤다.
순간적으로 비스트로겐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생각.
그것은 바로 이곳에서 칼라반을 쓰러트린다면 이 전장의 흐름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감히 앞으로 나선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
두 눈을 빛낸 비스트로겐이 있는 힘껏 일격을 내질렀다.
파앙!!!
그러나 칼라반의 검에 막혀버리고 말았다.
비스트로겐이 다시금 검격을 이어나가려는 때 칼라반의 몸이 빠르게 지근거리까지 파고들었다.
“아닛!?”
비스트로겐이 놀랄 새도 없이 칼라반의 등이 비스트로겐의 가슴팍을 때렸다.
“크읍!”
비스트로겐이 뒤로 밀려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 순간 칼라반의 검이 뱀처럼 비스트로겐의 목을 노렸다.
스각―
주륵.
아슬하게 빗나간 칼라반의 검이 비스트로겐의 목을 살짝 스쳐지나갔다.
비스트로겐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확실히 보았다.
마지막에 칼라반의 검이 일부러 자신의 목을 살짝 빗겨간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