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0
『마이너스 카르마보다 플러스 카르마의 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보상으로 ‘각성’을 부여합니다.』
『오류. 이미 각성한 각성자입니다.』
『보상을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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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늘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각성자
쒜에에엑!
섬뜩한 소리를 내며 날아간 창이 근육질의 그린스킨의 머리를 뚫고, 그놈 뒤에 있는 놈의 가슴까지 관통하는 걸 확인하기 무섭게,
『First Blood!』
『인류 최초로 침략자를 살해했습니다.』
『마이너스 카르마보다 플러스 카르마의 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보상으로 ‘각성’을 부여합니다.』
『오류. 이미 각성한 각성자입니다.』
『보상을 수정합니다.』
메시지가 우후죽순처럼 떠올랐지만, 손을 저어 없애고 다시 철창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침을 삼키고 있는 지구의 사제들을 향해 소리쳤다.
“뭐해? 다들 랭킹 안에 들어야 한다며?”
“모두 준비해요.”
올리비아의 주의와 동시에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버튼을 조작하자,
빠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소음이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사전에 모두 이주시킨 이 작은 마을뿐만 아니라, 국경 너머의 북한 마을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음.
“키에에에!!”
당연하게도 괴물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고, 그것이 우리가 바란 것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곳에 모인, 그러니까 지구의 의지가 선택한 사제들은 비정상일 정도로 여자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암컷이 없이 인간 여자만 보면 눈이 뒤집히는 그린스킨 놈들에게는 지금 우리 일행은 노다지나 다름없을 터. 아니나 다를까. 시선이 모였다 싶었는데, 어느새 놈들은 강을 헤치며 이쪽으로 전력으로 달려드는 게 보였다.
“긴장하지 마. 어차피 일꾼, 높아 봐야 병사 등급이야. 간부 등급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네!”
“네엡!”
사방에서 몰려드는 녹색 피부의 괴물들. 성인 여성 크기의 비교적 작은 괴물들이 앞서고 있지만, 그 뒤를 따라 근육질의 2.5m가 넘는 괴물들이 충혈된 눈을 하고, 침을 질질 흘리며 달려든다.
처음 보면 섬뜩하고 살벌한 광경이다. 나야 익숙하니까 아무렇지 않게 땅에 박아놓은 창을 꺼내 마력을 주입해 기계적으로 던지고 있지만,
“어렵지 않아. 그동안 연습 많이 했잖아?”
“흐읍!”
“후훕! 후훕!”
이 순간을, 그리고 그린스킨이라고 불리게 될 괴물을 처음 보는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저러는 게 이해가 되는 게, 그동안은 지구의 의지와 연결되어 미약한 이능 같은 걸 발현했지만, 멸망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출력된 지금부터는 지구의 의지와 ‘직접적인’ 연결이 끊어진 상태다.
즉, 지금 지구의 사제들은 유다연을 제외하면 모두 그린스킨이라는 괴물을 처음 보는 일반인이라는 거다. 그동안 자신들을 감싸고 보호하던 기운이 사라진, 평범한 인간.
그런 상태에서 자신을 보고 달려드는 그린스킨을 보면 긴장할 수밖에. 하지만 괜찮다. 이럴 것 같아서 여러 장비를 깔아놓은 거니까.
“도로시. 격발 준비.”
“겨, 격발 준비!”
도로시라는 귀여운 이름과 달리 검은 가죽 재킷과 같은 색 가죽 바지를 입은 그녀는 가슴 부위의 지퍼가 올라가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인 미드를 지닌 여성이다. 숨을 크게 몰아쉬며 떠는 그녀의 손에 들린 건 가장 바깥쪽에 매설해둔 테이저 쇼크웨이브를 격발시키는 장치다.
“읏차! 떨 것 없어. 준비하고만 있어.”
또 하나의 창을 날려 가장 덩치가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그린스킨의 머리를 꿰뚫고 최대한 담담한 말투로 명령을 내렸음에도,
“네! 네네! 네!”
도로시는 자신이 네 번이나 ‘네’를 말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대답은 한 번만. 삼 초. 이. 일. 격발.”
“격발!!”
빠직―! 파치치치칙―!!
“1조부터 조준. 머리도 크니까 과녁으로 아주 쉬워. 사격 개시.”
“개시!”
“개, 개시!”
“사격 개시!”
충분하다 못해 분해와 수리까지 가능할 정도로 연습한 리피팅 크로스보우에서 생각보다 큰 소음이 들리기 무섭게 부들부들 떨며 거품을 물고 서 있는 그린스킨의 머리나 가슴에 볼트가 하나씩 박힌다.
“천천히 해. 천천히. 서둘지 마. 레이저 포인트 달려 있잖아.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이니까 천천히 조준하고 정확하게 사격해. 시간 많아.”
실제로 난 리피팅 크로스보우를 구하면서 이 정도로 택틱컬하게 개발된 살상용 석궁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괜히 밀덕이 무섭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달까?
단순히 장전이 편한 정도가 아니라, 배율도 달려 있고, 장력도 엄청난데다가, 레이저 포인트도 달려 있다.
“더 뒤에 있는 것들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자신에게서 가장 가까운 놈부터 처리하면 돼. 시간 많아. 1열 각성 시작했으면, 2열 사격 시작해.”
주변에 있던 창이 모두 소진되자마자 바닥에 기대놓은 커다란 연노를 들면서 입을 쉬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 연노(連弩)보다 2배가 넘는 크기의 연노에서 화살보다 두꺼운 볼트가 한 발 한 발 나갈 때마다 일렬로 달려오던 그린스킨 두세 마리의 뇌가 관통되며 쓰러진다.
한동안 마약을 못한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발견한 것처럼 두 눈이 뒤집혀서 여자들에게 달려드는 그린스킨을 천천히 처리하는 사이 1차로 연노를 발사했던 이들의 각성이 끝나고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성의 여파인지 아니면 달라진 신체 스탯 때문인지 전과 달리 조금도 떨지 않고 차분히 조준하고 발사해서 숫자를 줄여나가는 게 이어질수록 2차로 각성에 돌입했던 이들도 각성을 끝냈을 때.
“도로시. 격발.”
“격발합니당~!”
각성의 효과로 전과 달리 떨지 않고 해맑은 목소리로 테이저 쇼크웨이브를 격발시키기 무섭게 바닥에 카트리지를 교환하고 능숙하게 사격을 가하는 건 도로시뿐만이 아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괴성과 듣기 싫은 숨소리. 법적으로 허용된 장력을 초월한 석궁이 격발되며 활이 공기를 가르는 섬뜩한 ‘훙―텅!’ 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는 전장의 한가운데 선 기분, 은은하게 맡아지는 비릿한 피비린내와 함성과 죽어가면서 내지르는 단말마의 비명.
‘오랜만이네. 이 난장판도.’
그립지는 않았지만, 금방 익숙해져 버렸다.
“전사 계열 1열. 나머지 2열. 전열 정비.”
“전열 정비!”
“전열 정비!”
“너희 마력 각성해서 저딴 놈에게 힘으로도 밀리지 않고, 물리거나 긁혀도 세포가 괴사하지 않아. 그러니까 겁먹지 말고. 충격 대비.”
“충격 대비!!”
우리는 사전에 여러 무기와 장비를 준비했다. PMC를 만든 이유도 바로 이것에 있다.
전사 계열로 각성한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은 안쪽에 쌓아둔 장비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빠르게 장비했다.
그래도 전사 계열 각성자는 모두 동일하게 왼손에 방패를 장비했다. 투명하고 가볍지만 엄청난 강도를 자랑하는 거대한 방패. 총알은 물론이고 검 같은 것도 막아내는 방패.
그리고 허리춤에 자신의 주력 무기를 달고 오른손에 고전력 테이저건을 들고 우리에게 달려드는 그린스킨을 겨누는 것으로 전열의 준비는 끝났다. 그 안쪽에서 전사 계열이 아닌, 다른 클래스 각성한 각성자는 양손에 연발 석궁을 들고 있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중형 혹은 대형 연발 석궁이 아니라, 소형 연발 석궁을 들었다. 오히려 석궁의 크기가 줄어든 이유는 각성자가 되면서 마력을 다루기 때문에 석궁의 볼트 크기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 판단에 따라 자유 사격.”
“사겨억~!”
“유후!”
조금 전의 긴장했던 기색이 무색하리만치 방패로 몸을 반쯤 가린 채로 달려드는 그린스킨을 조준해 테이저건을 발사하고 잽싸게 자신의 오른쪽 땅에 박아둔 무기를 뽑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린스킨의 목을 베거나 찌른다.
“탄창 교환할 때, 옆 사람이 들을 수 있게 말하고, 서로 보완해서 하라고.”
“나부터! 빵야! 빵야!”
도대체 무슨 클래스로 각성한 건지 모르겠지만, 각성한 뒤부터 심하게 해맑은 유다연은 자신이 무슨 서부의 총잡이라도 되는지 양손에 쥔 테이저건은 물론이고, 허리와 허벅지에 열 개가 넘는 홀스터를 두르고 있었다. 권총집 말이다.
두 발의 테이저를 발사하고, 버리고, 홀스터에서 다시 두 정의 테이저건을 뽑아 발사하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능숙하다.
“너 무슨 사수 계열로 각성했니?”
“네? 아뇨. 저 사제로 각성했는데요? 왜요? 오빠?”
“…아니다.”
그래. 말을 말자. 네 담당 지구의 의지부터 좀 이상했어. 흑당라떼에 시럽 다섯 번 펌핑할 때부터 내가 알아봤다.
다른 사람은 그린스킨을 죽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 반해 유다연은 제압이 목적이라는 듯이 가장 가까이 접근한 그린스킨을 테이저건으로 조지는 신기를 보인다.
“고유 능력 자유 사용. 알아서 처리해. 이제.”
“네엡!”
“넵!”
“야호!!”
어느새 쓰고 한 명도 빠짐 없이 방독면을 벗어던진 채로 달려 나간다. 앞 열에 서 있던 이들의 무기에 붉은색 빛이 연하게 드리운다. 레드 랭크의 스탯의 마력이라는 증거다.
‘아니, 나만 레드 랭크로 각성하는 거 아니었어? 뭐 죄다 레드 랭큰데?’
폭발하는 수류탄의 잔해처럼 사방으로 뛰쳐 나가 그린스킨의 목을 따고 있는 이들을 잠시 보다가 나도 내 할 일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다른 그린스킨과 달리 아직 물에서 나오지 않고 이쪽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는 거대한 거인을 향해서.
“오크 족장 같은 허접한 건 줄 알았는데? 트롤네?”
그린스킨의 간부 급 개체. 개체명 ‘트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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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인물의 트롤 사냥법?
〈 회상 〉
“이번에 머리 올리는, 그러니까 필드 처음 나가는 신삥 거수. 한놈, 두시기, 석삼에, 옴마야 너구리까지?! 꼴랑 수색대 두 조라고 해봐야 서른인데, 거기서 신삥이 넷?! 이야! 이거 이번에 여럿 죽어나가겠구나. 앞으로 못 볼 것 같은 놈들은 미리 미리 나한테 포인트 인계하고 나가라. 너희 죽으면 그거 그냥 허공으로 날아가는 거야. 아깝잖아? 응?”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너무한 것 같지? 양아치가 따로 없어 보이고. 아무리 세상이 망해가는 중이라지만, 빈말이라도 응원 한 줄 해주지 않는 게? 그치?”
“정신 차려! 그딴 말랑말랑한 생각으로는 그린스킨의 먹이가 되거나, 아니면 종족번식의 도구가 될뿐이니까. 너구리 신삥들. 이것 하나만 명심해! 그린스킨 무리를 만나면 앞이 아니라, 뒤를 봐. 뒤를 봤는데, 원근법을 무시할 정도로 커다란 그린스킨이 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튀어.”
“왜냐고? 그 정도로 크면, 그린스킨 간부가 족장 급이 아니라, 종 자체가 다른 놈이라는 뜻이니까. 트롤이나 오거 같은.”
― [지주]의 쉘터 소속 수색대장의 연설.
*
“트롤은 생각지도 못 했는데.”
아니, 애초에 저것의 종족 명칭은 트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 익숙한 것에 대응해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기이한 회복력과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도약력. 그리고 아득하게 인간을 초월한 힘과 난폭한 살육자.
다만 소설이나 게임에 나오는 트롤과 달리 털이 복슬복슬하지 않고 똑같이 녹색의 괴이한 피부가 전부인 괴물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까?
지금 수준의 인간에게 트롤을 처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객관적인 스탯 지표가 그렇다. 아마 트롤 정도면 레드 랭크 중위의 스탯을 가지고 있을 거다. 대략 40~50대.
선천적으로 투쟁과 살육을 살아온 베테랑 군인이 각성한 직후의 화이트 랭크라면 가능성이 한 1할 정도다. 하지만 애초에 눈이 마주치기 전에, 멀리서 그림자만 봐도 도망가야 산다.
그런데도 난 놈을 향해 다가간다.
왜?
내가 강해서? 트롤을 죽인 경험이 풍부해서?
그런 이유도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비록 레드 랭크 마력 스탯이 1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 지구에 존재하는 어떤 각성자보다 1이라는 적은 마력을 효율적이고 압도적으로 다룰 수 있다. 적어도 나처럼 회귀한 사람이 또 있지 않은 이상에는.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내가 트롤이라 생존자들이 명명한 그린스킨의 간부를 보고도 당당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저놈이 익숙함을 넘어 ‘공략’된 놈이기 때문이다.
왜 오래된 게임 같은 거 보면 ‘고인물’ 들이 종종 괴상한 짓을 하고, 심지어 그런 게 유명세를 타곤하잖나. 그것과 비슷하다.
10년 정도가 지난 후, 그린스킨의 간부인 트롤은 너무 흔하게 보이는 계급이 되고, 멍청한 놈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뒤에 오는 것들은 진짜 답이 없는 것들도 있기에.
그런데 그때까지 살아남은 인간들은 그런 괴물을 잡아 강해지는 인간들이었다. 이미 인간이라는 종족의 한계를 아득하게 넘은 다른 의미의 괴물들.
그런 각성자의 눈에 그린스킨의 간부인 트롤이나 오거는 일종의 유희이고, 자기과시의 소재였다.
그렇게 탄생했다. 트롤이나 오거로 불리게 될 기이할 정도로 강한 괴물들을 뾰족하게 한쪽을 깎아 만든 ‘나무 창’ 한 자루로 잡아내는 엽기적인 방법 같은 것들이.
‘그나마 오거가 아닌 게 다행인가?’
지금 상황에서 오거는 잡기 힘들다. 못 잡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많이 뛰어다녀야 한다. 간부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특별한 카트리지를 대형 석궁 아래 장착하고 놈과 거리가 점점 좁혀졌을 때 놈의 근육이 움찔거리는 게 눈에 들어온다.
“읏차.”
콰앙―!
대략 5m 간격에 들어오면 놈은 그 말도 안 되는 도약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는 게 놈의 패턴이다. 아무리 놈이 괴물이라도 말도 안 되는 도약력으로 딱딱한 땅과 충돌한 여파가 없을 수 없다. 대략 0.5초에서 1초 사이. 이때가 바로 첫 번째 공략 포인트이며 가장 중요한 공격 포인트다.
투쾅―!